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속에서 마법을 훔치는 마법사-169화 (169/200)

마법 뷔페 (2)

나는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알베르트 이 자식....’

왕실 서고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쓸만한 마법서가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알베르트는 일전에 내가 거짓 신탁 발표를 해준다면 왕실 서고에 있는 마법서들을 열람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서고에는 마치 세상의 모든 마법서가 다 있다는 듯한 뉘앙스로 말했었다.

나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기대 이하였다.

“감히 나한테 사기를 쳐...? 죽여버리겠어.”

물론 이미 죽였지만.

뭐, 어쨌든 왕실 서고에 마법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제법 많다고 할 수 있었다. 마법서만 꽂혀 있는 책장이 따로 존재할 정도였으니까. 단지 전격 속성의 마법서가 적을 뿐.

하츠펠트 왕가는 바람 속성의 가문이었기에 전격 속성의 상급 마법서는 없는 듯 보였고, 기초와 하급은 몇 권 보이길래 바로 배워버렸다.

솔직히 드래곤이니 뭐니 하는 어마무시한 존재와 싸워야 하는 나로서는 과연 하급 이하의 마법이 쓸모가 있을까 싶었지만,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되니 그냥 배웠다.

‘아니, 이따위 시시한 마법 말고 중급 이상은 없나? 바람 속성의 중급 마법서만 잔뜩 하고 말이야....’

나는 툴툴거리며 계속 마법서를 하나하나 꺼내 살폈다.

왕실 서고에서 번거로운 점이 하나 있다면, 북커버가 다 헤질 정도로 오래된 책들이 제법 섞여 있다는 점이다. 오래전부터 왕실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들인 모양인데, 이런 건 직접 펼쳐서 확인해봐야 무슨 책인지 알 수 있었다.

‘이건 하급이고, 이것도 하급이고... 이건 땅 속성이네. 그리고 이건...... 뭐지?’

북커버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새빨간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잽싸게 책을 펼쳐 첫 문장을 살펴봤다.

『성스럽지만은 않은 성녀의 은밀한 사생활』

‘아니, 미친. 그렇고 그런 소설이었잖아...? 마법서도 아닌데 왜 여기에 꽂혀 있어?’

좋군. 이따가 한번 읽어봐야지.

나는 그것을 따로 빼놓은 뒤 마법서 탐색을 계속했다.

마법서 책장을 전부 뒤졌음에도 더 건질 만한 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탐색 범위를 늘렸다. 마법서 책장에서 야설이 발견됐으면, 반대로 다른 책장에서 마법서가 발견될 수도 있다는 소리니까.

‘오... 흥미로운 서적들이 꽤 많네.’

마법서 코너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니 시선을 사로잡는 책들이 좀 있었다. 물론 야설을 말하는 건 아니다.

이 서고는 기본적으로 왕가에게만 개방된다는 폐쇄적인 특성과 오랜 역사를 자랑해서인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이 있었고 개중에는 위험해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신, 그 결점 많은 존재에 관한 고찰』

『악마의 순수함에 대하여』

『인간이 타종족을 지배해야만 하는 일곱 가지 이유』

일단 제목부터가 불온하기 짝이 없었다.

신성 모독, 악마 숭배, 판타지 버전의 히틀러가 썼을 것만 같은 책 등, 안 보고는 못 배길 듯한 자극적인 소재의 서적들이 종종 있었다.

명색이 세르시아 교단의 성자로서 당장 저 책들을 꺼내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기는 개뿔, 당장 읽어보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았으나 어디까지나 내 목표는 마법서였으므로 일단은 참기로 했다.

그렇게 온갖 유혹을 뿌리쳐가며 서고 곳곳을 뒤지기를 한참.

구석에 자리한 먼지와 거미줄이 그득한 고서적 코너에서 잭팟이 터졌다.

“오오...! 그래, 그래도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헤진 책 한 권을 큰 기대 없이 펼쳐봤는데, 그게 전격 계열의 마법서였던 것이다. 그것도 무려 상급의!

