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꿈 (4)
엘미나는 감동했다는 듯 덥석 내 손을 잡았다.
“역시...!! 저는 엘 님이 언젠가는 세르시아 교인이 되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미안하지만 그 믿음은 틀렸다.
“아하하... 뭔가를 되게 잘 믿으시네. 아무튼 밖에서 저와 잠시 걷지 않으시겠습니까? 교리에 대해 여쭤볼 것도 좀 있고....”
“좋아요! 뭐든 답해드릴게요.”
사실 세르시아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궁금하지 않았지만, 순례자가 가득한 이곳에서 떠들기도 좀 그렇고, 자해할 수도 없는 노릇.
나는 엘미나와 함께 신전을 내려갔다. 그리고 광장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신전에 세워져 있는 세르시아 님의 석상은 볼 때마다 인상 깊군요.”
“맞아요. 아아, 정말 거룩하지 않나요? 희망을 노래하시는 듯한 그 모습... 바라보고만 있어도 희망이 샘솟는 느낌이에요.”
......나랑 같은 걸 본 게 맞나?
내가 보기에는 그저 기도하는 모습일 뿐, 노래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뭐, 뛰어난 미술 작품도 감상하는 사람의 배경 지식과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니, 그냥 그렇다고 치자.
“예, 뭐. 근데 색칠을 하지 않아서 아쉽네요. 조금 단조롭다고 해야 하나? 입고 있는 옷 같은 거에 색을 입히면 훨씬 입체적일 텐데.”
“엘 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구나. 저도 그게 조금 아쉬워요. 신화서에 있는 세르시아 님의 삽화를 보면 머리색이 정말 아름다우시거든요. 광택이 흐르는 성스러운 백발...!”
무슨 말을 해도 결국 세르시아 찬양으로 이어지는군.
나는 적당히 맞장구쳐주며, 상대적으로 한산해 보이는 광장의 끝자락으로 엘미나를 슬쩍 이끌었다.
‘힐을 해달라고 하는 건... 쉽지.’
뜬금없이 공격 마법을 써달라고 하는 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회복 마법은 아니다. 내가 다치기만 하면 되니까.
게다가 또 우리가 보통 사이인가?
고대의 던전에서 함께 생사를 넘나든 전우.
구울이라는 예절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한사이다. 회복 마법쯤은 큰 부담 없이 부탁할 수 있다.
나는 허리춤에 달린 단검에 은밀하게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검지손가락으로 검날을 살짝 훑었다.
“아얏!”
“......? 왜 그러세요?”
“아, 실수로 검에 손을 베여서....”
의아한 듯 묻는 엘미나에게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손가락을 보여줬다.
“저런... 조심하셔야죠. 제가 치료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위이잉
그녀의 손에서 광휘가 뿜어짐과 동시에,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었다. 확실히 앨리스가 쓰는 회복 마법보다 수준이 월등하게 높았다.
‘......딱히 메시지 같은 건 안 뜨네.’
승격 퀘스트는 기사를 처치할 때마다 완료까지 몇 명이 남았는지 알려줬었는데, 이건 별다른 알림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 불친절하단 말이지.
어쨌든 어렵지 않게 1회 맞기에 성공했다.
앞으로 같은 마법을 2회만 더 맞으면 된다.
“이야, 완전히 깔끔하게 치료됐네요. 과연 수석 사제다운 솜씨이십니다.”
“이게 어디 제 능력인가요. 다 세르시아 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신 덕분이죠. 저는 그저 미천한 종일뿐이랍니다?”
세르시아는 가만히 있어도 배가 부르겠군. 이렇게 모든 영광을 자신에게 돌려주는 신자들이 넘쳐나니까 말이지.
아무튼 나는 엘미나와 함께 광장을 걸으며, 계속 의도적인 삽질을 시도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한눈을 팔다가 길바닥에 넘어졌다.
─꽈당!
“아야....”
“앗! 괘, 괜찮으세요?”
