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 아카데미 (2)
통역기가 고장 난 엘프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나는 궁금하다, 선택받은 자의 마법! 내용물을 꺼내어 그것을 눈앞에 보이십시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올바른 문장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말을 어색하게 하니까 어딘가가 좀 모자란 사람이 떼쓰는 것 같았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일단 어디로 좀 들어가죠? 날씨도 추운데.”
“춥지 않은, 지금 당장, 보여주는!”
성격이 뭐가 이렇게 급해? 아스왈드는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안 하며 재촉했다.
“안 춥다고요? 보기만 해도 추워 보이는 천 쪼가리를 걸치고 있으면서... 아무튼 저는 추우니까─”
“보여주는! 보여주는!”
“아니, 뭐라는 거야 이 사람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까 사무실이든 어디든 가서 천천히 얘기하자고요.”
“......강아지!! 나를 뒤따르십시오!”
아까부터 자꾸 웬 강아지 타령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따라오라는 뜻 같았으므로 그를 따라 이동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이제야 그라텔라의 말이 이해가 갔다.
아스왈드는 정령사이자 마법사이며 싸움꾼이라 특이한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특이한 거였다. 특히 저 말투는 차라리 오크와 대화하는 게 더 편할 정도로 이상했다. 그건 뭐, 통역기가 고장 난 탓이겠지만.
아무튼 그를 따라가다 보니, 곧 큼지막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게 교수 회관인가 싶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학생 회관이었다.
학생 회관의 1층에는 침대보다 푹신해 보이는 소파가 즐비해 있었고, 학생 몇 명이 그곳에 앉아서 잡담을 나누거나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휴게 공간 옆에는 간단한 음료를 파는 카페테리아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곳의 테이블에 가서 자리 잡았다. 이미 학생이 몇 명 있었지만, 아스왈드를 보고는 슬금슬금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럼, 선택받은 자의 마법, 이제 보여주는.”
“성격 되게 급하시네. 카페에 와서 아무것도 안 마시고 자리만 차지하기는 좀 그러니까 뭐라도 하나 마시죠. 방금 본의 아니게 선객들도 쫓아낸 것 같은데.”
내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말하자, 아스왈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너는 한가한 인간? 나는 바쁜 엘프. 용건만 간단히. 음료는 너나 마시는.”
“그래요? 제가 사드리려고 했는데.”
“나는, 따뜻한 우유, 벌꿀 넣어서 부탁.”
이놈이?
돌연 말을 바꾸는 모습이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나는 방문 판매를 하러 온 입장이었으므로 조용히 카운터로 가서 우유와 홍차를 주문했다.
음료는 금세 나왔고, 나는 그것을 들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갔다.
“음료 고마운. 우유는, 벌꿀 넣어야 제맛인.”
“......네? 아아, 별말씀을.”
설마 고맙다고 인사할 줄은 몰랐기에 잠시 당황했다. 조금 괴짜 같긴 해도 나쁜 녀석은 아닌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슬슬 본론을 꺼내도 될 듯했다. 나는 따뜻한 우유를 홀짝이는 그의 앞에 라이트닝 블래스트 마법서를 꺼내서 올려놓았다.
“바로 이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마법이.”
“......!”
마법서를 바라보는 아스왈드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 마법의 이름밖에 적혀있지 않은 북커버만 보고 왜 놀라는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것, 라이트닝 블래스트!!”
“뭐, 뭐야. 설마 아는 마법입니까?”
“매우 멋진 이름! 마음에 드는! 나는 공중제비의 충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오.”
그는 양손을 쥐락펴락하며 안절부절못했다.
“이것을 살펴보는 것이 허가되었습니까?”
“네, 뭐. 살펴보시죠.”
“고마운, 고마운. 내 손 행동은 주의 깊은.”
내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마법서를 밀어서 건네자, 아스왈드는 마치 도미노를 세우는 사람처럼 엄지와 검지만 이용해 세심하게 책장을 넘겼다.
