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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로 강해지는 헌터님-137화 (137/221)

137 왔다! 왔어!(1)

아크럼과 지금은 알고 있지만, 작전 실행 전까지는 이름도 모르고 있던 중국 각성 범죄자 집단, 그리고 군인들을 제압 또는 사살하는 작전이다.

예상대로 작전이 진행되면 좋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작전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 국방부 내부 감사팀은 또 다른 작전을 세웠다.

변수가 발생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도 도주하는 세 무리 중에 하나와 충돌할 것이다. 그러니 추적 마법을 걸어 적의 본거지를 찾자.

세 무리를 동시에 제압하는 것이 어려워지면 그냥 하나의 집단만 잡아 보자는 식으로 세운 작전.

“안 들키겠습니까?”

“안 들켜요.”

같은 소속 헌터의 도움을 받아 부상을 입은 부위에 붕대를 감던 이연희의 물음에 한율이 바로 대답했다.

아크럼, 그리고 중국의 각성 범죄자 집단, 혈사회와 군인들과의 전투가 끝난 것이다. 이후에 일어날 몬스터와의 전투를 대비해 지형을 바꾸고 있던 한율은 질문한 이연희뿐만이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있던 헌터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자 시체를 땅에 묻고 대답했다.

“추적 마법 대상자가 자신이 추적 마법이 걸렸다는 걸 알고 있으면 추적 마법이 아니죠.”

“하지만 A급 헌터입니다.”

“저도 한정적 A급 헌터입니다.”

“……몬스터 한정 아니었습니까?”

“사람을 상대할 때에도 한정적 A급 헌터가 됩니다. 공격 마법은 대량의 마나를 사용하고, 마나의 유동이 너무나 거세지만 보조 마법으로 분류되는 마법은 소량의 마나를 사용하고 마나의 유동도 적어서요. 뭐…….”

디그 마법에 이어 어스 월을 사용해 주변에 커다란 벽을 설치하던 한율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S급 헌터라면 알아차리겠지만요.”

A급 헌터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확신이 담긴 한율의 말에 안도를 한 이연희가 부드러운 미소로 같은 소속 헌터에게 감사를 전하고 강찬혁 상사를 바라봤다.

아크럼이 시야에서 멀어지는 순간 이연희는 한율에게 질문을 던졌고, 강찬혁 상사는 군사 분계선에 연락을 취했다.

레온 길드?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아직 추적 중일 수가 있기 때문이고 적의 이동 경로를 추정해 매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자는 남겼다. 아크럼이 수작을 부려 몬스터들이 몰려들 거라고.

“예. 알겠습니다. 예. 예. 충성.”

고개를 몇 차례나 끄덕인 강찬혁 상사가 스마트폰을 내리고 사람들을 돌아봤다.

“군사 분계선 쪽으로 향하던 몬스터 일부가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합니다.”

“등급은요?”

“숫자는요?”

“군사 분계선 방향에서 약 80마리. 최고 등급 몬스터는 B등급.”

“…….”

군사 분계선 쪽에서 B등급 몬스터가 80마리.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또 한 번 치러질 전투다.

이연희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자 이번에는 한율이 강찬혁 상사에게 물었다.

“다른 방향은요?”

“12시 열다섯 마리. 2시 방향 백서른두 마리.”

“백삼십이?”

“그래.”

“왜요?”

아크럼은 거래하기 직전, 군사 분계선에 혼란을 주기 위해 몬스터를 유인했다.

“앤트. 땅속에 숨어 있던 앤트가 움직였다.”

“…….”

“즉, 몬스터 200마리를 막아야 한다?”

아크럼과의 전투로 피곤, 그리고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헌터들과?

“어.”

“레온 길드는요?”

“전투 도중에 참가할 거 같다고 하더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

위성의 힘을 빌려 북한 영토를 확인하고 있는 후방 지원팀이 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예상 도착 시각은요?”

“1시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강찬혁 상사.

깊은 한숨을 내쉰 한율이 거래창을 열었다.

신체 강화 또는 마나 홀 증대를 위해 보관해 둔 영초가 있다. 하지만 그는 마나 회복을 위해 영초를 씹으면서 지형 변화와 관련된 마법을 사용했다.

***

게이트, 그리고 몬스터와 함께 등장한 각성자.

북한에도 각성자가 있었다. 하지만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은 그들은 국경에 배치된 군인들을 제압하고 무너트린 후에 남한으로, 그리고 중국으로 이동했다.

만약 고위급 간부가 능력을 각성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각성한 사람들은 일반인들이었고, 초능력을 손에 얻은 일반인들을 군대는 막지 못했다. 오히려 기회라고 여겨 군인들 또한 무너진 국경을 넘어 도망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사일과 같은 무기로도 몬스터를 죽일 수가 있다.

하지만 북한 영토에서 생성된 게이트는 열 개가 넘었고, 그중 세 개가 평양 주변에 나타났다.

E급 게이트 5개.

D급 게이트 3개.

C급 게이트 1개.

그리고 B급 게이트 1개.

각성자를 잃은 북한은 게이트를 막아 내지 못했고, 그렇게 게이트의 폭주가 발생하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북한이라는 나라가 사라졌다.

민간인 사망자?

많았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국가는 없었다.

