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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로 강해지는 헌터님-50화 (50/221)

050 민초단이여!(2)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헌터들은 사망했지만, 일반인들은 사망하지 않아 조금 잠잠해졌을 뿐이었다.

⤷ 세계의 변화에 맞춰 움직이는 각성 범죄자 집단들.

⤷ 조심해야 할 각성 범죄자 집단 Top 10.

⤷ 각성 범죄자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VIP 병동 앞.

의자에 앉아 뉴스를 확인하던 한유라가 스마트폰 화면을 밀어 인터넷 뉴스를 모두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인터넷 뉴스, 그리고 방송에서는 한율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청일 그룹에서 각성 범죄자 집단, 아크럼이 한율에게 원한을 갖고 움직일 것을 대비해 헌터 협회와 협상하고, 수호 길드와 협상하고, 인질들에게 부탁을 해 이름을 감춘 것이었다.

한유라가 자연스럽게 우측 버튼을 터치해 화면을 끄고 굳게 닫혀 있는 병동 문을 바라봤다.

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유라는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

한국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처럼 울음을 터트린 것은 아니지만 수술실에 들어간 담당 의사를 대신해 설명해 주는 의사를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헌터 협회의 사과를 듣자마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사내의 목소리.

한유라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경호원 중 한 명이 어색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자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물었다.

“저게요?”

“상대가 아크럼이었으니까요.”

아크럼.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각성 범죄자 집단이었으니까.

문제는 이름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의외로 치안이 좋아 일반 국민이 범죄 집단과 연루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크럼이 그렇게 위험한 집단이에요?”

“예, 아가씨. 헌터 협회분들 오셨을 때 들으셨겠지만 수호 길드, 오리온은 상대가 아크럼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바로 발을 뺐습니다. 청일 그룹이 협력을 제안했음에도 그 제안을 무시하고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죠.”

“수호 길드조차 두려워하는 집단이라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잠시, 경호원은 병동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무는 한유라를 발견하고 빠르게 기억을 더듬었다.

매우 위험한 각성 범죄자 집단을 막아선 것이다.

“아, 보복은 없을 겁니다.”

“……위험한 범죄자 집단인데도?”

한율은 수호 길드조차 두려워하는 범죄자 집단과 싸우고, 그 범죄자 집단의 일을 방해했다.

“흠흠. 한율…….”

말끝을 흐린 경호원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한율 헌터께서 인질을 구출하면서 아크럼의 일을 방해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었으니 보복은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일을 크게 벌인 탓에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안 그래도 게이트의 변화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각성 범죄자들까지 움직여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려 헌터 협회와 국가가 손을 잡았다.

헌터 협회는 범죄자 집단을 소탕할 팀을 창설.

국가는 각성 범죄자들을 추적할 정보팀을 창설.

범죄와의 전쟁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다행이네요.”

게이트 활동을 할 때도 다치고 돌아온 적이 없어서일까.

미묘한 표정으로 병동 문을 바라보던 한유라가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이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경호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짧은 진동과 함께 문자가 날아왔다.

“유리하고 세희가 온다고 하네요.”

한유라의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대화를 나눈 것이었지만, 엄연히 업무에서 벗어난 일.

경호원은 곧바로 정위치로 돌아갔다.

띵동.

메시지가 들어온 지 1분도 채 지자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세 여성이 빠져나왔다.

“왔어?”

“오빠는?”

유리와 세희가 동시에 물었고, 두 사람을 호위하던 배희연은 고개를 살짝 숙여 한유라에게 인사를 건넸다.

“치료 중.”

“에? 방금 담당 의사 선생님 보고 왔는데?”

둘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담당 의사를 찾았고, 의사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병동을 찾았다.

“아, 영초로 치료한다고 하더라.”

“영초로 치료할 수 있는 상처가 아닌데…….”

환자복을 입고 있어 확인할 수 없었지만, 수술을 맡은 의사에게 들었다.

상처는 심각했다. 화상을 입었고, 봉합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깊게 베인 상처가 많았다. 장기도 손상되었고, 뼈가 부러졌다.

헌터여도 최소 3개월 정도는 팔을 쓰지 못하고, 재활 치료로 6개월은 더 소모해야 한다, A급 치유 능력자의 도움을 받아도 반년 이상은 걸린다.

이상이 주치의의 소견이었다.

“엄청 좋은 거 같던데.”

달콤한 향기를 내뿜던 아주 아름다운 꽃.

유리와 세희는 한율의 입원으로 한동안 어두웠던 한유라의 표정이 달라지자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렇게 좋아 보였어?”

