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가의 마마보이 18화
“하아, 하아……. 후우…….”
언제나 그렇지만, 황도에 있는 주레인 공작가의 저택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람을 꼽는다면 토미를 꼽을 수 있었다.
피터에게 개인적으로 훈련을 받기 시작한 후로는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차고 조깅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것은 공작성에 온 뒤로도 변하지 않는 하루의 일과였다.
“후웁, 후우…….”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발목에 차고 있는 모래주머니뿐만이 아니라 허리와 팔에도 똑같은 무게의 모래주머니가 채워져 있었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무게라 그런지 공작성 주변을 얼마 달리지 않았음에도 금방 지쳐 버려 헉헉거렸다.
그렇지만 쉴 수가 없었다.
‘나도, 도련님께서 내 이름도 불러주셨으면…….’
그때, 주안은 피터 몰리나와 소니아 펜. 두 사람만을 언급하였고, 그 두 사람을 믿고 있다는 것을 토미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약하다는 것도 절실하게 느꼈다.
하지만, 그래도 주안이 그 두 사람만을 믿고 의지하는 것에 이상한 질투심이 일었다.
‘아냐, 안 돼. 어쩔 수 없잖아. 난 약하고, 그저 도련님에겐 하인일 뿐인데…….’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토미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계속해서 달렸다.
마치 그런 생각을 떨쳐 내듯,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강해지고 싶어.’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자신을 도와주고, 동생을 구해주고, 쉴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주었으며, 강해질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약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토미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난 왜…….”
아직도 약한 것일까.
겨우 몇 달 만에 강해진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그것을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자신도 빨리 강해져서 피터와 소니아처럼 토미, 자신의 이름을 주안이 불러주었으면 했다.
더욱 강해지고 싶었고, 빨리 강해지고 싶었다.
* * *
“우리 바보 같은 아들놈은 파티가 끝나기 전에 오긴 하려나…….”
공작성과 마를렌 시의 전체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가론 자작은 공작성 내에선 가장 일찍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잠드는 사람으로 불렸다.
그만큼 벡브란 전대 공작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이자 공작령의 남부를 담당하는 영지의 영주이기도 했다.
지금은 벡브란 전대 공작으로 인해서 반쯤 은퇴한 상태이긴 하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애초에 영주 자리도 원래라면 죽은 형이 되어야 했었기에 영주 자리 자체에 미련도 없었다.
아들은 못 믿어도 아내나 가문의 사람들이 나름 잘 관리를 하고 있어서 걱정도 전혀 없었다.
문제는, 영주로서는 착실하게 할 일을 해야 할 아들이 너무 게으르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할 일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게 가론 자작이 아들에게 가진 불만이었다.
‘조금만 노력하면 될 녀석이 말이야.’
재능은 있다.
노밀 자작가의 피를 이어받은 것답게 말도 잘 타고, 재주도 좋아서 정말 노력만 좀 한다면 역대 노밀 자작가의 인물 중 가장 뛰어난 재목이었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가론 자작이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가론 자작의 속만 쓰리게 만든다.
“에휴, 모르겠다. 지 인생이지, 내 인생인가.”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가문답게 네 인생, 내 인생 서로 심하게 관여하지 않아서 그런지 더 이상의 고민은 그만두기로 한 가론 자작은,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할 겸 공작성의 정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곁에 바다가 있어서 바람만 조금 불어도 바닷가 특유의 소금기 가득한 향기가 금세 퍼진다.
가론 자작은 그런 바닷바람도 좋았지만, 고향의 나무와 풀, 꽃과 흙의 이런 숲과 산의 냄새가 더 좋았다.
때문에 아침은 늘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맑게 만들어주는 정원을 산책하며 일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가졌다.
특히나 주안의 일 때문에 오늘 하루는 꽤 바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원으로 향하는 가론 자작의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정말이지, 주안 공자님은 작년이랑 완전 딴판이 되셨어. 정말 다행이야.”
