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을 먹는 플레이어-202화 (202/221)

202화.  < 마왕성 공략전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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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세상의 배경처럼 자리 잡고 있던 거대한 산맥의 한 부근이 허무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쿠—구—구—구——!

그곳에서 피어오른 희뿌연 먼지가 파도처럼 일어나더니 붉은 초원을 휩쓸면서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1차 웨이브 이후 이 근방이 화산 지대로 변한 만큼, 지하에서 흐르고 있던 마그마가 산소에 노출되며 폭발, 큰 버섯구름이 연달아서 피어나기도 했다.

쾅—— 쾅——

그로써 지하 깊은 곳 어딘가에서 건설되고 있을 ‘마왕성’이 뿌리째 뒤흔들렸을 터, 마왕에게 아주 큰 자극이 되었을 것이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마왕성을 타격할 수는 없다.’

무려 4발의 모글레이를 내리꽂았지만,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의 지하 도시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애초에 그곳에다가 마왕성을 건설하려는 이유도, 이현욱의 모글레이 낙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영원히 막아낼 수는 없을 거다.’

그러나 모글레이 투하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열 번 찍으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것을, 마왕도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즉, 이현욱을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아무리 큰 산이라도 먼지 조각으로 만든 뒤, 그 아래에 있는 모든 걸 깡그리 뭉개 버릴 테니…….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기어 나올 거다.’

이현욱은 벌집을 건드려서 뛰쳐나오는 벌들부터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그게 훨씬 유리한 싸움이 될 것이었다.

“자, 이제 캠프 설치에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이현욱의 말에, 옆에 서 있던 이교준 팀장이 마나 메신저로 함대 전체에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19대의 비공정 중 2대가 대열에서 이탈하여 고도를 낮추었다.

- 칙— 초석(虛石) 설치 작전을 시작한다.

첫 번째로 착륙한 1팀이 ‘마나 방어막’을 설치하여 기초적인 안전을 확보한 뒤, 이어서 착륙한 2팀의 프리스트들이 다수의 ‘성물’ 배치하고 시동했다.

웅——

그러자 신성력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며 이 일대를 물들이고 있던 죽음의 힘을 제거했다.

- 칙— 1차 작업 끝, 2차 작업 시작한다.

이어서 한 무리의 공병들이 바삐 움직이며 아공간 속에서 돌돌 말린 철책을 꺼내어서, 캠프 부지의 가장자리를 에두르기 시작했다.

그 안으로 비공정이 착륙하여 싣고 있던 차량과 물자들을 꺼내놓기 시작하자, 어느 정도 무장 병력의 주둔지다운 면모가 갖춰졌다.

- 이제 대장장이들도 투입하여 추가 작업 진행한다.

그리고 라퓨타의 드워프와 대장장이들까지 나서서 마법공학 자동포탑을 설치하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거신병들을 경계 모드로 설정하여 배치했다.

오직 이날을 위해서 마련된 초대형 병기들도 여럿 보였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 칙— 다크엘프 정령술사들도 준비 끝났다.

이어서 다크 엘프 숲의 정령술사들이 씨앗을 흩뿌리며 마나를 부여하자, 캠프 주변으로 그린 웨이브가 자라나며 큰 장벽을 이루었다.

이처럼 이현욱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모든 걸 총동원하여, 짧은 시간 안에 캠프의 환경을 최대치로 만들었다.

‘곧 라퓨타가 오겠지만, 이 전투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기에 철저한 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잘 마련된 거점 요새는, 전투에서 아주 큰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었다. 만에 하나 크게 밀리더라도, 농성할 수 있는 성채이자 추가 지원을 받기 용이한 보급고가 되어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캠프 조성 작업이 삼십여 분 정도 진행되었을 때, 이교준 팀장이 다시금 옆으로 다가왔다.

"이제 표적 지점에 먼지 가라앉은 듯하니 ‘특수정찰팀’을 투입해서 마왕성 입구를 탐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총 24명의 암살 계열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 흑호 부대의 ‘특수정찰팀’은 강철 함대가 도착하기도 한참 전에 이 지역에 침투해 있었다.

그들은 은신이나 감각 확장 같은 침투에 걸맞은 스킬을 바탕으로, 온갖 마법공학 아이템까지 보급받은바, 그 누구보다도 확실한 침투 능력을 선보일 것이었다.

또한, 천명호 준위가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그라면, 침투 작전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해줄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1차 지원군들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이현욱은 이곳으로 오기 전, 세계 각국의 몇몇 유력 플레이어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그들은 이현욱이 판단하기에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었고, 이현욱의 부름에 흔쾌히 응하여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러면 10분 뒤, 와이트 홀을 개방해서 1차 지원군을 합류시키겠습니다.”

"예, 그렇게 해주세요.”

이로써, 마왕성 공략을 위한 원정대가 어느 준비될 예정이었다.

물론, 원정대의 진정한 완성은 뉴욕과 북한에 가 있는 병력이 합류해야 할 테지만 말이다.

***

우우우우——

한 발의 굵은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고리 형태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고리의 안쪽이 일그러지더니 거대한 포탈이 열렸다.

두두두두——

그곳으로부터 수십 대의 헬리콥터들이 줄지어 나온 뒤, 캠프 한쪽의 간이 활주로 위에 하나둘씩 착륙했다.

그리고 이내 브라이언 틸, 에드워드 우즈, 코도 코시로처럼 현생에서 몇 차례 만나 본 얼굴들이 등장했고, 그 외에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에일리 홈, 미국의 방패로 불리는 테일러 포트, 싱가포르의 수호자 조쉬 창은 내가 잘 아는 이들이다.’