최초로 게이트와 몬스터가 등장했을 때, 헌터 또한 그 숫자가 매우 적었고 전투 능력도 매우 떨어졌다. 그래서 몬스터를 토벌할 수 있는 각성 능력자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안전을 위해 지원을 포기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물론 헌터를 파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도 노력했다. 그 노력이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이 아닌 피난하는 일반인들에게 향했지만 말이다.

“후우. 진짜 다양하네.”

대한민국, 그리고 중국이 북한 영토 수복, 정확하게는 점령하기 위해 움직인 것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지도에서 사라지고 몇 년이 지난 후.

방치된 북한 영토에서는 게이트가 생성되고 폭주가 일어나 몬스터가 게이트에서 튀어나오는 브레이크 현상이 몇 차례나 반복한 몇 년이 지난 후다.

“골렘도 있고, 리자드맨도 있고, 앤트도 있고, 차우도 있네.”

어스 골렘을 한 번, 리자드맨을 한 번, 앤트를 한 번, 거대한 멧돼지 차우를 한 번.

“저거 먹을 수 있을까?”

옆에서 들려오는 이대한의 물음에 잠시 고개를 돌려 바라본 한율이 다시 동물형 몬스터, 차우를 바라봤다.

게임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멧돼지였지만 일단 멧돼지는 멧돼지다.

“먹고 싶냐?”

“배 안 고프냐?”

한율은 적들의 공격에 텀을 주기 위해 파이어 월이라는 불의 장벽 마법을 생성해 몬스터를 나눴고, 불의 장벽이 생성된 이후에 차우가 돌진했다.

“배는 고프지.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냐.”

저녁 9시에 시작해 새벽 5시에 종료된 전투.

체력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했지만 몬스터를 잡아먹을 정도로 배가 고픈 것은 아니었다.

“그렇군.”

고개를 끄덕인 이대한.

한율은 고개를 끄덕인 이후에도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이대한을 확인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왜.”

“파이어 주문서가 필요하다, 파트너.”

“……진짜 먹어 보게?”

“맛만 보게.”

“…….”

피곤하다.

습관적으로 뒷목을 잡은 채 목을 좌우로 꺾은 한율이 거래창에서 파이어 마법 주문서 한 장을 꺼냈다.

“이상 있으면 바로 와라. 해독 마법 걸어 줄게.”

고개를 끄덕인 이대한이 그대로 차우 앞으로 이동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한율이 마법을 준비했다.

몬스터의 전투까지 끝났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게 있다.

“탐지.”

마나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자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지도.

마나는 감지된다. 하지만 속도, 그리고 하나로 뭉쳐 이동하는 것을 보아 몬스터가 아닌 인간으로 추측되고,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감사과 소속 헌터 또는 훈련을 마친 군인들로 추측되었다.

없다.

정확하게는 근처에서 몬스터로 추측되는 마나를 품은 생명체는 느껴지지 않았다.

한율이 천천히 눈을 떴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걸어오는 발키리 길드의 이연희, 그리고 레온 길드의 김건우가 보였지만 아직 거리가 있어 주변을 살필 시간은 충분했다.

레온 길드.

몬스터와의 전투 도중에 합류한 레온 길드는 마탑, 그리고 발키리 길드를 공격하는 몬스터의 후방을 공격했고, 그전에는 아크럼이 아닌 중국의 각성 범죄자 집단인 혈사회를 상대해 피해는 매우 적었다.

한율이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발키리 길드.

여성 헌터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발키리 길드는 생각보다 피해가 컸다. 레온 길드와는 다르게 국내가 아닌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범죄자 집단, 아크럼을 상대했고, 그 이후에는 사방에서 몰려오는 200마리가 넘는 몬스터와 싸웠기 때문이다.

마법사의 탑처럼 소수 정예로 작전에 참가한 것이 아니다 보니 피해는 더 컸다. 그래서 거리가 가까워진 한율이 어색한 미소로 반기는 순간, 이연희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크럼의 위치는요?”

오히려 세 번째 전투를 할 생각인지 추적 마법이 걸린 아크럼의 위치를 묻는다.

“바로 움직이실 생각이십니까?”

“아뇨. 일단 돌아갈 생각입니다. 길드의 힘만으로 아크럼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협회와 협력 요청을 할 것이다. 친분이 있는, 또는 아크럼에 빚이 있는 길드와 은밀하게 접촉해 협력을 요청할 것이다.

“서울로 복귀한 후에 연락드려도 될까요?”

“…….”

“…….”

“알겠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이연희를 따라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한율이 고개를 돌렸다.

또 다른 A급 헌터, 김건우.

이대한에게 대여받은 광선검을 들고 있는 김건우는 묘한 표정을 지은 채로 뒤를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다.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으세요?”

“아, 예. 조금 걸리는 게 있네요.”

상체를 틀어 뒤를 돌아보는 김건우.

한율은 자연스럽게 김건우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보이자 바로 물었다.

“누구?”

“중국의 각성 범죄자 집단, 혈사회의 수장 친타오입니다.”

“……본명이래요?”

“네. 본명이랍니다.”

“이야.”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흘린 한율이 정신을 차리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다시 김건우를 바라봤다.

김건우는 사로잡힌 각성 범죄자 집단의 수장, 친타오를 바라보며 그가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혈사회라는 조직이 마음에 걸리시는 건가요?”

“아뇨. 혈사회의 수장, 친타오의 능력이 마음에 걸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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