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속에서 마법을 훔치는 마법사-170화 (170/200)

마법 뷔페 (3)

축제가 시작되었다.

내전 이후로 축 처져있던 수도의 분위기는 축제가 가져다주는 설렘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모든 상점은 일시적인 성수기를 맞이했고, 어딜 가도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으며, 길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는 취객이 골목마다 꼭 한 명쯤은 있었다.

귀족들 역시 평상시에는 다른 지방의 귀족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으므로, 이번 기회에 인맥을 넓혀보려는 자들이 주최한 사교 모임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그렇게 수도 전체에 활기가 감돌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핫플레이스인 곳은 단연코 대광장이었다.

“와....”

내가 전에 알베르트에게 살인 예고를 날린 장소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잠시 후 마법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기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 상태였다.

아직 다른 심사위원들은 도착하지 않은 탓에 텅 비어있는 상석에서 홀로 광장을 내려다본 나는 혀를 내둘렀다.

“진짜 바글바글하네. 알베르트의 즉위식 때랑은 비교도 안 되는구만.”

혼잣말이었지만 의외로 뒤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그 찬탈자가 즉위할 때는 귀족들만 참석했었으니까요.”

“......? 아, 성녀님.”

뒤를 돌아서 확인해 보니 어느새 성녀가 도착해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머리에 물망초를 꽂고 있는 그녀는 내 옆으로 다가와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보기 좋네요. 신분에 관계없이 다 함께 모여서 무언가를 즐긴다는 게.”

저게 보기 좋다고?

내가 보기엔 인파에 치여서 누구 하나 압사당하거나 질식사할 것 같은데.

“당신이 제안했다죠? 이 마법 대회.”

“예, 뭐.”

“사람들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을 기획하다니, 과연 성자답다고 할까요. 저에게도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냥 맛있는 마법을 골라 먹기 위해 밥상을 차려달라고 했을 뿐.

“성자답기는 무슨... 요즘 교단 쪽 사람들을 제외하면 저를 성자 취급해주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 못 들으셨습니까? 성자는 성격 파탄자의 줄임말이라고들 하던데. 앞글자와 뒷글자를 딴 거라고.”

명성이 높아진 만큼 악명도 높아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 모두의 찬사를 받는 전쟁 영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아군에게는 영웅일지라도, 적군에게는 악당일 테니까. 이와 같은 이치로, 알베르트의 편에서 싸웠던 자들은 나를 두려워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

뭐, 딱히 상관은 없다. 내가 그런 걸 신경 쓰는 타입도 아니고, 그들은 팔다리가 잘린 것과 다름없는 상태라 내게 위협이 되지도 못한다.

“푸훗, 재미있네요. 성격 파탄자의 준말이라니.”

성녀가 그녀답지 않게 입 밖으로 웃음소리를 냈다.

“남 일처럼 웃으시네...? 이거 마지막 한 글자만 바꾸면 성녀님한테도 적용할 수 있는 공식입니다. 아, 물론 성녀님 성격도 파탄 났다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요.”

“성자님도 성격 파탄자는 아닙니다. 다만... 조금 특이하시긴 하죠.”

그녀는 그새 또 뭔 심경의 변화라도 일어난 모양인지, 그녀의 시그니처인 물망초를 하염없이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일까요? 세르시아 님께서 이 말을 성자님에게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말이요?”

“당신,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죠? 그 능력을 사용해 제 꿈속으로 들어오라고 말씀하셨어요.”

“예??”

나는 당황하며 반문했다.

성녀의 꿈으로 들어가라고?

아니, 그보다 왜 남의 영업 비밀을 떠벌리고 다니냐고. 무려 신이라는 작자가 이렇게 입이 방정맞아도 되는 건가?

“왜요??”

“신께서는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무언가 여쭙고 싶은 게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절 만나고 싶으면 세르시아 님이 제 꿈속으로 찾아오시면 간단할 텐데, 왜 굳이 성녀님의 꿈속으로 저를 부르신 겁니까?”

