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갑전선에서 살아가는 법-49화 (49/186)

49. 바다의 콜러서스(3)

“직격 확인! 적 잠수함! 반응 없습니다!”

“허, 저 백상어를 격파했다고? 콜로서스가?”

화염과 연기를 내뿜으며 수면 위로 떠오른 잠수함, 백상어의 모습을 확인한 순양함 벨로스터의 제독, 카일 웬리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육중한 골격과 그것을 감싼 두터운 장갑으로 이뤄진 콜로서스는, 물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땅에는 기사, 바다에는 제독이라는 말과 함께 서로의 영역을 확고히 하던 육, 해군의 두 세력.

그 구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존재가 나타난 것이었다.

“수송선 아일랜드에서 수신호입니다!”

“말해봐.”

“이 시간부로 적 함선에 접안하여 콜로서스를 인양하겠음. 함장의 허가를 바람! 이상입니다!”

수병이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얀을 태웠던 수송선과 그 선단이 자신들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답신해. 해당 콜로서스는 본함의 소속으로 배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본함, 벨로스터가 직접 인양하겠다. 이상!”

처음에는 수도에서 찾아온다는 기사단장이라는 자에게 온 관심이 쏠려있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저 진회색 콜로서스의 주인.

2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낸 저 기사가 누구인지에 더 흥미가 생긴 카일은 점점 가까워지는 백상어의 잔해를 바라보며 씨익 웃음 지었다.

“잠수함 잔해에 앵커를 연결해라! 항구로 인양한 뒤 내부 인원들을 붙잡아 심문한다!”

“예!”

그 오랜 세월동안 자신들을 괴롭혀 온 백상어의 선원들.

복수심에 눈을 빛내는 수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배의 곳곳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자세히 말해봐.”

전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표였던 적의 잠수함을 잡아낸 얀이었지만, 닐의 설명을 들은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잔해의 표본 분석 결과, 해당 기체의 생산시기는 현 시각으로부터 약 3년 전으로 추정됨. 또한 이곳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생산시기는…. 현 시각으로부터 약 3일 전.]

“고대의 유물을 파낸 게 아니라, 직접 만들었단 얘기야? 이 잠수함을?”

[긍정. 정확히는 해당 무기가 아닌,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확률이 높음.]

“하, 골치아프네.”

닐의 설명을 들은 얀이 이마를 짚었다.

고대인의 유물을 찍어내는 공장이 적의 손에 넘어가있었다니, 타우르 사건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뿌우우우-!

뒤편에서 들려온 뱃고동 소리에 정신을 차린 얀이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밟고 있는 백상어의 잔해 곁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양함이 자신을 향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해군 수신호를 나한테 해봤자 못 알아먹는데.”

그렇게 생각한 얀이었지만, 이윽고 중앙 갑판에 놓인 구명보트를 치우며 이곳으로 오라는 듯 손짓하는 수병들을 보자 얀은 그들의 신호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

쿵-! 쿵-!

[접지면 재질 분석 완료. 접지압 조정. 내부 서스펜션 가동,]

푸쉬익-!

콜로서스의 장갑판과 같은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본래 무게가 무거운 콜로서스는 군함의 갑판 위로 올라올 수 없다.

발바닥에 집중된 좁은 접지압 때문에, 갑판을 딛고 올라서는 순간 콜로서스의 발이 갑판을 뚫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대인의 기술로 만들어진 글레이프니르는 이전에 진흙탕에서 그리했듯이, 기체의 무게중심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켜 아무렇지도 않게 순양함의 갑판에 올라서고 있었다.

“허, 콜로서스가 순양함에 걸터앉다니.”

“살다 살다 별 희한한 광경을 다 보겠네.”

인양작업을 위해 백상어의 잔해에 쇠사슬과 철선을 걸던 수병들이 그것을 보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이봐! 여기 이것 좀 봐!”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고참병의 고함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수병들이 부리나케 그곳으로 달려갔다.

“살려줘…!”

“숨이…! 숨이 안 쉬어져!”

