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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77화 (177/200)

제177화

#177화

현재 게임의 전체적인 스코어는 ‘2대 0’.

아직 초반이지만 스노우 볼을 굴리기엔 좋을 시기였다.

우우웅-.

파앙-.

에너지 파동을 모으던 젤아스가 전방을 향해 손을 놓는다.

이에 앞에 있던 미니언이 정리된다.

원래 바텀에서는 원거리 딜러가 모든 미니언을 처리 하면서 골드를 획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라인은 서포터였던 젤아스가 갑자기 미니언을 먹으면서 원딜 역할을 하고 있었다.

“CS도 잘 드시네요.”

“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먹을게요.”

그렇게 말한 고대현이 일반 공격으로 미니언을 처리 하면서, 젤아스의 패시브를 통해 일정량의 마나를 회복한다. 이제 적 바텀과의 차이는 꽤 벌어져 있었다. 옆에 있던 케이사는 젤아스의 노련한 스킬샷을 보면서 내심 기뻐했다.

‘정글 캐리나 미드 캐리보다 희귀한 서포터 캐리? 정규전 첫판부터 운이 좋아.’

케이사는 하위권이었지만, 이참에 티어를 올려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각 라인에서 자주 쓰이는 챔피언의 스킬 동작.

맞상대로 나오는 적의 강점과 약점.

아이템 상성과 오브젝트 타이밍, 슈퍼 컨트롤 팁 등.

숙달해야 할 게 많아서 케이사에겐 저 티어를 벗어날 방법이 크게 없었다.

그나마 있다고 한다면 잘하는 아군을 잘 케어해주는 것뿐…….

다른 건 몰라도 보조는 어느 정도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케이사였다.

‘물론, 케이사로 보조해봤자 거기서 거기라는 거지만…….’

서포터로 쓰이는 챔피언은, 보통 상대방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기술이라든지.

아군에게 버프 효과를 주는 스킬이 많다. 케이사는 그냥 멀리서 때리는 게 전부였으니 사실상 단순한 딜 보조에 가까웠다.

펑-!

[젤아스 -> 샤비르]

[적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젤아스가 워낙 잘해서 일반 공격만 몇 대 때려주면 전투가 승리로 끝나 있었다.

덕분에 쉬반하 정글이 다른 라인에 더 신경을 써줄 수 있었다. 가끔 적 마루파이트나 너달리가 공격해서 위험할 때도 있었지만, 미드나 탑도 봐주면서 돌아다녀야 하는 정글 특성상 갱 빈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루파이트도 서포터라서 딜이 약해. 그냥 맞아도 큰 문제는 없겠어. 애초에 샤비르가 성장을 못 해서 딜이 없기도 하고.’

이제는 선공격이 들어와도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마루파이트랑 샤비르가 아이템을 거의 못 사서 딜이 약했기 때문이다.

‘케이사가 적당히 힐 스펠도 써주고, 감각이 나쁘지 않다.’

고대현은 케이사의 실력을 낮게 평가하지 않았다.

적어도 부쉬에 와드는 박는 놈이었다.

‘저 정도만 돼도 이 구간에서는 상위권이지.’

알아서 와드를 박고 미니언을 양보한다.

다른 학생에게서는 보지 못한 자기 객관화 실력이었다.

우우웅-.

퍼엉-.

그렇게 라인을 전부 밀어버린 고대현.

그는 이어서 케이사와 함께 바텀 타워를 깼다.

“후, 이제 바텀 타워도 깨졌네요.”

“타워 방패 있을 때 깨서 다행입니다.”

타워 방패는 게임 타임 초기에 타워 앞에 달려있는 방어구인데.

게임 초기에 타워 방패 게이지를 공격해서 없애면 추가 골드가 들어온다.

‘나중에 미니언을 챙긴 것치고는 골드가 꽤 많이 모였네.’

대현은 기지로 귀환한 뒤 아이템을 구매했다.

마법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메인 아이템인 덴루의 메아리.

그리고 자신의 시간을 멈춰서 잠시 무적 상태가 될 수 있는 조냐스의 시계가 아이템 벨트에 담긴다.

‘이제 이거 2개면 생존에는 큰 문제 없겠다.’

점멸 쿨 타임도 다시 돌았으니.

마루파이트의 궁극기에 당할 일은 없어 보인다.

‘아무리 서포터라도 언젠간 아이템이 나오니까 조심해야지.’

상대 챔피언은 모티 대위, 아자르, 너달리, 샤비르, 마루파이트다.

마루파이트가 궁극기로 적을 띄우고, 아자르가 병사 돌진으로 들어와서 연계하기 좋은 구조인지라, 조심해야 할 필요성은 있었다.

어쨌거나 젤아스는 몸이 약한 챔피언이니 말이다.

“저희 용이나 먹죠. 적들도 슬슬 둥지 근처에 모이고 있는데…….”

그쯤, 대현은 용 타임을 체크했다.