“감정이 없어서 몰라. 하지만 딱 봐도 엄청 비싼 거라는 건 알겠더라.”

“헤에? 그런 걸 또 어디서 구했대.”

“민초를 사랑하는 누나한테 받았다는데?”

유리가 눈을 반짝였고, 세희가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엑.”

“……취향은 존중해 주시죠.”

“넹.”

고개를 끄덕인 유세희가 ‘착한 유리’가 아니라 ‘삐진 유리’가 보이자 바로 가방에서 민트 초코맛 우유를 건넸다.

“자.”

“헤헤헤.”

‘삐진 유리’가 사라지고 ‘착한 유리’가 다시 나타났다.

“한 모금 하쉴?”

“괜찮아. 괜찮아. 다 마셔. 전부 다.”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유리의 어깨를 두들긴 세희가 다시 유라에게 물었다.

“그래서 삼촌들이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구나.”

“응.”

“얼마나 걸린대?”

“3시간 정…….”

화아아악!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새하얀 빛.

한유라와 유세희가 깜짝 놀라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배희연이 두 사람의 팔을 잡았고, 병동 앞을 지키고 있던 두 경호원이 마나까지 끌어올려 주변을 경계했다.

일반인인 두 사람이 빛을 보고 깜짝 놀랄 때, 각성자들은 빛과 함께 흘러나오는 마나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치료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치료요?”

“예. 빛과 함께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기다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A급 헌터 배희연의 설명이다.

정확하게는 마나를 사용하는 ‘헌터’의 설명이다.

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빛이 새어 나오는 병동을 바라봤다.

***

천천히 눈을 뜬 한율은 멍하니 전방을 응시하다가 티셔츠를 잡아당겨 왼쪽 가슴을 확인했다.

네 개의 원.

“허미. 시벌.”

각성 범죄자들과의 전투로 경험을 쌓았고.

백색 가면과의 사투로 마법을 더욱더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었으며.

가치 500짜리 영초를 복용해 대량의 마나를 흡수했다.

그 결과는 4서클.

“민초단이여…….”

자신의 딴에는 심각한 부상이었다.

하지만 플로네 화이트를 복용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는지 플로네 화이트의 2할만이 치료를 하는 데 쓰였다.

나머지 8할?

치료할 곳을 찾기 위해 전신을 돌아다녔다.

그래서 한율은 플로네 화이트가 품고 있던 자연의 마나를 마나 홀로 옮겼다.

그냥 육체를 돌아다니다가 소멸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마나로 만드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영원하라!”

자신도 모르게 양팔을 번쩍 들고 소리칠 때, 문이 드르륵 열리며 세 명의 소녀가 한율의 시야에 들어왔다.

“…….”

“……뭐 하냐?”

“민초단이여! 영원하라!”

“……?”

한유라는 인상을 찌푸리고, 유세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이유리는 달랐다.

“민초단이여! 영원하라!”

“우하하하! 영원하라!”

“꺄하하하! 영원하라!”

그녀는 환한 미소와 함께 한율처럼 양팔을 들고 소리쳤다.

“오빠, 오빠. 오빠도 민초 좋아해요?”

“아니.”

“…….”

“…….”

“근데 왜 영원해요?”

“민초를 사랑하는 누님께서 나를 치료해 주셨거든.”

이유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병동 앞에서 한유라에게 들었다. 한율이 영초를 흡수해 자신의 부상을 치료하고 있다고 말이다.

“영초를 흡수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그 영초를 민초를 사랑하는 누님께서 선물해 주셨어.”

“아항. 역시 민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부 착한 거 같아요.”

“맞아. 그럼 다시 한번?”

“네!”

“민초단이여! 영원하라!”

“민초단이여! 영원하라!”

반복해서 소리치는 한율과 그런 한율의 모습이 재밌었는지 환한 미소와 함께 따라 하는 이유리.

“우와. 정신 나갈 거 같아.”

유세희가 작게 혀를 찼다.

그러자 한유라와 배희연이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야!”

“네! 오빠!”

“민초 좀 사 와라! 누님에게 보내야겠다!”

“네! 뭐 사 올까요?”

“응?”

“민초 우유, 민초 아이스크림, 민초 사탕. 아, 새로 출시된 민트 초코 빵도 있어요.”

“…….”

***

[에리얼: 어머어머. 이게 뭔가요?]

“민초 누님께서 사랑하시는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 민트 초코 우유, 민트 초코 사탕, 민트 초코 빵, 민트 초코…….”

취향을 존중하는 사람은 많았다.

“오헤스 민트 초코맛, 민트 초코 초코바, 민트 초코 소주. 아 소주가 뭐냐면요, 술입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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