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처럼 마법을 쉽게 얻는 법 (4)
─까드드득
얼어 죽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고통스럽진 않았다. 그저 의식이 흐릿해지며 눈앞이 캄캄해질 뿐.
나는 그렇게 얼어 죽었다.
[꿈속에서 마법 ‘블리자드’에 맞아 사망하여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훔치시겠습니까?]
‘......아아, 이름부터 멋지도다.’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이었다.
만약 이 마법을 써야하는 일이 생긴다면, 입 밖으로 이름을 외치면서 캐스팅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그런 한심한 짓을 하진 않을 것이다. 자기 기술을 적에게 알려주는 놈은 멍청이다.
‘감사히 습득하겠습니다.’
[마법 ‘블리자드’를 습득했습니다!]
[금일 사용 가능한 ‘블리자드’ - 1회]
[동일한 대상에게서는 더 이상 마법을 습득하거나 훔칠 수 없습니다.]
‘1회라... 당연히 1회겠지.’
솔직히 2회를 줬다한들 온전히 사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금 내 마나량으로는 한번만 써도 탈진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은 라이트닝 블래스트 비슷한 필살기 개념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관련 속성이 없기 때문에 니콜스만큼 위력이 강하지도, 범위가 넓지도 않겠지만, 워낙 클래스 있는 마법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보장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 능력치의 보정도 좀 있을 테고.
나는 불 속성이 없는데도 플레임 오브는 곧잘 써먹지 않는가? 블리자드도 유용하게 써먹을 데가 있겠지. 마법은 무조건 다다익선이다.
‘...도튼에 머무는 동안은 블리자드를 테스트 해보기 어렵겠지?’
무려 청색 마탑이 존재하는 지역이다.
괜히 여기서 테스트 한답시고 블리자드를 썼다가는 의심이란 의심은 다 받게 될 것이다. 나중에 케른헴에 돌아가면 해봐야겠다.
“우움....”
클로이의 잠꼬대소리에 눈을 떴다. 그녀는 여전히 술병으로 어지러운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흠. 청소를 좀 해줘야겠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공중 화장실 소변기에 자주 붙어있는 문구지만 아무튼.
술자리로 인해 어지러워진 클로이의 연구실을 청소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조건을 달성해 메인 퀘스트 ‘국왕 시해자’의 진행을 돕는 보조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앞으로 왕을 섬기는 자(귀족, 병사)를 처치할시 능력치가 오릅니다. 상승폭은 상대의 지위와 강함에 비례합니다.]
[앞으로 왕에 의해 작위를 부여받을시 능력치가 오릅니다. 상승폭은 지위에 비례합니다.]
‘뭐, 뭐야. 아직 승격 퀘스트도 안 떴는데?’
아직 고급 마법이 해금되는 퀘스트도 뜨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벌써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일이 뜬다고?
아무래도 블리자드 때문인 것 같았다.
승격 퀘스트가 발생할 만큼의 중급 마법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이번에 블리자드를 얻음으로써 시스템은 내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만큼 강해졌다고 판단한 듯했다.
‘뭐, 별 문제는 아니지. 아니, 오히려 좋은가.’
승격 퀘스트가 증발한 게 아니고, 순서만 뒤바뀌었을 뿐이다.
게다가 이 보조 퀘스트는 무기한으로 보인다. 당장 목매일 필요 없이, 가능할 때마다 진행하며 능력치를 얻어내면 될 것이다.
다만, 발생한 두 개의 퀘스트는 서로 상반되는 내용이다.
하나는 왕의 세력을 줄이는 일.
다른 하나는 왕에게 가까워지는 일.
정공법을 쓰든 뒤통수를 치든 플레이어의 자유니, 여러 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쉽지만은 않아 보인단 말이지....’
다짜고짜 귀족이나 병사를 찾아가 반으로 갈라버릴 순 없다. 정당한 명분이 필요하다.
작위를 하사받는 것 역시, 뭔가 커다란 공훈을 세워야 가능할 것이다.
“급한 건 아니니까 천천히 생각해보지 뭐.”
나는 클로이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청소를 시작했다.
***
다음날 아침.
청색 마탑 1층의 구내식당.
“흐흐흐.”
나는 빈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미친놈처럼 실실 웃으며 수프를 떠먹고 있었다.
