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속에서 마법을 훔치는 마법사-119화 (119/200)

영지전의 결말 (1)

브룩스 자작령의 도시 중앙에 자리한 성채.

성 내부에 있는 집무실에는, 원래 주인이었던 브룩스 자작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레이첼 밀러.

전면전의 승리에 이바지하고, 아버지인 밀러 백작의 명을 받아 점령지를 관리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또 어떤 마을인가요.”

레이첼이 음울한 목소리로 묻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밀러 백작가의 기사가 대답했다.

“예, 아가씨. 서남부 평원에 있는 스무 가구 남짓한 규모의 마을입니다.”

“......그들이 이번에도 농민들을 모두 죽이고 경작지를 불태웠나요?”

“몇 명이 살아서 도망치긴 했으나 대부분은 습격 당시에 사망했습니다. 경작지 역시 말씀하신 대로 완전히 불타버렸습니다.”

기사의 보고를 받은 레이첼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댔다.

마을이 습격당한 게 이번이 벌써 몇 번째인가.

브룩스 자작가의 잔당들은, 공략하기 어려운 도시 대신 마을과 경작지를 습격하며 폐허로 만들고 있었다. 가질 수 없다면 파괴한다. 이게 그들이 선택한 전략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가 있죠? 한때나마 자신을 섬겼던 무고한 자들을, 어떻게 그렇게 가차 없이 죽이고 불태울 수가 있냐는 말이에요. 그들은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레이첼은 그녀답지 않게, 분노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표출했다.

“고정하십시오, 아가씨. 원래 영지전의 결말이라는 게 이렇습니다.”

오랫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밀러 백작을 보필해온 노련한 중년의 기사는, 백작 영애를 어르고 달래며 말을 이어 나갔다.

“영지전의 결말이요...?”

“예, 상대 가문의 적자가 한 명이라도 살아남으면 이렇게 지리멸렬한 저항이 이어집니다. 당장 지금이 아니더라도 훗날 다시 도전해올 수도 있겠지요. 이는 전면전 이후 흔히 보이는 양상이니,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하지만 기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레이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흔하다고 해서 무고한 자들이 죽는 걸 무던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저는 그들을 지키고, 하루빨리 이곳을 안정시켜야 해요.”

레이첼에게는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을 영원한 악몽에서 꺼내준 남자, 엘. 그는 전쟁이 완전히 끝나고, 점령지의 안정화까지 끝났을 때 돌아온다고 했다. 그 남자가 레이첼의 행동 원리였다.

“그렇다면 브룩스 자작가를 완전히 몰살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아가씨.”

“......역시 그것뿐인가요. 며칠 전 말콤 브룩스, 그자를 놓쳐서는 안 됐었는데.......”

며칠 전 레이첼은 습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을에 숨어있다가, 실제로 습격하러 온 말콤 브룩스 일당을 마주했었다. 그와의 전투에서 상처를 입히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결국 놓쳐버리고 말았다.

말콤은 브룩스 자작의 두 명뿐인 아들 중 하나. 그를 놓친 것은 너무나도 뼈아픈 실책이었다.

“다... 제 탓이에요....”

“예?”

“제가 그를 놓쳐서 마을이 또 습격을... 무고한 사람들이 죽음을... 전부... 전부 내 탓이야... 모두가 나를 비난할 게 분명─”

“무슨 소리십니까! 아가씨 탓이 아닙니다!”

중년의 기사는 황급히 소리높여 부정했다.

그 역시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다. 레이첼이 오랫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이유가 그녀의 정신적인 문제에서 기인했었음을.

또다시 레이첼의 정신이 흔들릴 기미가 보이자, 서둘러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아가씨께서는 누구보다도 잘하고 계십니다. 매일같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계시잖습니까? 자책하실 필요가 전혀 없으십니다.”

그렇게까지 자책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밀러 백작령도 아니고, 점령지가 습격당한 거였으니까. 약간의 금전적 손실로 인해 골치가 조금 아플 뿐, 냉정하게 눈을 딱 감으면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레이첼은 그렇게 모질지 못했다.

“이제 슬슬 용병들도 브룩스 자작가에 고용되는 걸 꺼린다고 합니다. 그 잔혹한 행태에 질려서 말입니다. 용병이 줄어들면 마을을 습격하는 빈도도 줄어들 테니, 숨통이 좀 트이실 겁니다.”

브룩스 자작가는 반 궤멸 상태다.

기사라고는 두 아들을 제외하면 한 명밖에 남지 않았고, 사병도 대부분 죽거나 도망쳤다. 그렇기에 용병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기사가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자, 레이첼이 힘없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다행이네요... 하지만 그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계속 마을을 살피러 다녀야겠어요. 경께서도 오늘 습격당한 곳과 가까이에 있는 마을을 살펴 주세요. 지금 바로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중년의 기사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고 떠났다.

집무실에 홀로 남은 레이첼은, 고개를 들어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무고하게 희생당한 자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녀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기사가 방금 자신을 달래주려 희망적인 말을 해주었지만, 레이첼도 알고 있었다. 브룩스 자작가가 남아있는 한, 이 악몽 같은 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임을.