“꺼내줘!”

뒤집힌 잠수함 선체의 밑부분. 내부의 폭발로 난 구멍들 틈새로 수많은 사람의 손이 올라와 버둥거리고 있었다.

“어으, 이게 뭐야?”

“선체가 뒤집히면서 탈출구가 막혔잖아. 밑은 잔해와 물로 막혔으니, 공기를 찾아 올라온 놈들이지.”

“하, 그래봤자 이거 우리 힘으론 못 뚫잖아.”

에어 포켓. 선체는 뒤집혔지만, 원래 남아있는 공간 덕분에 뒤집힌 잠수함의 위에는 커다란 공기방울이 생긴 듯 했다.

그러나 곳곳에 뚫린 구멍을 통해 빼져나가는 공기. 그것을 막기 위해 잠수함의 선원들은 자신의 팔을 구멍에 집어넣어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려 한 것이었다.

“지독한 해적 새끼들. 꼴에 죽기는 싫은가보지?”

“이거 팔 어떻게 할까? 잘라내?”

이미 압력 때문에 피부가 파랗게 죽어가는 것을 본 수병들 몇몇이 못 보겠다는 듯 등을 돌렸지만, 대부분의 수병들의 얼굴에 보인 것은 측은함이 아닌 통쾌함이었다.

“네놈들이 가라앉힌 구축함에 탔던 녀석들도 똑같이 살려달라고 했을 걸?”

“시체도 못 찾았다 이 개새끼들아. 우리가 네놈들을 살려줄 것 같아?”

이미 다른 잔해에서 다섯 명의 포로와 함장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그들에게는 더 이상의 포로가 필요 없었다.

“부탁이야…. 살려줘…!”

“뭐든 말할게!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목숨만은!”

“추워! 이대로 가면 여기 갇힌 80명은 전부 죽는단 말이야!”

구멍을 통해 솟아나온 수십 개의 팔들이 미친 듯이 목숨을 구걸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수병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니미, 해적 새끼들이 뒤지든 말든.”

“야. 그냥 철수해. 인양 시작하면 한 번 더 뒤집힐 텐데, 그때 다 죽을 테니까.”

그렇게 말한 고참병이 작업이 끝난 병사들을 돌려보낸 뒤 텅 빈 잠수함의 선체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튀어나온 수십 개의 팔 말고도, 선체 하부에서 솟아난 팔들이 잠수함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듯 움직이고 있었다.

“알아서 뒤지라지. 해적 새끼들.”

그 오랜 시간동안 저들에게 고통받아온 세월을 떠올린 고참병은 퉤, 하고 침을 뱉은 뒤 순양함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도 변방 전선과 다를 게 없군.”

수병들이 잠수함의 생존자들을 비웃는 사이, 글레이프니르의 가슴이 위아래로 열리며 그곳에서 얀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펼쳐진 지옥도를 만든 장본인의 표정이라기에는 너무나도 태연하고, 또한 평온한 얼굴이었다.

쿠르르르-!

이윽고 순양함의 엔진이 물밑의 터빈을 움직이고, 사슬에 묶인 백상어의 선체가 순양함에게 이끌려가며 구멍에서 튀어나온 수많은 팔들을 다시 바다 밑으로 처박았다.

“악! 아아악!”

“제발! 제바아알!”

처음 비명이 나오고 얼마 뒤, 흔들리는 잠수함 내부에서 요동치는 바닷물과 부유물에 몸 전체가 갈려나간 선원들은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첫 전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전과였습니다. 기사님.”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얀이 고개를 돌렸다. 육군 특유의 갈색 제복도, 기사들이나 특수부대의 검은 제복도 아닌 흰 색의 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장교가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순양함 벨로스터의 함장, 카일 웬리라고 합니다.”

그렇게 말을 건네는 밝은 갈색머리의 청년 장교. 붙임성 좋은 특유의 표정은 사람에 따라서는 경박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기사 얀 베르쿠트, 계급은 중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중위님.”