나는 즉시 바닥에 주저앉아서 마법서를 읽기 시작했다.

마법의 이름은 일렉트로마그넷.

일단 캐스팅하면 술자의 전신 또는 신체 일부에 전기를 스프링처럼 둘둘 감아서 일종의 전자석처럼 만든다.

타겟에도 마찬가지로 전류를 흘려보내 술자와 같은 상태로 만든 후, 서로 간에 인력이나 척력이 작용하게끔 한다고 한다.

즉, 술자와 타겟을 자석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유틸리티 계열의 마법이었다.

‘이건... 활용도가 꽤 높겠는데?’

가장 간단한 예로, 전투 중에 누군가가 내 검을 힘껏 후려쳐서 멀리 날려 보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굳이 빈틈을 보이며 그걸 주우러 갈 필요 없이, 떨어진 검에 이 마법을 걸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면 되는 것이다.

이건 효용성도 효용성이지만, 시각적인 효과도 탁월할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들었다. 전장에서 손만 뻗었는데 검이 알아서 날아온다? 오우, 젠장. 무협지에 나오는 절세 고수가 따로 없다.

‘사물이 아니라 사람한테 쓸 수도 있나? 오, 되는구나.’

마법서를 더 읽어보니 마법으로 발생하는 인력과 척력은 술자의 속성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며, 사람을 대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단, 타겟이 술자보다 훨씬 무겁거나 무언가를 붙잡고 힘으로 버티면, 역으로 술자가 끌려가 버리게 되니 주의하라는 문구가 있었다.

‘음... 그럴 수도 있겠구나. 되게 친절하네.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어쨌든 정독은 여기까지만 해도 되겠지.’

마법의 개요는 다 읽었으니 나머지는 대충 휙휙 읽어 넘겼다.

─탁!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마법서를 덮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마법 ‘일렉트로마그넷’을 배웠습니다!]

[금일 사용 가능한 ‘일렉트로마그넷’ - 4회]

상급임에도 넉넉한 사용횟수.

“좋아, 이런 건 즉석에서 써봐야 제맛이지.”

공격이 아닌 유틸리티 계열의 마법이기에 실내에서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나는 마법서는 바닥에 놔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을 향해 마법을 캐스팅했다.

─파츠츠츠....

손에서 가느다란 두 줄기의 전류가 생성됐다. 한 줄기는 나선으로 내 팔뚝을 감쌌고, 나머지 한 줄기는 바닥의 마법서를 향해 뻗어나갔다. 마법서는 마치 공명이라도 하듯 진동하며 지면 위로 살짝 떠 올랐고, 마찬가지로 전류에 휩싸였다.

[금일 사용 가능한 ‘일렉트로마그넷’ - 3회]

‘일단은 끌어당기기부터.’

내 팔을 빙빙 둘러싸고 있는 전류의 회전 속도를 서서히 올리자 마법서를 감싸고 있는 전류 역시 회전 속도가 올라갔고, 이내 두둥실 날아와 내 손에 착 달라붙었다.

밀어내는 것 역시 간단했다. 반대로만 하면 되니까. 내 팔을 감싸고 있는 전류를 역방향으로 회전시키자, 마법서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밀려나며 내 손에서 멀어졌다.

“흐흐흐. 중급 마법이나 한두 개 건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왕실 서고를 너무 얕봤군. 그렇다면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성스럽지만은 않은 성녀의 은밀한 사생활’을 읽으러 가야겠다.

***

“와, 엄청 북적거리네. 어제보다 유동 인구가 훨씬 많아진 것 같은데?”

‘아이일 거리’를 걷던 내가 주변을 둘러보며 그리 말하자, 옆에 있던 테도린이 대꾸했다.

“청색 마탑의 지부가 완공된 이후로 날이 갈수록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축제도 며칠 안 남았잖나?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수도를 관광하러 돌아다니는 것 같더군.”

“음... 그렇지. 축제가 얼마 안 남았구나.”