나는 찐따 같은 말투와는 달리 진중한 표정으로 마법서를 살피고 있는 그를 향해 영업을 시작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건 전격 속성이 쿼드러플 이상이어야만 배울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아무나 못 배우는 거죠. 바꿔 말하자면, 이걸 배우면 아무나가 아닌 겁니다.”
“그것은 맞는 말. 네 배의 속성 아주 희귀한. 전격 네 배의 속성 더 희귀한. 그러므로 나는 심각하게 희귀한 엘프.”
속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고개가 빳빳해지는 것이, 속성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듯 보였다.
“그렇죠. 제가 그래서 이 아카데미에 아스왈드 씨가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온 거 아니겠습니까? 무려 왕국의 수도에조차 단 한 명밖에 없다는 전격 쿼드러플을 찾아서...!”
“키힛. 너, 뭘 좀 아는 인간.”
물론 이건 그냥 영업용 멘트일 뿐, 실제로 수도에 전격 쿼드러플이 한 명밖에 없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스스로 자신의 속성을 밝히지 않는 이상은 알 수가 없으니까.
나는 그렇게 한동안 아스왈드를 띄워주다가,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쯤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래서, 그 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꽤 오래 살피셨는데, 감이 좀 오셨나요?”
“이 마법은 추정됨, 신화시대의 마법으로. 너의 말대로, 아무나 배울 수 없는.”
아스왈드가 비로소 마법서에서 눈을 떼며 대답했다.
그 역시 마법서의 제작 시기를 추정해냈는데, 그라텔라의 의견과 일치한 걸 보면 나름대로 학식이 있는 모양이었다.
“근데 아스왈드 씨는 아무나가 아니잖아요?”
“맞는 말. 나는 네 배의 엘프이므로 습득 가능한. 그러나 쉽지는 않은.”
그는 의외로 겸손하게 진단을 내렸다.
똑같은 고대의 마법인 인페르노를 금세 배울 수 있다며 큰소리 빵빵 치던 티안브리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는데, 어쨌거나 용족인 그녀도 습득에 시간이 꽤 걸리고 있으니 아스왈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에이, 약한 소리를 하시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아니겠습니까? 강력한 마법이라면 그만큼 습득도 쉽지 않은 법이죠.”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엘프가 마법을 습득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는 별 관심이 없다.
하루가 걸리든 백 년이 걸리든 아예 못 배우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는 마법서를 팔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기만 하면 될 뿐. 하자 없이 멀쩡한 마법서를 건네줬으면, 그 뒷일은 구매자의 몫이다.
출판사에서 교과서를 구매한 학생의 성적까지 책임져주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성공적으로 배웠을 때의 정복감도 크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너무 쉬운 건 재미없잖아요. 오르지 못할 나무에 올라야 재미있지.”
“그것도 맞는 말. 너는 맞는 인간. 그리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엘프가 오르지 못하는 나무.”
어감이 좀 이상한데?
아무튼 아스왈드는 내 말에 동의하는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필살기를 하나 배워보시렵니까? 이거 진짜 개쎕니다. 이거 맞고 살아남은 놈을 본 적이 없어요. 진짜로.”
“너는, 이미 배운? 이 마법을?”
그는 굉장히 의외라는 듯 경악하며 물었다.
내가 이 마법을 다룰 수 있다는 건 딱히 비밀도 아니었고,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으므로 순순히 시인했다.
“아, 그럼요. 제가 써보고 좋으니까 이렇게 적극 추천해드리는 겁니다. 저 이 마법으로 구울도 잡고 메두사도 잡고... 뭐, 다 잡았습니다. 실전 검증이 끝난 마법이다 이거지.”
“너도, 보유하고 있는, 네 배의 속성?”
“......예? 아, 예예. 근데 그건 비밀로 해주실래요? 저는 속성을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서.”
아, 이게 이렇게 되는구나.
원래는 라이트닝 블래스트를 다룰 수 있다고 말해도 속성을 감출 수 있었지만, 그 마법을 쿼드러플만 배울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버리니 아스왈드가 단번에 눈치챘다. 말투가 멍청하다 뿐이지 사람 자체가 멍청한 건 아닐 테니까.
