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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48화 (148/200)

제148화

#148화

“건틀릿 말입니까?”

“네.”

고대현이 건틀릿을 가리키자 상점 주인이 건틀릿을 건넨다.

상호작용으로 아이템을 받아든 대현은 효과를 읽어내려갔다.

띠링─.

[혹한의 건틀릿]

-방어력 +50

-주문 저항 +60

-일반 공격에 슬로우 효과와 체력 계수(0.2) 추가 대미지를 가한다.

-건틀릿 이외의 무기 착용 시 슬로우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슬로우 효과가 생겨서 좋네.’

평타를 때릴 때마다 슬로우 효과가 들어가는 준수한 방어 아이템이었다. 물론 건틀릿 이외의 무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슬로우 효과가 적용되지 않지만.

‘내가 쓸 게 아니니까 상관없다.’

이 아이템은 고대현이 쓸 예정이 아니라 큰 상관이 없었다.

‘자세한 스킬은 모르지만 보나 마나 그런 쪽이겠지?’

이번에 이하린이 새롭게 기사 대행으로 들어왔다. 드디어 레이나프라를 넘어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때 아이템 하나 있으면 나쁘지 않겠지. 대현은 구매한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담았다.

‘이제 성에 보고하러 가야겠군.’

그리고 곧장 레기온 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이쪽은 끝났습니다.”

“이제야 20% 정도 채운 건가…….”

상태창을 보며 중얼거리던 레기온 성주가 미간을 좁힌다.

기간티아 성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고.

기간티아 성은 벌써 40% 정도의 목표량을 달성했지만, 레기온 성은 이제 막 20%를 넘기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여론이 더 안 좋아지고, 작전 통제권도 넘어갈 게 뻔한 상황이었다.

‘거물급이라도 발견되면 좋으련만.’

이제 잔챙이급으로 기간티아를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아마, 상위급 명단에 있는 인물을 잡아야 기간티아에 견줘볼 만하겠지…….

철컥.

그쯤, 풀숲에 숨어 있던 레기온 성주가 총을 꺼내 들었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한 지라 빨리 처리해야 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좋겠네.’

레기온 성주가 손짓하자 특무대원이 발광탄을 꺼낸다. 그녀는 자신의 스킬을 발동시킨 뒤, 특무대원이 꺼낸 발광탄을 지정했다.

‘효과 복사.’

띠링─.

[발광탄]

[효과 : 적에게 일정 시간 스턴을 가한다.]

-해당 스킬의 효과를 복사합니다.

-70% 추출 완료.

발광탄의 효과가 복사된다.

성주는 해당 효과를 자신의 총알에 부여하기로 했다.

[부여]

-해당 효과를 탄알에 부여하시겠습니까.

‘수락.’

총알이 빛나면서 발광탄의 효과를 띄게 된다.

이어서.

‘효과 복사.’

띠링─.

[갈래 화살]

[효과 : 충돌한 화살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적을 타격한다.]

-해당 스킬의 효과를 복사합니다.

-90% 추출 완료.

갈래 화살까지 부여한 뒤, 목표물을 향해 총알을 발사한다.

타앙!

티티티팅.

총알이 벽에 닿자, 여러 개의 탄환으로 변하면서 주변으로 공격이 퍼져나간다. 발광탄 효과까지 겹친 탓에 순식간에 적 수십 명이 스턴에 걸린다.

“처리해.”

“넵.”

특무대원들이 재빨리 움직여서 적들을 처리한다.

약 10명 정도의 사람들을 처리한 다음에야 각자의 눈앞에 종료 문구가 나타난다.

[사냥 필드가 종료됩니다.]

-해당 패배 인원에 대한 통제 권한을 가집니다.

‘전부 지하 감옥으로 이동시켜야겠군.’

레기온 성주는 잡은 인원들의 재접속 스팟을 레기온 성 지하 감옥으로 고정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쪽 구역은 얼추 끝났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수색하던 지역은 어느 정도 조사가 끝났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철컥철컥.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20명 정도의 병력이 움직인다. 규모가 너무 크면 적이 미리 알고 도망치기 때문에 병력 규모 자체는 작았다.

“다음 목표물은 스킬 구성이 어떻게 되지?”

“은신이랑 이동기가 많고, 순간 폭딜이 가능한 누커입니다.”

1대 1 구도에서는 강세를 보이는 적들이 많기에 역으로 후방 라인이 잘리지 않게 주의해야 했다.

“흠, 이쪽 손실이 안 나게 조심해야겠네.”