하지만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제각기 흩어져서 게릴라전을 펼치는 그들을 무슨 수로 몰살시킨다는 말인가. 레이첼에게는 뾰족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힘들어.”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레이첼은 그렇게 생각했다.

***

“야야! 집중 안 해? 어!”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앨리스를 야단쳤다.

“흐...앗?! 지, 집중하고 있었어. 진짜야.”

“말대꾸?”

“아, 아니.... 미안.”

앨리스는 손등으로 입가에 묻은 침을 슥슥 닦아내고는, 다시 책을 보는 데 열중했다.

그녀가 들여다보고 있는 책은 기초 마법서 ‘파이어 애로우’. 만티코어의 부산물을 처분하고 나온 돈으로 내가 구해다 준 것이다.

“이게 다 너 잘되라고 이러는 거야. 공부해서 남 주냐고. 어?”

“마, 맞아. 네 말이 다 맞아.”

나는 요 며칠간 말콤 브룩스를 심문하며, 앨리스의 마법 공부도 도와주고 있었다.

사실 말이 도와준다는 거지,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애당초 나는 마법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내가 그녀에게 직접적인 가르침을 주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주입식 교육과 강제적인 학습으로 유명한 나라에서 성장한 몸. 내가 그랬었듯 앨리스에게 마법서를 달달 외우게 하고, 야간 자율학습 감독처럼 틈틈이 그녀를 감시하고 있었다.

“어어? 그새 또 졸아!”

“앗.”

문제는 앨리스의 성취욕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욕 자체가 별로 없어서, 도통 집중하질 못했다.

나 못지않게 마법에 대한 열망이 커다랬던 앨리스가 왜 이렇게 됐을까.

그건 이미 마법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강력한 마법들을 여럿 다룰 줄 아니, 기초 마법 따위는 크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이건 나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였으나, 그래도 기초나 하급 마법은 배워두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지금 저기 구석에 묶여서 내 눈치를 살피고 있는 말콤 브룩스의 입을 열게 만든 것도, 기초 마법 ‘스태틱 쇼크’였으니까.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나, 나는 바닥을 보고 있었다.”

말콤은 황급히 눈을 내리깔며 되물었다.

이 녀석은 이미 지난 며칠간의 집중교육 과정을 거쳐 예절 주입이 끝난 상태였다.

“또 수상하게 눈알 굴리기만 해봐.”

“주, 주의하도록 하지.”

명색이 기사라는 녀석이 왜 고작 며칠 만에 이렇게 고분고분해졌냐면, 아이러니하게도 내 회복 마법 때문이다. 나는 고문과 치료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고문기술자가 되어버렸다.

전기로 신나게 지지다가 녀석이 지칠 때쯤 회복 마법을 써주면, 다시 쌩쌩해져서 전기를 맞아야 했다. 결국 혼이 쏙 빠져버린 말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알아내야 할 건 거의 다 알아낸 상태였기 때문에, 이제 밀러 백작에게 넘겨서 지하 감옥에 가둬둘 생각이다. 나도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하는데, 계속 옆에 두고 직접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나는 말콤 브룩스에게 다가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했다.

“......그래서, 브룩스 자작이 정확히 언제 공격해올지는 너도 모른다 이거지?”

“그, 그렇다. 먼 곳에서 돌아오시는 거니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다. 조, 조만간 도착하실 거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역시 교육의 성과가 있었는지, 말콤은 내가 묻자마자 덜덜 떨며 즉답했다.

“흐음. 어딜 공격해올지도 모르고?”

“나, 나도 정말 모른다. 몇 번을 말하지 않았나!”

“그래, 뭐. 알겠어.”

역시 더 이상의 정보는 얻을 수 없겠군.

어차피 녀석이 말해줬다 한들 곧이곧대로 믿을 생각도 없었다. 내게 거짓 정보를 줄 수도 있지 않은가? 적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알아서 잘 가려듣고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나는 말콤의 목덜미를 잡아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며 앨리스를 향해 말했다.

“앨리스, 나 이 녀석 데리고 잠깐 어디 좀 다녀올 테니까 열심히 하고 있어. 나 없다고 또 바로 침대에 드러눕지 말고.”

“다, 당연하지. 날 뭐로 보는 거니? 근데 어디 가게?”

“밀러 백작성.”

***

─달그락달그락

마차를 따라 길게 늘어선 병사의 행렬.

그 선두에 있는 호화스러운 마차 안에서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정도 병력이라면 밀러 백작령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작님.”

“그래... 내 아들들과 합류해서 용병까지 끌어모으면 못 할 것도 없겠지.”

브룩스 자작은 턱을 쓰다듬으며 호위 기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병력을 얻어내신 겁니까? 정말 수완이 대단하십니다.”

“껄껄, 다 이런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 결혼하는 것 아니겠는가. 사위가 도와달라면 의당 도와주는 것이 도리지.”

밀러 백작과 치른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반 궤멸 상태였던 브룩스 자작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로 부인의 가문에 병력을 요청하는 것.

