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악마의 강림을 방관해라! (2)
“와 씨, 큰일 날 뻔했네.”
나는 어딘가 좀 모자란 듯 보였던 탐욕의 군단장에게서 충분히 멀어진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쪽으로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군단장을 만나냐... 여기가 지옥이야 뭐야?”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자, 앨리스가 맞장구치며 물었다.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왜 순순히 돈을 건네준 거니?”
“무슨 소리야? 그놈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안 준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못 봤어? 그럴 땐 냉큼 주는 게 현명한 처사야.”
고문을 겸비한 심문 전문가인 내가 누군가를 심문할 때마다 항상 느꼈던 게 있다.
왜 묻는 말에 한 번에 대답하지 않는 걸까?
묻는 말에 바로 대답하면 굳이 전기 충격을 당할 일도 없을 텐데, 왜 괜히 튕겨서 고통을 자처하냐는 말이다. 어차피 대답하게 될 거 빠릿빠릿하게 대답하면 서로가 편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데.
이번 일도 같은 맥락이다.
강력한 상대가 돈을 달라고 하면 빠릿빠릿하게 주면 그만인 거다. 물론 이번에는 내가 피해자의 입장이었지만, 봐라.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가? 이건 내가 그간 무수한 심문을 통해 몸소 터득한 삶의 지혜다.
“그렇긴 하지만... 나는 네가 싸울 줄 알았거든. 네 성격에 그냥 돈을 준다는 게 말이 안 되잖니?”
“말이 안 될 건 뭐야?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싸우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그것도 우리보다 강할 가능성이 높은 녀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만약 그놈과 싸워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우리도 다치거나 완전히 힘이 다 빠져버리면 어떡해? 그럼 이 지옥을 방불케 하는 마물밭을 뚫고 강림 의식이 진행되는 장소까지 가기도 힘들 테고.”
게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어찌어찌 그곳까지 가봤자, 강림한 대악마를 암살할 기력이 없으면 말짱 꽝이다.
이런 불확실한 싸움은 최종 퀘스트를 마칠 때까지는 미뤄두는 편이 좋다.
“웬만하면 진짜 불가피한 싸움만 하는 게 나아. 아까 그 배불뚝이 군단장 같은 놈들은 나중에 세르시아 교단군이랑 함께 다니면서 처리해도 되니까.”
“으응, 그렇겠네.”
물론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승리가 확실시되는 싸움은 예외다. 그런 건 그냥 해도 된다. 이를테면 아까 만났던 흑마법사라든가 기타 잡마물들이라든가.
“금화 몇 개 던져주고 피 튀기는 싸움을 피했으니 싸게 먹힌 거지. 아무튼... 다시 움직여 보자고.”
나는 다시 앨리스와 함께 강림 의식이 벌어진다는 늪지대를 찾아 나섰다.
군단장을 한번 만나서 그런지 발걸음이 이전처럼 경쾌하진 않았다. 앞으로도 또 만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근데 탐욕의 군단장이 탐욕스러웠으니... 다른 군단장도 그런 특색을 가지고 있으려나?’
군단장을 또 만나게 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그런 의문이 떠올랐다.
욕망의 군단장은 욕망이 그득하고,
공포의 군단장은 공포스럽다든지.
물론 나도 증오의 군단장인 벨고프라는 녀석을 만나본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땐 꿈속에서 만난 거라 무서운 게 없어서 다짜고짜 선빵부터 날렸기 때문에, 녀석의 특색을 파악할 시간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절망의 군단장은 스스로 절망하나? 그럼 병신인데?’
나는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산속 깊숙이 나아갔다.
***
탐색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지지부진했다.
어디 뭐 이정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거대한 산맥에서 특정 늪지대를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오, 나오라는 늪지대는 안 나오고 마물만 잔뜩 나오고 말이야.”
그나마 마물의 출현 빈도가 늘어났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우리가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는 가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물론 딱 그뿐이다. 마물한테는 뭘 물어봐봤자 키에엑 거리는 요란한 괴성만 돌아와서 아무런 정보도 얻어낼 수 없다.