내가 일전에 국왕 프란츠에게 왕권 강화를 위해 귀족들을 초청해서 성대하게 벌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었던 연회.

프란츠의 말에 의하면,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스케일이 점점 커져서 그냥 축제로 변경해버렸다고 한다. 어차피 즐기는 거 왕국민도 즐길 수 있게끔 말이다.

마법 대회 말고도 검술이나 무제한급 대전 같은 것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나야 뭐 마법 관련 일이 아니면 별 관심이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풍성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소문이 나서, 왕국 전역에서 귀족뿐만 아니라 장거리 여행을 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수도로 몰려들고 있었다.

─빈방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잡으세요!

─우리 가게는 수도에서 닭고기를 가장 맛있게 요리하는 집이요! 와서 한번 잡숴봐! 아이일 백작님도 극찬하셨지!

─뭣? 그 유명한 아이일 백작님이?

─그럼 오늘 점심은 저기서 먹어볼까?

거리는 들뜬 관광객들과 상인들의 호객 행위로 인해 상당히 소란스러웠는데, 이것은 아주 좋은 일이었다.

그만큼 내 수입도 늘어난다는 소리니까.

“흐흐흐.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더니 가만히 있어도 돈이 굴러들어오는구나.”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테도린을 향해 말을 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치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써야 돼. 소매치기 같은 게 활개 치면 사람들이 이쪽으로 잘 안 올 테니까. 밤낮 할 것 없이 순찰하란 말이야. 어?”

“그럼 잠은 언제 자라는 것인가?”

“잠? 이 상황에 잠이 와? 돈주머니들이 돌아다니는 거 안 보여? 잠은 죽은 후에 실컷 자.”

“이, 이런 악독한 마법사 같으니라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농담이고. 용병을 좀 고용해줄 테니까 네가 책임지고 관리해봐. 돈 많아 보이는 귀족이 놀러 오면 특별히 신경 써주고.”

“특별히 신경 쓰라고? 어떻게 말인가?”

“뭘 어떻게야. 이 가게 저 가게 추천해주면서 돈을 쓰게 만들라는 거지. 날 만나고 싶어 하는 녀석들도 있을 테니까 내가 이 거리에 자주 오는 것처럼 이름도 팍팍 팔고. 아니, 내가 이런 것까지 일일이 다 알려 줘야 돼? 왜 이렇게 주인 의식이 없어?”

물론 테도린은 주인이 아니므로 주인 의식이 없는 건 당연하지만, 나는 적어도 내 동료들만큼은 부하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내가 다그치듯 말하자, 테도린이 한껏 주눅 든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럼 네가 직접 응대하면 되는 것 아닌가? 메두사 백작이 안내해주면 영광으로 여기지 않을 귀족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러는 게 좋긴 한데, 나는 축제가 시작되면 바빠질 예정이라서.”

나는 축제 때 열리는 마법 대회의 심사위원이다.

국왕인 프란츠, 교단의 성녀,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 심사위원단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에서 나만 유일하게 마법사다. 내가 어떤 마법을 보고 개쩐다고 벅벅 우기면 그들로서도 반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즉, 내 입맛대로 편파 판정이 가능하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잔뜩 편파 판정을 할 생각이다. 내가 갖고 싶은 마법을 쓰는 사람이 승리하도록 말이다. 그래야 참가자 숙소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테고, 내가 꿈속으로 들어가기도 쉬워질 테니까.

‘물론 이건 마법 경연 대회에 한정된 일이지만.’

마법 대회는 두 개의 종목으로 나뉜다.

하나는 자신의 마법을 남들 앞에서 뽐내는 마법 경연 대회고, 다른 하나는 마법사들 간에 벌이는 친선 결투다.

결투는 어지간하면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종목이므로, 아쉽지만 이건 내 멋대로 판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번에 마법을 최소 두 개는 뽑아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축제는 일주일로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꿈속으로 들어가는 건 3일마다 가능하다.