“이 수프를 떠먹는 것처럼 쉬웠단 말이지... 흐흐흐.”
“네? 뭐가요?”
“아잇, 깜짝이야. 너 언제 왔냐.”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행복한 식사타임을 갖던 중, 뒤에서 로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수프 그릇을 들고 와서 내 맞은편에 앉았다.
“방금요. 근데 뭐가 그렇게 쉬웠길래 이상하게 웃고 계시던 거예요?”
“아아, 그런 게 있다. 인생이라고나 할까.”
블리자드.
그 위력에 비해 너무나도 쉽게 얻었다.
꿈속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해 열심히 뛰어다니긴 했지만, 실제로 뛴 것도 아니니까. 사실상 술만 마시다가 습득한 거나 다름없다.
“인생...? 정말 알 수 없는 소리만 하시는 분이라니깐~.”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수프를 먹기 시작했다. 나는 턱을 괴고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물었다.
“로지, 너는 마탑에 들어 온지 얼마나 됐어?”
“음... 한 4년? 그건 왜요?”
4년이라. 짧은 기간은 아니었다.
내가 게임 속에서 살아온 기간도 그 정도니.
“그럼 도튼에서 일어난 굵직한 일들은 좀 알고 있겠네?”
“당연하죠~. 제가 마탑 밖으로 자주 나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큰 사건 정도는 다 알아요.”
“오, 그래? 그럼 혹시 도튼에서 영지전이 벌어진 적 있어?”
나는 영지전이라는 것에 대해 궁금했다.
아무래도 귀족이나 병사를 죽일 수 있는 명분으로는 전쟁이 최고일 테니까. 왕국 단위의 전쟁은 드물겠지만, 영지전은 그것보단 빈번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내가 살던 케른헴은 영주도 없고, 비옥한 땅도 적어서 아직까지 그런 전쟁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
“네에? 영지전이요?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아, 그래? 영지전은 드문 일인가보네.”
“아니죠~. 도튼은 영주가 남부의 패자인 해리스 공작님이라 그런 거구요. 다른 곳은 꽤 자주 일어나요.”
로지가 검지손가락을 세워서 좌우로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자주?”
“네. 특히 작은 영지일수록 더 자주 일어나요. 그만큼 영주가 힘이 약하다는 뜻이니까요.”
“약하다고 막 쳐들어가도 되는 거야? 정당한 명분 없이 그러면 왕이 개입하지 않나?”
“명분은 아무거나 갖다 붙이는 거죠~. 왕도 타국의 침략이 아닌 영주들끼리의 분쟁에는 웬만해선 개입하지 않아요.”
과연. 사람들이 대도시를 찾는 이유가 있었구나. 힘 있는 영주 치하에 있어야 안전하니까.
“저희 아버지의 영지도 이상한 명분으로 공격받은 적이 있어요. 거기에 옆 영지와 이어지는 강이 있거든요? 그런데 물을 많이 쓴다는 이유─”
“잠깐! 뭐...? 너희 아버지의 영지?”
나는 황급히 로지의 말을 끊고 물었다.
아버지의 영지라니?
“네? 네. 왕국 서부에 있는 파텔 자작령이요.”
“이, 이야... 이거 자작 영애인 줄은 몰랐네...요... 로, 로지 파텔 님.”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더듬더듬 말했다.
로지가 귀족이었을 줄이야.
그동안 로지에게 함부로 대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불러온 가문의 기사가, 로지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내 목을 뎅겅 잘라버리는 미래도.
“꺄하핫! 갑자기 말투가 그게 뭐예요.”
─탕탕탕!
로지는 빵 터져서 식탁을 두들겨댔다.
“아, 그... 제가 그동안 무례를... 하하....”
“에이~, 신경 쓰지 마시고 편히 대해주세요. 어차피 마탑의 제자로 있는 동안은 귀족 신분을 내세우면 안 되거든요.”
“오, 그런 합리적인 규칙이...? 흠흠. 그럼 사양 않고....”
나는 다시 편하게 로지와 영지전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했다.
***
나는 도튼의 용병 길드를 찾아가고 있다.
이곳에 눌러앉아서 용병 생활을 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등록만 하러 가는 길이다.
“저 혹시 용병 길드가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동쪽 성문 근처에 있습니다.”
