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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96화 (196/200)

제196화

#196화

그 시각.

고대현은 바체슬라프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직 잔챙이들의 처치가 끝나지 않았지만, 바체슬라프가 스킬을 얻는 게 더 위험한 문제였다.

펄럭-.

툰드리스를 타고 공중을 이동하던 고대현이 풀 다이브 모드로 전환해서 ‘일출의 시간’을 사용해본다. 스킬이 없기에 2차 각성인 심상 무기로 사용해야 했다.

파츠츠-.

하지만, 일출의 시간이 제대로 작동되는 일은 없었다.

대검으로 일정 시간 동안 정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들고, 무엇보다 일출의 시간이 정식 편입 스킬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네.’

스킬 사용을 멈춘 고대현이 다시 대검을 칼집에 넣는다. 정말이지 더럽게 무거웠다.

“방금 뭐한 거야?”

“아니야, 아무것도…….”

고대현이 신경을 돌리고 앞에 있는 적에게 집중한다. 뒤에 이하린이 타고 있어서 음파 공격 대신 심상 무기 발도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스걱!!

벌레처럼 몰려오던 해외 병력이 병풍처럼 쓰러진다.

대부분 고급 전력이 아니라 시간 끌기용 고기 방패였다.

‘진짜는 바체슬라프 주변에 있는 모양이네.’

강자를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물론 계속 혼자 남아서 싸우는 건 부담감이 심하긴 했지만…….

애써 불안감을 억누른 고대현이 바체슬라프가 있는 위치에 도착한다.

바체슬라프는 한창 대륙 보스몹이 있는 필드로 내려오고 있었다.

“이제부터 내려서 싸운다.”

“응.”

고대현이 툰드리스에서 내린다.

툰드리스는 계속 음파 공격을 날리게 방치하고.

일단 감마 스트라이크를 사용해서 빠르게 방해할 생각이었다.

“이놈들인가? 용케 여기까지 특별히 배치시켜서 누가 오나 했는데.”

바체슬라프의 주변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벽에서 기대고 있던 등을 뗀다.

“이런 버릇없는 녀석은 내 비술로 혼내줘야 제맛이지.”

스르릉-.

칼 두 자루를 뽑은 적이 고대현에게 다가온다.

챙챙-.

칼 두 자루가 서로 충돌하고, 챙챙거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응? 뭔가 이상한데?’

이변을 느낀 고대현이 직감적으로 위험을 감지한다.

따악-.

그는 PC 모드로 전환한 뒤 상황을 살폈다.

‘최면류인 건가?’

이하린은 이미 녀석의 비술에 살짝 당한 상황이었다.

그녀가 비틀거리면서 칼을 이쪽으로 겨눈다.

“호오, 버티는 건가?”

상대가 놀라면서 고대현을 응시한다.

그가 칼을 역수로 쥐면서 재빠르게 고대현의 목숨을 취하려는 순간이었다.

팟!

고대현의 몸이 푹 꺼지면서 사라졌다.

“이건?”

다음 순간.

놀라던 적의 몸 주위로 칼날 폭풍이 분다.

“윽, 아, 안 보여!”

적의 HP가 계속해서 떨어진다.

스걱!!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이 쓰러진다. 방어력이 높은 적이 아닌지라 다행히도 빠른 처리가 가능했다. 쓰러진 적을 본 고대현이 옆을 본다.

“야, 정신 차려.”

이하린이 아직까지 해롱거리고 있었다.

딸깍-.

대현은 하는 수 없이 소멸 간섭파의 상호 작용을 시전했다. 애초에 효과가 비술이나 스킬을 교란하는 거니까. 이것도 통하겠지 뭐.

꼬옥-.

그렇게, 고대현이 이하린에게 걸린 비술을 해제해 주고 있으니.

“어머, 지금 적진에서 뭐 하는 거니.”

갑자기 나타난 보라색 옷의 적이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는다. 고대현이 저번에 잡아서 구속시킨 바이올렛이라는 유저였다.

‘저 사람도 나왔나 보네.’

고대현이 바로 전투를 준비한다.

퍼억!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하린의 주먹이 바이올렛의 얼굴에 강타했다. 일반적인 주먹이 아니라 2차 각성을 사용해서 베이의 돌진 주먹 스킬을 구현한 것이었다.

‘어? 원래 저렇게 강했나?’

퍽퍽!

본체의 방어력이 약한 바이올렛이 금세 리타이어 된다.

