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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26화 (126/200)

제126화

#126화

“1대1?”

1대1이라는 말에 작은 아빠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테스트만 할 생각이었지, 1대1까지는 예상 못 하신 듯했다.

“1대1 모드라……, 설정하면 되긴 하는데. 현수는 할 생각이 있니?”

“네, 1대1 좋지요.”

앞에서 듣고 있던 현수가 호기롭게 응한다.

녀석도 내심 1대1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오랜만에 형한테 가르쳐 주고, 나야 좋지 뭐.”

다만, 1대1에서 호각을 겨룬다기보단.

한 수 가르쳐 줄 생각인 듯했다.

‘아무래도 특별 전형으로 들어가서 얕보인 모양이네.’

게임고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은 곳곳에 널려있다.

‘훈련 대륙도 쓸 수 있고, 고위급 애들이랑도 친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한데, 그런 학교를 특별 전형으로 들어갔으니…….

어떻게 해서든 깎아내리려는 마음이 작용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그래도 나한테 깝치는 건 못 봐주지.’

대현은 이참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

“여기 헤드셋 챙기고 1번 모드로 들어오면 된단다.”

“애들이 이렇게 게임을 열심히 하다니……, 내 생일 기념이라고 이벤트라도 하는겨?”

“어머, 그럼 이참에 관전이라도 할까요?”

“관전 좋지.”

그렇게 친척들이 관전하는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테스트용 1대1 모드가 시작되었다.

띠링─.

대현은 접속하자마자 일반적인 모드와의 차이점부터 살폈다.

‘내면의 PC는 그대로고……, 폴더 목록만 조금 바뀌었네.’

접속 게임이 모인 폴더에서 기존 게임이 사라지고.

전부 테스트용 게임으로 대체되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아까 들었던 1번 모드였다.

대현은 1번 모드 위에 마우스를 올렸다.

그러자 설명이 나타난다.

‘라인으로 오는 미니언을 받아먹으면서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고, 상대 진영으로 포킹해서 잘 맞추면 이기는 방식이네.’

직접 다가가서 때리는 근거리 공격은 불가능했다.

요약하자면, CS를 잘 챙기면서 포킹을 잘 해야 하는 모드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할 만하지.’

대현은 접속하자마자 시야각을 3인칭 모드로 바꾸었다.

그리고 기본으로 주는 스킬인 ‘소용돌이’를 살폈다.

[라인 정리 스킬 상점]

[소용돌이]

[정해진 범위 앞에 돌풍을 생성해서 마법 피해를 가합니다.]

-CS 포인트 20개로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상대 진영 타격 스킬 상점]

-미니언에 대한 타격 대미지가 0으로 들어갑니다.

[에너지 파동]

-CS 포인트 20개로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회피 스킬 상점]

[근거리 돌진]

-CS 포인트 10개로 업그레이드 가능합니다.

이전의 설명처럼 라인 정리 스킬과 포킹, 회피 스킬이 나뉘어 있었다.

[라이프 포인트]

-100

설명에 안 나온 부분이 있다면.

미니언이 데드라인을 지나쳐서 넘어가도 라이프 포인트가 감소한다는 점이었다.

띠링.

[곧 미니언이 생성됩니다.]

머지않아 미니언이 생성됐다는 음성이 들려온다.

‘이 사각형 밖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하네.’

대현은 마우스를 돌렸다.

각각의 참가자는 따로 마련된 사각형의 스테이지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아래로 라인 3개가 크게 나 있었다.

서로 한방씩 날리는 전차전에, 디펜스를 섞은 듯한 모드였다.

대현은 화면의 대각선 끝부분에 보이는 현수를 응시했다.

녀석도 슬슬 미니언을 처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니언이 오는 라인은 총 3개.

현수는 1인칭이니까.

아마 신경 쓸 게 많을 것이다.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라이프 포인트가 줄어들겠지.’

초반에는 무빙에 신경 쓰면서 CS를 먹자고 다짐한 대현은, 소용돌이를 사용하면서 다가오는 미니언들의 체력을 감소시켰다.

CS는 미니언의 체력이 0에 달하기 직전에 막타를 쳐야 생기니까.

소용돌이로 적절히 미니언들의 체력을 깎은 뒤, 평타로 마무리해야 했다.

휘잉.

대현은 중앙에 있는 라인에 소용돌이를 날렸다.

가운데 라인의 미니언 도달 속도가 다른 라인보다 빠르기 때문이었다.

아직 초반인지라 돌풍의 대미지가 약했지만.

그럭저럭 평타로 마무리할 만했다.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

슈웅-!

드디어 상대 쪽에서 포격이 날아왔다.

‘에너지 파동.’

대현은 스킬의 사거리를 확인하면서 화면 속 몸을 뒤로 빼게 했다. 상대가 모션을 취하는 것을 미리 봤기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포킹 솜씨는 그럭저럭이네.’