로지의 말에 의하면, 영지전이나 귀족간의 다툼이 일어날 경우 용병을 고용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물론 내가 반드시 그런 일에 끼어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도튼에 있는 김에 용병 자격을 따둘 생각이다. 어차피 당분간 할 일도 없고.
신분패가 발행된 곳이 대도시일수록 신뢰도가 높다. 내 모험가패가 케른헴의 보증은 잘 안 먹히지만, 카트카의 보증은 잘 먹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 큰 도시인 도튼에서 용병패를 발행받으면, 상당히 공신력 있는 신분패를 하나 더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도튼에서 용병 자격을 따고 돌아가면 도린 형제가 부러워하겠지? 흐흐흐.’
아마 며칠 내로 케른헴으로 돌아갈 것 같다.
클로이의 연구가 거의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안은 아직도 무소식인데, 감정 결과야 편지로 받아 봐도 되니까. 그때 다시 와서 찾아가면 된다.
아무튼 도시의 동쪽 성문으로 향하니 용병 길드가 보였다.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술집이야 용병 길드야?’
아무리 더운 지역이라지만 술을 먹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열에 여덟 이상은 술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젠장! 이거 맥주 맞아? 말 오줌 맛인데.”
“자네... 말 오줌 맛을 어떻게 알지?”
그러게. 저놈은 말 오줌 맛을 왜 알고 있지.
나는 그런 그들을 지나쳐 접수대로 향했다.
내 복장을 보고 모험가임을 알아차렸는지, 용병 몇 명이 먹잇감을 노리는 매의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여기도 모험가를 무시하는 건 똑같나보군.’
멸시어린 시선을 받다보니, 카트카에서 만났던 축농증 용병 킁킁이가 떠오른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접수대에 도착하니 직원이 나에게 물어왔다.
“신규용병으로 등록하고 싶습니다.”
─푸하하하!!
─들었어? 모험가가 용병이 되겠다는데?
─가서 몬스터나 썰지 그래?
날 주시하고 있던 몇 명의 용병들이 비아냥거렸다. 길드 직원은 그들을 흘끔 쳐다보고는 목을 가다듬고 되물었다.
“크흠. 모험가로 보이시는데... 등급이 어떻게 되시는지?”
“A급이요.”
나는 모험가패를 내밀어서 직원에게 보여줬다.
“케른헴과 카트카...? 흠... 확인 했으니 집어넣으셔도 됩니다.”
“등록 절차는 어떻게 되죠?”
“신규 등록이기 때문에, 등급 산정을 위해 일단은 실력 테스트부터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도 등록하시겠습니까?”
아무래도 내가 가지고 있던 모험가 등급은 반영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테스트만 받으면 끝인가요?”
“아닙니다. 의뢰 수행능력 검증을 위해, 저희가 지정해준 용병들과 함께 의뢰도 하나 나가셔야 합니다. 그것까지 마쳐야 등록이 가능합니다.”
“...의뢰는 기간이 얼마나 소요되죠? 너무 길면 곤란한데.”
나는 머지않아 케른헴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면 곤란하다.
“원하신다면 하루에서 이틀 내에 끝나는 의뢰로 드릴 수 있습니다.”
“오, 좋네요. 하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직원이 벌떡 일어나서 길드 내부를 향해 소리쳤다.
“신입 테스트다아아!!!”
“......?”
그 소리를 들은 용병들이 갑자기 미쳐서 날뛰기 시작했다.
“우오오오!!!”
“테스트!!”
“그것도 모험가가 테스트를 받다니!! 낄낄!”
“당장 가자고!! 푸헬헬!”
백 명은 되어 보이는 용병들이 각자 무기를 집어 들고 길드 밖으로 나갔다.
‘뭐, 뭐야. 설마 테스트라는 게 1:100으로 싸우는 건 아니겠지?’
나는 급격히 위축됐다.
설마 이런 대형 길드에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분위기는 꼭 나를 다구리 놓으려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가시죠.”
직원이 나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아예 도튼의 동쪽 성문을 지나, 도시 바깥으로 나를 데려갔다.
“저,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왜 도시 바깥으로 나가요!”
“하하. 도시 안에서 싸우면 기물이 파손될 위험이 있잖습니까.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 거니 걱정 마십시오.”
그는 사람 좋게 웃으며, 나를 용병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데려갔다.