적을 처치한 이하린이 붉어진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시끄럽게 하고 있어……. 이제 가자.”

“어, 응…….”

돌진 주먹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런 것 치고는 구현도가 꽤 높아 보였다.

‘이하린도 숙련도가 꽤 높네.’

짧게 감탄한 고대현이 계속해서 앞으로 향한다.

보스몹 앞에 있는 바체슬라프를 마주한 것은 그로부터 5분 뒤였다.

“응? 설마 2명이 여기를 뚫고 왔다고?”

“왜, 불만 있어?”

“아니, 어차피 네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딱히 놀랍지는 않군.”

도끼를 든 바체슬라프가 입꼬리를 올린다. 현재 있는 장소는 한국 대륙의 1위 보스몹, 레비아탄이 있는 동굴이었다.

이제 보스몹을 한 방에 처치하면 끝.

그가 이어서 도끼를 들고 움직인다.

“뭐야, 바로 처리하겠다는 건가?”

고대현이 곁눈질로 보스몹의 체력 바를 확인한다.

그러자 5천만은 가볍게 넘기는 HP가 눈에 들어온다.

‘저걸 한 번에? 그게 가능해?’

단순한 HP를 제외하더라도 몹마다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따로 존재한다. 그걸 뚫고 5천만이 넘는 대미지를 한 방에 준다? 대현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가능하니까 일을 벌인 거겠지?’

하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으니 저러는 게 확실했기에, 고대현이 빠르게 상대에게 돌진할 순간이었다.

콰앙!!

고대현의 앞에 철벽이 생겨났다.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려와서 박힌 것이었다.

‘뭐지?’

고대현이 회피한 다음 위를 올려다본다.

그러자, 대검을 든 야나 이바노프가 하강하고 있는 게 보인다.

‘저게 변성 고중력 2차 각성인가? 엄청 강하네.’

대검의 무게를 조종하는 것을 넘어, 주변에 있는 다른 철까지 조종한다.

엄청난 사기 스킬이다.

물론, 컨트롤하려면 그만큼 감당해야 하는 신경 부하가 강하겠지만. 야나 이바노프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먼저가. 저 여자는 내가 상대할게.”

“알았어.”

그때 이하린이 야나 이바노프를 상대한다고 한다. 이하린도 충분히 강했기에, 대현은 이하린에게 뒤를 맡기고 앞으로 향했다.

“지금 나를 혼자 상대하겠다고 한 건가?”

멀어지는 고대현을 보며, 야나 이바노프가 입을 연다.

“당연하지.”

“하…….”

야나 이바노프가 한숨을 내쉰다.

아까는 2명이 상대했기에 우세했던 것이고.

지금은 다시 HP도 채우고 왔다. 이하린이 단신으로 야나 이바노프를 이길 확률은 꽤 낮다고 볼 수 있었다.

“날 너무 무시하네.”

전지수와의 일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야나 이바노프.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검의 무게를 높인다.

이대로 단번에 찌그러트려서 없애버릴 생각이었다.

‘감옥에서 나온 걸 보니까 누군가가 관여한 것 같네. 빨리 시스템의 통제 범위를 수정하든가 해야지.’

시스템이 잠시 무력화된 덕분에 날파리가 돌아다닌다. 야나 이바노프는 빨리 이하린을 처리한 다음, 접속 가능한 명단을 수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콰앙!!

대검이 지면을 내리친다.

다음 순간.

쩌적.

땅이 뒤집어지고 흙먼지가 위로 날아오른다.

‘어디로 갔지?’

야나 이바노프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인다.

시야에서 순간 이하린의 모습이 사라졌다.

스핏!

그때였다.

파편의 뒤에 숨어있던 이하린이 빠르게 돌진해서 야나를 공격한다.

“이상한 기술을 쓰네.”

반한 연합에 있던 강자 중 하나가 사용하던 기술이다. 그걸 일개 기사 대행이 얻다니…….

“너도 꽤 구르다가 왔구나. 어떻게 얻었지?”

“왜요. 탐나요?”

부웅-.

야나 이바노프가 대답 대신 대검을 휘두른다.

어차피 답을 얻어낼 수 있을 리는 없고, 시간을 들여 차차 알아낼 작정이었다.

‘일단……, 저 이상한 비술만 조심하면 내가 질 일은 없어.’

야나 이바노프가 적당히 거리를 벌린다.

아까는 소멸 간섭파와 2대 1의 영향으로 패배했으나, 이제 적은 1명이고 더 이상 같은 전략에 지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녀였다.

