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속에서 마법을 훔치는 마법사-78화 (78/200)

레이첼의 악몽 (3)

왜 꿈에서 깨지 못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왜 사람들이 레이첼을 노리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심각한 피해망상이 있었다.

이게 현실이라면 그저 망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건 꿈. 그녀의 망상이 꿈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레이첼이 ‘저 건물에서 적들이 나올 것 같다’라고 말하면 진짜로 나오는 거고, ‘영지민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말하면 진짜로 죽이려 드는 거다.

지금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레이첼이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시간을 끌수록 더 피곤해지겠어.’

지금이야 이 정도 선에서 그치고 있지만, 그녀의 망상이 거세지다 보면 나중에 뭐가 등장할지 모른다. 대규모 군대가 출현할 수도 있고, 강력한 몬스터나 악마가 나올 수도 있다.

모든 것은 그녀가 상상하기 나름이다.

일단 눈앞의 기사부터 해결하고, 더 늦기 전에 그녀가 나를 공격하게끔 유도해야겠다. 어차피 피해망상을 앓고 있으니, 공격을 유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했다.

“어떻게... 어떻게 경들이 저한테 이러실 수가 있죠?”

레이첼이 길목을 막아서고 있는 세 명의 기사를 향해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말없이 검을 겨누고 있을 뿐이었다.

“말해보세요! 알폰소 경! 밀러 백작가를 수호하겠다던 당신의 굳은 맹세는 거짓이었나요?”

“......레이첼 아가씨. 아가씨께서는 반드시 죽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대체 왜!”

왜긴. 네가 그렇게 상상하니까 그런 거겠지.

“어째서... 다들 저를 이렇게나... 흑.”

이윽고 레이첼의 가녀린 어깨가 떨려오기 시작했다. 소리죽여 흐느끼는 모습은 사뭇 애절해 보였으나, 이건 그녀 스스로가 원한 일.

그녀는 불행한 여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다.

주변의 모든 환경은, 그녀를 불행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장치일 뿐. 저 기사가 진짜로 레이첼을 죽일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진작 달려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허술한데... 꿈인 걸 인지하지 못하나?’

솔직히 비현실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다. 수백 명이 쏟아져 나오는 건물이나, 제자리를 맴도는 계단, 말할 때마다 기가 막히게 적이 등장하는 것 등.

조금만 생각해봐도 꿈이라는 게 티가 난다.

그런데 왜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거지?

“이젠...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던 레이첼이 고개를 들었다.

“......제가 죽기 전에, 당신들을 죽이겠어요.”

그녀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가능한가...?’

레이첼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중급 마법을 겨우 하나 다루는 수준. 기사 셋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쨌든 그녀가 그렇게 마음먹자, 기사들도 자세를 고쳐 잡기 시작했다.

‘셋 다 내가 잡아야 한다. 일단 콜링 썬더로 빠르게 하나를 처치하─’

─휘이이익!

돌연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나는 경악하며 레이첼을 바라봤다.

그녀의 머리 위에 바람이 몰려들며 맹렬히 회전하는 바람의 구체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오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분명히 바람 속성의 오브였다.

하지만 내가 듣기로는, 레이첼이 사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중급 마법은 오브가 아니라 ‘트위스터’였다. 그런데 오브를 캐스팅하다니?

내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오브를 기사에게 쏘아 보냈다.

“피해라!”

세 명의 기사들은 각자 흩어지며 피했지만, 레이첼의 공격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투콰콰콰!

어느새 생성된 돌개바람이,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산산이 부수며 날아가고 있었다.

‘저게 트위스터인가?’

심지어 그 돌개바람은 단순히 직진해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기사 하나를 끊임없이 쫓아다니고 있었다.

저 마법에 뛰어들어서 죽어버릴까 잠시 고민해봤지만, 그건 너무 섣부른 행동 같았다. 레이첼은 이미 두 개의 중급 마법을 사용했다. 앞으로 또 어떤 마법이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나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달려오고 있는 기사를 향해 마법을 캐스팅했다.

─번쩍!

─꽈릉!

[금일 사용 가능한 ‘콜링 썬더’ - ∞회]

하늘에서 한줄기 벼락이 내리꽂혔다. 기사가 워낙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던 탓에 빗나갔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맞을 때까지 쏘면 되니까.

─번쩍! 번쩍! 번쩍! 번쩍!

─꽈릉! 꽈릉! 꽈릉! 꽈릉!

하늘이 깜빡깜빡 점멸하며 수많은 번개가 내리쳤다.

“커어억!”

결국 벼락에 적중당한 기사 하나가 쓰러졌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기사에게 연달아 콜링 썬더를 날려서 완전히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기사는 둘...이 아니군. 미치겠네.’

“이쪽이다!”

“레이첼 아가씨가 여기에 있다!”

이 와중에 레이첼이 또 어떤 망상을 품기라도 한 모양인지, 추가적인 기사와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발 이상한 상상 좀 그만하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레이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적들에게 마법을 날릴 뿐이었다.

