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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49화 (149/200)

제149화

#149화

대현은 나무 사이로 등장한 이하린을 바라보았다.

‘이하린도 마지막 전사 스킬을?’

보통 모니터를 통해 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났을 때 큰 느낌은 없었지만 이하린은 예외였다.

그녀는 자신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며, 넓게 보면 관리 시스템과도 엮여있는 존재이자, 이 세계에 온 다음 생긴 친구 중 제일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같은 반 애들 중에서는 제일 유심히 보고 있지.’

그렇기에 대현은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겨왔다. 앞으로 고를 스킬까지도.

‘그런데 마지막 전사 스킬을 골랐을 줄은 몰랐네. 혹시 건틀릿을 쓰는 스킬이 없으면 어쩌지.’

대현은 이참에 이하린의 스킬 구성을 알아보기로 했다.

“너 스킬 구성이 어떻게 되는데 이걸 고른 거냐?”

“나? 집속 펀치랑 무쌍 돌진. 그리고 마지막 전사 골랐는데. 왜?”

이하린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현은 방어와 관련된 거 하나쯤 있을 줄 알았다고 답하면서.

‘집속 펀치는 맞은 걸 되돌려 주기 좋고, 높은 체력이 필수라서 이하린이 견딜 수 있다. 무쌍 돌진은 적한테 돌진하기 편하니까 근접 스킬을 올릴 예정이면 획득하는 게 좋고. 마지막 전사는 적을 없애거나 어시스트를 따야 이득인데…….’

속으로 이하린의 스킬 구성을 곱씹었다.

“마지막 전사는 킬이나 어시스트를 따야 발동되는데 솔로보단 팀으로 활동할 건가 보네?”

“응, 마지막 전사는 킬이나 어시스트를 얻었을 때, 다음 스킬 신경 부하 강도가 70% 줄어드니까.”

“아, 여기에서는 그런 효과였나.”

LOH에서의 마지막 전사는, 킬이나 어시스트를 획득하면 나머지 스킬 쿨 타임이 70% 줄어드는 지속 효과가 있다. 어찌 보면 이동 속도나 공격 속도, 둔화 효과 면역보다도 중요한 기능으로, LOH에서는 저 효과덕에 계속해서 감마 스트라이크를 쓰는 구도가 많이 나왔으나.

‘여기는 다음 스킬의 신경 부하 강도를 줄여주는구나.’

이곳은 스킬을 시전하는 데에 필요한 난이도를 감소시켜주고 있었다.

아무리 이하린이라고 해도 체력이 소모되긴 하니까.

마지막 전사를 얻어서 신경 부하 코스트를 줄이려는 듯했다.

“그런데, 너도 마지막 전사 스킬 가지게?”

“응. 이속이랑 공속, 면역 버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거든.”

감마 스트라이크는 시전 거리가 존재한다.

대상에게 쓰기 위해서는 일정 간격에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때 앞서 설명한 버프가 있으면 좋았다.

그때 이하린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마지막 전사보다는 울라프 궁극기 파생 스킬이 더 좋지 않았을까?”

“음, 그게 더 면역 효과가 많긴 하지.”

울라프의 궁극기, 광전사의 돌격은 이동 불가 및 모든 방해 효과를 제거한다.

적 입장에서는 스턴 스킬로 저지가 불가능하며.

벽을 세우거나 집중 포격을 통해 체력을 없애야 했으니.

기능적으로는 마지막 전사보다 우수했다.

“그래도 킬이랑 어시 먹으면 지속 시간이 7초 늘어나니까 더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마지막 전사는 계속해서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어서, 실력만 된다면 계속 버프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이하린이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시간이 늘어나는 건 이득이긴 하네.”

“응, 나머지 스킬 슬롯은 영혼화나 순간 무적기 넣고, 검날 흘려내기로 막게. 그리고…….”

고대현이 나뭇잎이 흔들리는 숲을 3인칭으로 돌아보며 말을 잇는다.

“그 사람이 여기를 점거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사람?”

대현은 이하린에게 어제 만났던 고위급 테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 주변에 사람이 못 오게 막았다고 하는데.