이번엔 진짜로 아팠다. 지금 내 복장은 네크로맨서를 잡으러 다니던 것과 똑같은 완전 무장 상태. 넘어져도 웬만해서는 상처가 나지 않으므로, 머리를 바닥에 찧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마에서 주룩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엘미나에게 요청했다.
“죄송하지만 다시 치료를....”
“물론이죠. 이리 가까이 오세요.”
─위이잉
이걸로 2회. 앞으로 한 번 남았다.
“엘 님은... 의외로 덤벙거리는 면이 있으시네요? 푸훗.”
치료를 마친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작게 웃음 지었다. 이거 괜히 부끄럽군.
“어쨌든 저는 이만 다시 기도를 올리러 가봐야겠네요.”
“네? 벌써요?”
“신전에서 기도하는 건 정말... 자는 것보다도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엘 님도 지금 같이 가실래요?”
“아, 아뇨, 저는 조금 더 있다가....”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이따 봬요.”
엘미나가 등을 돌려 신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황급히 그녀를 불러 세웠다.
“엘미나 님!”
─으적!
“......네?”
“제가 혀으... 깨무어서....”
혀까지 깨물다니. 별 짓 다하는군.
“으휴, 정말... 어린애 같으셔.”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가왔다.
“아- 해보세요. 아-”
“아─”
치과의사 같은 멘트와 함께 마지막 치료가 시작됐다.
─위이잉
[꿈속에서 마법 ‘홀리 리커버리’를 3회 맞아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훔치시겠습니까?]
“이제 됐죠? 저 정말 가볼게요.”
“아, 예! 감사합니다! 살펴가십쇼! 흐흐흐.”
“......?”
엘미나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고는 신전을 향해 떠났다.
‘이건 무조건 습득이지. 습득한다!’
이런 걸 훔치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신의 노여움을 사서 천벌을 받는다거나.
[마법 ‘홀리 리커버리’를 습득했습니다!]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1회]
[동일한 대상에게서는 더 이상 마법을 습득하거나 훔칠 수 없습니다.]
‘뭐, 뭐야. 고작 1회?’
역대급으로 적은 횟수였다.
라이트닝 블래스트, 블리자드와 같은 1회.
‘이게 그 마법들과 동급은 아닐 테고... 신성력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세르시아를 믿지 않아서?’
그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기왕 얻은 거,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신성력을 사용하지 않는, 회복 마법사의 회복 마법도 존재하니까.
어쨌든 마법을 얻었으니 테스트는 해봐야겠지. 나는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살펴봤다.
“어... 맞다. 아직 꿈이지? 이거 묘하네.”
꿈의 주인으로부터 마법을 얻어냈는데도 여전히 꿈속에 있다니. 공격 마법을 얻을 때는 맞아 죽었기에 꿈에서 바로 깨버렸는데, 이렇게 계속 꿈속에 남아있으니 상당히 묘한 느낌이었다.
굳이 자살해서 꿈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을 듯했다. 일단 자살이라는 게 몹시 꺼림칙한 일이기도 하고, 꿈속에 있으면 마법을 무한대로 쓸 수 있으니 방금 얻은 마법도 여러 번 테스트해볼 수 있다.
나는 광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건물의 귀퉁이로 향했다.
‘좋아. 주변에 아무도 없군.’
품에서 단검을 꺼내서 손바닥에 제법 큰 상처를 냈다. 너무 작게 내면 제대로 된 위력을 테스트해보기 어렵다.
나는 피가 배어나오는 손바닥을 향해 회복 마법을 캐스팅했다.
─위이잉....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회]
엘미나가 사용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뿜어져 나오는 빛부터가 희끄무레했고, 상처도 몹시 더디게 회복됐다. 심지어 얼마 치료하지도 못하고 마법이 끝나버렸다.
“아니, 이거 왜 이래? 다시 해봐야겠군.”
─위이잉....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더 약해졌다.
이제는 치료가 안 되다시피 했다.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중얼거렸다.