“마물이 늘어나면서 숲의 분위기도 조금 바뀐 것 같지 않니? 분명히 해가 떠 있는데도 어두침침한 것 같구... 왠지 끈적거리는 느낌도 드는 것 같구... 으으, 딱 질색이야.”
“라고 어둡고 습한 지하 묘지에서 슬라임을 잡아먹으며 살았던 앨리스가 말했다.”
“뭐야! 그래두 거기가 여기보단 낫거든? 거긴 고작 스켈레톤 따위밖에 안 나왔으니까.”
“고작 스켈레톤? 와, 너 많이 컸다.”
나도 하급 모험가따리에서부터 제법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뤄낸 사람이지만, 가만 보면 앨리스도 그에 못지않다. 지하 던전의 먹이사슬 최하위에서 번듯한 고위 마법사급으로 탈바꿈했으니.
“아무튼 앨리스 네 말대로 분위기가 괜히 좀 으스스하긴 하네. 차원의 틈으로 지옥의 기운, 뭐 그런 것도 같이 넘어왔나? 아니면... 대악마 강림의 징조?!”
정보가 제한적이니 당최 뭘 알 수가 있어야지.
한동안 돌아다녀도 늪지대는 코빼기도 안 보여서 혹시 내게 정보를 준 흑마법사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닐까 의심도 해봤었지만 그건 아닌 듯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명의 흑마법사를 더 만났는데, 그들도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걸 보면 말이지.
”해가 지기 전에 뭔가 성과를 올려야 하는데. 어두워지면 더 찾기 힘들어질 테니. 아, 어디 지나가는 흑마법사 또 하나 없나.”
흑마법사는 인륜을 저버리고 악마의 편에 가담한 존재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 거대한 산맥에 있는 수많은 마물 중에서 대화가 가능한 건 오직 군단장과 흑마법사뿐이었으니까.
군단장을 잡아 족쳐서 심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흑마법사는 아니다. 진실의 마법을 맛본 그들은 나에게 성실히 아는 바를 알려주었다. 물론 나도 양심이 있으니 정보의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다. 지옥행 티켓으로.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한테서는 연락이 없는 거니?”
“다른 사람?”
“세르시아 교단군하고 용족 말이야. 걔네들도 이 숲을 돌아다니고 있잖아. 숫자도 우리보다 훨씬 많은데 왜 이렇게 조용해? 우리만 열심히 하고 그쪽은 농땡이 피우는 거 아니야?”
“에이, 다들 나름대로 절박한 사람들인데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
나는 손을 내저으며 그럴 리 없다는 듯 대답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너무 조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족이야 마물의 전체적인 토벌이 목적이기에 외곽부터 차근차근 진입하니 그렇다고 쳐도, 세르시아 교단군은 대악마의 강림을 막는다는 목적이 있었으므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깊숙이 진입하고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발견하면 신호를 보내기로 했는데... 아직 아무것도 못 찾은 건가?’
물론 노련한 모험가 출신인 나도 강림 의식이 진행 중인 장소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 그쪽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냐마는, 악마 군단장은 다르다.
무려 다섯 마리의 군단장이 이 산맥에 있는 상태고, 그중 강림 작업에 매진 중인 욕망의 군단장을 제외한 네 마리가 방해물을 치우기 위해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다.
고작 2인 파티인 우리도 초장부터 한 놈을 만났는데 세르시아 교단군은 아직까지 군단장을 안 만났다고? 거긴 우르르 몰려다니기는 대규모 집단인데?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 거 아닌가.”
괜스레 배가 아픈 느낌이었다.
아무튼 교단군에게 행운이 따르고 있다면 나한테는 악재다.
나는 대악마의 강림을 방관하려는 입장이고, 교단군은 저지하려는 입장이니까. 그런 그들이 나보다 먼저 강림 의식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면 나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야 씨, 안 되겠다. 이렇게 천천히 걸어 다닐 때가 아니야. 지금부터는 달려서 탐색을─”
─쏴아아아!