용은 아군에게 버프를 주니까.

적이 처치하기에 앞서 먼저 와딩을 해놓은 상태였다.

“적들 용 앞에 있는 부쉬에서 대기하고 있을 확률 높아요. 모두 조심하세요.”

적이 감지 와드로 고대현이 심어둔 와드를 지웠다.

해서, 현재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을 통해.

대현은 용 앞에 있는 부쉬에 적이 매복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스킬로 공격해보면 되겠네.’

지이이잉-.

고대현이 에너지 파동을 차징한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부쉬를 향해 발사했다.

퍼엉-.

그러자 공격에 맞은 적이 부쉬에서 나온다. 5명이 모여있는 걸 보아하니 마루파이트가 궁극기를 박고 다 같이 공격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자, 잘못하면 다 같이 죽고 게임 기울 뻔했네요. 휴.”

“역시 젤아스 님. 눈치가 빠르시네요.”

다들 젤아스의 예측에 감탄한다.

‘별것도 아닌데 놀라기는.’

대현은 이어서 게임을 속행했다.

잠시 물러나게 했을 뿐이지.

아직 용 대치가 끝난 게 아니니까.

“제가 뒤에서 보조할게요. 앞으로 가세요. 아, 그리고 블러디 이미르 님은 상대 궁극기 대비해서 피 웅덩이 쓸 준비 하시고요.”

“네.”

블러디 이미르는 피 웅덩이, 라는 무적기가 하나 있는데.

티어 구간답게, 옆에 있는 블러디는 피 웅덩이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아까 라인전 하는 걸 다 봐뒀지.’

이에 작은 행동까지 하나하나 지적하는 고대현이었다.

쿠웅-!!

아군이 가까이 가자, 마루파이트가 기다렸다는 듯 점멸까지 쓰고 궁극기를 박는다.

스르륵.

다행히도 블러디 이미르가 피 웅덩이를 제대로 써서 회피한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광역 궁극기인 피의 폭풍을 뿌린다.

‘저거에 맞으면 받는 대미지가 증가하지.’

대현은 앞에서 비크토르와 쉬반하, 케이사가 싸우는 걸 보면서 자신의 궁극기를 시전했다. 에너지 곡사포를 쏘면서 딜링을 하기 좋은 환경이라 그런 걸까. 용 앞에서의 전투는 승리로 끝났다.

띠링-.

[쉬반하 님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이제 용까지 먹었겠다.

사이드를 밀면서 운영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대현은 복귀한 뒤 코어 아이템을 하나 더 올렸다.

그리고 바텀으로 가서 미니언 라인을 밀었다.

‘이렇게만 처리해줘도 옆 라인 압박이 가지.’

팀원끼리 갈팡질팡하고, 비효율적으로 한 타만 하는 곳이 현재 티어 구간이었다.

아마 사이드에서 오는 미니언을 방어할 생각을 하는 사람은 뒤늦게 발견한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대현은 계속해서 사이드를 밀다가, 미드에서 교전이 벌어지면 장거리 타격기인 젤아스의 궁극기를 사용해서 아군을 도와줬다. 초반의 킬을 통해 스노우 볼을 굴린 아군은, 궁극기로 도와주기만 해도 이길 정도로 충분히 성장해 있었다.

그리고 상대 아자르가 젤아스를 죽이는 것에만 신경 써서 움직임이 더 뻔한 것도 있었다.

아까부터 병사 돌진으로 들어와서 궁극기로 젤아스부터 밀어내려고 한다.

‘쯧쯧, 이제 블러디 이미르랑 비크토르가 더 강할 시기인데 저러다니.’

블러디 이미르와 비크토르, 둘 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한 챔피언이었다.

특히 비크토르의 레이저 공격은 몇 번 스치면 죽을 정도로 강력했다.

결국 시간이 계속 지나서.

띠링-.

[적 5명이 항복에 동의했습니다.]

[-승리-]

적이 항복했다.

본디 정규전은 항복을 잘하지 않지만.

전황이 너무 안 좋아서 항복할 수밖에 없던 모양이다.

“젤아스 님 캐리 감사합니다. 덕분에 첫판 좋게 하고 가네요.”

그때, 쉬반하가 고대현에게 말한다.

‘그러고 보니…….’

고대현이 이번 판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어차피 쉬반하는 갱가도 성공률이 낮다면서.

끝끝내 갱을 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판에는 운 좋게 적당히 오브젝트를 받아먹는 무난한 정글러였지만.

‘만약 이 팀에 내가 없었다면…….’

쉬반하는 흔히 말하는 트롤 정글러가 되었을 것이다.

‘게임이라는 게……, 참 무섭군.’

그렇게 생각한 고대현의 앞에 게임이 종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점수 합산]

[다음 판으로 매칭됩니다.]

‘이제 2번째 판인가.’

