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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94화 (194/200)

제194화

#194화

“너, 너는……!”

“오랜만이네.”

기간티아 성주가 이근희의 얼굴을 보고 입을 벌린다.

“한국을 배신하고 러시아로 갔다가 잠적한 줄 알았는데…….”

“뭐, 사정이 복잡하게 됐어. 지금은 아군이니까 안심해.”

철컥-.

그때 감옥의 문이 열리고.

기간티아 성주가 열린 문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도달한 거냐, 그 경지에……?”

“응.”

이근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기간티아 성주가 실소한다.

“결국 멈춰있던 건 나뿐이었군.”

“감상에 빠져있을 시간은 없어. 빨리 이동하자.”

“아, 맞아. 그래야지.”

이근희가 재촉하자 기간티아 성주가 위를 올려다본다.

이렇게 감옥에서 나왔으니, 일단 적들에게 그 값을 받아내야 했다.

“무기는 얼마나 있어?”

그때 이근희가 그에게 질문한다.

이에 기간티아 성주는 고개를 저었다.

“저장해둔 무기는 다 썼어. 조금 남긴 했는데, 아마 화력은 별 볼 일 없을 거야.”

“흠, 그러면 무기를 보충하러 가야겠네.”

턱 끝을 만지던 그녀가 이하린에게 말한다.

“너는 일단 고대현을 도와주러 가. 나는 뒤따라갈게.”

“네!”

이하린이 힘차게 대답한다.

전지수는 기간티아 성주와 이근희를 보조하기로 했다. 이하린은 소멸 간섭파가 있어서 반격이라도 하지만, 전지수는 무기가 없어서 전투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쾅쾅!

챙챙!

밖으로 나오니 전투가 한창이다.

하늘과 땅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맞붙는다.

접경지에서 방어하는 게 아니라 내륙에서 벌어지는 난전이었다.

“아, 저기…….”

그때였다.

전지수가 한쪽을 가리킨다.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

스걱-!!

고대현이 전투를 캐리하고 있었다.

* * *

‘많기도 하네.’

고대현이 몰려드는 적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현재 한국 사람들은 레기온 성을 중심으로 방어하기에 바쁜지라, 이곳에는 적 대륙 세력밖에 없었다. 특히 중국은 물량으로 승부를 보기 때문에, 고대현이 아무리 베어도 끝이 없었다.

‘이러다간 심상력도 바닥난다.’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낀 고대현이 PC 모드로 전환한다.

딸깍-.

그는 이어서 감마 스트라이크를 사용했다.

방어력이 낮은 적에게는 감마 스트라이크를 시전하는 게 효과가 좋았다.

‘흠…….’

대현은 전황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바체슬라프는 이미 레이드 지역으로 향했다.

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게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야나 이바노프도 계속 변성 고중력으로 공격해서 이동 난이도가 꽤 높았다. 탑으로 따지면 9층 정도랄까.

‘9층은 둘이 겨우 깼었지.’

9층은 이하린의 몸을 밟고 점프한 다음에 핵을 깨는 방식으로 클리어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1명이 9층 난이도를 감당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아군이 더 있었다면…….’

고대현이 병력증원을 내심 바라고 있을 때였다.

퍼억!!

날아오던 적을 누군가가 주먹으로 날려버렸다.

“아무튼, 등장!”

그렇게 말한 이하린이 땅에 착지한다.

고대현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뭐야? 살아있었네?”

“잠깐 옥살이 좀 하다가 나왔어.”

“어떻게?”

“음, 그건 일단 나중에 이야기하자.”

스핏-!!

그들의 옆으로 거대한 고철검이 스쳐 지나간다. 야나 이바노프가 던진 것이었다. 그녀는 툰드리스를 타고 비행하는 대현과 하린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었다.

“진짜 끈질기네…….”

툰드리스는 아직 비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 따라서 공중전은 불리했다. 고대현이 이하린에게 말한다.

“야, 귀 막아.”

“귀?”

이하린이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다가도 바로 귀를 막는다.

다음 순간.

삐이이이–.

사방으로 툰드리스의 음파 공격이 뻗어나갔다.

“윽!”