순간, 저편에서 하늘을 향해 새하얀 빛줄기가 치솟아 올랐다.
“그럼 그렇지.”
저 빛줄기는 성녀가 쏘아 보낸 신호였다.
***
허공을 향해 신성력을 방출해 신호를 보낸 성녀는, 자신이 그렇게 해야만 했던 원인을 바라봤다.
“어이 여자, 너의 방금 그 행동은... 원군을 부른 것인가?”
“.......”
“흥, 무의미한 짓을 했군. 인간 따위가 얼마나 더 몰려오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눈앞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사내는 분명 인간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중성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압도적인 무력 역시 지니고 있었다.
“지옥으로 돌아가라, 악마여!”
“세르시아 님의 이름으로 너를 정화하겠다!”
대화하는 틈을 노리고 두 명의 성기사가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검에 맺혀 일렁이는 새하얀 기운은 그들의 굳건한 신념을 보여주는 듯했다.
─후우웅!
두 자루의 검이 용맹하게 휘둘러졌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사내는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채 맨손으로 그것을 손쉽게 받아내며 이죽거렸다.
“지옥으로 돌아가라고...?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군. 대군주님들께서 강림에 성공하시면 이 땅이 곧 지옥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오면 너희들이야말로 불청객이 되겠지.”
“크윽...!”
성기사들이 안간힘을 쓰며 붙잡힌 검을 빼내려고 노력해봤지만 허사였다.
“나약하군, 나약해. 안쓰러울 정도로 나약해.”
챙그랑! 사내가 손에 힘을 주자 신성력이 맺혀있던 검은 산산이 조각났다. 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양손을 두 명의 성기사를 향해 내질렀다.
─푹! 푹!
“커헉!”
“쿨럭...!”
신성력이 깃든 갑주도, 단련된 육체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모두 무의미했다. 순식간에 몸에 구멍이 뚫려버린 성기사들은 피를 토하며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벌써 저 사내에게 당한 교단군만 해도 수백 이상. 그가 간단히 손짓하며 사악한 기운을 내뿜을 때마다 수많은 교단군이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이 일방적인 학살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그 잘난 세르시아를 섬기는 인간들이라기에 기대했건만... 고작 이 정도인가? 이건 너무 지루하지 않은가. 너희들의 주인이 알면 눈물을 흘리겠군. 아니, 화를 낼지도 모르겠어. 자신을 욕보였다면서 말이지. 크큭....”
“.......”
자신들뿐만 아니라 모시는 신까지 싸잡아서 조롱했지만 성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상대의 정체가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악마 군단장.’
감히 신의 이름을 거리낌 없이 입에 올리는 마물은 대악마와 군단장뿐이다. 하지만 아직 대악마는 강림하지 못한 상태. 그렇다면 저 사내는 군단장일 것이다.
“어째서 이 땅을 넘보는 거죠? 당신들에게는 이미 지옥이 있잖아요!”
“지금 상황에 이유가 중요한가?”
군단장은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우고 싸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되찾기 위해서다. 너희들이 주인을 자처하는 이 땅은 원래 우리의 소유였다. 우리는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던 종족이었지. 하지만 신들이 평화롭게 살던 우릴 쫓아내고 너희에게 넘겨준 거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되찾길 원한다.”
“그, 그게 무슨...?”
성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라고 말하면 네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겠나?”
“......?”
“우리가 너희를 말살하고 땅을 차지하는 데에 이유 따위는 없다, 이 멍청한 인간 계집아. 크하하핫!”
성녀는 분노를 느끼고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자신이 조롱당했다는 사실보다, 저 녀석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무고한 인간들을 학살한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그런 짓을....”
“크큭, 뭐가 문제인가? 강자가 약자를 마음대로 하는 것이 당연하거늘. 너희들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너희보다 약한 생명체를 가축으로 삼아 강제로 가둬서 사육하고 잡아먹지 않나. 그건 우리 악마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한 일이라고?”