누가 봐도 그쪽이 간편하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희망의 여신이자 꿈의 여신인 세르시아 님께서도 당신의 꿈속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아.”

그래서 성녀의 꿈으로 부른 거구나.

근데 왜 내 꿈으로는 못 들어오는 거지? 이것도 시스템이 막아준 건가? 하여튼 이쪽 관련 문제는 통 알 수가 없단 말이지.

“그런데... 성자님은 어떻게 신탁을 받으셨던 거죠? 신탁은 꿈을 통해서 받는데, 성자님은 꿈에서 신을 만날 수 없으시잖아요.”

성녀가 의아하다는 듯 미간을 좁히며 내게 물었다. 그냥 순수한 호기심에서 물어본 것 같았는데, 사실 신탁을 받은 적이 없는 나로서는 뜨끔했다.

“아, 그...거요? 세르시아 님한테 안 물어보셨습니까?”

“제 개인적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감히 신께 질문하는 것은 주제넘은 행위예요. 저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전언하는 사람이지, 질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와, 진짜 신앙심이 하늘을 찌르겠네요.”

“칭찬 감사드려요.”

광신도란 뜻이었는데.

어쨌거나 내가 신탁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 보니, 세르시아가 나에 대해 모든 것을 떠벌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뭐, 제가 세르시아 님을 만난 건 제 꿈속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꿈속이었습니다. 케른헴에서 활동하는 고위 사제의 꿈에서 만났죠.”

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성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역시 당신은 특이한 사람이에요.”

“아하하, 특이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인데. 그건 그렇고... 성녀님의 꿈속으로는 언제 들어가면 됩니까? 기한 같은 게 있나?”

만약 세르시아가 당장 오늘 밤에 들어오라고 요구한 거라면 상당히 곤란하다. 능력의 다음 쿨타임이 돌아올 때까지 3일을 생으로 날려야 하니까. 마법을 얻어낼 기회를 한 번 잃게 되는 셈이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것은 고문이다.

“기한에 대한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조금 천천히 들어가도 되겠죠?”

성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르시아 님은 무척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다만, 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현명한 선택은 아닐 거예요.”

“아, 당연히 알죠. 걱정 마시고 성녀님은 그냥 축제가 끝나는 날 밤 푹 주무시기나 하세요. 제가 그때 새도 모르게 찾아갈 테니.”

***

한 사내가 수십 명의 병사들에게 포위당하듯 에워싸여 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사내는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는 곧,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바닥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쿠우우우....

심연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은, 아득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땅속으로부터 흘러나왔다.

─우우우웅!!

점차 커지던 소리가 절정에 달했을 때, 사내를 에워싸고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바닥에 드러눕듯 쓰러졌다. 마치 밑바닥에서부터 무언가가 그들을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그 모습을 확인한 사내가 주먹을 꽉 쥔 손을 높게 치켜들었고, 그에 화답하듯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나 역시 가볍게 손뼉을 치며 입을 열었다.

“오, 저런 건 처음 보네요. 중력을 강화하는 마법이라니.”

“하하, 드디어 엘 공께 칭찬받는 마법이 등장했군요. 오늘 참가자들 중에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참신하다는 거죠.”

마법 대회는 경연 부문이 먼저 진행됐다. 앞으로 3일간은 경연,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는 마법사 간의 친선 결투가 진행된다.

직접 싸워야 하는 결투와 달리 경연은 자신의 마법을 뽐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칠 위험이 없어서 참가자가 무척 많았다. 왕실 마법사들이 사전에 진행된 예선을 통해 상당수를 걸러냈고, 나는 지금 본선을 심사하고 있었다.

“흐음... 참신하긴 한데....”

화려함, 참신함, 유용함, 강함.

이런 것들이 이번 대회에서 마법을 평가하는 기준이지만, 당연히 모든 항목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지는 않는다.

화려하고 참신한 것보다는, 유용하고 강한 마법이 훨씬 훌륭한 마법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실제로 내가 원하는 마법도 그런 것들이다.