어중간하게 귀를 막고 있던 이하린이 고막을 참교육 당하고 다시 귀를 닫는다. 그래도 그만큼 효과는 좋아서 그런지, 추격해오던 야나 이바노프의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거 잘하면 해볼 만하겠는데?”

곁눈질로 야나 이바노프를 보던 이하린이 말했다.

이에 고대현이 그녀에게 질문한다.

“해볼 만하다고?”

“응, 틈 만들어서 돌진한 다음에 소멸 간섭파로 무력화시키고 슥싹, 하면 되지 않을까?”

“흠, 그렇긴 하네.”

아까까지는 목숨이 아까워서 함부로 시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하린이 있는 지금이라면?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꽤 높은 편일 것이다.

‘9층에서 합을 맞췄던 것처럼……. 잘하면 성공할 수 있어.’

생각을 마친 고대현이 방향을 전환한다.

“그러면 바로 간다. 준비해.”

“응, 알았어.”

삐이이-.

고대현이 계속 음파 공격을 사용하면서 야나 이바노프에게 돌진한다.

야나 이바노프는 귀를 막다가 거대한 고철 덩어리를 투척했다.

터엉-!!

이를 고대현이 심상 무기를 사용해서 막는다.

“어, 뭐야? 너 이제 2차 각성도 쓸 줄 아네?”

이하린이 감탄한다.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스핏!

고대현이 이어서 주변을 감싸는 철창을 두 동강 낸다. 이제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 이하린이 공격을 준비한다.

“그럼 나도 써야지.”

파츠츠-.

이하린이 무기가 부족함에도 이곳에 온 이유…….

마지막 전사를 시전한 그녀가 이어서 2차 각성을 발동시킨다.

‘영혼화……, 그리고 돌풍참이 적당하겠어.’

연습한 적은 없지만.

스킬을 사용할 때의 감각과 느낌은 전부 익히고 있었다.

타앗-!!

이하린이 강하게 상상하면서 돌진한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일렁이면서 몸이 투명하게 변한 그녀가 공중에서 가속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딴생각이 나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구현도가 떨어져서 오래 유지할 수 없었다.

‘최대한 정확하게 찔러넣는다.’

이하린은 그간 야나 이바노프와의 싸움을 상정하고 여러 가지 수련을 했다. 그녀가 야나 이바노프의 움직임을 상상하면서 팔을 들어 올린다.

“너도 이상한 스킬을 쓰는군.”

야나 이바노프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끼이익-.

야나 이바노프가 붉게 발광하는 대검을 들어 올린다.

딱 봐도 강해 보인다. 맞으면 바로 즉사할 정도겠지.

위와 같이 생각한 이하린이 공중에서 방향을 한 차례 전환한다.

“으왓!”

하지만 처음 사용하는 스킬인지라 사용이 미숙했다.

그간 수련한 건 피요나의 찌르기 스킬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성공시켜야 해!’

이를 악문 이하린이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딴생각을 멈춰야 한다. 노리는 것은 오직 하나. 야나 이바노프의 몸…….

타탓-!!

공중에서 날아오는 철심을 발로 밟으며 도약한 이하린.

그녀가 민첩화 비술을 사용하면서 돌진한다.

‘탑을 클리어했던 경험에 비하면……, 할만해!’

탑에서의 경험을 상기한 이하린이 신묘한 움직임으로 모든 공격을 피한다.

“무, 무슨?!”

이에 당황하는 야나 이바노프.

고대현도 그렇고.

이하린마저도 실력이 확 늘어서 당황스러운 그녀였다.

그렇기에 다음 순간.

‘빈틈이다!’

이하린이 민첩화 비술, 계량형을 써서 폭발하듯 도약하고.

툭–.

야나 이바노프는 결국 자신을 향한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닿았다.”

파즈즈-.

소멸 간섭파가 작동되면서 야나 이바노프의 스킬과 비술이 교란된다. 일시적으로 무력화가 된 것이었다.

“읏!”

이에 야나 이바노프가 곧장 정신을 차리고 몸을 피하려고 할 때였다.

푹-!!

어느새 다가온 고대현이 대검을 찔러넣었다.

