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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25화 (25/200)

제25화

#25화

앳쉬의 아이템.

다시 보니 종합적으로 제국의 망령.

무라마사, 굶주린 혈드라와 멸필자의 운명까지 추가되었다.

전부 갈래 화살의 추가 효과를 주기 위한 아이템이었다.

‘뒤에서 피흡과 치유력 감소, 서포팅까지 3개를 동시에 하겠다, 라…….’

스킬 하나로 극한의 이득을 취하겠다는 의미였다.

‘신성한 원딜로 저런 템트리를 가다니!!’

갱그플랑크는 상대의 악랄함에 감탄 비슷한 분노를 했다. 그리고 아군이 갈래 화살에 맞았을 때를 상기했다.

자신은 피 회복 + 상태 이상 면역 스킬.

귤 먹기를 쓰면 되고.

붸인은 미니언으로 피흡을 하면 된다.

그러나 다른 아군은 아니었다.

부채꼴로 퍼지는 갈래 화살은 피하기도 어렵고. 맞으면 브란도와 쥔의 속박에 맞을 확률도 올라갔다.

‘저 앳쉬. 반드시 없앤다.’

갱그플랑크는 술통을 깔았다.

양팔을 허리춤에서 동시에 올리자, 갱그플랑크의 눈에 빨간색 화염통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어서 적당한 필드 위에 신경을 집중한다.

화염통을 현현시켜야 하기에 팔에서 힘을 빼고.

화염통을 허공에서 구현해낸 다음, 곧바로 평타를 쳐서 화염통의 게이지를 1로 만든 뒤.

퍼엉-!!

화염통이 터지는 순간, 새로운 술통을 깔아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게 한다.

삑.

[동작 구현 : 90%]

동작 구현 90%의 재빠른 일격.

하지만 앳쉬는 미리 알았다는 듯한 스텝만으로 공격을 피해버렸다.

그간 많이 했기에 갱그플랑크의 숙련도가 높았지만.

아직 처음부터 구현율 100%를 달성할 정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그런 심혈을 기울일 판도 아니고 말이다.

‘쯧, 아직 느려.’

공격이 빗나간 갱그플랑크는 혀를 찼다.

공격이 빗나간 사이 앳쉬의 전방위 갈래 화살을 또 맞았다. 이어서 날아오는 쥔의 불살연의와 브란도의 업화작열.

갱그플랑크는 물러나서 귤을 먹고 생각했다.

‘화염통을 맞추고 싶어도 거리가 너무 멀어서 까다로워.’

슬로우에 걸릴 때마다 귤을 먹을 수도 없다.

상대의 기습을 대비해서 아껴둬야 했으니 말이다.

결국, 갱그플랑크는 한타 때 앳쉬를 겨냥해서 궁극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포겨억!!

과쾅쾅!!

맵의 일정 범위에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부스터 콜.

갱그플랑크는 모든 아이템을 쿨타임 감소로 둘렀다. 궁극기의 쿨타임을 줄여서 궁을 많이 쓸 생각이었다.

‘어차피 팀 게임이니까. 우리 팀 파이쿠랑 붸인이 잘하면 돼.’

갱그플랑크는 화염통을 깔아두고 공격하는 방식이기에. 선 진입보다는 미리 준비하고 공격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니 자신은 피만 좀 빼주고.

파이쿠가 궁극기를 잘 쓰면 될 것이다.

“파이쿠, 처형 잘 할 수 있지?”

갱그플랑크의 말에 파이쿠가 대답했다.

“응, 화염통 슬로우에 브라옴 궁극기까지 있어서 할만해.”

파이쿠의 궁극기는 일정 피 이하의 적을 처형하며.

적을 처형하는데 성공하면, 궁극기의 쿨타임이 초기화돼서 연속적인 처형이 가능하다.

처형까지의 시전 텀이 있긴 하다만.

각만 잘 나오면 2~3명 정도는 한 번에 없애 버릴 수 있었다.

“저런 템트리 따위는 금방 뒤집을 수 있지.”

“가자!”

그 후로는 파이쿠와 갱그플랑크가 주도했다.

제일 못하는 탈랴는 뒤돌아보면 죽어있고, 그나마 살아남은 붸인이 나머지 애들을 처리해줬다.

쥔, 센아.

둘 다 공속이 느려서 붸인 정도면 할만했다.

붸인은 동작 난도가 낮으면서, 대미지가 강한 챔피언 중 하나니까.

퓩퓩-!!

스킬 시전 동작이 없는 만큼 속도가 빨랐다.

쥔과 센아가 어영부영하는 사이 붸인의 3타 고정딜이 작렬했다.

‘이제 좀 힘드네.’

상황을 살피던 대현은 앳쉬의 마지막 아이템을 고민했다.

‘이제 적들도 강해졌으니 하나쯤은 둘러야겠지?’

성적을 정하는 자리가 아니기에 부담감이 없던 그는 절륜한 왕의 검을 골랐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아이템은 [무라마사, 제국의 망령, 굶주린 혈드라, 멸필자의 운명, 절륜한 왕의 검, 마법 방어 신발]이었다.

정말이지 중구난방이다.

