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32화 (132/200)

제132화

#132화

한편.

1반 교실.

“휴, 이 정도면 됐겠지?”

정태룡, 태해란, 범단월, 조지아, 전지수.

그들도 생성된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촤라락.

조합 버튼을 누르자 해체와 압축을 반복하면서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그것들을 눈으로 훑으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자니, 영상들이 어느 정도 간추려진다.

“한 번 더 돌려볼까?”

“글쎄? 생성 결과는 이제 거의 차이 없을 것 같은데…….”

학교에서 제공하는 툴로 뽑은지라 퀄리티가 높기에.

오히려 고르는 데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퀄리티도 다 비슷비슷하니 말이다.

“흠.”

그나마.

퀄리티를 제외한 영상들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강조되는 파트의 분배 정도일까.

“난 1번으로 할래.”

“2번이 더 좋지 않아?”

“아니, 저건 내가 너무 찔끔 나오잖아.”

그렇기에 영상을 선택하는 데에 이러한 강조 파트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당연하게도 자기가 맡은 부분이 길게 나오는 걸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몇 분 정도의 회의가 끝난 뒤 제출이 마감되었다.

이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될 뿐.

“오늘은 유독 열심히 하던데, 뭔일 있냐?”

영상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도중.

정태룡이 범단월에게 말했다.

저번에 있었던 거미 던전 사건 이후로 의기소침해 있더니, 오늘은 비술로 쏜 화살을 튕겨내는 등 유달리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오랜만에 힘 좀 써본 거지.”

몬스터에게 죽은 대가로.

본 대륙에서의 정지일은 한 달.

아직 한 달이 지나려면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여러 가지 기술이라도 연습해 본 거라며 말을 잇는 범단월이었다.

“그런데 너, 아직 굴절활 연사가 좀 미숙한데? 저번에 어느 정도 보완했다고 하지 않았나?”

“흠, 글쎄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기도…….”

자신의 손가락 부분을 내려다보는 정태룡.

레이드 때만 해도 수월하게 할 수 있던 비술 연사가 오늘은 수월하게 나가지 않았다. 이래서는 수호기사에게 과외를 받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상하네.’

사실 이는 고대현과의 패밀리어 계약 덕분이었지만.

이런 내막을 알 리 만무한 정태룡은 과거를 상기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띠링─.

그때였다.

선생님들이 각자 살펴보고 표를 준 끝에.

각 반이 제출한 영상의 투표가 끝났다.

“어디 보자…….”

범단월이 미간을 좁히며 스크린에 나타난 평가 순위표를 살핀다.

이번에 열심히 했으니 분명 결과가 좋게 나오겠지.

라고 생각한 범단월의 눈에, 머지않아 1위에 있는 40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응? 어떻게 40반이?”

40반에 예상외의 존재인 고대현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과제는 반의 전 인원이 참여하는 만큼.

일정 부분의 퀄리티는 40반이 감히 상위권 반을 넘보기 힘들었다.

거기에 더해서 비술까지 써서 만들었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또 저질러 준 것 같네.’

그런 상황 속.

오직 범단월만이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고대현은 그 채널 속 켄지니까.’

핸드 무비 채널의 숙련도 높은 켄지.

그 파일럿이 고대현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저번의 레이드 때였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공중에서 이어지는 정교한 감마 스트라이크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건 영상 속 켄지의 파일럿급이 아니면 절대로 하지 못할 짓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했나 봐볼까?’

그렇기에 범단월은 나름 기대하면서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다행히도 열람이 가능했으니까.

범단월은 영상을 스마트 워치의 홀로그램으로 재생했다.

그러자 매드 무비의 대략적인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초반에 스쳐 지나가는 몇몇 장면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건?’

부스터 온의 연사 튕겨내기와 곧바로 이어지는 용활 튕겨내기.

이 두 장면은 그의 시선을 잡아끌기 충분했다.

‘저걸 검날 흘려내기로 복제 반사한다니……, 나도 시도하긴 한 건데. 저걸 저렇게 간단하게 한다고?’

쳐내는 그 순간.

그때 얼마나 많은 신경이 집중되어야 하는지.

범단월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감탄하면서 영상을 보고 있으니…….

“위렐리아?”

이어지는 장면에서 위렐리아가 나왔다.