“가, 강 하구나. 둘 다…… 내가 가르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가 누구한테 배울 스타일은 아니지.”

“맞아 맞아.”

고대현과 이하린이 대답했다.

다음 순간.

야나 이바노프는 헛웃음을 지으며 지면으로 추락했다.

방어력이 높아서 단번에 마무리 짓는 게 불가능했다.

“저거 따라가서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일단 바체슬라프부터 막는 게 우선이야.”

“아아…….”

이하린과 고대현이 다시 툰드리스를 타고 바체슬라프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기간티아 성 주변의 전투는 어느덧 정리되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었다.

* * *

“흠, 무기를 하나하나 보충하려니까 힘드네.”

그 시각.

전투 지역에서 잠시 떨어진 장소.

이근희와 전지수는 기간티아 성주의 아공간에 무기를 스톡시키고 있었다. 굉장히 길고 불편한 작업이었다. 상황이 급박해서 그런지 답답함을 느낀 이근희가 기간티아 성주에게 말한다.

“그냥 근접 타격기로 가면 안 되나?”

“흠, 그건 좀…….”

“하나하나 저장시키기 까다로운데. 지금까지는 어떻게 쓴 거야?”

“성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줬지.”

“편하게 했네.”

“당연히 편하게 했지. 성주니까.”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 무기를 모은다.

‘여기는 별로 없네.’

전지수는 주변에 떨어진 무기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지수가 활을 줍고 또 다른 무기를 찾고 있을 때였다.

터엉!

무언가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뭐지?”

전지수가 떨어진 물체를 보려고 상반신을 기울인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갑옷을 입고 있는 야나 이바노프가 들어온다.

‘아직 살아있다.’

전지수가 뒤로 슬금슬금 물러난다.

지금 야나 이바노프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천천히 사라져서 자취를 감출 생각이었다.

“끄윽…….”

그때, 야나 이바노프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직 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HP는 좀 떨어진 것 같지만…….

“전지수?”

“읏…….”

전지수가 달아날 준비를 한다.

“멈춰.”

하지만 야나 이바노프가 염동력을 써서 이동하고 앞을 가로막는다. 덕분에 도주가 불가능해졌다.

“잠시 이야기 좀 해.”

“…….”

전지수가 입을 꾹 다문다.

‘이대로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가면 피해를 준다. 여기에 묶어둬야 해…….’

야나 이바노프를 모두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면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한 전지수가 야나 이바노프와의 전투를 준비한다.

“나랑 싸우게?”

꾸욱-.

전지수가 활을 쥐면서 자세를 잡는다.

야나 이바노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활로 나를 상대하겠다는 거야? 화살도 몇 발 없어 보이는데.”

“윽…….”

약점을 찔린 전지수가 움찔한다.

“네 강점은 그게 아니야. 왜 좋아하고 잘하는 걸 두고 그런 무기를 잡는 거지?”

저벅저벅.

야나 이바노프가 가까이 다가온다.

상대가 전지수의 영역으로 들어올 순간이었다.

퍼걱!!

야나 이바노프의 어깨가 일순 움푹하게 찌그러졌다. 빠른 속도로 공격이 행해진 것이었다. 이에 야나 이바노프가 전지수를 흘겨본다.

‘활을 몽둥이처럼 휘둘러서 공격을……?’

화살을 쏴서 공격하기에는 거리가 가깝고 방어력이 높다. 그렇기에, 활 자체를 봉으로 삼아서 공격한 것이었다.

“봐, 역시 위험한 순간이 되니까 그렇게 사용하잖아.”

퍽!

꾸욱-.

야나 이바노프가 날아오는 공격을 손으로 막으면서 말을 잇는다.

“나한테로 와. 그러면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어차피 한국 대륙은 이미 절반 정도 끝났어. 지금 고대현이랑 이하린이 상황을 막으러 가긴 했지만, 결국 지게 될 거야.”

그녀가 전지수에게 손을 뻗는다.

이에 전지수는.

탁-.

야나 이바노프의 손을 쳐냈다.

그리고 ‘어째서……?’ 라고 묻는 야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마음에 안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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