그곳에 있던 백여 명의 용병들은 나를 중심으로 빙 둘러싸서, 마치 원형 경기장처럼 자리를 만들었다.
‘이, 이 새끼들... 나한테 이상한 짓을 한다면 블리자드를 써버리겠어...!’
“테스트는 간단합니다. 상대와 일대일로 싸워서 이기시면, 그 상대와 같은 등급을 받게 됩니다.”
B급을 이기면 B급을, A급을 이기면 A급을 받는다는 소리였다. 어쨌든 다행히 다구리는 아니었다.
“곧 지원자들이 나올 겁니다. 그중에 원하시는 상대를 선택해서 싸우시면 됩니다.”
“...검, 마법 뭐든 써도 됩니까?”
“당연한 말씀을. 다만 한 번만 싸울 수 있으니 상대를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그럼 저는 이만.”
길드 직원은 다른 용병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가며 큰 소리로 내 정보를 외쳤다.
“입단 희망자는 케른헴과 카트카에서 활동하던 A급 모험가다! 참고하도록!”
곧바로 누군가가 내 앞으로 호기롭게 걸어 나왔다.
“변방의 도시에서 A급으로 활동했다고? 그렇다면 나 베드론이 상대해주지! 크헤헤!”
웃음은 경박했지만 그는 상당히 강해보였는데, 근육이 우락부락하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머리였다.
“그... 베드론 씨는 등급이 어떻게 되시는지...?”
“나는 B급이다!”
“예? B급은 좀....”
나는 탈 A급 모험가다.
어디 건방지게 B급 주제에 나를 상대하러 나왔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똥개도 자기 집에서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했으니 조심스레 말했다.
“하! 도튼의 A급 모험가도 아니고, 변방 출신의 A급이 나를 무시하는 것인가!”
“그런 건 아닌데... 아무리 그래도 B급은....”
그는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와서 거만한 자세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라고 웅얼웅얼 거리는 거냐!”
“죄송하지만... 저는 좀 더 강한 상대를....”
“안 들린다! 사내답게 말해봐라!”
“너는 나한테 안 되니까 A급으로 데려오라고 이 새끼야!!”
순간 정적이 흘렀다.
대머리 용병도 잠시 당황한 듯 굳어있었다.
그때였다.
“......재밌군.”
정적을 깨고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곧 용병들을 비집고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A급을 원한다고 했나.”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젊은 남자였다.
그는 특이하게도 왼쪽 허리에는 롱소드를, 오른쪽 허리에는 레이피어를 꽂고 있었다.
‘이도류를 쓰는 녀석인가...?’
“여기 있다. 네가 원하는 A급.”
그는 느릿느릿 걸어와서 내 앞에 섰다.
그러자 옆에 있던 대머리 용병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항변했다.
“이, 이 모험가는 내 상대인데....”
“비켜라. 베드론.”
“그, 그러지.”
정체불명의 A급 용병의 한마디에, 대머리 용병이 헐레벌떡 경기장 밖으로 달려 나갔다.
방해꾼이 사라지자,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A급 용병 헥스. 나와 해볼 텐가.”
‘괜히 도발했나... 만만치 않은 놈 같은데.’
여타 용병들과 달리 몹시 차분하다는 점부터 범상치 않아보였다. 그래도 기왕이면 A급이랑 해야겠지.
“네. 당신으로 하겠습니다.”
“테스트 중 상대가 죽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고 있나.”
그는 명상하듯 눈을 감고서 말했다.
“......안심해라. 죽이진 않을 것이니.”
─두 분, 시작 전에 거리를 벌려주십시오!
길드 직원이 그리 외치자, 그가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나 역시 뒤로 물러섰다.
스릉- 그가 검을 뽑아들었다. 레이피어였다.
나도 따라서 검을 뽑자, 길드 직원이 시작을 알렸다.
─시작!!!
상대는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있었다.
그저 한손에 든 레이피어로 나를 겨냥하고 있을 뿐.
‘...대체 뭘 하려고 저러는 거지?’
나는 선공을 날려보기로 했다.
선공에 적합한 마법이 하나 있다.
[금일 사용 가능한 ‘콜링 썬더’ - 2회]
─번쩍!
─꽈릉!
마른하늘에서 한줄기 벼락이 내리꽂혔다.
“케헥!”
놈이 레이피어를 떨어트리고 바닥에 쓰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