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75화 (175/200)

제175화

#175화

띠링-.

[처치 : 3]

그 시각.

정태룡도 언더 워치 최종맵에서 햇쉬를 컨트롤하고 있었다.

펑!

충격 샷건을 쏴서 몸을 공중으로 띄운 그가 상대의 공격을 피한다.

전부 저돌적으로 달려들고 있어서, 조금만 집중도가 떨어져도 데스 수가 늘어날 확률이 높았다.

‘아직 3이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데…….’

정태룡은 이미 5킬이나 6킬을 한 자를 목격한 참이었다.

그들에 비하면 자신의 킬수는 절반이나 낮았다.

조바심이 난 정태룡은 방향을 전환하면서 화염탄을 던졌다.

퍼엉!

원형 범위만큼 대미지가 들어간다.

계속해서 도트딜을 주는 무기였기에.

딜량을 높일 용도로 쓰기 좋았다.

탕탕-!!

띠링-.

[처치 : 4]

킬 수를 하나 늘렸다.

정태룡은 이어서 궁극기를 시전했다.

쿠웅-!

그러자 대신 방어를 서주는 중형 로봇이 등장해서 적을 공격한다.

정태룡은 잠시 몸을 피해서 전황을 살폈다.

전방에서 핸조의 궁이 맵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속도 자체가 느렸기에, 정태룡은 뒤로 물러나서 이를 피했다.

‘흠, 궁 썼으니까 이제 다른 챔피언으로 바꿀까?’

그가 자신의 총을 장전하면서 이동할 순간이었다.

서걱!

저 멀리서 검날이 챔피언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켄지?’

켄지의 소리였다.

현재 판에서 켄지를 고른 사람은 많았다.

그렇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뭔가 느낌이 안 좋은데…….’

하지만, 정태룡은 그간의 경험 덕분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스걱!

그때였다.

하늘로 날아오른 켄지가 장검을 등에 있는 검집에 넣고.

HP가 낮은 적들을 향해 계속해서 질풍참을 쓴 것은.

스핏스핏스핏-!!

켄지의 인영이 흐려지면서 공중에 선을 만든다.

눈으로 따라가기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저건…….’

계속해서 킬을 따고 쿨타임을 초기화시키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야.’

정태룡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저 켄지, 힐팩 방향이랑 돌진 방향이 일정해.’

돌풍참을 쓰면서 돌진한 켄지가 해당 방향에 있는 힐팩을 먹고.

또다시 적을 죽이면서 다른 힐팩이 있는 방향으로 대쉬한다.

평범한 실력이 아니었다.

‘범단월? 아니, 아니다. 저런 걸 할 사람은…….’

그쯤.

켄지의 정체를 눈치챈 정태룡이 자리를 피하려고 한다.

왜냐고?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니까.

그러나, 공중에서 이를 눈치챈 켄지가 표창을 날리면서 정태룡을 추격해온다.

퓩퓩퓩-!

다행히도 검용 시간이 끝나서 상대 켄지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표창밖에 없었다.

텅-!

정태룡이 충격 샷건을 바닥에 쏴서 공중에 떠오른다.

그리고 켄지의 머리에 대고 조준한 뒤 격발하는 척했다.

상대의 검날 흘려내기를 빼내기 위한 페이크였다.

‘고대현은 검날 흘려내기를 잘 쓰니까 조심해야 한다.’

정태룡이 침착하게 견착하면서 쏘는 척을 할 때였다.

고대현의 켄지가 팔을 등 뒤로 가져간다.

‘걸렸구나.’

정태룡은 켄지의 검날 흘려내기가 빠지는 걸 확인한 뒤.

천천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를 처리하려고 했다.

스르릉-.

하지만 켄지가 꺼낸 것은 검날 흘려내기용 단검이 아니었다.

궁극기인 검용을 시전할 때 쓸 수 있는 장검이 뽑혀 나온다.

‘설마 벌써 궁극기를?’

켄지의 궁극기는 아까 사용되었다.

시간을 잰다면 1분도 지나지 않았을 터.

정태룡은 자신에게 돌진하는 켄지를 보고 어렴풋이 깨달았다.

‘궁극기가 끝나고 돌풍 참으로 빠르게 여러 명을 없애서, 다시 궁극기 게이지를 다 채운 건가?’

스걱-!

그러나 생각할 틈은 없었다.

그의 시야가 어두워지고.

또다시 대기실로 리스폰되었으니 말이다.