그렇게 말하며 손을 맞잡고 흔드는 두 사람.

군모 한 가운데에 새겨진 소령 계급장을 본 얀이 그에게 말했다.

“저보다 상관이십니다. 말씀은 편하게 해주십시요.”

“육지를 수호하는 기사님과 바다를 수호하는 저희들입니다. 계급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렇게 선을 그으려 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미소 지은 카일이 얀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말했다.

“그럼 저희 나이도 동년배인 것 같은데, 서로 편하게 하죠! 이러면 서로 좋지 않겠습니까?”

웃는 낯으로 그렇게 말하는 카일의 표정을 본 얀은 속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또 속을 알기 힘든 놈이 튀어나왔군.’

이전에 만난 녹색 머리의 하프엘프를 떠올린 얀이었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에이, 그러면서 나만 말 편하게 하라고?”

“…알았으니까 손 좀 풀지?”

얀이 말투를 바꾸자 이제 만족했다는 듯이 어깨동무를 푸는 카일. 표정 없이 그것을 바라보는 얀과 달리, 카일의 눈은 장난기로 번득이고 있었다.

“근데 참,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는 광경인데.”

그렇게 운을 뗀 카일의 시선은 순양함에 끌려 인양되는 백상어의 선체를 향한 채였다.

“근 2년 동안 우리 함대를 괴롭히던 해적들이 이렇게 쉽게 사라질 줄이야.”

“….”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렇게 말할 생각이었지만 얀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믿을지도 의문이고, 그걸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닐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공개해야 했으니까.

“잠수함이 사라졌으니, 이 보급선은 완전히 안전해졌군. 항구에 도착할 때 까지 하루정도 걸릴 텐데, 그때까지 내 집무실에서 술이나 한잔 하지?”

여기도 술이냐.

피곤한 듯 한숨을 쉰 얀은 자신을 이끌고 선체 내부로 향하는 카일을 향해 시큰둥하게 내뱉었다.

“나 술 못하는데.”

***

“전선에 도착하자마자 말고 안 되는 전과를 올렸군. 얀 중위.”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바일사르 해상.

백상어의 선체를 연결한 사슬을 보강할 겸, 중계지점으로써 항구가 갖춰진 무인도에 임시로 정박한 벨로스터와 수송선단은 최소한의 경계인원을 남긴 채 무인도에 상륙해서 여독을 풀고 있었다.

“이 보급품들은 어디로 옮길까요?”

“3번 식품장고로. 건어물은 그 옆에다 두면 되.”

“알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창조주님. 오늘 사라져간 형제들을 인도하시옵고, 그들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수송선에 적재된 보급품들 중 일부를 미리 옮기는 수송선단의 선원들과 죽은 전우들을 추모하는 수병들이 뒤섞인 무인도는 마치 삶과 죽음이 뒤섞인 듯 기묘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수병은 땅에서 일어나 바다에서 잠든다.”

“…부대 구호 같은 건가?”

“아니? 내가 방금 지어낸 말이야. 멋있지?”

어느새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운 뒤 자신에게 다가온 카일을 바라본 얀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짧은 시간동안에 꽤 친해진 것 같군?”

“하하, 어차피 한동안 얼굴 붉히며 지낼 텐데, 격식 따질 필요가 있나 싶어서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너스레를 떠는 카일에게 다가온 케인이 빙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나도 동감일세. 그러니 내게도 말 편하게 하는 게 어떤가?”

“에이, 로렌츠 공자님에게 말을 함부로 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저 잡혀갑니다.”

‘이미 할 말 못할 말 다 하고 있는데.’

로렌츠 공자 본인 앞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본 케인은 재밌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얀과는 다른 의미로 자신의 출신을 신경 쓰지 않는 이를 만났다는 사실이 흥미로운 듯했다.

“중위, 내가 말 놓았다고 무슨 짓을 할 사람으로 보이나?”

“단장님이 뜯어말려도 로렌츠 공작가는 일을 내고도 남죠.”

“하하! 맞는 말이지!”