원래 하루 일정으로 잡혔던 벡브란 전대 공작의 생일 파티는 일주일로 갑작스럽게 변경이 되었다.
때문에 멀리 떨어진 영지의 영주들은 참석하지 못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늘어남에 따라 바쁘게 마를렌으로 찾아오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마법 통신을 통해 가신들이 소속 가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그와 동시에 주안의 일 역시 퍼져 나갔을 것이다.
벡브란의 생일이기에 일정이 늘어났으니 반드시 참여하려는 각 영지의 영주들이나 일족들은 이 일만이 아닌, 주안에 대한 일로도 없는 시간을 내서라도 마를렌으로, 공작성으로 달려올 게 분명했다.
주안에 대해 떠올리는 가론 자작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작년의 그 어리바리하고, 벡브란 전대 공작의 호통에 오줌이나 싸던 소년이 어느새 듬직한 공작가의 후계자의 모습으로 나타나니, 작년에 그 꼴을 본 사람들이라면 말로 듣는 것만으로는 절대 믿지 못할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보고 느낀 가론 자작은 올해 들어 가장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응?”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나름 자랑스럽게 기른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가론 자작은 자신보다 먼저 이곳을 찾은 인물의 모습에 갸웃했다.
“저 녀석은, 분명 주안 공자님의 하인이라던 앤데…….”
토미가 정원 한쪽에 앉아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을, 가론 자작이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토미가 피터를 통해서 훈련을 받는다는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아침마다 공작가 저택 주변을 달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도 이 거대한 공작성 주변을 달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흠…….”
분명 평민이고, 주안이 구해주었다는 사실도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그런지 가론 자작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토미를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피터의 훈련이라면 정신 나간 황실 근위대의 훈련 아닌가? 그걸 왜 애한테 시키는 거야.’
제국법으로 18세 미만의 아이에겐 날이 선 검을 잡게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학대에 가까운 훈련도 문제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론 자작의 눈에 띈 토미의 팔과 다리, 거기다 허리에까지 차고 있는 무거운 모래주머니는 그런 법에 저촉되는 학대에 가까운 훈련으로 비쳤다.
만약 피터가 저런 훈련을 지시했다면, 가론 자작이 직접 나서서 말릴 생각을 하며 토미에게 다가갔다.
* * *
토미든 공작성을 도는 것도 모자라 내성으로 들어와 다시 한번 주변을 달렸다.
이후 시원한 정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거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하던 토미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몸은 좀 괜찮으냐?”
“네……? 아?!”
자신에게 말을 건 인물이 벡브란 전대 공작의 측근인 가론 자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토미가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몸은 이미 녹초가 된 상태에, 평소보다 더 무거운 모래주머니들을 차서 그런지 일어나려다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런 토미를 가론 자작이 붙잡아 준 후 도로 자리에 앉혀 주었다.
“토미라고 했던가? 주안 공자님의 하인, 맞느냐?”
“아, 네, 네.”
“혹시나 해서 묻는다만, 이 모래주머니를 차고 아침 훈련을 하라고 시킨 건 피터의 짓이냐?”
토미는 가론 자작을 처음 보았을 때 그가 매우 시원스럽게 생겼고, 실제로 아랫사람들에게도 살갑게 구는 것을 보고는 참 좋은 귀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가론 자작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냉랭해 보이는 그 모습과 말투에 토미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가론 자작에게 말했다.
“아, 아닙니다. 아침 훈련은 맞지만…… 모래주머니는 제가 찬 거니까요.”
“그래?”
“피터 공이 운동은 하루도 빠지지 말고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아침 운동과 저녁의 마무리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 같은 경우는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붙을 나이라 해서요.”
“흠……. 확실히 그렇긴 하지.”
열세 살에서부터 스무 살 전까지, 운동을 하고 체력을 키우기에는 가장 안정적인 나이였다.