아직 데스 매치 시간이었기에, 정태룡은 픽을 바꾸든가 해서 다시 적들과 교전해야 했다.

‘뭐를 고르지…….’

정태룡이 고심하면서 챔피언을 살핀다.

하지만 뭘 골라도 쉬워 보이진 않았다.

‘레이져 챔피언인 윙스턴 같은 게 좋긴 한데. 그러면 전체적인 딜량이 뒤떨어질 것 같고…….’

결국 정태룡은 아무거나 고른 뒤, 다시 밖으로 향했다.

* * *

‘흠, 이번 데스매치도 어느 정도 정리됐네.’

자신의 처치 수를 살핀 고대현이 안심한다.

게임의 막바지에 달한 지금.

그의 처치 수는 30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 정도면, 딜량이랑 전적. 둘 다 탑급이지.’

처치 수를 따라잡는 학생은 있어도, 자신의 딜량을 뛰어넘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고대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때마침 데스매치 종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띠링-.

[모든 학생의 LP 차등화가 완료되었습니다.]

[해당 정규전을 종료합니다.]

[티어 결과는 각반 스크린, 혹은 학생 정보 아카이브에 공시됩니다.]

‘드디어 언더 워치가 끝났다…….’

고대현이 새삼 2번째 종목이 끝났다는 것을 자각한다.

마지막 정규전까지 온 이상 아무리 못해도 마스터 티어.

그런 상황에서 압도적인 킬과 딜링을 했으니…….

치이익–.

가상현실 캡슐에서 나온 고대현이, 교실 내부의 스크린을 응시한다.

[고대현 : 챌린저]

그랜드 마스터 이상.

전 응시생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티어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 * *

“40반에서 챌린저?”

교무실에서는 한창 학생들의 티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또다시 들려온 고대현의 챌린저 소식은, 교무실을 뜨겁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라운드 제로까지는 이해했는데, 언더 워치까지 챌린저? 전 티어랑 실력 편차가 되게 크네.”

“그러게요. 실력이 좋아서 어느 정도 상승하겠거니 싶었는데 설마 2챌이 나올 줄은…….”

“이렇게 되면 다음 배정 때 한 자릿수 반으로 올라오려나요?”

“한 자릿수가 뭐야, 1반도 가능할걸요?”

이제 LOH만 보면 정규전은 완벽하게 끝이었다. 고대현이 LOH를 망치지만 않아도 종합티어가 마스터 이상 나올 것은 확실했다. 때문에, 상위권을 담당하던 선생님들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쏠렸다.

“1반에서 10반 담당이 시수림 선생님이셨죠?”

“네.”

아무래도 상위권의 물갈이가 일어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인원 물갈이는 매년 일어난 일인지라, 시수림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올라오는 학생들을 케어할 뿐.

‘흠, 일단 10반 이상까지 올라올 건 확실해 보이네.’

시수림은 앞으로 올라올 예정인 고대현의 전적을 살폈다.

‘원래는 거의 안 했는데, 올 초부터 판수가 늘어나더니 이렇게 된 거구나.’

기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이었다. 원래부터 재능이 있어서 실력이 빠르게 오른 듯했다. 그녀는 이어서 대현의 LOH픽을 살폈다.

‘보니까 사미러를 잘하네. 바람 검사도 숙련도가 높고.’

고대현이 하는 대부분의 챔피언이 캐리력이 높았다.

미드 아니면 원딜을 주로가는 성향으로 보였다.

‘나중에 1반으로 오면 재미있긴 하겠어.’

그렇게 생각한 시수림은,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들의 언더 워치 결과를 살폈다. 대부분 점수가 기존과 비슷하게 나왔으나, 새로운 특수 맵 등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점수가 떨어졌다.

‘특수 맵 적응 능력이 중요하긴 하지.’

그녀의 눈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정태룡의 점수가 눈에 들어온다.

‘흠, 정태룡은 저번보다 점수가 떨어졌네.’

마지막 판의 데스매치에서 점수가 낮게 나왔다.

물론 최종 평가전에 참가한 만큼 기본적인 티어는 마스터였지만.

정태룡은 마스터가 나오면 낮아지는 급인지라 큰 의미가 없었다.

‘하필 레기온이라서 시선이 쏠리긴 하겠어.’

기간티아와 레기온.

둘 다 후계자가 같은 학교이며, 분란이 있고 졸업 시 승계식을 앞두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동맹 관계라서 두 명이 뭘 해도 큰 상관이 없었겠지만.