물론 나는 쿼드러플도 아니고, 들통나도 큰 문제는 없을 테지만.
“이해하는. 지켜준다, 비밀”
“고맙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떡하시겠습니까? 이건 돈 주고도 못 구하는 겁니다.”
“너는 보일 수 있습니까? 이 마법, 나의 눈앞에서. 보고 나서 결정하는.”
마법을 직접 보여달라는 소리인가.
못 보여줄 건 없었지만 조금 고민됐다. 이걸 사용하면 최소 한나절 이상은 꼬박 잠드니까.
“흐음... 마나 탈진 때문에 좀 부담되네요.”
“마나 탈진? 나는 약을 가져옵니다, 연금술 교수에게서!”
“오? 그런 것도 있습니까? 과연. 이게 왕립 아카데미의 힘인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있는 곳은 다르군.
근데 그럴 거면 통역기나 좀 고쳐오지.
***
“아스왈드가 갑자기 부르길래 따라와 봤더니만, 이렇게 귀한 분이 와 계실 줄은 몰랐군?”
가슴까지 내려오는 흰 수염이 인상적인 노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네. 나는 연금술 교수이자 학장인 프레데릭 오베르가일세.”
아니, 이 괴짜 엘프 놈.
약을 구해온다더니 학장을 불러오면 어떡해?
“저는 엘이라고 합니다.”
“이미 알고 있다네. 내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성자 임명식은 참관했었지.”
아, 그래서 내 기억에 없었군.
나는 임명식 때 땅바닥만 쳐다보기 바빴다.
아무튼 정상적인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니, 이제야 좀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자네는 성자가 되기 전부터 꽤나 이름을 날렸지 않은가? 중부에서는 용병으로, 동부에서는 모험가로.”
“어라,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용병 활동이야 수도와 가까운 중부지방에서 했었으니 알 법하다고 쳐도, 케른헴에서의 모험가 활동까지 알고 있는 것은 의외였다.
“메두사를 처치한 장본인이 아닌가! 연금술사라면 자네를 모를 수가 없어. 메두사의 마안을 연구해 보는 게 우리들의 꿈이거든. 크흠! 말이 나온 김에 물어보는 거네만... 혹시 마안은....”
“아, 청색 마탑에 감정을 맡겨뒀습니다.”
은근히 기대하는 눈빛으로 묻던 연금술 교수의 얼굴에 실망이 내려앉았다.
“......그런가? 아쉽구먼. 아무튼 아스왈드에게 얘기는 대강 전해 들었네. 마법을 사용한 후 이 물약을 마시면 마나 탈진에 빠지지는 않을 걸세.”
“오, 마나가 담겨있는 약입니까?”
“그렇긴 하네만 극도로 미량일세. 마나석이 아닌 물질에 마나를 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거든. 간신히 기절만 면하는 정도야.”
이번에는 내 얼굴에 실망이 내려앉았다.
혹시 짱짱한 마나 회복 포션이면 비상시를 대비해서 구매 문의를 해보려 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저걸 마셔도 기초 마법 하나 쓸 만큼의 마나조차 회복되지 않는 듯했다.
“맞는 인간! 잡담을 중지하고 마법을 보이십시오! 보여주는! 보여주는!”
“잠깐만요. 물약 좀 받고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보여주는!”
“아니, 저거 또 시작이네.”
“당신의 귓구멍에 무언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까? 서둘러서 보이십시오!”
우유를 한 잔 사줬을 때만 해도 잠깐 차분해졌었던 아스왈드는, 어느새 다시 본모습을 되찾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너 이 자식.., 이렇게 귀찮게 굴어놓고 마법서를 안 사기만 해봐라.’
“아오, 어디다 쓰면 됩니까? 저쪽 나무에 쓰면 되나? 아니면 위력을 몸소 체험해보실래요? 제가 그쪽 몸에다 대고 직접 쏴드릴 테니.”
“강아지!!!”
아스왈드는 버럭 소리치더니 근처에 있는 공터로 걸어 나갔다.