참고로 위렐리아는 허공에 있는 수많은 검을 다뤄야 하기에, 난이도가 상당한 챔피언이었다.

“언제 위렐리아까지 섭렵한 건지…….”

하지만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깨버리는 듯한 컨트롤이 나왔다.

빠르게 좌우로 이동하면서 미니언을 먹고.

피를 회복하면서 스턴을 넣으며.

평타 스택을 강화를 하면서 꼭두각시에 대미지를 살벌하게 넣는다.

“무기를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다중 무기를 다루는 조지아도 입을 벌리며 이를 감상한다.

어느새 범단월을 말고 다른 아이들도 고대현의 컨트롤 장면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중에 저장했다가 대응법 영상 같은 거로 참고하면 되겠다.”

“그러게.”

그렇게 1반 아이들이 서서히 고며 드는 한편.

“오랜만에 얘까지 껴서 스크림이나 돌릴래?”

“나쁘지 않네.”

고대현까지 껴서 내전을 돌리자는 말이 나왔다.

내전에 관해서는, 이전에 있었던 레이드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으니.

‘생각해보니까 고대현이랑 LOH를 같이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네.’

“오늘 저녁 이후에 하자고 말해볼게.”

정태룡은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 *

학교가 끝난 뒤.

고대현은 특별 케어 수업을 위해 미리 고지받은 교실로 이동했다.

“여긴가?”

학교의 외딴 부지에 위치한 교실.

그곳에 도착한 대현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먼저 모인 선배들이 대현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학년당 한 명이니까…… 나까지 해서 총 3명이네.’

경리단 선배한테 들었던 것처럼.

교실에 모인 총인원은 3명이었다.

‘저 사람은?’

그중 한 명은 고대현도 아는 사람이었다.

저번에 있던 타국 길드와의 블록 방어 수업 때.

선배 라인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응? 너도 왔네.”

“뭐, 그렇게 됐네요.”

대현은 그의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는 옆에 있는 2학년 남자 선배를 한차례 훑은 뒤.

4m 정도 떨어져 있는 여자 선배를 응시했다.

‘특별 케어는 보완해야 할 부분만 잘 잡으면 티어를 금방 올릴 수 있는 사람만 받는 거였지, 아마?’

그렇다는 건 이곳에 있는 사람은 특별한 부분에서의 실력은 좋으나 괴짜 같은 면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3학년이면 올해 졸업인데, 과연 어떨지…….’

고대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별안간 교실 문이 열리면서 선생님이 들어온다.

‘선생님의 총인원 수는 7명인가.’

아무래도 5대 5 내전을 할 확률이 높으니까.

학생 측 3명을 껴서 10명을 맞춘 모양이었다.

“다들 잘 왔다.”

1학년 선생님은 김원이 전부고.

2학년 선생님이 2명이었다.

결과적으로 3학년에 해당하는 선생님의 비율이 제일 높았다.

“3학년 선생님이 생각보다 많네요?”

이에, 대현은 옆자리에 앉은 선배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그가 작은 목소리로 말해준다.

“3학년 선생님이 엄청 바쁠 것 같아도, 생각보다 일정이 여유롭거든. 이론 수업은 1, 2학년 때 빠르게 해서 어느 정도 다 끝났고. 이제 자율 게임만 시키고 중간중간 감독만 하면 되니까.”

“아아.”

그렇게.

중간중간 대화하면서 특별 케어의 커리큘럼을 듣고 있자니,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을 짜서 캡슐 안에 들어갈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간단하게 얼마 전에 나온 신챔 예습이랑 3대 3 전투를 해볼 거야.”

특별 케어는 정규전에서 나올 수 있는 조합.

또는 요즘 메타, 그리고 새로 나온 캐릭터의 스킬에 대한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피지컬은 좋으나 신 캐릭터 학습 부분에서 미숙한 사람이 꽤 있는 탓이었다.

캡슐에 들어가기 전.

각 학년별로 뽑힌 3명은 따로 모여서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옆에서 회의할까.’

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눠도 되지만.

일단 오프라인으로 모였으니.

고대현은 별다른 감정 없이 따로 앉아 있는 선배 근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

그때였다.

뒤에 있던 2학년 남자 선배가 대현의 어깨를 잡으면서 저지한다.

‘뭐지??’

딱히 막을 이유가 없기에.