다음 목표물들의 명단을 확인하면서 이동하자 어느새 주변이 어두워졌다. 붉은 기운이 돌던 하늘이 검파란 색으로 덮이고, 풀이 흔들리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만이 귀에 들린다.

그렇게 목적지인 동굴로 이동하던 중.

레기온 성주는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저 녀석은, 기간티아 성의 전천후?’

기간티아 성주의 아들인 전천후와 기간티아 성의 병력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서 있었다.

찾는 장소가 거기서 거기인지라.

상대도 한창 이 부근을 수색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부스럭.

구궁.

발소리와 목소리가 동굴을 치고 퍼져나간다.

대부분 은신계 비술을 익혔지만, 이미 모습을 보인 이상 큰 의미는 없었다.

레기온 성주는 상대에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만나는 건 오랜만이네. 거의 3년 만인가?”

“…….”

전천후는 말없이 레기온 성주를 응시했다.

기간티아 성주가 다른 성과 마주쳐도 말없이 지나치라 했겠지.

기간티아 성주의 모습을 떠올린 레기온 성주가 한숨을 쉬면서 전천후의 옆을 지나치기로 할 때였다.

“여기는 어쩐 일로 오신 건지…….”

말끝이 흐려지고 목소리가 떨린다.

‘뭐야, 단순히 긴장한 거였나?’

상대 성주를 마주했으니 어떻게든 기간티아 성주의 귀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데, 기간티아 성주가 평소에 엄격하니.

상대 성주를 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서 긴장했을 수도 있다.

‘하긴, 아직 고등학생이니까 아이긴 하지.’

그간 침착한 태도의 고대현만 봤기에 자기도 모르게 기준이 그쪽에 맞춰진 레기온 성주였다. 그녀는 손사래를 치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냥 어쩌다 온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라.”

그렇게 말했음에도 상대측은 조용했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곁눈질했다.

탐지계 비술로 주변의 기척을 느낀 결과.

‘감지되는 건 여기 사람이 전부.’

이 근방은 아무도 없었다.

앞선 전천후의 병력 때문에.

이 부근의 다크 테이머가 모두 모습을 감춘 듯했다.

‘여기도 허탕인가.’

“오늘은 이쯤하고, 이제 성으로 돌아가자.”

레기온 성주는 특무대 병력이 전천후의 곁을 지나쳐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휘파람을 이용해 자신의 소환수인 온페리스를 불러냈다.

휘이잉.

흰색 드래곤이 날개를 펄럭이면서 나타난다.

딱 30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였다.

펄럭.

밤하늘에 드래곤이 떠오른다. 달빛을 받아 드래곤의 흰색 비늘이 은빛을 띠었다.

그렇게 온페리스를 타고 하늘을 이동하던 중.

‘응?’

레기온 성주는 하늘길에서 와이번을 타고 있는 기간티아 성주와 마주쳤다.

성주끼리 만났으니 상공이라 해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급하게 공중에서 정지 기동을 한 뒤, 얼굴을 마주한다.

“요즘 사냥은 잘 돼 가시나?”

먼저 입을 연 쪽은 기간티아 성주였다.

차이는 대략 20% 정도.

스스로 기간티아 성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기고만장해져 있는 그였다.

“너무 자만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전체적인 화력은 우리 쪽이 더 강하니까.”

이에, 레기온 성주가 으르렁거린다.

작통권이 있어도 순수 화력이 강한 레기온을 무시할 수 있을 리 없다. 라그나로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만 하면 다시 가져오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고위급 다크 테이머 몇 명을 잡기만 하면 20%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어.”

아직 고위급은 양측 다 잡지 못한 상황이었으니 전황은 뒤집힐 수 있었다. 레기온 성주가 노리고 있는 것도 그 부분이었다.

“허허, 마치 솔로 킬을 당하고 점화 있으면 이겼을 거라고 변명하는 우리 팀 미드 라이너를 보는 것 같군. 할 수 있었으면 벌써 했겠지. 지금 못하면 나중에도 못 할 확률이 높은 거다 레기온 성주.”

펄럭.

그렇게 말한 기간티아 성주가 멀어진다.

아까 자신과 특무대가 있었던 방향이었다.

레기온 성주는 혀를 차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저 사람도 저기를 찔러보는 것 같네.’

아까 있던 동굴 부근. 일전에 확인했으며, 이미 기간티아의 전천후가 있는 곳이었다.

‘서로 합류하려는 건가?’

레기온 성주는 기간티아 성주의 동선을 예측하다가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어차피.’

기간티아 성주는 미리 등록해둔 지역으로 포탈을 열 수 있으니. 방향의 개념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보다도 성으로 가서 상황을 정비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그렇게 몇 분 정도 지났을까.