스킬에 무언가가 숨겨져 있기 때문일 확률이 있었다.

‘그 정도 되는 사람이 숨긴 이유가 있을 거야.’

대현은 산신과의 전투 장면을 상기했다.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려놨을 뿐 동작.

그거 하나로 엄청난 일격을 만들어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공격을 단순한 모션 하나로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엄청난 메리트였다.

“헤에, 그러고 보니 마지막 전사 스킬. 오랫동안 새로 등록한 사람이 거의 없긴 했어. 인기 자체도 거의 없기도 하고.”

이하린이 입술을 만지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정도의 강자가 비인기 스킬 퀘스트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게 이상하긴 했다. 표면적으로는 검술 스킬의 질을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말이다.

‘여하튼, 자세한 건 시작해보면 알겠지.’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응.”

그쯤, 고대현과 이하린이 스킬 퀘스트 수행 시작을 위해 수락 버튼을 눌렀다.

띠링-.

[마지막 전사 퀘스트를 수행하시겠습니까?]

[수락]

-스킬 수행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우우웅─.

메시지의 글을 다 읽기도 전.

3미터 정도 되는, 조금 거대한 문이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났다.

“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거네?”

“이거 난이도가 꽤 되나 보다.”

스킬 퀘스트의 난이도는 가지각색이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특수 조건을 깨는 것도 있는가 하면.

단순하게 소비 재료를 채우는 것으로 끝나는 스킬 퀘스트도 있었다.

‘보통 이런 게 리턴이 크다고 하던데.’

대현은 자신의 추측이 어느 정도 맞았다고 여긴 뒤.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문을 향해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문을 향해 두 사람의 인영이 사라지고.

끼이익.

얼마 지나지 않아 닫힌 문이 낙엽처럼 파스슥 하고 부서졌다.

* * *

가상 속 공간이라고 해도, 한국 대륙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워프 게이트를 사용해도 대륙을 횡단하려면 하루를 꼬박 걸린다.

만약 워프 게이트가 없는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탈 것이 없다는 가정하에 며칠의 시간이 소모되곤 했다.

특히 한국 대륙은 크기에 비해 인구가 적은지라, 사람 보다 몬스터가 많은 지역이 판을 쳤다. 매일 매일 레이드를 나간다고는 해도, 이미 점령한 땅의 몬스터 조차 다잡지 못할 정도랄까.

대륙의 중앙을 중심으로 거대한 성이 들어차 있으며.

수비 거점인 대륙 접경선 부근의 땅에 병사들이 있는 걸 생각하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필드가 훨씬 방대했다.

즉, 다크 테이머들이 숨을 지역이 꽤 많다는 소리.

이를 증명하듯 어둠 속에 있던 고위급 다크 테이머, 도살자가 입을 연다.

“저번에 들어왔던 그 녀석, 아무래도 레기온 출신인 것 같아. 하단으로 돌던 레기온 성주가 갑자기 북부로 방향을 틀었더라고.”

“그럼 다른 성들도 냄새를 맡고 여기로 올 가능성도 있겠네.”

“흠……, 여기도 이제 위험한 건가?”

저번에 피신해 있던 지하 얼음 동굴.

그곳이 발각된 후.

다크 테이머들은 은신처를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얼음 동굴로 옮겼다. 그간 절대로 걸릴 리 없던 장소였기에, 새롭게 온 은신처는 여러모로 허술한 점이 많았다.

다크 테이머들은 레기온 성의 움직임 변화를 듣고 불안해했다.

“저번에 난입했던 놈이 특별한 거지. 평범한 병사가 여길 발견할 수 있을 리 없어.”

“그래도……, 앞으로 있을 수색에도 참가 안 한다는 보장은 없잖아.”

아무리 고위급 테이머들이 안심시켜도 불안감은 여전했다.

화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다수를 상대하긴 역부족이었으며, 레기온은 소환수를 이용한 공중 타격이 많은 탓에 다크 테이머들이 아주 싫어하는 성이었니 말이다.

그때.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어제 고위급 성에 있는 내통자랑 따로 이야기했으니까.”