고대현의 의문을 느끼면서 어리둥절하게 있을 때였다.

앞에 있는 여자 선배가 밀어내는 듯한 손동작을 취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랑 4m 이상 떨어져.”

“네?”

4m 이상 떨어져 있으라니.

도대체 저게 무슨 소린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가가지 말아야겠다.’

이에 고대현이 다시 거리를 벌리고 있으니…….

“하지만─.”

여자 선배가 다시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하면서 말한다.

“5m 안에는 있어 줘.”

“─??”

의문을 느낀 대현은 뒤에 있는 남자 선배에게 작은 목소리로 질문했다.

“저게 무슨 개소리죠?”

그랬더니 들려오는 대답이 가관이었다.

“저 사람, 아우솔을 너무 열심히 하더니 강박증에 걸려서……, 자기 주변에 목표물로 ‘포착’ 된 사람이 있으면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거든.”

그래서 가지 말라고 한 건데.

네가 이미 사정권 내에 들어가서 포착되어 버렸다고.

선배가 웃으면서 말한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대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뒤.

선배가 말한 아우솔에 대해 상기했다.

아우솔은 주변 반경을 도는 에너지 구체를 조작해서 상대를 타격하는 챔피언으로.

훌라후프를 하듯, 몸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구체를 적에게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 구체는 후반으로 갈수록 회전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쿨타임도 상당히 짧아서 지속적인 대미지를 주기 좋았다.

하지만 만약 상대가 회전하는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면?

‘딜을 넣는 게 불가능해진다.’

물론.

‘궁극기로 밀어내면 되긴 하는데, 기본적인 궁극기 쿨 타임 때문에. 평소에 거리 조절을 잘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

때문에, 아우솔은 가까이 붙는 챔피언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챔피언 중 하나였다.

그때.

“그러니까 특별 케어하는 거지.”

그래도 실력은 좋은 선배니까.

너무 나쁘게 보지 말라는 선배의 말이 이어진다.

‘가끔 가상현실에 깊게 심취하면 발생하는 경우긴 한데……, 여기에도 저런 인간이 있을 줄은 몰랐네.’

확실히, ‘특별’ 케어긴 하다.

대현은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캡슐 내부로 들어갔다.

“나, 나랑 4m 이상…….”

“귀찮아요. 선배가 움직이세요. 그리고 저 적 아니거든요?”

“아……, 응…….”

띠링-.

[링크 스타트]

그렇게 첫 특별 케어가 시작되었다.

* * *

그 시각.

기간티아 성 내부의 집무실.

“그때 말씀하신 정보, 입수했습니다.”

“두고 가.”

전인택은 정보원에게 부탁했던 정보를 훑고 있었다.

‘요즘 들어 움직임이 심상치 않더니…….’

정보원이 가져온 내용을 읽은 그가 미간을 좁힌다.

종이에는 최근 레기온성이 정리하고 있는 다크 테이머 조직과.

야나 이바노프의 탈옥과 관련된 소문.

그리고 레이나프라의 상황이 대략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이런 정보를 다른 성에 공개하지도 않고 혼자 진행하다니, 레기온 성주가 날 적잖이 무시하는 듯하군.’

아무리 성끼리 경쟁 관계라고 해도, 라그나로크에서는 협력 관계나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전인택이 심히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을 순간이었다.

“이참에 저희도 통수를 치면 어떻겠습니까?”

옆에서 보고 있던 전천후가 입을 열었다.

“통수를?”

“네.”

전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제일 위험한 게 레기온 성인데, 정보 공유도 꺼리고 예전에 그런 관계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제일 위험한 거 아닙니까?”

“흠, 확실히…….”

전인택은 과거, 야나 이바노프의 구금 회의 때 은연중 야나를 변호하던 레기온 성주를 떠올렸다.

‘이쯤 되면 많이 참은 것 같기도 하군.’

대륙의 제일 큰 성이 은연중 적 대륙과 친하게 지내려 했던 전적이 있음과 더불어. 얼마 전에도 적을 옹호한 사실이 있다.

이를 계속 두고 볼 수 있는가.

‘거기에 더해서, 수업에서까지 사용하고…….’

이 이상 상황을 묵인하면 안 된다.

그는 생각을 정리한 후.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야나 이바노프를 우리 쪽으로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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