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가의 마마보이 61화
“그러니까, 그, 황도의 마르티네스 공작가의 저택에 하셨던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주안은 가장 먼저 신관들을 모아 자신이 하려는 일을 말해주었다.
황도에서부터 함께한 포른 신관과 같은 소속의 신관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남부에서 합류한 커즈 신관과 다른 이들은 그게 무엇인지 몰라 갸웃하였다.
주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포른 신관과 황도의 신관들이 갑자기 성호를 그은 후 손을 모았다.
“오오, 나의 아버지이시여. 어머니이시여…….”
“대체 그게 무엇이기에…….”
본 적도, 그리고 소문도 접하지 못한 커즈 신관은 포른 신관이 손을 모아 신을 부르며, 기도를 드리는 것에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그런 그에게 포른 신관이 짧은 기도를 끝낸 후 말했다.
“주안 공자님은 예전, 지내시는 저택에 신성력을 부여한 일이 있으셨습니다.”
“예? 저택에 신성력을 말입니까?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생명을 가진 것에 신성력을 부여해 자체적인 회복 능력을 올리고, 병마를 물리치는 것이야 어떻게 보면 신성력의 근본.
하지만 무생물인 것에 신성력을 아무리 부여한다 해도 아주 짧은 시간 머문 후 금세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작은 물건들이지, 저택…… 그것도 마르티네스 공작가의 저택이라면, 그 규모는 상상 그 이상의 크기일 것임을 커즈 신관도 짐작할 수가 있었다.
그런 저택에 신성력을 부여했다는 주안이 대단하다기보다 황당할 따름이었다.
“놀라긴 이릅니다. 주안 공자의 신성력을 부여받은 저택은 물론 저택 부지가…… 마치, 성도 다예프의 대신전과 마찬가지로 성지와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마, 말도 안 됩니다. 성지라니요……!”
포른 신관이나 커즈 신관은 오래전 대신관을 모시고 한 번 성도 다예프까지 순례길 올랐던 일이 있었고, 다예프의 대신전을 접해본 인물들이었다.
성스러움이 넘실거리던 다예프의 대신전은 아직도 그들에게 생생히 기억되고 있었다.
놀라는 커즈 신관을 본 주안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똑같은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 합니다. 병자들을 모아, 치료하는 장소를 저희 마르티네스 공작가의 저택처럼 만드는 것이지요.”
“그게, 진짜 가능하겠습니까.”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지요. 하지만 결국 병을 치료하는 것은 신성력. 신성력이 가득한 장소에 들어온다면, 병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연치유.”
“신관들이 손을 쓰지 않는다 해도, 치료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유물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주안은 다양한 책을 정말 무작위로 많이 읽었다.
여전히 마법 팔찌가 없으면 기억을 못 한다고는 해도 어쨌거나 많이 읽고 저장해 두었고, 그중에는 성유물에 관한 부분도 있었다.
가끔 유적에서 출토되는, 신의 물건이라 불리는, 이 유물은 신성력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성유물은 병을 막거나 건강함을 되찾아 주고, 병에 걸린 이를 치료하기도 한다.
단지 지니고 있기만 하여도 그러한 효과를 내는 것이었다.
성유물은 말 그대로 신이 지상에 내려보낸 선물이라며 신성시되는 것들이었으며, 성유물이 출토되면 모두 성도 다예프로 보내졌다.
“허, 하나 진짜 그것이 가능하답니까. 물건에 신성력을 부여한다 하여도 고작 몇 분이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어찌 사람의 신성력이 거대한 저택을……. 설령 가능하다 해도 그 시간이…….”
주안은 여전히 의심하는 커즈 신관에게 당당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벌써 한 달도 더 지났지만, 저택은 아직도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거든요.”
여전히 저택을 찾아와 기도를 드리는 대신관과 신관들 때문에 소란스러워 귀찮아하는 엄마의 투정까지 말해주진 않았다.