군단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었다.
“뭐, 그래. 힘이 있으면 그럴 수도 있지. 당연해. 대신 너희보다 힘 있는 종족이 너희를 그렇게 대해도 불평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너무 이기적이군그래.”
“......당신과 논쟁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단지 신의 뜻을 집행할 뿐.”
“크하핫! 자기 할 말만 하는 꽉 막힌 여자로군? 그래, 세르시아의 뜻을 집행할 만한 능력은 있고?”
있었다.
성녀에게는 그럴 만한 능력이.
세르시아도 아무런 대책 없이 신자들을 보낸 것은 아니었다. 무려 대악마의 강림을 막아내려면 군단장급 개체와 싸우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고, 언젠가는 찾아올 그 순간을 위해 세르시아는 성녀에게 힘을 부여했다.
‘......방법이 없어. 지금 사용해야 해.’
성녀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세르시아 님이 힘을 부여하시며 하신 말씀이 있었다. 받은 신성력을 일거에 폭발시키면 군단장급 개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물론 그렇게 하면 자신도 죽음을 면치 못하나 세르시아는 거리낌 없이 그것을 명했고, 자신도 신을 모시는 자의 도리로서 그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원래는 대악마의 강림 의식을 담당하는 욕망의 군단장에게 이 능력을 사용할 생각이었지만, 눈앞에 있는 또 다른 군단장에게 가로막힌 지금 이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뒷일은 성자에게 맡기는 수밖에.
머리에 꽂혀있던 물망초를 하염없이 만지작거리던 성녀가 이윽고 결단을 내렸을 때였다.
“어라, 성녀님.”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적을 앞에 두고 왜 꽃이나 주물럭거리고 계십니까? 여유가 대단하시네.”
“서, 성자님...!”
어느새 다가온 엘을 확인한 성녀의 얼굴이 환히 밝아졌다.
“마침 잘 오셨어요. 성자님께 꼭 당부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뭔데요? 보아하니 지금 느긋하게 대화나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꼭 들어주셔야 해요.”
성자가 왔어도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자신이 이 자리에서 저 군단장과 함께 자폭하고, 최대한 교단군의 전력을 보존해 성자와 함께 뒷일을 도모해야 한다.
“제가 저 마물과 함께 신의 곁으로 가겠습니다.”
“......예? 미, 미친. 그거 어감이 좀 이상한데요? 꼭 곧 죽을 사람처럼 말씀하시네.”
“이해하신 게 맞으니 계속 들어주세요.”
성녀는 비장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비록 이 자리에서 산화하며 끝까지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부디 성자님께서 교단군을 이끌고 제가 못다 한 일을 완수해주시길....”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머리에 꽂혀있던 물망초를 떼어내서 엘에게 내밀었다.
“제가 알려드렸던 물망초의 꽃말을 기억하시나요?”
나를 잊지 말아요.
제발 나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말아요.
성녀는 눈물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억눌렀다. 아무리 신을 모시는 그녀라 할지라도 이렇게 희생양이 되는 게 기껍다면 거짓말이리라.
“흠.”
엘은 성녀가 내민 물망초를 받아들며 물었다.
“할 말은 다 끝나셨습니까?”
“......네.”
“예, 뭐. 당신의 애절한 사연은 잘 들었고요. 그럼 이제 뒤로 빠져 주시겠습니까? 이상한 플래그 그만 세우시고.”
“......네?”
엘은 얼빠진 듯 되묻는 성녀를 뒤로한 채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저건 제가 처리할 테니 물러나시라고요.”
“그, 그게 무슨...! 아무리 성자님이라고 해도 군단장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불가능해요!”
“아, 가능하다니까 그러시네. 다른 건 몰라도 저놈은 제가 이깁니다.”
왜냐하면 저건 일전에 꿈속에서 싸워봤던 증오의 군단장 벨고프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