당분간은 둘의 티어가 계속해서 비교될 예정이었다.

‘그래도, 레기온은 고대현이 있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잘 될 것 같은데…….’

시수림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꼬르륵.

그녀의 배에서 공복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밥부터 먹고 생각해야겠네.’

이제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후에는 곧장 LOH시간이 된다.

그들은 저마다 대화를 나누면서 식당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는 길.

마주친 모든 학생들이 40반의 티어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 * *

대현은 밥을 먹은 뒤.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스크린에는 아직도 배정받은 티어가 띄워져 있었다.

‘나는 챌린저, 이하린은 다이아 상위권인가…….’

언더 워치는 그라운드 제로보다 빙의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이하린이라고 해도 최상위 티어가 나오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전보다 많이 오르긴 했네.’

이하린은 플레티넘 하위권에 위치해 있었으나, 최근 들어 탑에서의 수련으로 실력이 많이 올랐다. 특히 상대의 기술을 간파하는 부분에서 말이다.

‘다이아면 뭐 간발의 차로 떨어진 거니까, 실력적으로는 꽤 높겠지.’

문제 한두 개로 등급이 확 걸리던 걸 생각하면.

저 정도 차이는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대현, 너 LOH도 아래에서부터 시작하려나?”

그때 옆에 있던 이하린이 질문했다.

“응, 아마 그렇겠지. 그래도 초반에 연승하면서 올라오니까 오히려 편하더라. 손 풀기도 되는 것 같고.”

“그래? 다행이네.”

“넌 LOH쪽 준비는 잘됐어? 원래 낮았잖아.”

고대현이 이하린에게 질문한다.

이하린의 LOH티어는 낮은 편이며, 그녀가 종합 티어 골드를 받게 한 종목이니 말이다.

“뭘 해도 저번보다는 잘 나올 거야. 계속 탑에서 있다 보니까 기본적인 실력이 좀 올랐더라고.”

그녀가 자신 있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두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다른 반 친구들이 다가온다.

“무슨 이야기해?”

“그러게.”

“둘 다 티어 잘 나와서 좋은 가보다~.”

이번 정규전.

40반 아이들의 전체적인 티어는 올랐다.

하지만 고대현과 이하린이 훨씬 큰 폭으로 올랐기에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다음 배정 때는 둘 다 5반 내외라인에서 놀겠네.”

“나는 기껏해야 30반에 걸칠 것 같은데.”

다들 볼멘소리를 한다.

진심은 아니고, 그저 장난식으로 하는 말이었다.

“나중에 성공해서 우리 모른 척하지 말고.”

“그래그래.”

고대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나머지도 졸업하면 언젠간 본대륙에서 볼 테고.

유금옥 같은 경우엔 영상 관련해서 자주 만날 확률이 높았다.

[곧이어 정규전이 시작됩니다.]

그때, LOH 정규전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제 슬슬 들어가자.”

고대현이 일어나서 캡슐로 들어간다.

언더 워치는 평정했고.

이제 LOH를 섭렵할 시간이었다.

* * *

LOH는 다른 종목보다 챔피언의 수가 월등히 많으며, 스킬의 수도 수백 개나 된다.

각각의 스킬 대미지와 모션이 다르고. 어떤 아이템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주요 딜링 기술이나 콤보가 달라지기에.

‘사실상 제일 어려운 종목이지.’

LOH는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하는 종목이었다.

‘적이 나타나면 그에 대응하는 스킬을 쓰거나, 회피하고 다음 수를 떠올려야 하는데. 거기에서 순발력, 판단력이 흐려지면 게임 끝이야.’

LOH는 사용자가 구매하면 직접 팔지 않는 이상 해제가 되지 않는다.

해서, 성장 차이가 벌어지면 따라잡기가 어려웠다.

‘뒤집으려면, 적이 실수하거나. 운영해서 타워를 깨야 한다.’

시야에 비해 전반적으로 신경 쓸 게 많다.

때문에, LOH는 상황을 계속 브리핑해주는 서포터의 역할이 꽤 중요했다.

‘그런데 마침 서포터에 걸렸네?’

정규전은 모든 포지션을 돌아가면서 한다.

그냥 미드 지원하고 혼자서 매칭 대기 시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게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뭐, 그래도 서포터도 나쁘지 않지, 오랜만에 괴물 서포터나 보여줘야겠어.’

고대현이 픽창을 본다.

어차피 시야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까…….

띠링-.

고대현은 서포트로 장거리 포킹 챔피언인 젤아스를 하기로 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