그리고 술 마시고 했던 일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 * *
주안의 요청으로 슬렌더 백작과 함께 유우나 공주 그리고 사미르 외에도 포른 신관까지 함께 백작의 집무실에 모였다.
그리고 주안이 꺼낸 병자들이 머물 장소, 신성력이 머문 땅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갸웃한다.
전혀 믿지 못하는, 아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안도 그러한 반응을 보일 것을 알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 의심스럽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주안이 아무리 말해봐야 그들에게 주안은 신성력을 사용하는 특이한 귀족가의 후계자일 뿐이지, 진짜 신을 믿고 신관으로서 신전에 몸을 담고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더욱이 이곳 아스란 왕국은 대신전은 고사하고 신전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신성력을 사용하는 신관은 채 열 명이 되지도 않았다.
일반인들은 신성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이들이 드물 정도였다.
주안이 유우나를 보며 물었다.
“유우나 공주님은 이미 저희 저택에 오신 일이 있으셨습니다. 그때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요. 분명 저택 바깥은 날씨가 매우 쌀쌀했는데, 저택 안은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했으니까요. 게다가…….”
유우나 공주가 곰곰이 생각하다 무척 이상한 것이 생각난 듯 갸웃하며 말했다.
“모든 게 다 심하다 할 정도로 깨끗하고 반짝였어요. 하지만 그건 마법이 아니었나요?”
마르티네스 공작가 정도라면 항시 그런 마법을 펼쳐두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유우나였기에 크게 이상하게 생각진 않았다.
“아무리 마법이라도 한겨울의 정원에 꽃이 피어나게 하고 따뜻한 바람이 불게 할 수는 없지요.”
“…….”
“그리고 그 깨끗하고 반짝였다는 것은 사실 제 신성력이 조금 특이해서 일어난 현상이기도 합니다.”
주안이 싱긋 웃으며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신성력을 끌어올린 성흔에서 새하얀 빛이 반짝이자 이전에도 보았지만, 여전히 신기하다는 듯 모두가 그것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리고 주안은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찻잔을 들어 보였다.
제국의 귀한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찻잔인지라 꽤나 고급스러운 동방 대륙의 물건으로 보였다.
그리고 주안이 신성력을 흘려보내자, 원래 깨끗하던 찻잔이 서서히 순백의 빛을 내며 반짝이기 시작한다.
단지 찻잔뿐만이 아니라 속에 담긴 차마저 영롱한 빛을 머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들 놀란 듯 눈을 크게 떴지만, 포른 신관만은 오히려 침착함을 유지하며 주안에게 귓속말로 작게 물었다.
“혹시, 그것은 성배와 성수가 되는 것 아닙니까?”
“……설마요.”
포른 신관의 말에 덤덤히 받아주었지만, 주안도 설마 진짜 그렇게 되려고…… 라는 생각을 하였다.
주안이 찻잔을 내려놓자, 테이블 위에 놓인 다른 잔들과는 확연히 다른 깨끗함을 보인다.
그리고 포른 신관이 주안을 대신해 말했다.
“주안 공자님의 신성력은 저희가 생각하는 그런 것과는 확연히 다른 힘입니다. 저희 신관들의 신성력은 그 근간을 그분에 대한 믿음에 두고 있지요. 하지만 주안 공자의 신성력의 근간은 바로 손바닥에 새겨진 성흔에 있습니다.”
“성흔이 대체 무엇이기에…….”
슬렌더 백작의 물음에 포른 신관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간단히 말해서 신께서 지상에 내려주신 사랑하는 아이라는 증표이자 신의 대리인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완전 닭살인데요, 포른 신관님.”
사랑하는 아이니 뭐니 하는 그 말에 주안이 조금 낯간지러운 티를 내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포른 신관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말했다.
“주안 공자가 황도의 저택에서 한 일은 신께서 머무시는 땅을 재현한 것. 세상의 모든 병마를 물리치고, 더러움을 깨끗하게 정화하며 만물의 모든 것이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 바로 성지라는 말입니다!”