파팟!

‘저기다.’

이하린의 움직임을 읽은 야나가 철을 조종해서 지형을 바꾼다. 그리고 이어서 대검을 휘둘러 이하린을 공격한다.

타탓!!

그러나, 민첩화 비술 계량형을 사용하는 이하린을 잡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채앵!

대검의 끝이 바닥을 찌른다.

야나는 팔에 전해지는 진동을 느끼며 고개를 빠르게 돌렸다. 이하린은 이미 야나 이바노프의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마치 레이드를 당하는 것 같네.’

적은 인원이 거대한 몹을 처치할 때 사용하는 전략이 나오고 있다. 야나는 이하린의 풍부한 경험치에 내심 놀랐다. 처음에는 고대현과 함께 공격해서 잘 몰랐는데…….

‘오히려 특정 부분은 고대현보다 노련해.’

야나 이바노프는 자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대현도 그렇고.

왜 자꾸 학생들이 이렇게…….

퍼억!!

그때였다.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하린이 돌려차기로 야나의 등을 찬다.

‘은신까지?’

아무래도 케이사의 은신 답보까지 구현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바로 비술을 안 쓴 걸 보니까……, 이제 거의 한계인 것 같네.’

아무리 사기인 스킬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소모하기 마련이다.

“허억, 헉.”

야나의 예상대로 이하린의 얼굴 표정이 갈수록 어두워진다.

아직 대굴레의 룰에 변화를 가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하린이 불리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끼이잉-.

‘이걸로 단번에 없앤다.’

야나 이바노프가 대검과 주변에 있는 모든 고철 힘을 집중한다. 이에 주변에 있던 모든 금속들이 붉게 발광한다.

‘한꺼번에 발사한다.’

야나가 이하린을 눈에 담으며 조준한다. 상대의 공격이 몸에 닿으면 안 되니까. 원거리에서 처치할 생각이었다.

콰앙!!

바람이 불고.

붉게 발광하던 대검이 미사일처럼 쏘아진다.

일순 공간이 일렁일 정도의 빠른 공격.

인간의 감각으로는 막을 수 없다.

그렇기에, 다음 순간.

쑤욱-.

야나 이바노프는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대검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공격이 되돌아왔다.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기간티아 성주.’

콰앙!!

“윽…….”

몸에 대검이 박힌 채 뒤로 밀려난 야나가 위를 올려다본다.

펄럭-.

‘다 있네.’

온페리스에 타고 있는 레기온 성주와 기간티아 성주, 전지수, 이하린, 이근희까지 여유가 되는 정예 병력이 전부 이곳에 있었다.

“성주 2명에 수호 기사급 3명까지? 너무하네.”

아무래도 순수한 실력으로 저들을 막는 건 힘들 것 같았다.

야나가 쓴웃음을 지으며 몸에 박힌 대검을 뽑을 때였다.

쿠웅-.

주변에 있는 땅 전체가 진동했다.

‘이 타격은?’

많이 느껴봐서 알고 있다. 단일 공격으로 이 정도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스킬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됐구나.’

이에, 야나가 고개를 휙 돌려서 바체슬라프가 향한 방향을 응시한다.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

스킬북을 얻은 바체슬라프가 부유성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 * *

일전에 성에서 사람들을 밀어냈을 때처럼.

고대현은 또다시 밀려났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저항이 가능했지만.

‘쳇, 시스템 벽 때문에 막는 게 늦었다.’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동일했기에, 결국 한발 늦었다.

고대현이 위로 올라가는 바체슬라프를 올려다본다.

흡수의 타격 대미지 추정치가 천만? 전혀 아니었다.

고대현이 일전에 뜨던 대미지 수치를 상기한다.

‘1억이었지 아마?’

도끼를 스치듯이 내리쳤는데 보스몹이 한 번에 죽었다.

그 정도로 모은 스택이 많은 것이었다.

쿠구구구-.

그때였다.

바체슬라프를 태운 성이 위로 더욱 상승하면서 고도를 높인다. 아까보다 5배는 더 높아 보였다.

‘저 녀석. 히든 스킬을 사용할 생각이다.’

바체슬라프가 얻고자 한 스킬이 광범위 즉사기인 것은, 아까 이하린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이에 고대현이 툰드리스를 타고 날아오른다.

중요한 스킬을 빼앗겼지만…….

‘방법은 있어.’

다행히도 그에 반격할 스킬이 존재했다.

위로 향하면서 검날 흘려내기 키에 손가락을 올려놓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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