모닥불에 둘러앉아 그렇게 말하며 웃는 케인. 수도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해 보이는 그의 모습을 보던 얀에게 카일이 말을 걸어왔다.

“근데, 기사가 되자마자 임무라니, 적어도 종자를 고를 시간은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었나?”

“종자?”

얀이 그렇게 되묻자 케인 역시 이해한다는 듯이 맞장구쳤다.

“맞는 말이지. 특히 중위처럼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면, 종자의 존재가 더욱 중요할 테고.”

그렇게 말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정작 얀 본인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단장님도 종자를 데리고 오진 않으셨습니다.”

“내 종자는 지금 기사학교에서 연수중일세. 중요한 시기에 전선으로 끌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지.”

“호오, 기사단장님의 종자라면, 이제 열둘이 아닙니까? 벌써 기사학교에 다닌다구요?”

그렇게 카일이 운을 띄우자 케인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는지 웃으면서 말했다.

“가문에서 천재라고 떠받들던 나보다도 1년 빨라. 혈통만 아니었어도 더 빨리 빛을 봤을 걸세.”

로렌츠 가문의 후계자가 평민 출신의 아이를 종자로 받았다는 소식은 제국을 들썩이게 한 대사건이었다고 한다.

물론, 전선에 틀어박혀있던 얀에게는 금시초문이었다.

“어쨌든, 최대한 빨리 고르는 게 좋을 걸세. 원한다면 내가 인재를 알아봐줄 수도 있는데….”

“아뇨.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케인의 제안을 사양한 얀의 시선은 섬의 한 구석을 향해있었다.

“허, 이런 비실비실한 새끼가 형벌부대랍시고 들어온 거야?”

“가랑이 사이에 그건 제대로 달려 있냐? 까볼까?”

“까봐. 얼굴도 반반하겠다, 없으면 내일까지 돌려먹게.”

“또라이 새끼야, 넌 있어도 돌려 먹을 거잖아!”

마치 바리케이트처럼 군장을 앞으로 껴안은 채 자신을 둘러싼 형벌부대원들을 노려보는 병사.

이전에 갑판에서 마주친 아이린이었다.

“어딜 보나?”

“후보 검증중입니다.”

“뭐?”

얀에게 그렇게 물은 케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악! 이 미친새끼가 물었어!”

“이런 씨발, 정신 나간 새끼가!”

“야! 야! 덤벼든다!”

뻐억!

자신을 향해 내밀어지는 형벌부대원들의 우악스런 손가락을 그대로 물어뜯어버린 아이린이 분노한 형벌부대원들의 발길질에 멀리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으윽?!”

“이 새끼, 군장 속에 야삽을…!”

“끝까지 애먹게 만드네. 이 건방진 새끼가!”

그렇지만 눈물겨운 저항도 거기까지.

군함의 하부 갑판에서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하던 형벌부대원들의 손에 붙잡힌 아이린에게 무자비한 구타가 가해지고 있었다.

“윽! 으윽!”

앞으로 내밀고 있던 군장으로 몸을 감싼 채 힘껏 웅크려 그것을 받아내고 있는 아이린.

그녀의 눈을 잠시 바라본 얀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일으켰다.

“얀 중위?”

“어디가?”

케인과 카일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그들에게로 걸어간 얀. 이윽고 인기척을 느낀 형벌부대원들이 얀의 어깨에 새겨진 낙인을 알아보곤 휘파람을 불었다.

“이야~ 우리 쥐새끼들의 영웅님이 오셨네?”

“때깔 좋아 보이십니다. 기사님?”

“황제 뒷구멍을 얼마나 잘 빨았으면 기사 작위까지 받으셨대요?”

얀을 알아보자마자 쏟아지는 독설과 조롱. 그것을 묵묵히 듣고 있던 얀은 표정 없는 얼굴로 그들을 향해 말했다.

“내 종자한테 뭐 한 거냐. 너네?”

그 한마디에 형벌부대원들, 그것을 구경하던 케인과 카일, 거기에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린까지도 말을 잃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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