‘국왕 시해자’ 퀘스트를 달성하고 받은 보상으로 쿨타임이 줄어든 덕분인데, 축제는 일주일간 진행되니 단순히 계산해도 꿈속으로 두 번은 들어갈 수 있다. 혹시 축제가 길어지면 한 번 더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 이거 빨리 축제가 시작됐으면 좋겠─”

내가 그렇게 희망 사항을 말하던 중, 문득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엘 씨!”

“......?”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니, 청색 마탑의 수도 지부 입구에서 낯익은 사내 하나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 사람은... 파이톤?”

내가 예전에 청색 마탑에 방문했을 때 대련을 통해 두들겨 팬 뒤 꿈속으로 들어가 ‘프로스트 오브’를 얻어냈던, 마탑의 중급 제자 파이톤이었다.

중급 제자 중에서도 수석이랬던가? 아무튼 제법 실력이 좋았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안녕하십니까, 엘 씨. 오랜만에 뵙는─”

그는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왔는데, 테도린이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정지! 멈추시오! 당신은 누구인데 감히 아이일 백작님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는 것이오? 그런 결례는 백작님의 오른팔인 나, 테도린이 결코 용납할 수 없소!”

“아, 저는 왼손잡이입니다. 야야, 됐어. 아는 사람이야.”

자신의 의무를 다하며 나를 호위하는 건 좋은데, 자꾸 자기가 ‘오른팔’이라는 걸 강조해서 나를 부끄럽게 했다.

아무튼 테도린이 비켜서자 파이톤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했다.

“실례했습니다, 아이일 백작님. 저도 모르게 그만....”

“아하하, 괜찮습니다. 근데 그보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파이톤 씨도 수도 지부로 파견됐나 보죠?”

“아닙니다. 저는 정식 마탑원 자격으로 이번 축제에서 열리는 마법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습니다.”

정식 마탑원?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중급 제자였는데 그새 승급한 모양이었다.

“음, 그렇군요. 청색 마탑에서까지 대회에 참가할 줄은 몰랐네요. 그것도 제자가 아닌 정식 마탑원을 보낼 줄이야.”

솔직히 마탑이 진심으로 나서기엔 좀 그렇지 않나? 친선 대회인데. 뭐, 나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제가 제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돼서 말입니다. 스스로를 진단해볼 좋은 기회라고 스승님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아, 그런 거였나.

근데 기왕이면 다른 사람을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파이톤이 그동안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그한테서는 이미 ‘프로스트 오브’를 얻어냈기 때문에 더는 마법을 습득할 수 없다.

“뭐, 역시 니콜스 님답네요. 제자를 강하게 키운달까.”

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파이톤이 설명을 덧붙였다.

“아, 사실 스승님께서 저를 보내신 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른 마탑에서도 유망주를 대회에 참가시킨다고 합니다. 특히 적색 마탑은 의욕이 상당하다더군요.”

“......적색 마탑이? 왜요?”

“그게 이번 전쟁에서 저희 청색 마탑이 활약했잖습니까? 덕분에 수도에 지부도 건설되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적색 마탑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번 기회에 명성을 드높여볼 생각인 모양입니다.”

“아.”

청색 마탑과 적색 마탑.

파란색과 빨간색.

물과 불.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청색 마탑의 슬로건이 ‘불은 물을 만나면 꺼진다’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적색 마탑에서 이를 갈고 대회에 참가한다고 하니, 청색 마탑도 그에 뒤지지 않기 위해 파이톤을 파견한 모양이었다.

이런 친선 대회에 클로이 급의 초강자를 내보내기엔 마탑의 체면이 좀 떨어지고, 갓 정식 마탑원이 된 파이톤 정도가 딱 적절할 테니까. 그래도 마탑원쯤 되면 다들 비장의 한 수 정도는 있겠지.

“이야, 대회에서 왕국 전역의 마법사들뿐만 아니라 마탑의 대리전까지 볼 수 있다니. 이거 진짜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네요.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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