신을 모시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자랑스러운 일이 없다는 듯 열변을 토하는 포른 신관의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칠 뻔했다.
“그, 저기, 그러면 주안 공자님이 그 성지라는 것을 진짜 만드실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러면, 이 병도 간단히 치료할 수 있고요?”
유우나 공주의 말에 주안이 답했다.
“확신할 수는 없어요. 그걸 알아보기 위해 일단 이곳에서 황도의 집에서 한 것처럼 해볼까 싶어서 슬렌더 백작님에게 부탁드리러 온 것이니까요.”
“저희야 주안 공자가 하시는 일에 반대를 할 입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해주신다면, 그리고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이라면 오히려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니까요.”
메리다에, 그것도 자신의 저택에 그런 엄청난 장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거절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병자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이셔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예상한 것 그 이상의, 단지 디안의 병에 걸린 이들만이 아닌 다른 병자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그러기로 약조하였습니다. 주안 공자의 뜻에 따를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슬렌더 백작이 흔쾌히 허락하자 주안도 미소를 지었다.
반대하지 않을 것임은 알고 있었지만, 비록 별관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병자들을 자신의 저택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좋아할 이들은 몇 없을 것이다.
처음 계획하였던 신관들을 몇 남기고 가는 것에 더해서, 주안이 황도의 집에서 한 것과 비슷한 형태로 슬렌더 백작가의 별관에 신성력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한적한 장소에 있는 조금 큰 집을 하나 구할 수 있겠습니까?”
“예? 집은 왜…….”
“디안의 초기 감염자들과는 달리 진행이 많이 된 이들을 따로 격리시킬 장소가 필요할 듯합니다. 물론 이곳, 아스란 왕국 북부는 그렇게 심한 병자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라는 게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아……. 확실히 그렇긴 하군요.”
“제가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미르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황급히 방을 빠져나갔다.
“정도가 심한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큰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초기 증상이야 이미 주안이 치료하였고, 이곳 메리다에 신관 중 셋을 남기고 갈 생각이었기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증상이 심한 이들을 받아들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져 버린다.
자칫 잘못하면 병이 메리다를 덮칠 수가 있었다.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요.”
슬렌더 백작의 날카롭던 인상이 조금은 풀리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주안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걸 해결하지 못한다면 영지가 아니라 나라 자체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비록, 왕가에 섭섭한 일들이 많다고는 하나, 그런 이유로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위에 올라선 귀족으로서 할 짓이 아니지요.”
참으로 귀족다운 그 발언에, 주안은 왜 그가 아스란 왕국이 제국과의 전쟁에 나설 때 끝끝내 반대를 외치다 작위를 강등당했음에도, 지금은 이렇게 다시 왕가와 손을 잡은 것인지 알 것만 같았다.
그는 귀족의 의무를 지킬 뿐인, 참으로 깐깐하지만 정말 귀족답다는 말밖에 해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유우나는 참으로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사람의, 이토록 백성을 위하는 가문을 내친 왕가의 피가 흐른다는 게 수치스러울 지경이었다.
“일단 아스란 왕국 북쪽의 거점은 이곳 메리다이고, 다른 지역의 병자들을 수용할 장소들을 선정해서 그곳으로 이동해야 할 듯합니다.”
주안의 말에 슬렌더 백작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집무실 책상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안쪽에 숨겨진 서랍을 열더니, 그곳에서 곱게 접어놓은 종이 한 장을 가지고 돌아와 테이블 위에 펼쳐주었다.
“아스란 왕국의 전역 지도입니다. 이걸 보면서 정하도록 하지요.”
“왕국의 지도를 이렇게 보여주셔도 괜찮으십니까?”
“물론 안 되는 일이지요. 하지만 이미 마르티네스 공작가나 제국에 저희 왕국의 지도는 널리고 널렸을 것입니다. 그것도 이 지도보다 더 자세한 지도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하하…….”