“흐아압─”

─서걱!

갑작스레 골목에서 튀어나온 남자의 목은 바람의 칼날에 의해 잘리고,

“아가씨는 죽어야만 합─”

─투콰콰콰!

정면에서 달려들던 기사는 돌개바람에 의해 온몸이 찢어지고,

“모두 공격해! 밀어붙...켁!”

─쉬이이익

후방에서 몰려오던 병사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목을 부여잡고 켁켁대며 쓰러졌다. 심지어 이건 무슨 마법을 쓴 건지도 모르겠다.

‘정말 엄청나군....’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전투가 시작된 이래로, 이 일대에 바람이 잦아든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 레이첼은 그만큼 다양한 바람 마법을, 매우 빠른 속도로 구사하며 적들을 도륙 내고 있었다. 내가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로.

─휘오오! 투콰콰콰! 휘리릭! 서걱!

‘......듣던 것과는 너무 다른데. 이게 쿼드러플의 위력?’

내게 레이첼에 대해 말해준 여기사의 설명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트위스터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과는 달리, 레이첼은 여러 개의 중급 마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내가 알아볼 수 없는 마법도 많았지만, 위력으로 미루어보면 중급 마법이다.

이쯤 되면 여기사가 레이첼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듯했다. 아니면 레이첼이 스스로 실력을 숨겼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것도 망상의 일부이거나.’

현실에서는 능력 부족으로 다룰 수 없었던 마법을, 꿈에서 자유롭게 써댈 가능성. 그래서 꿈을 놓지 못하고, 일 년이 넘게 붙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녀가 사용하는 마법이 망상이고 허상이라면, 내가 그 마법에 맞아 죽어도 시스템이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도해봐서 손해 볼 건 없지.’

“다들 달려들어!”

“죽여라!!”

적들은 끝도 없이 몰려오는 상황.

일단 무리를 해서라도 이 상황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어떤 마법을 하나 캐스팅했다.

처음 사용해보는 마법을.

─사아아

일순간 하늘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뭐, 뭐야?”

“갑자기 하늘이 왜...?”

“무슨 일이지?”

그리고 곧, 새하얀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수한 눈송이들은 광풍과 뒤섞여 눈보라를 만들어냈고, 사방팔방으로 거세게 휘몰아쳤다.

[금일 사용 가능한 ‘블리자드’ - ∞회]

하얀 눈송이들이 햇빛을 가리며 하늘이 어두워졌다. 폭풍 같은 눈보라는 나와 레이첼이 있는 작은 구역을 제외하고, 이 일대를 꽁꽁 얼려갔다.

─까드득

권역 내에 예외는 없었다.

순식간에 하반신이 잠길 정도로 눈이 쌓였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병사도, 기사도, 건물도, 나무도 모두 얼어붙기 시작했다.

‘와... 씨. 이거 마나 소모가 장난이 아니네.’

몸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블리자드는 마나를 일거에 소모하는 형태가 아니라, 지속시간에 비례해서 소모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더 이상 이 주변에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나는 탈진을 피하기 위해 마나가 완전히 고갈되기 전에 블리자드를 중단했다.

“대, 대체 이 마법은....”

레이첼이 경악하며 나를 바라봤다.

이제 당분간은 레이첼의 목숨을 노리는 자가 없을 테니, 마법에 맞아 죽기 위해 슬슬 커밍아웃을 하기로 했다.

그녀가 무슨 마법까지 쓸 수 있는지 샅샅이 파악하면 좋겠지만, 그럴 여유까지는 없다. 대충 중급으로 보이는 마법 중에 하나 골라 맞을 생각이다.

“레이첼 님. 사실 저도 당신을 죽이─”

─쩌저적...

돌연 내가 만든 얼음 장판의 끝자락에서 얼음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보니,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기사 하나가 얼어붙은 자신의 몸을 강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퍼슨 경...!”

레이첼이 그를 알아보며 소리쳤다.

“......저자는 누굽니까?”

나는 잔뜩 긴장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피해망상으로 점철된 이 꿈의 특성상 저 녀석은 아군일 리가 없다.

“저희 가문에 있는 유일한 고위기사예요. 설마 제퍼슨 경까지 저를 노릴 줄은....”

설마는 무슨. 본인이 자초한 거면서.

아무튼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짧게 썼다지만 블리자드도 버텨낸 녀석이고, 나는 마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앞으로 중급 마법 한두 개 정도나 간신히 쓸 수 있을 듯했다. 기사를 죽이기엔 부족하다.

“레이첼 아가씨. 아가씨께서는 반드시 죽으셔야 합니다.”

기사가 레이첼을 향해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계속 저런 소리를 했는데, 잘 들어보니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레이첼이 죽으면, 일 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물론 내가 마법을 얻기 전까지는 죽으면 안 된다. 그녀가 악몽에서 벗어나서 치료소를 떠난다면, 나는 그녀의 꿈에 다시 들어갈 기회가 없다.

“왜 다들 저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 거죠?”

레이첼이 기사에게 되물었다.