성장기라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늘어나고, 체격이 커지며, 근육도 생길 나이였다.
이런 어릴 때의 수련은 차후 기사나 검사로서 단계를 밟아나갈 때 훌륭한 자산이 된다는 것은 검을 잡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단지, 그것은 어느 정도 선에서 하는 운동이고 훈련이지, 지금 토미처럼 극단적으로 몸을 단련시키는 것은 성장기의 몸을 금세 망가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래도 이런 건 안 된다.”
“아?!”
가론 자작이 토미의 팔과 다리, 허리에 채워진 모래주머니를 벗겨 버리자 토미가 화들짝 놀랐다.
“한두 개면 이해는 해줄 수 있겠다만, 몸에 이런 걸 칭칭 감고 운동하는 건 너 같은 아이에겐 완전 최악의 방법이다.”
“그치만…….”
“그치만이고 뭐고, 몸 성히 크고 싶으면 어른 말을 들어라. 정 이걸 차고 싶다면 다리에 두 개만 차도록 하고.”
검을 든 기사나 검사라면 팔 힘이 중요하다 생각하겠지만, 사실 다리의 힘도 매우 중요했다.
특히 어릴 때는 다리 근력을 통해 걷고, 뛰고, 달리는 힘을 키우고 폐활량을 늘려 체력을 키워, 이후 조금씩 팔과 몸의 전체적인 근육을 키워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 위한 몸을 만드는 것이다.
가론 자작의 가문인 노밀가는 특히나 이런 다리와 허리에 대한 훈련을 가장 중요시했는데, 말을 타야 하기 때문이었다.
노밀 자작가의 영지민들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든 말을 탈 수 있었고, 그것을 장려하였으며 말을 소유하지 못했다 해도 자작가 내에서 직접 훈련을 시켜줬다.
그리고 이런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토미가 하고 있는 방법대로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훈련을 시키기도 했지만, 허리나 팔에까지 모래주머니를 채우진 않았다.
가론 자작이 모래주머니를 다 떼어버리고 그것을 챙겨 들자 토미가 시무룩해진 채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그 모습을 본 가론 자작은 내심 자시이 큰 실수를 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버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리한 훈련을 하는 게냐? 너도 이건 좀 무리라는 거 알고 있지?”
피터에게 배웠다면 이렇게 훈련을 해선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라고 가론 자작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토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론 자작은 피터에 대한 오해는 다 날려 버리며 토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토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강해지고 싶었어요.”
“응? 어째서?”
“그건…….”
하인이라고는 하나 피터가 키우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재능이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 달리는 것으로 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열심히 노력도 하고 있었기에, 성년이 되었을 때의 폭발적인 성장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가론 자작은 생각했다.
이런 토미가 빨리 강해지고 싶다는 말에 가론 자작이 갸웃하자, 토미가 몸을 더욱 움츠리며 말했다.
“저도 주안 도련님이, 불러 주셨으면 하니까요.”
“호오…….”
주안이 어젯밤에 무슨 일을 저질렀고, 무엇을 한 것인지는 가론 자작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벡브란 전대 공작보다도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피터와 소니아뿐만이 아니라 토미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도 안다.
거기서 나선 것은 피터와 소니아였고, 토미에 대한 부분은 쏙 빠져 있다는 것을 자세하게 보고를 받았기에 지금 토미가 왜 이렇게 하는 것인지 충분히 예상되었다.
그래서인지 가론 자작이 토미를 보는 눈이 한결 따뜻해졌다.
노력도 모자라지 않게 하는데, 주안에 대한 충성심이나 열정까지 활활 타오르는 그 모습은, 정말 대견하다 못해 훌륭하다 칭찬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한마디, 어른으로서 따끔하게 일러줄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주안 공자님 곁에 있고 싶으냐?”
“네.”