“와 씨. 너무 실망스러운데... 이건 뭐 싸구려 포션보다도 못한 마법이잖아?”
그러자 뒤편에서 뜻밖의 대답이 들려왔다.
“그 마법이 싸구려 포션보다 못한 게 아니야.”
“?!”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다.
그곳엔 여자아이가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아까 봤던 꼬맹이였다. 신전 계단의 난간을 뛰어다니던 불량한 꼬맹이.
“그게 네가 품은 희망의 크기야.”
“......뭐?”
엘미나가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구현해낸 아이인가? 꿈속 인물이 말을 한다는 것도 놀라운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희망의 크기? 그게 무슨...?”
“그 마법의 원동력을 말하는 거야.”
아, 신성력을 말하는 건가.
뭔 말을 이렇게 빙빙 돌려서하지?
“신성력? 나야 뭐 신성력이 없으... 아니, 잠깐. 너 누가 어른한테 반말하래. 어!!”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었다. 고작 열 살 남짓해 보이는 꼬맹이가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고 있다. 그것도 뒷짐을 지고서.
“혼날래? 어!!”
“쿡쿡. 너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성향이 강하구나?”
내가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꾸짖었지만, 꼬마아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웃으며 자기 할 말만 할뿐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희망을 품고 있고 네 희망도 작은 편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 마법을 사용하기 어려울 거야.”
“그...래?”
상당히 예의가 없는 아이였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제법 솔깃한 이야기였다.
‘엘미나가 알고 지내던 꼬마 사제인가?’
말하는 투로 미루어보건대, 뭔가 회복 마법이나 신성력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나는 능력만 있다면 나이 따위는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으므로,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쓸 수 있는데?”
“신을 믿어야겠지. 또는 신이 허락해주거나.”
어쭈? 어린 게 엉큼한 구석이 있군.
이 기회를 틈타서 선교하려 들다니.
누가 사제 아니랄까봐.
“좋은 시도였다, 꼬마야. 하지만 나는 딱히 신을 섬길 생각이 없다.”
“꼭 섬기지 않아도 돼. 신의 존재를 믿기만 해도 그 마법을 사용할만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어.”
“아니... 그게 말처럼 쉽겠냐. 안 믿던 걸 어떻게 갑자기 믿어? 직접 만나서 악수라도 하면 모를까.”
내가 어림없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젓자, 꼬마아이는 내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그래, 그럼 그 마법은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네 마법도 아니었으니 아쉬울 것도 없겠지.”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존재에게도, 내가 마법을 훔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
“......뭐라고?”
“그 마법은 네 마법이 아니잖아. 지금 이 꿈처럼 말이야.”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아이는 이게 꿈이라는 것도, 내 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일전에 이런 존재를 한 번 만나본 적이 있었다.
‘랜드 라이즈’를 다루는 정신이상자 수배범의 꿈속에서 만났던 정체불명의 여인.
나처럼 꿈 바깥에서 개입한 존재였으며,
내가 마법을 훔치듯 욕망을 훔치던 여자다.
원리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나를 보고 남의 꿈속에 들어온 외부인임을 한눈에 알아챘었다. 지금 이 여자아이처럼.
“......너도 욕망을 탐하러 왔나?”
나는 한껏 경계하며 물었다.
“욕망...? 아아, 너는 서큐버스를 만난 적이 있구나? 그런데 이상하네. 그 불결한 것들은 오래전에 다 소멸했을 텐데...?”
“혼자 갸웃거리지 말고 묻는 말에나 대답해라.”
“쿡쿡. 아니, 나는 욕망 때문에 온 게 아니야.”
그녀는 여유롭게 웃으며 내게 한 발짝씩 더 다가왔다. 나는 한 발짝씩 물러나며 여차하면 마법을 쓸 기세로 말했다.
“그럼 뭐 때문에 엘미나 님의 꿈속으로 들어온 거지? 아, 그리고 자꾸 슬금슬금 다가오지마라.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봐주지는 않을 거니까.”