왜 있는 것인지는 안 물어봐도 뻔하였기에 주안은 어색하게 웃어줄 뿐이었다.
그리고 슬렌더 백작이 지도를 펼친 뒤 잠시 살펴보다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일단 서부 지역의 중심이 될 곳은 크샤나 후작의 영지에 위치한 페르지나가 어떨까 합니다.”
“확실히 페르지나면 크샤나 후작가의 중심 도시는 아니지만, 이동이 꽤 편하면서도 한적한 도시이지요.”
슬렌더 백작의 말에 유우나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슬렌더 백작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록 귀족파의 우두머리이긴 하나 여우같은 인물인지라, 이미 왕도와 남부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을 끝냈을 것입니다. 주안 공자께서 손을 내밀면 바로 붙잡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다루기는 쉬울 수 있지요. 결국 더욱 강한 이들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이들이니 말입니다.”
“예, 맞습니다. 과거 벡브란 마르티네스 전대 공작님께서 왕도로 향하실 때 가장 먼저 나와서 맞이해 준 이가 바로 그의 가문이었으니 말입니다. 뭐, 목도 가장 먼저 잘리긴 하였지만 말입니다.”
“하하…….”
농담이 참 살벌하다 싶은 슬렌더 백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슬렌더 백작은 동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동부는 조금 곤란할 수 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지역이 반란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인지라, 치외법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부와 중남부의 대부분은 귀족들의 파벌이, 북부는 중립과 일부의 왕권파가 그리고 동부는 반란군이 차지하고 있었다.
아스란 왕국의 혼란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유우나 공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동부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을 지지하는 것이 백성들인 이상, 백성들을 살리겠다고 찾아온 신관들을 박대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리고 수장인 커그 경과는 몇 번 만나본 적이 있으니 대화가 통할 거예요.”
“예, 부분은 공주님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의 중심이 될 곳은 당연히 왕도가 될 것입니다. 왕도야 공주님이 계시니 전혀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아스란 왕국 지도로 보면 약간 남쪽으로 치우친 곳이 바로 아스란의 왕도였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대밀림이기에, 사실 남부 지역은 왕도 인근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
주안은 그 지도를 보며 곰곰이 생각하였다.
총 네 곳.
북부와 서부, 동부. 그리고 중남부.
슬렌더 백작이 가리킨 서부와 동부 지역의 거점은 교통이 편하고 이동하기 좋은 곳과 가까웠고, 인구가 밀집되지 않은 도시들이거나 큰 마을 정도의 크기였다.
왕도는 당연히 성 밖의 외곽 지역 쪽으로 거점이 될 만한 건물을 찾아봐야겠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일단 그 모든 곳에 황도의 저택과도 같은 곳을 만들고 신관들의 안전까지 확답을 받아야겠지.’
그리고 슬렌더 백작이나 유우나 공주의 조언대로 그 지역의 수장들과 대화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였다.
“일단 크샤나 후작령의 페르지나를 거쳐 왕도로 이동한 후 동부의 케위나로 가는 게 가장 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후 왕도로 돌아오셔서 그곳을 중심으로 병중이 심한 이들을 돌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북부의 메리다를 출발해 가장 가까운 서부의 페르지나를 들른 후 왕도로 빠르게 이동한 뒤 동부로 향하는 것.
그리고 동부에 마지막 신성력의 건물을 만들고 신관을 배치 후, 왕도로 돌아와 병중이 심한 이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한다는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가장 빠르고 안전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슬렌더 백작의 말에 주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하였으면 합니다.”
“예? 한 가지를 더 말입니까?”
갸웃하는 슬렌더 백작과 유우나의 모습에 주안이 손가락으로 지도의 한 부분, 왕도를 가리키던 손가락을 보다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갈 곳은 이곳입니다.”
“예?! 하, 하지만 그곳은…….”
“그곳은 안 됩니다, 주안 공자님!”
주안이 가리키는 장소를 보고 슬렌더 백작과 유우나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주안이 가리킨 그곳.
바로 남부 대밀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