CS를 처리하면서.

대현은 현수의 실력을 상기했다.

미리 쏘는 움직임을 보여줘도 예측 샷을 통해 잘 맞추는 사람이 있는 반면, 현수는 큰 기교가 없는 직진 샷에 가까웠다.

‘이대로면 좀 더 피해도 되겠는걸.’

대현은 모인 CS를 통해 라인 정리 스킬은 소용돌이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러자 미니언에 가해지는 스킬의 대미지가 상승한다.

이를 통해 더 빠른 속도로 미니언 웨이브를 처리하는 게 가능해졌다.

슈웅─!

중간중간에 에너지 파동이 날아 들어와서 행동을 방해하긴 했지만, 대부분 피할 만했다. 대현은 계속된 무빙을 통해 CS 격차를 늘려나갔다.

포킹 보다는 라인 정리 스킬에 투자한 덕분에, 대현은 갈수록 라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소용돌이 하나만 날리면 절반이 정리됐기 때문이었다.

그에 비해 상대방은 갈수록 늘어나는 미니언 웨이브를 감당하느라 진을 빼고 있었다.

‘이제 슬슬 나서도 되겠다.’

대현은 그간 모은 CS로 에너지 파동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러자 사거리가 늘어나고, 대미지가 강해진다.

닿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이제부터는 내 차례다.’

고대현은 상대 진영을 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건 입꼬리를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쉬웠으니까.

* * *

한편, 그 시각.

사각형의 스테이지를 통해 지나가는 3개의 라인.

현수는 한창 진땀을 빼면서 라인에 가득한 미니언을 정리하고 있었다. 라인 정리 스킬의 업그레이드가 늦어진 탓에, 미니언을 처리하는 스킬의 대미지가 부족했다.

‘초반에 처리를 못 해서 손해 봤네.’

현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초반 러쉬로 포킹 스킬부터 업그레이드해서 공격을 날렸건만.

어째서인지 공격이 상대방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각도랑 방향, 전부 정확했던 것 같은데…….’

현수는 저 멀리.

자신의 새끼손가락 크기 정도로 보이는 사촌 형을 응시했다.

‘보이는 각도랑 타이밍에 맞춰서 날렸는데 왜 전부 빗나갔지…….’

게임고에 특별 전형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경 지구력이 뛰어나서 들어간 것이지.

무빙이 뛰어나진 않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네…….’

아무래도 입학한 뒤로.

고티어 학생과 어울리면서 실력이 오른 모양이었다.

현수는 자신의 실책을 인식하면서, 뒤늦게 라인 정리 스킬을 업그레이드했다.

‘빨리 라인 정리해서 다른 스킬이나 업그레이드해야겠다.’

콰과과.

그렇게 한창 미니언을 처리하면서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슈웅-! 펑-!

별안간 에너지 파동의 파란색 광선이 커지면서 안면에 날아들었다.

현수는 즉시 회피 스킬인 근거리 돌진을 사용했다.

항상 회피 수련을 하는 그답게 반응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띠링─.

[라이프 포인트가 10 감소합니다.]

에너지 파동의 끝단에 맞으면서 라이프 포인트가 감소했다.

“뭐야? 이게 맞아?”

돌진을 멈춘 현수의 미간이 좁혀진다.

분명 회피는 제대로 썼다.

그런데도 끝단에 미세하게 닿았다.

만약 의도했다면 미리 돌진 방향을 예측해서 날렸다는 건데…….

‘운인가?’

이런 장거리에서 라인과 포킹을 모두 신경 쓰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예측까지 해서 날리는 건 더더욱.

그렇기에 현수가 운이라고 생각할 순간.

우우우우웅.

상대방 진영에서 에너지 파동을 충전하는 게 그의 눈에 들어왔다.

현수는 양쪽으로 무빙하면서, 파동의 방향을 예측했다.

‘저 스킬은 무조건 직진하지. 그러니까 방향만 살짝 틀면 회피가 가능하다.’

현수는 이 모드를 몇 번이나 한 전적이 있다.

애초에 시범 가동을 할 때 자신이 들어가서 했으니까.

‘팔 각도랑 얼굴이 향하는 방향을 보니까, 오른쪽이네.’

그가 자신만만하게 왼쪽으로 회피하려는 찰나였다.

휙.

갑자기 오른쪽을 향해서 날리려던 고대현이, 쏘기 직전에 방향을 틀었다.

“뭣?!”

전환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기에. 현수는 눈을 부릅떴다.

이대로 가면 맞는다.

하지만 지금 와서 방향을 틀기엔 이미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띠링─.

[라이프 포인트가 10 감소합니다.]

결국, 이번에도 라이프 포인트를 반납하게 된 그였다.

이제 남은 라이프 포인트는 80.