성에 도착한 레기온 성주는 자신을 찾아온 고대현을 마주할 수 있었다.

* * *

성에 가니 마침 레기온 성주도 복귀해 있는 상태였다.

‘운이 좋아.’

최근 바쁜 일정 덕분에 성주를 보기가 힘들었는데.

때마침 성주와 복귀하는 시간이 겹쳤다. 고대현은 툰드리스 때문에 성주를 만나기 편한 위치였고. 가지고 있는 정보의 가치도 컸기에. 수호기사를 통해 얼마 지나지 않아 레기온 성주와 대면할 수 있었다.

“고위급 다크 테이머랑 마주쳤다고?”

“네, 북부 툰드라 테라 아래에 있는 얼음 동굴에서 봤어요. 그쪽 사람이랑 교전까지 하긴 했는데, 강해서 잡진 못했어요.”

툰드라 테라 아래에 있는 얼음 동굴이라.

대현의 설명을 들은 레기온 성주가 생각에 잠긴다.

‘그쪽이면 그간 못 잡을 만도 했네.’

고위급 다크 테이머는 매해 있는 라그나로크에서 문제를 일으켜도 미리 잡는 게 불가능했다. 해서, 결국 당일에 수호기사 몇 명을 후방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드디어 그들의 근거지를 찾은 것이었다.

“아, 그런데 이제 저한테 들켜서 다른 곳으로 옮길 것 같아요. 제가 탈출할 때 이미 무너지기도 했고요.”

“괜찮아. 살아 나온 거만 해도 잘한 거니까.”

단신으로 그곳에 떨어지면 레기온 성주라고 해도 안전을 장담하지 못한다. 그런 난이도에서 살아 돌아온 거 만해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럼, 언제 한번 북부 근처로 다시 돌아봐야겠군. 멀리 이동해서 다시 자리를 잡는 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니까. 또 근처에 있는 지하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겠지. 다만 문제는…….”

툰드라 테라의 모든 빙하를 뚫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는 시점에서 미리 소리를 들은 적들이 도망갈 게 뻔하고 말이다.

‘일단 다양한 방도를 생각해봐야겠어.’

뭐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핵심 정보를 알아냈으니 한시름 덜었다. 자신을 약 올리던 기간티아 성주의 얼굴을 떠올린 그녀는, 이어서 고대현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 또 너랑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 지금은 싸워서 이겨도 그냥 PK가 되니까. 자, 받아.”

“이건……?”

“인장, 권한이다.”

상대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이 그냥 죽이게 되면 PK다. 하지만 성주에게 권한을 받으면 상관없는 일이었다. 원래는 정규전 전까지 사냥조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번 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장을 받게 된 고대현이었다.

“그럼 이제 상대를 이기면 통제 권한을 얻는 건가요?”

“리스트에 등록된 대상만이야.”

고대현은 새롭게 가진 권한을 살펴봤다.

이제 자신도 훈련 대륙에서 신영범 선생님과 기간티아 성주가 싸울 때 펼쳤던 필드를 생성할 수 있었다.

“아, 그런데.”

그때, 레기온 성주가 주의 사항을 말했다.

“할 거면 보유 스킬 수 좀 더 늘려와. 네가 강하긴 해도 경험이 부족하긴 하니까.”

“아, 네.”

고대현은 현재 스킬 수를 더 늘릴 수 있었다. 이번에 그 수를 더 늘릴 것을 제안받았다. 마침 고대현도 앞선 전투로 인해 부족함을 느낀 참이었으니.

‘이제, 마지막 전사 퀘스트를 하러 가볼까.’

스킬 퀘스트를 깨면서.

앞으로 추가할 스킬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다짐했다.

* * *

그리하여 다음날.

‘여기가 마지막 전사 퀘스트 지점인가?’

마지막 전사 퀘스트 지점에 도착한 고대현이 주변을 살펴본다.

이전에 신영범 학년 담임이 조심하라고 했던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새롭게 목표물로 지정된 존재였지.’

대현은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원래 기간티아 성에서만 목표물로 지정했으나, 어제의 진술로 인해 양측 모두의 리스트에 올라갔다.

‘지금은 도망간 것 같다.’

즉, 편하게 퀘스트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의미.

‘슬슬 시작해볼까.’

그가 화면 속 자신을 조작해 발걸음을 옮길 때였다.

“뭐야? 너도 왔어?”

옆에서 익숙한 얼굴인 이하린이 나타났다.

그녀도 마지막 전사 퀘스트를 하러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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