벽에 등을 기대고 있던 고위급 다크 테이머, 나무꾼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이쪽으로 통하는 길목은 다 그쪽 성이 있는 영지야. 대충 여기로 친 레기온 성 병력이 오는 것만 통제하면 돼.”

라그나로크가 벌어지면, 내륙을 통제하는 병력은 어쩔 수 없이 분산된다.

그때까지 버티기만 한다면 다크 테이머로서는 더할 나위 없었다.

“휴,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이번 라그나로크에서는 두 번 다시 트롤 짓을 못할 줄 알았습니다.”

“후후, 시스템도 우리를 막지 않는다.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가이아 얼라이언스의 내부 색출 시스템은 3대 종목에 있는 벤 시스템에 비하면 자유도가 아주 높았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잡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륙에게 멸망을. 다시 메타를 건강하게.’

하여, 고위급 다크 테이머들은 위의 예를 들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 시켰다. 마치 꼭 필요한 존재처럼 말이다.

‘우리들의 존재는 한국 대륙의 성장을 억제하고, 전체적인 게임 메타 변화를 이끈다. 이를 시스템도 알고 있기에 우리를 최소한으로 통제하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무꾼이 고개를 돌려서 산신이 있는 방향을 응시한다.

산신도 저번에 있던 전투 이후로 이곳에 몸을 의탁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하시나.”

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산신의 옆으로 가서 말을 건넨다.

그러자 수염을 쓰다듬던 산신이 손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저번에 왔던 녀석. 감마 스트라이크의 완성도가 제법이었지. 특히 지속력이 훌륭했어.”

“아직도 그 소리를 하는군.”

“자네가 직접 상대를 안 해봐서 하는 소리야. 나도 방심했으면 위험했으니까.”

전투 자체는 산신이 유리하게 가져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긴장을 끈을 놨다면?

한 번의 감마 스트라이크 대미지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감마 스트라이크가 베어지는 그 순간의 틈이 보이지 않았어. 미리 상대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수준까지 가야 피할 수 있겠지.’

다음에 만나면 미리 탐지계 비술을 극한으로 올린 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

“신경이 쓰이는군. 빨리 일이 끝나고, 그 스킬 스팟을 지켜야 하는데 말이지…….”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거기에 뭐가 있는 거지?”

산신은 예전부터 마지막 전사 스킬 퀘스트 지역에서 행패를 부렸다.

일반적인 사냥터 틀어막기와는 다르게 특정 스킬만 막아선 것이었다.

대부분의 다크 테이머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처럼 그저 물 관리를 위해서 거기에 있다고 여길 뿐.

그렇기에 이어지는 산신을 말을 들은 그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확률적으로 히든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믿겠나?”

“─!”

히든 스킬은 각 보스몹을 원 턴에 끝내야 얻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산신이 말한 방법은 처음 듣는 소리였다.

“몇 년 전에 있던 대규모 스킬 패치, 그때 스킬 퀘스트 지역 중 일부에 잠수함 패치가 가해졌지.”

잠수함 패치.

공시에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변형이 진행된 패치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보통 에덴에서 성에 내려온 공문을 통해 스킬의 자세한 상향 내역과 장비 추가 사항이 알려지는데. 이때 공문에 쓰여있지 않은 상태로 추가된 게 있다는 말이었다.

모든 정보를 들은 나무꾼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찌르기 스킬이나 검용의 레벨을 극한으로 올린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었나…….”

“이것도 따지고 보면 극한으로 올린 게 맞아. 애초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혼자 독점하는 것이었군. 내 예상보다 더 욕심이 심한 양반이었어.’

현재 마지막 전사라는 스킬에 손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부 눈앞에 있는 자의 작품이었다.

속으로 혀를 찬 그는, 이어서 마지막 전사 퀘스트의 히든 스킬 해금에 관해 질문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조건에 대해서.

“자네는 스킬 슬롯이 다 찼으니 말해주는 거다.”

그러자 산신이 상대방을 위아래로 훑다가 입을 열었다.

“내부에 극심한 타임 오버클럭이 걸려 있지. 그 시간 동안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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