이것을 옆에 있는 이하린도 느낀 걸까.

그녀가 재차 입을 열었다.

“네 템트리 진짜 특이하다. 뭐, 어디서 따로 공략이라도 보고 고른 거야?”

그래도, 이번에는 의구심이 담긴 물음이 아니었다.

이하린은 앞선 앳쉬의 견제력과 딜링을 보고 내심 놀란 상태였다.

“공략……? 그건 아니고.”

이에 대해 대현은 약간의 고민을 한 뒤 대꾸했다. 대충 지어내서.

“내가 연구했어. 응, 연구야. 연구.”

“진짜……?”

이하린의 얼빠진 듯한 물음.

이에 부담감을 느낀 대현은 화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건 그렇고. 너, 계속 죽을 거면 탱템도 좀 뽑으라고.”

“아.”

아트락스는 강한 피흡을 통해서 적진에서 오래 사는 건데. 상대 조합과 처형 때문에 오래 살지 못했다.

더군다나 빙의자가 이하린인 바람에 죽는 게 더 빨랐다.

그래서 피흡템 하나만 가고 나머지는 전부 탱템으로 가라고 말했는데…… 왜 전부 다 딜이야?

이하린은.

초반이었다면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건데?’라고 대꾸했겠지만.

지금은 전적도 그렇고 팀의 구멍이 자신인 게 확실했으므로,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그냥 습관적으로 사다 보니까…….”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그것이 아트락스의 멍청한 모션과 어울려서, 대현은 하마터면 풋- 하고 웃을 뻔했다.

의외로 허당끼가 있고, 반응하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챔피언을 앞뒤로 움직일 때였다.

-땅을 일군다!

쿠구구구구구-

탈랴의 궁극기 시전 대사와 함께 긴 벽이 사선으로 생성되었다. 순식간에 팀원들이 분리됐다. ‘바위 사술’이라는 지형 변환 스킬이었다.

촤락-

스킬을 맞추느라 앞에 있던 브란도가 파이쿠의 작살에 끌려갔다. 그리고 하나의 불꽃도 쓰지 못한 채, 처형되어 바닥으로 사라졌다.

콰광쾅!

곧이어 바위 경계선 뒤쪽으로 갱그플랑크의 부스터 콜이 떨어졌다. 도와주지 못 하게 하기 위함인 듯했다.

별안간 쥔도 브란도를 따라 퇴장했다.

센아가 궁극기로 실드를 줘봤지만, 소용없었다.

[파이쿠 -> 브란도]

[파이쿠 -> 쥔]

결국 남은 아군은 앳쉬, 아트락스, 센아였다.

“너는 내 뒤에 있어. 온다!”

“잠깐 이번에는 그냥 타워 내주는 거로─.”

“햐압!”

‘저거, 버릇 못 고치고 또 가네.’

아트락스가 궁극기 ‘세계의 종말자’를 쓰고 앞으로 돌진했다.

세계의 종말자는 아트락스가 진정한 악마의 모습을 보이며, 이동속도가 증가하는 스킬.

펄럭-

이를 증명하듯 아트락스의 등에서 날개가 솟아오르며 몸이 붉게 변했다.

푸욱─!!

“억.”

하지만 붸인의 이어지는 선고에 의해.

아트락스의 몸이 앳쉬를 빠르게 지나쳐서 벽에 처박혔다.

선고는 붸인이 볼트를 발사해서 대상을 뒤로 날려 보내는 스킬. 날아가던 도중 지형에 부딪히면 스턴에 걸리게 된다.

때문에, 아트락스는 정육점의 돼지고기처럼 해체당했고, 종장에는 파이쿠에게 처형당했다.

이제는 난가……?

대현은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글부글-

은신 상태의 파이쿠.

집중해서 화면을 보자, 일렁이는 놈의 실루엣이 살짝 보였다.

‘위에서 보니까 더 잘 보이는군.’

대현은 모든 시야를 날아드는 공격에 집중했다.

쒜액-

그때였다.

뼈 작살이 허공에서 튀어나옴과 동시에 파이쿠의 몸이 진해졌다.

타타탁-

대현은 그 움직임을 예측이라도 한 듯, 뒤로 점멸을 사용했다. 그러나 파이쿠는 이동 스킬이 많은 편이었고.

연이어 ‘망량의 물살’을 쓰며 앳쉬에게 접근했다.

이내,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앳쉬의 피가 줄어들었다. 파이쿠가 방어력 관통 아이템을 둘렀기에, 단 3대로 처형을 할 수준까지 체력이 내려갔다.

‘이게 성공하면 3연속 처형.’

처형이 성공하면 쿨타임 동안 다시 처형 스킬 사용이 가능해진다.

‘적어도 처형은 피해야겠다.’

그는 파이쿠의 처형 타이밍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집중.

화염통 소리와.

파이쿠의 작살 소리.

그리고 바닥에 떠오르는 처형 표식…….

‘지금이니?’

끼이이익-

때마침 앳쉬의 발밑에 붉은 X자가 생겼다.

이 X구역 안에서 죽으면 처형.