아무튼 각 심사위원은 위의 항목들을 고려해 점수를 매겨서 발표한다. 그렇게 세 명의 심사위원이 발표한 점수를 모두 더하면, 그게 그 마법이 획득한 최종 점수가 되는 것이다.

‘중력 강화라... 그다지 쓸모는 없어 보이는데? 위력도 약하고. 저건 패스.’

시위 진압용으로나 쓰일 것 같은 마법이었다.

어쨌거나 잠시 후 점수 발표가 시작됐다.

먼저 국왕인 프란츠가 자리에서 일어나 양 손바닥을 펼쳐서 높게 들어 보였다.

“아주 인상적인 마법이었습니다. 제 점수는 10점입니다.”

참고로 10점이 만점인데, 프란츠는 지금껏 모든 참가자에게 만점을 주는 충격적인 기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모질지 못한 성격이라 그런 것 같은데, 솔직히 이럴 거면 뭐하러 심사위원을 했나 싶다.

그다음은 성녀가 일어나며 말했다.

“비살상 마법이라는 점을 높게 쳐서, 저는 6점을 드리겠어요.”

그나마 성녀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껏 최하점과 최고점을 제외한 2~9점을 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 차례.

“신선하지만 실전에서 사용하긴 어려울 것 같아 4점입니다.”

나는 조금은 야박한 점수를 주고 자리에 앉았다. 평가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아직까지 느낌이 팍! 꽂히는 마법은 없었다.

평가가 끝나자 옆에 있던 성녀가 말을 걸어왔다.

“성자님은 마법사셔서 그런지 마법에 굉장히 엄격한 면이 있으시네요. 지금까지 주신 최대 점수가 5점이라니.”

“글쎄요, 제가 엄격하다기보다는... 실제로 괜찮은 마법이 없었던 것 같은데. 뭔가 좀 화끈한 거 안 나오나?”

내 마음에 드는 마법이 없었다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보편적으로 훌륭하다고 말할 만한 마법이 없기도 했다. 심지어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은 그냥 평범한 중급 마법을 선보였다.

뭐, 자기가 쓰는 중급 마법은 위력이 더 강하다거나 캐스팅이 빠르다는 둥 뭔가 특별함을 어필하긴 했는데,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였다.

“예선을 통과한 사람 중에 상당히 뛰어난 전격 마법사가 있다고 해요. 물론 성자님의 눈에 찰지는 모르겠지만.”

“뛰어난 전격 마법사?”

솔깃한 이야기였다.

“네, 경연에서 자신이 우승할 거라고 단언하고 다닌다고 소문이 자자해요. 본선에서 대단히 강력한 마법을 선보일 거라고 하던데... 성자님은 못 들어보셨나 보죠? 제 귀에도 들릴 정도인데.”

“아, 제가 요즘 내실을 다지느라 밖으로 안 돌아다녀서요. 아무튼 기대되네요. 얼마나 대단한 마법을 준비했길래 그렇게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지.”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상당히 흥미가 동했다. 나 잘났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녀석치고 진짜 잘난 녀석은 없어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성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곧 다음 참가자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새하얀 백발과 수염이 무성한 노인이었는데, 왠지 대마법사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서 마음에 들었다.

노인은 우리를 향해 꾸벅 인사한 뒤, 관중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나는 백색 마탑에서 은퇴한 마법사 제프 로빈턴이라고 하오. 지금부터 본인이 선보일 마법은 은퇴 후 심심풀이로 연구하다가 우연히 개발해낸 고유 마법이지. 그럼 바로 사용할 터이니, 모두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봐주시오.”

......눈을 똑바로 뜨고 보라고?

뭔가 이상한 요구였다. 그런 말을 안 해도 어차피 볼 건데 말이지.

어쨌거나 백발의 노인은 마치 지휘자처럼 양손을 넓게 펼쳐서 자신의 모습을 과시했다.

뭐 하자는 건가 싶던 순간이었다.

바람이 불며 노인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더니,

“......?”