그곳에서 그가 눈을 감고 뭐라 중얼거리자, 곧 지축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드드드드드드!
이윽고 아스왈드의 앞쪽 땅이 솟아오르며 흙이 한데에 뭉치더니, 거대한 바실리스크의 형상을 취했다.
아스왈드는 흙으로 만들어진 바실리스크의 뒷다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에게 마법을 사용하는.”
“와... 그건 뭡니까? 땅 속성의 마법인가?”
“마법으로는 만들 수 없다, 이렇게 우람한 것. 이것은 상급 땅의 정령.”
정령이라고?
정령을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자아를 가진 것처럼 스스로 움직인다는 점은 불사조와 비슷했으나 크기가 달랐다. 저건 어지간한 빌라보다도 커 보였다.
“근데 아스왈드 씨는 전격 속성이 쿼드러플인데, 어떻게 전격이 아닌 땅의 정령을 소환하신 겁니까? 그것도 상급을.”
“나는 희귀한 엘프, 가능하다, 소환이. 정령은 마법 속성과는 다른.”
그는 자신만만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상급 땅의 정령, 매우 튼튼한. 이것은 구멍을 낼 수 없습니다. 당신의 막혀있는 귓구멍과 마찬가지이다.”
“......이놈이? 앗.”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강아지!!! 나는 가지고 있다, 네 배의 속성, 그리고 네 배의 나이. 존중이 요구됩니다!”
“아, 예예. 그럼 시작할까요, 어르신?”
“좋아요. 나는 마법을 구매할 것입니다, 이것에 구멍이 나면.”
아스왈드는 그렇게 조건을 말하며 오베르가 학장의 옆자리로 이동했다.
나는 눈앞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거대한 바실리스크를 응시했다.
‘......상급 땅의 정령이라.’
땅은 전격의 우위에 있는 상성이다. 물론 위력이 강하다면 얼마든지 뒤집을 수도 있지만, 일단 상성만 놓고 보면 밀린다.
뭐, 그래도 구멍 정도는 낼 수 있겠지.
라이트닝 블래스트를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것은 카트카 공방전에서 용족의 고유 마법을 상대할 때였다. 그때도 이겼지만, 그 이후로도 착실하게 귀족과 기사를 잡아서 마나량을 늘렸으니, 설마 정령에게 구멍 하나 못 낼쏘냐.
나는 즉시 마법을 캐스팅했다.
─파직. 파직.
모든 마나가 오른손에 몰려들며, 샛노란 스파크가 일기 시작했다.
[금일 사용 가능한 ‘라이트닝 블래스트’ - 0회]
─드드드드....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빛이 내 손에서 뿜어져 나오자, 위기감을 느낀 상급 정령이 몸을 돌돌 말아 웅크리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나는 그대로 정령을 향해 손을 뻗었다.
─쩌저저적!!
─꽈르릉!!
번쩍! 아카데미 전체에 울려 퍼지고도 남을 듯한 굉음과 함께, 새하얀 번개 줄기가 바실리스크를 강타했다.
“크르르...!”
번개에 닿은 바실리스크의 옆구리가 붉게 달아오르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밝아졌다. 이윽고 붉은색을 넘어서 하얗게 전신이 달아오른 바실리스크는,
폭발해버렸다.
─파사사사삿!!!
정령의 육체를 구성했던 흙이 주변으로 터져 나왔다.
“뭐, 뭐야? 구멍이 아니라 아예 소멸을...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탈진을 방지하기 위해, 연금술 교수한테서 받은 물약을 황급히 꺼내 마셨다.
벌컥벌컥. 약간 짭조름한 맛이 나는 물약을 원샷하고 있을 때, 충격에 휩싸인 듯한 오베르가 학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 상급 정령을 일거에 소멸시키는 마법이라고...? 대체 이게 무슨....”
그의 옆에는 통역기가 완전히 고장 나버리기라도 한 모양인지, 아스왈드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어떻습니까, 고객님? 마음에 드십니까? 제가 이렇게까지 해드렸는데 안 사시면 진짜로─”
“나는 가져올 것입니다! 계약서! 서명하시오!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