공중으로 뛰어오른 파이쿠가 팔을 교차한 뒤, X자로 칼을 휘두르며 내려온다.

대현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내 손이 앳쉬의 발이다.

그러니까.

마우스를 아래로 내린다.

내린 다음 눌러서.

한 발자국을.

이렇게.

딸깍.

파이쿠의 공격이 내려온 지점.

앳쉬는 단 한 발자국만 움직여서 공격을 피해냈다.

“어? 피해……·?”

당황한 걸까.

파이쿠가 잠시 정지했다.

‘이제는 갱그플랑크다.’

쾅-

쾅-

대현은 이어지는 화염통 공격에 집중했다. 갱그플랑크의 화염통은 기차선로 잇기 같은 스킬. 그러므로 서로 연결되기 전에 미리 평타를.

핏-

“엇.”

앳쉬의 화살이 갱그플랑크의 화염통을 먼저 터트렸다. 흐름이 끊어졌다.

스슥.

그 틈 사이를 비집고 투명한 게 굴러왔다. 붸인이었다. 고대현은 붸인이 궁을 먼저 쓰고 굴러오는 방향을 봤기에.

쿠웅.

그 장소에 궁극기, 마법의 정수 화살을 날렸다. 날아가던 거대한 정수 화살이 허공에서 멈추고.

정지한 붸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위로 유성이 하나 떨어진다.

‘그리고 또.’

딸깍.

대현은 이어서 점멸로 탈랴의 땅 흔들림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갈래 화살과 평타를 섞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카이팅이라는 것을 한 것이다.

‘이제 조금씩 된다.’

한 발자국 물러나서 공격.

또 한 번 뒤로 물러나서 공격.

가슴이 두근거린다.

실력이 오른다.

귤을 먹으며 달려오는 갱플의 모습이.

서로 킬을 따려 교전하는 이 검바람 나락이.

조금씩 느리게 보이기 시작했다.

* * *

그 시각.

검바람 나락의 공중에 있는 서리 바람 왕좌.

김원은 30반부터 40반의 게임판을 유심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른쪽.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검바람 나락의 1자 라인 5개가 나열되어 있다.

되도록 다양한 학생들을 균등하게 살펴보자고 마음먹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담당 반 중에서 제일 높은 30반부터 눈길이 갔다.

‘다들 적당히 하네.’

사실 검바람 나락으로 실력을 평가하기는 뭐하다. 애초에 랜덤픽이고, 워밍업에 가까우니까.

그나마 볼 건 챔피언의 스킬 숙련도 뿐이었다.

김원은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기대고 옆을 응시했다.

삐빅.

[딜량 기록표]

모든 라인의 딜량이 실시간으로 기록 중이었다.

덕분에 김원은 별 수고 없이 업무를 할 수 있었다.

‘응? 이건?’

그러던 중.

김원의 시선이 문득 홀로그램 화면에서 멈췄다.

[딜량 순위]

[40반 - 고대현]

[30반 - 이밀훈]

[32반 - 김미미]

[35반 - 최영희]

못 본 사이 40반 학생이 최상위에 랭크되었다.

‘고대……현?’

어제 상담했던 고대현 학생에게 하이라이트가 그어져 있었다. 그는 맨 왼쪽에 있는 40반 라인을 확대했다.

‘화살을 맞고 표식이 생기네?’

앳쉬의 갈래 화살을 맞은 챔피언들의 머리 위에 빨간 표식이 생겼다.

제국의 망령이라는 아이템 효과였다.

“왜 앳쉬가 AP 서포트템을?”

이것이 제국 앳쉬를 본 신영범의 첫 감상이었다.

앳쉬는 AP계수가 궁극기에만 있기에.

왜 이런 템을 가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그는 곧 그것이 편견임을 깨닫게 되었다.

앳쉬의 갈래 화살 범위에 딱 들어맞는 검바람 나락과 아군의 추가 공격 대미지. 이것이 딜로스라고 여겨진 부분을 보완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추가로 무라마사.

멸필자의 운명 같은 치유력 감소 아이템을 둘러서, AD적인 대미지가 부족하지도 않았다.

검바람에서 밖에 못 쓰겠지만.

꽤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단지 제국의 망령 효과와 앳쉬의 검바람 효율을 보고 선택한 거란 말인가?’

김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학생 관찰 일지에 대현에 관한 것을 기록했다.

[아이템을 고름에 있어서 발상의 범위가 넓음. 다양한 시도를 해봄. 그리고…… 평타 동작이 예상보다 깔끔함.]

평타 동작의 기본기가 좋다는 설명과 함께. 선생님과의 1대 1 전투.

이때의 피드백 설교를 위해, 다양한 말이 메모에 기록될 때였다.

띠링─.

[-패배-]

대현의 라인 게임이 끝났다.

아쉽게도 게임은 패배였다.

‘뭐, 한 번에 밀렸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

제국 앳쉬의 견제력이 좋긴 해도 후반으로 갈수록 한계가 보였다.

결국 원딜은 평타를 때려야 하는 존재니까.

‘이제 다른 팀을 좀 봐야겠군.’

제국 앳쉬 정도면 충분했으므로.

그의 시선은 곧 다른 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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