“!!!”

“뭐야! 어디 갔어?”

“갑자기 사라졌잖아?”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텅 비어버린 무대를 향해 쏟아지는 관중들의 웅성거림을 뚫고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라진 것이 아니오. 모습을 감췄을 뿐이지.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같은 자세로 서 있소.”

미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맙소사!! 10점!!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요! 아니, 안 보이니 안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요! 노인장께서는 아직 거기에 계신 게 맞습니까? 저는 허공에 대고 말하는 정신병자가 된 기분마저 드는군요! 이건 마법이 아니라 마술이고 예술입니다!”

내가 놀라며 극찬을 쏟아내자, 관중들은 더 놀랐다.

“메, 메두사 백작이 만점을 줬다고?”

“그 깐깐한 마법사가...?”

“신기하긴 해도 그렇게 대단한 마법 같지는 않은데... 꼭 도둑들이 쓸 것만 같잖아.”

내 눈에는 활용법이 무궁무진한 훌륭한 마법으로 보였으나, 화려하고 강한 마법을 선호하는 일반인들은 그저 신기한 마법 정도로만 취급하는 듯했다.

어쨌거나 내가 평가를 내리자 다른 심사위원도 점수를 매겼다.

프란츠는 만점 폭격기답게 이번에도 만점을 줬지만, 성녀는 혹평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게 인간의 미덕입니다. 하지만 노인께서 보여주신 마법은 자신을 감춘다는 점, 그리고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에서 저는 3점을 드리겠습니다.”

아니, 이 여자가 뭐 하는 거야 지금?

은신이라고 은신! 나는 저 마법이 갖고 싶단 말이다! 여기서 탈락하면 저 노인은 참가자 숙소에서 쫓겨난다고!

미리 언질을 좀 해둘걸.

그래도 다행히 내가 그동안 다른 마법들에게는 야박한 점수만 줘왔기 때문에, 총점 23점이면 당장 탈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더 괜찮은 마법이 없으면 저 마법을 얻어내야겠군.’

그렇게 다짐하고 있을 때, 어느새 다른 참가자가 무대 위로 올라와서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아스왈드이다.”

아니.

“나는 교수입니다, 왕립 아카데미의. 그리고 사냥꾼이기도 합니다, 상금 사냥꾼, 키힛. 이 대회의 우승 상금은 나의 것이다. 나는 그것으로 새 통역기를 구입할 생각.”

아니, 너였냐고.

우승을 자신한다는 그 전격 마법사가.

“당신들은 보게 될 것이다, 짜릿한 나의 전격 마법. 나의 마법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다면 즉시 회복 마법사를 찾아가서 눈을 치료받으십시오.”

‘......뭐지? 아스왈드에게 그런 전격 마법이 있었나?’

아스왈드는 자신감을 넘어서 오만할 정도로 말하며, 무대에 설치되어 있는 두툼한 돌벽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파지직! 그의 손에 노란 스파크가 일며 전기가 모여들었다.

─쩌저적!

─꽈릉!

번쩍! 시끄러운 천둥소리와 함께 그의 손에서 새하얀 번개 줄기가 뿜어져 나가 돌벽을 강타했다.

마법의 위력을 시험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돌벽이었지만, 라이트닝 블래스트를 이겨내진 못하고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그 모습에 관중들은 경악했다.

“우오오오오!!”

“무, 뭐야? 저 위력은?”

“처음 보는 마법인데? 고유 마법인가?”

“나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허풍은! 저런 마법을 어디서 봐? 웬만한 마법에는 흠집도 안 나던 벽이 가루가 되어버렸는데!”

관중들의 환호성에 콧대가 높아진 아스왈드는, 품에서 탈진 방지 물약을 꺼내 마신 뒤 나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말했다.

“우승 상금 고마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라이트닝 블래스트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 빵점!!”

이미 내가 다룰 줄 아는 마법인데 합격시킬 필요가 전혀 없지. 이 기회에 나도 저 미친 엘프에게 갑질 한번 해보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