고대현은 캐리를 할 수 있는 포지션을 담당하고 싶었다. 솔직히 캐리해도 질 때가 많으니까. 이번 판은 원딜이 그나마 눈치가 있어서 잘 된 거였지. 모금만 실력이 떨어졌어도 게임이 기울어질 확률이 있었다.

‘다들 흩어져서 답답하게 구는 게 특징이니까…….’

오브젝트를 먹고 이득을 봐야 하는 시기에 기지로 귀환한다든지.

라인을 밀어야 하는데 계속 운영은 안 하고 물리기만 한다든지.

‘귀찮은 게 많았어.’

고대현이 젤아스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운영까지 했던 과거를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띠링-.

[매칭이 완료되었습니다.]

매칭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전 판에서 봤던 픽 스테이지가 나타난다.

‘포지션은…….’

고대현이 긴장된 표정으로 포지션을 살핀다.

이번에는 다행히도 탑이었다.

‘탑. 가끔 탑은 라인전 승패랑 상관없이 게임이 흘러갈 때가 있지만……, 그래도 자유도가 높으니까 괜찮을 것 같네.’

고대현이 턱 끝을 만지면서 고민한다.

탑 챔프이면서 기동력이 좋은 챔피언을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가 아군의 희망 챔피언을 본다.

‘류시안, 몰가나, 케이사, 신자요, 네.’

류시안은 무난한 원거리 딜러.

몰가나도 속박기와 주문 방어가 있는, 서포터로 좋은 챔피언이었다.

‘그런데 미드는 케이사인가?’

미드 케이사 같은 거는 못 하면 그냥 털리는데.

고대현이 불안한 시선으로 케이사를 보길 잠시.

‘슬슬 골라야겠다.’

그도 희망 챔피언을 골랐다.

‘나는 텔론이나 해야지.’

텔론은 벽을 넘어서 점프하는 스킬이 있다.

그걸로 적당히 라인을 밀고 로밍을 가든가 하면 될 것 같았다.

그가 희망 픽을 고르고 가만히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벤 시간이 된다.

서로의 최종 벤 픽은.

쉐앤, 트위스터 페이트, 젤아스, 샤크호, 게이트린, 솔아카, 르블론, 비크토르, 킨드블루, 센아였다.

‘나는 쉐앤을 벤했지.’

고대현이 벤한 챔피언은 쉐앤이었다.

‘이 구간에서 위렐리아를 하는 애가 나올 리는 없으니, 적당히 까다로운 탱커 챔피언이나 벤 해야지.’

쉐앤은 예상외로 대미지가 강하다.

텔론으로 처음에 킬을 따도 탱템이 나오면 상황이 역전되는 그림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 거기에 더해서, 주나무의 자료를 보니까 쉐앤 같은 로밍형 탑을 고르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서 쉐앤을 벤했다.

‘뭐, 아직 낮은 구간이니까 사실 누가 와도 큰 상관은 없지만…….’

띠링-.

[소환사의 계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기다리고 있으니 게임이 시작되었다.

고대현은 바로 아이템을 사 들고 탑으로 향했다.

이전과 달리 혼자서 가니까 뭔가 후련한 기분이었다.

‘이제 바텀이 똥을 싸지 않기만 바라면 되겠다.’

바텀이 똥을 너무 싸면 탑 캐리를 한다고 해도 힘이 든다.

괜히 불안감이 든 대현은 대진표를 열었다.

띠링-.

-텔론 vs 블러디 이미르

-케이사 vs 레산드라

-신자요 vs 쟉스

-류시안 vs 쥔

-몰가나 vs 렌아타

‘나는 블러디랑 붙네.’

블러디는 아이템이 나올수록 캐리력이 올라가는 챔피언이다.

물론 실력이 부족하면 금세 죽는 챔피언이지만.

‘맞라인이니까 확실하게 밟아줄 필요가 있겠어.’

고대현은 탑에 온 김에 실력 차이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촉촉-.

얼마 지나지 않아 블러디가 오면서 라인전이 시작된다.

블러디 이미르가 미니언의 피를 빨면서 CS를 챙긴다.

‘블러디는 피흡이 강하지. 그러면…….’

텔론의 패시브는 출혈 대미지다 스펠로 점화를 들었으니, 초반에 피흡 때문에 못 죽일 일은 없을 것 같았고.

‘지금이다.’

그의 생각은 곧 현실이 되었다.

텔론이 표창 갈퀴로 블러디에게 공격을 가한 뒤.

팟-!

출혈 대미지를 주는 3스택 상태에서 달려들어 일반 공격을 날린다.

‘여기에 점화까지.’

고정 대미지를 주는 점화와 패시브 출혈까지 합치자, 초반의 피 빨기와 피 뿌리기 밖에 없는 블러디는 허무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탑에 모기가 발도 못 붙이게 해야지.’

집으로 복귀한 고대현이 아이템을 챙긴 뒤 탑으로 향한다.

블러디 이미르에게 무력감을 선사해줄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간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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