브룩스 자작의 처가는, 왕국 서부에 있는 페인 자작가였다. 그동안은 촌구석에 있는 촌스러운 가문이라고 은근히 무시해왔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고 보니 도움을 요청할 데가 그곳밖에 없었다.

평소 빈번하게 교류했던 중부지방의 다른 가문들은, 브룩스 자작의 패색이 짙어지자 모두 그를 외면했다. 그래서 결국 자존심을 굽히고 처가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연히 사위를 도와주는 것이 도리겠습니다만, 그래도 기사까지 내어주었잖습니까? 그런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대체 어떻게 페인 자작을 구워삶으셨습니까?”

“경의 말대로 쉽지는 않았지. 탐욕만 그득한 멍청하고 역겨운 노친네거든.”

페인 자작은 거저로 병력을 내어주려 하지 않았다. 왕국에 반란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니 자신의 병력을 아껴야 한다며, 큰 대가를 약속하기 전까지는 도와주지 않겠다고 했었다.

“밀러 백작령의 절반을 떼어주겠다고 하니, 그제야 병력을 내어주더군.”

“......예? 병력의 규모가 제법 크다고는 하나, 밀러 백작령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는 아니잖습니까?”

지원받은 병력은 오백 명 남짓.

적지 않은 숫자에 기사도 몇 명 포함되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밀러 백작령을 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작령을 돌려받기 위한 협상 카드로 써먹기 위함이지, 백작령을 삼키기 위함이 아니다.

“크흐... 그래서 내가 말했잖나? 탐욕만 그득하고 멍청한 노친네라고. 공수표인 줄도 모르고 허영에 사로잡혀 병력을 홀랑 내어주는 꼴이란... 쯧.”

브룩스 자작이 은혜도 모르고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병사 하나가 마차의 창가로 다가왔다.

“자작님, 이제 곧 도착합니다.”

“드디어 내 땅으로 돌아왔군. 병사들은 이곳에 주둔시켜라. 너무 깊게 들어가면 밀러 백작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 말이야.”

“옛, 알겠습니다.”

밀러 백작은 자신이 병력을 구해왔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놈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병사를 은밀하게 숨겨둘 필요가 있었다.

─달그락달그락

브룩스 자작은 호위 기사만 대동한 채, 마차를 타고 임시거처로 향했다. 그곳에서 아들들과 접선할 것이다.

그렇게 임시거처에 거의 도착할 때쯤, 웬 거지꼴을 한 병사 하나가 마차를 향해 허겁지겁 달려왔다.

“자작님! 자작님!!”

“......보아하니 나의 병사 같은데, 무슨 일이지? 냄새가 지독하니 저리 물러나서 말하거라.”

자작이 손수건으로 코를 틀어막으며 손짓하자, 병사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며 입을 열었다.

“말콤 도련님이 포로로 붙잡히셨습니다!”

“뭣?! 그게 무슨 소리냐! 누가 감히 내 아들을 붙잡을 수 있단 말이냐! 밀러 백작의 기사인가? 아니면 그 딸년? 어서 대답하지 못할까!”

브룩스 자작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 그때 그놈입니다. 일전의 영지전에서 자작님의 기사 다섯을 살해한 그 용병 말입니다!”

“용병? 눈을 마주쳤다는 이유로 날뛰었다던 그 미치광이 말이냐? 그놈은 진즉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고 들었는데?”

“다, 다시 돌아온 모양입니다. 그자가 도련님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잡아갔습니다.”

“너는 그걸 보고만 있었나? 목숨 바쳐 내 아들을 지켜야지, 왜 네놈만 멀쩡히 살아서 돌아왔냐는 말이다!”

서슬 퍼런 자작의 고함에, 병사가 몸을 움찔하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노, 놈이 이 사실을 자작님께 알리라고 저는 살려주었습니다....”

“이런 병신같은 놈! 그렇다고 너만 냉큼 빠져나와? 꼴도 보기 싫으니 썩 꺼지거라!”

여차하면 칼이라도 뽑을 기세였기에, 병사는 황급히 달아났다.

브룩스 자작은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꾹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 미천한 용병 새끼가 사사건건 나를 방해하는군.”

“저... 자작님.”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호위 기사가 슬며시 입을 열었다.

“지금 상황에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죄송합니다만... 말콤 도련님께서 포로로 잡히셨다면, 페인 자작가에서 빌려온 병력이 탄로 날 가능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병력의 존재를 들키면 기습은 물 건너가게 된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내 아들은 나를 닮아서 매우 강인하니까. 적에게 비밀을 누설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야. 절대로!”

브룩스 자작은 손을 내저으며 단언했다.

***

밀러 백작성의 지하 감옥.

“나한테 했던 말 그대로, 여기 계신 밀러 백작님께 다시 말해드려라! 어서!”

파직! 나는 손에 스파크를 일으키며, 의자에 구속되어 있는 말콤 브룩스에게 윽박질렀다.

“으아악! 나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가문으로 병력을 빌리러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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