“그래, 지금처럼 하면 빨리 그 곁에 설 수 있겠지. 그런데 말이야, 한가지는 잊은 듯하구나?”
“네? 아얏?!”
가론 자작이 히죽 웃으며 토미의 머리에 꿀밤을 먹여주며 말했다.
“5년 일찍 곁에 서려다 50년 일찍 가버리는 수가 있어, 꼬맹아.”
“하, 하지만…….”
“몸을 혹사해 일찍 재능을 터뜨린다고 해서 계속 그걸 유지할 수 있을 거 같으냐? 이곳 서방뿐만 아니라 저 먼 동방에서도 성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면 안 된다는, 똑같은 생각을 괜히 가졌겠느냐? 이미 서로 많이 겪어 봤기에 그런 거다.”
전쟁이 심하던 시절에는 검을 들 수만 있다면 누구든 들게 했고, 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단기적으로 보면 전쟁을 하는 데 매우 훌륭한 수단이었지만, 전쟁이 끝난 후 찾아온 결과는 참혹하다 못해 잔인할 정도였다.
금방 재능을 꽃피우고 높은 실력에 올랐던 기사나 검사들이 순식간에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폐인이 되거나 검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지는 일들이 다수 찾아왔다.
그게 아니더라도 몸의 한 군데는 고장이 나서 은퇴를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특히 서방은 육체적인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탓에, 어릴 때 심각한 훈련을 통해 쌓은 실력은 그 육체의 한계가 금세 찾아와 문제가 발생했다.
천천히, 검을 만들듯 두드리고 두드려서 조금씩 강하게 만드는 것이 서방 검술의 방법이었고, 이러한 방법으로 어릴 때부터 만들어낸 몸은 이후 성년이 되었을 때도 강한 훈련에 버틸 수 있는 단단한 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서방이든 동방이든 비슷한 일들을 수없이 겪은 끝에 낸 결론이다.
결국, 성장기가 끝나지 않은 아이들에게 성인들의 훈련, 혹독한 방식의 훈련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제국 같은 경우는 법으로까지 명시해 놓았을 정도였다.
“그 답답한 피터가 널 제대로 키우려고 하는 걸 보면 넌 진짜 재능이 있는 것일 테다. 그걸 굳이 빨리 피워내게 한다 해서 좋은 건 아니다. 공자님 곁에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착실하게 훈련해서 정말 그분이 필요할 때 네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 네 재능을 키워야 한다. 알겠느냐?”
“……자작님.”
“흠……. 젠장, 우리 아들놈도 이 녀석이 하는 노력의 반만 노력했어도 좋았을 텐데.”
괜히 아들에 대한 심통이 났고, 이런 아이를 거둔 주안이나 이 아이를 키우는 피터에 대해서 질투심까지 나는 가론 자작이었다.
가론 자작이 모래주머니들을 짊어지고는 토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토미라고 했지?”
“네, 네.”
“말은 탈 줄 알고?”
“말이요? 아, 아뇨. 마구간 청소는 잘하지만…….”
가론 자작의 노밀 영지라면 모를까, 다른 곳의 평민이 말을 접할 일은, 토미의 말철럼 마구간 청소나 상가의 짐이나 날라다 주며 보는 게 전부였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가론 자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토미에게 말했다.
“그럼 무리해서 하는 이상한 훈련보다, 좀 더 효율적인 훈련을 시켜줄 테니 따라오거라.”
“네? 훈련이요?”
“그래, 말 타는 훈련. 뭐, 재능이 있다면 공작성을 떠나기 전에 제대로 말을 탈 수 있을 거다. 이 가론 자작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는 것이니까.”
“하, 하, 하지만 저는 말이…….”
“명색이 도련님의 하인 겸 미래의 호위인데, 말 정도는 탈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치만……!”
‘하인이라 말은 없어요’라는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가론 자작이 그런 토미를 붙잡아 공작성 내의 마구간으로 데리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