“희망.”
“혀가 짧네? 말 똑바로 해.”
“쿡쿡. 너 되게 웃기다. 나는 이곳에 희망이 가득해서 왔어.”
그럼 이 여자는 희망을 훔치는 존재인가?
“엘미나 님의 희망을 훔쳐갈 생각이라면 그만 두는 게 좋을 거다. 그녀는... 좋은 사람이니까.”
“나도 알아. 신실하고 희망찬 아이지. 그래서 나는 그 아이를 총애하고 있어.”
“......뭐? 네가 뭔데 총애한다 만다야?”
그녀는 내게 슬금슬금 다가오던 발걸음을 뚝 멈췄다.
“나는 세르시아란다.”
─번쩍!
순간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강렬한 빛이 번쩍이나 싶더니, 어린아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신전에 있던 석상과 똑같은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성스러움.
나는 고결한 여인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좆됐다.’
내가 신의 면전에서 신을 부정 했단 말인가?
혀가 짧다고 면박도 줬는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건방졌던 언행이 떠오르며 내 인생의 종착점은 아무래도 여기, 엘미나의 꿈속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 불경스러웠던 제 언행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예... 저는 신이신줄 모르고....”
일단 사죄부터 했다.
솔직히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게 잘못 아니냐는 생각이 문득 치밀어 올랐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다. 파리가 싹싹 빌어도 인간은 봐주지 않는다. 그녀가 보기에 인간은 파리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렇게 주눅 들어있을 필요는 없단다. 애당초 너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으니, 내가 누구인지 짐작초자 할 수 없었겠지. 그것에 대한 죄는 묻지 않을 거란다.”
이게 신의 자비심인가?
목소리는 또 왜 이렇게 자애롭고?
갑자기 세르시아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그 마법은 거두어가야겠구나.”
“......예?”
“그것은 네 것이 아니었던 마법. 너는 나를 믿지도, 내가 허락한 적도 없으니 그 마법을 가질 자격이 없단다.”
호감도가 수직 하락했다.
굳이 뺏어가야 돼?
그냥 허락 좀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도 직접 목격했으니, 이제 신의 존재를 믿는데?
물론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을 뿐, 겉으로는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다.
“예예,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 나를 향했다.
나는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곧 벌어질 마법 회수를 기다렸다. 사실 그녀 말대로 원래 내 마법은 아니었지만, 왠지 아쉬웠다. 그래도 살려주는 것에 만족하도록 하자.
“.......”
“......?”
시간이 제법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손을 들고 있기만 할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곧, 곤혹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 어째서...?”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1회]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뭐야? 갑자기 이게 왜 떠?
“어째서... 나의 권능이...?”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1회]
“왜...? 대체 이게 무슨...?”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1회]
그녀가 당황스러워 할 때마다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고 나는 느꼈다.
‘시스템이 세르시아를 막고 있다!’
그렇다. 그녀가 신이라고 해봤자 게임속 존재일 뿐. 시스템이 그녀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나는 시스템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그녀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 진짜 세르시아 님이 맞으십니까?”
“무슨 무엄한 소릴! 나는 희망을 관장하는 여신, 세르시아다!”
그녀가 손을 내리며 버럭 소리쳤다.
솔직히 세르시아 본인이 맞는 것 같긴 했다. 시스템 메시지가 괜히 뜨지는 않았을 테니까.
“정말이십니까...? 근데 왜 제 마법이 그대로 남아있죠? 회수하겠다고 하셨잖습니까.”
“그건 나도 모르겠구나. 어째서 내 권능이 너에게 닿지 않는 것인지....”
그래. 모르겠지.
“......제게서 마법의 회수만 불가능한 겁니까? 아니면 세르시아 님의 모든 권능이 미치지 않는 겁니까?”
“글쎄....”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을 다시 들어올렸다. 그리고,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2회]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3회]
[금일 사용 가능한 ‘홀리 리커버리’ - 4회]
꺼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