그런 질문을 할 시간에 마법이나 캐스팅해서 날리면 참 좋을 텐데 말이지.

“그건 아가씨가 죽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사는 그렇게 외치며 레이첼에게 쇄도했다.

가히 엄청난 속도였다. 나는 황급히 검을 뽑아 들고 레이첼의 앞으로 달려 나갔다.

─채앵!

그의 검에는 오러도 실리지 않았지만, 일격에 내 손아귀가 찢어지며 피가 흘러나왔다.

‘크윽. 고위기사라더니....’

맨몸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기에, 결국 육체 강화 마법을 써야만 했다.

[금일 사용 가능한 ‘스트렝스’ - ∞회]

─채앵! 챙!

기사의 공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스트렝스를 사용한 덕에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도대체 그렇게까지 저를 죽이려고 하는 이유가 뭐예요!”

정신없이 검을 막아내고 있는 와중에, 뒤에서 레이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사 역시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그녀에게 소리쳤다.

“그건 아가씨께서 더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카앙!

역시 힘을 쓸 땐 소리를 질러야 하는 모양인지, 기사가 휘두르는 검이 한층 거세졌다.

“모르겠어요! 저는 죽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이것들이? 나는 안중에도 없나? 열 받네?

“걱정 마십시오. 제가 금방 죽여드릴 터이니!”

그렇게 말한 기사의 검에 푸른색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오러가 맺힌 검을 수직으로 휘둘렀다.

─끼이이익!

내 검은 오러를 얼마간 버틸 수 있도록 강화 마법이 걸려있기에 그의 검을 막아낼 수 있었지만, 드라이아이스에 금속이 닿는 것 같은 기이한 소음이 발생했다.

“싫다구요! 당신은 기사의 의무를 저버릴─”

“레이첼 님! 제발 닥치고 마법 좀 쓰세요!”

나는 레이첼의 말을 잘라버리고 버럭 소리쳤다. 아까 보니까 잘 싸우던데, 왜 지금은 뒤에서 떠들고만 있는 걸까.

─카앙! 끼이이익!

“크윽... 저는 오래 못 버팁니다! 당신이 죽고 싶지 않다면, 빨리 이 기사를 죽이세요!”

“......알겠어요.”

스트렝스와 강화 마법이 걸린 검을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마나가 충분하다면 모를까, 검만으로 고위기사를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레이첼이 마법을 준비 중인 것일까.

이 일대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휘이이

산들바람처럼 가볍게 시작된 바람은, 점점 거세지나 싶더니 곧 광풍으로 돌변했다.

‘무슨 마법을 준비하길래 이 정도의 바람이...?’

블리자드로 인해 쌓였던 눈송이가 재차 어지럽게 휘날렸다. 아까 전의 전투에서 레이첼은 이 정도의 마법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뒤를 돌아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기사의 공격이 전에 없이 격렬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레이첼의 마법을 보고 조급해졌는지, 검만 휘두르던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육탄전까지 감행하기에 이르렀다.

퍼억! 퍽! 나는 두들겨 맞으면서도 시간을 끌었고, 이윽고 레이첼의 음성이 들려왔다.

“준비됐어요. 비키세요!”

드디어 마법의 준비가 끝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비키면 기사는 그대로 레이첼에게 돌진할 것이다. 무슨 마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사가 전력으로 움직이면 맞추기도 어렵다.

나는 탈진을 각오하고 모든 마나를 쥐어짜내기로 했다.

─츠츠츠...

[금일 사용 가능한 ‘체크 메이트’ - ∞회]

고위기사의 발밑에서 짙은 황색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마나가 부족한 탓인지 그의 전신을 옥죄진 못했지만, 적어도 다리에는 끈덕지게 달라붙으며 그를 속박했다.

‘이것도 오래 버티진 못하겠군.’

나는 기사에게서 몇 걸음 물러나며 레이첼을 바라봤다.

그녀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었고,

그녀의 머리 위, 아니 허공에 회오리바람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창이 생성되어 있었다.

맹렬히 회전한다는 점에서 오브와 비슷했지만, 저건 범위 공격인 오브와 달리 단일 타겟인 듯 보였고, 위력도 더 강해 보였다.

“더 멀리 떨어지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마법을 쏘아 보냈다.

─쐐애액!

거대한 창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이쪽으로 날아왔다. 내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 레이첼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뭐 하세요! 빨리 비키세요!”

“.......”

내가 왜?

생각해보니 굳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딱 봐도 저게 레이첼이 가진 가장 강력한 마법이다. 저 마법이 그녀의 망상이라면 시스템의 판정을 받지 못하겠지만, 뭐가 문제인가? 그럼 다음 주에 또 꿈으로 들어오면 되는데.

저 마법은 내가 앞서서 맞아도, 충분히 날 꿰뚫고 기사까지 죽일 위력이다.

나는 그대로 마법을 향해 몸을 날렸다.

─푸슉!

시야가 암전했다.

[꿈속에서 마법 ‘토네이도 랜스’에 맞아 사망하여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훔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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