이대로 가면 패배는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밖에서 관전하고 있을 텐데. 이대로 질 수는 없어!’

일찍이 연습했는데도 불구하고 졌으니.

만약 지면 평소보다 게임을 더해야 할 게 분명했다.

현수는 이를 악물고, 에너지 파동을 차징했다.

뭐가 되었든 간에 상대의 라이프 포인트를 없애야 이기는 것이니, 공격만이 답이었다.

우우우웅.

푸른 불빛이 손에서 새어 나온다.

현수는 대현의 회피 각도를 예측한 뒤 손에서 힘을 뺐다.

다음 순간.

밝은 광선이 직선으로 날아간다.

미니언을 정리하기 위해 소용돌이를 날리는 타이밍에 맞춰서 쐈으나.

휙─.

그마저도 쉽게 피해버리는 고대현이었다.

“신경 지구력만 좋은 게 아니었네.”

현수는 입을 꾹 닫은 뒤, 스킬 상점창을 뒤졌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스킬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띠링.

[공허 광선을 구매하셨습니다.]

장거리 타격 스킬인 공허 광선을 구매했다.

이것으로 에너지 파동과 함께, 반대 회피 방향으로 공격을 날릴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공허 광선을 날리고, 바로 왼쪽에 에너지 파동을 쏴야지.’

기본 회피 스킬인 근거리 돌진.

그 텀을 이용한다면 처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건 회피 스킬이 아니라 자력으로 미세 무빙을 해야 피할 수 있다. 아직 대현이 형한테 이 정도는 무리일 거야.’

슈웅- 펑!

계획을 세운 현수는.

날아드는 대현의 공격을 간신히 피한 뒤, 공허 광선과 에너지 파동을 준비했다.

뿌수유.

공허 광선이 비교적 느린 속도로 발사된다.

그리고 이어서 반대편에 에너지 파동을 쏜다.

‘업그레이드 때문에 에너지 파동의 면적이 늘어나서 피할 수밖에 없지.’

그는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예전에만 해도 엄청 못하고, 티어 또한 바닥이었던 사람이 어찌 이 짧은 기간 동안 바뀔 수 있겠는가.

‘이제 슬슬 맞을 때도 됐지.’

현수가 그리 생각하고 있자니.

스슷.

보란 듯이 짧은 스탭 한두 번으로 피해버리는 고대현.

보아하니 운으로 나온 실력은 아닌 듯했다.

‘마, 말도 안 돼…….’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투사체를 피하기란 어렵기에.

현수가 경악한다.

그렇게 그가 점점 전의를 상실해갈 때였다.

삐빅.

[난이도가 변경됩니다.]

갑자기 난이도 변경 메시지가 나타나면서 양측 공격 스테이지의 거리가 멀어진다.

쿠구구구.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맵 사이의 거리가 늘어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멘틀이 이동하듯.

서로 서 있는 스테이지가 양쪽으로 왕복운동을 한다.

그 때문에 기존의 스킬 업그레이드 수준으로는 상대방에게 공격이 닿지 않았다.

‘이게 무슨……? 아, 설마.’

이렇게 난이도를 조절할 만한 사람은 한 명밖에 없기에.

어리둥절하던 현수가 일순 내막을 알아차린다.

‘아빠가 난이도를 조절했나 보네.’

아마, 대놓고 조절은 못 하고.

자연스러운 단계인 것처럼 포장해서 설명했을 것이다.

‘시간을 벌었으니까 그동안 전략이나 짜야겠다.’

뭐가 되었든 간에 가족한테는 실력이 떨어졌다고 구박을 받을 게 분명했다.

그는 미니언을 정리하면서 스킬 상점을 살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롭게 얻을 스킬을 눈에 담았다.

상대 진영 타격 스킬은 종류가 별로 없는지라, 단순 마법 스킬을 제외하고는 총이나 활 같은 원거리 무기가 전부였다.

‘그래, 거리가 더 멀어졌으니까, 이참에 저격으로 갈아타야겠어!’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기보단 저격으로 승부한다.

‘기존에 스킬에 투자한 게 있을 테니, 스킬에 더 포인트를 쓰겠지?’

현수는 고대현이 에너지 파동을 날리려고 차징할 때 발생하는 빈틈을 상기하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리 예측을 잘해도 총알을 피할 수는 없지.’

* * *

그 시각.

‘응? 갑자기 맵이 바뀌었네?’

대현은 별안간 바뀐 맵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리가 멀어지고 방향이 실시간으로 바뀌네…….’

흔히 말하는 난이도 변경인 듯했다.

대현은 좌우로 움직임과 동시에, 더욱더 먼 거리로 밀려난 현수의 위치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 뒤로 얼마나 지났을까.

‘이걸로 가야겠다.’

마침내 대현의 손에 들린 무기는 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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