그들은 현생에서는 만난 적이 없으나 전생에 이현욱과 함께 네크로맨서에게 맞섰던 이들이었기에, 별다른 검증 없이도 믿을 수 있었다.

"제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현욱은 그들과 한 명 한 명 악수하며, 최대한 성심껏 맞이했다.

그들 중에서 에드워드 우즈나 코도 코시로는 서로 경쟁하는 걸 넘어서 얼굴을 붉힌 적도 있는 관계였다.

그리고 이현욱이 아는 코도 코시로는 이 게임을 재앙으로 여기기보다 유희로 여기는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그들을 아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S등급 플레이어의 화력은, 이러한 전쟁 이벤트에서는 무시 못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잠시 후, 그들 모두가 작전 천막에 모였다.

“……이제 곧 마왕의 군단이, 우리를 막기 위해서 쏟아져 나올 겁니다. 그리고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티탄, 블랙 오크, 아이스 트롤,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 등이 마왕의 휘하에 있습니다.”

이현욱이 말했다.

이에 에드워드 우즈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런데 만약, 나오지 않고 버틴다면 어쩔 겁니까?”

그는 고개를 돌려서 창밖, 화산 지형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4년 전, 캘리포니아 수복 작전에 참여해서 이곳에 왔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그때 인질로 잡혀서 놈들의 지하 도시를 목격한 적이 있죠. 그곳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견고합니다.”

4년 전,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영웅들이 1차 웨이브로 침식된 캘리포니아를 수복하고자 나섰었다.

그 당시, 세계 랭킹 TOP100 중 30석이 사라졌다고 평가될 만큼 큰 패배를 겪었고 오늘날까지도 감히 공략이 시도되지 않고 있었다.

그만큼,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는 지금껏 등장했던 그 어떤 몬스터들보다 강력한 존재였다.

그리고 에드워드 우즈는 그 당시의 기억을 뼛속 깊숙이 아로새긴 모양인지, 걱정을 감추지 못하며 근심을 드러냈다.

“……그러니까, 웬만해서는 그곳에서 농성하려고 할 거고, 곳곳에 마그마까지 흐르고 있어서 치고 들어가기가 여러모로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이현욱은 그의 걱정을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주었다.

"그렇다면, 제가 거듭해서 저 산 위로 모글레이를 떨어뜨릴 겁니다.”

"아……."

"그리고 사실은, 이미 몇 시간 전에 한 번 시도했습니다만, 이걸 계속하면 저희가 들어갈 입구도 사라질 수도 있어서 자재 중입니다.”

오직 이현욱만이 할 수 있는 최강의 압박이었다.

그 말에 브라이언 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개미굴에 곡괭이질을 하면, 결국 안 나올 수가 없겠죠.”

그리고 곧, 그 개미 떼가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니…… 이현욱의 마나 메신저로 이교준 팀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칙— 적들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잠시 후, 이교준 팀장이 작전 천막 안으로 들어와서 태블릿 PC를 조작하자, 그것과 연동되어 있던 크리스털 영사기가 작동하며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건 적진 가까이에 침투해 있는 ‘특수정찰대’ 쪽에서 보내온 첩보 영상이었다. 이내 한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망가진 산의 한 면이 눈앞에 떠올랐다.

- 저것들은……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입니다.

이현욱의 모글레이 투하로 인하여 무너진 산의 경사면 곳곳에서 어떤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약 15~20m에 이르는 거대한 체구, 검붉은 색의 비늘을 가진 괴물들이 호박색의 눈동자를 빛내며 지상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르르르—

- 그 숫자는, 이십삼, 삼십오, 오십…… 아니, 끊임없이 나온다.

이어서 이교준 팀장이 군사 위성을 통한 분석표를 전해주었는데, 그 숫자가 무려 1,241마리라고 했다.

그 말에, 플레이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 맙소사…… 어떻게 저렇게 많단 말입니까?”

"저 정도라면, 4년 전보다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그동안 번식 좀 많이 했나 보네요.”

이들이 이렇게 놀라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그 정도 숫자의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라면, 웬만한 국가…… 아니, 대륙을 전복시킬 수 있을 만큼의 병력이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4년 전 인류의 완패를 기억하고 있으며 일부는 그 패배를 몸소 겪은 이들이었으니, 트라우마가 재발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현욱만은 여전히 담담했다.

‘그래, 저것들이 가장 먼저 나타날 줄 알았다.’

그건 이현욱이 예상한 대로였기 때문이다. 이곳이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의 땅인 만큼 놈들은 이러한 화산 지형에서 가장 강력한 병력이 될 수 있었다.

또한, 가장 많은 몬스터이기도 한바, 마왕으로서는 시간을 끌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무기인 셈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병력을 과감하게 소모하면서까지 시간을 끌려고 한다는 건…… 역시나, 그만큼 마왕성 건립이 절실하다는 뜻이군?’

지금껏 마왕의 모든 작전은 오로지 마왕성의 완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즉, 마왕성 건립이 완성만 된다면 마왕에게 크게 유리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다.

그건 ‘악의 난립’이라는, 무작위 게이트 생성을 통한 병력 확충뿐만이 아니라 일종의 ‘권역’처럼 마왕의 힘 자체를 대폭 강화해주는 방향이라고, 이현욱은 예측했다.

‘즉, 최대한 빨리 치고 들어가서 마왕성이 건립되기 전에 놈을 처리하는 게 최선이다.’

이현욱은 이교준을 바라보았다.

"이 팀장님, 저것들이 기어 나온 곳을 표시해주세요. 그 지점이 바로 지하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일 테니까요.”

"음, 그리고 마왕성의 입구라는 뜻이겠죠? 그곳을 최대한 빨리 쳐야 할 테고요.”

이현욱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교준이 누군가에게 명령을 하달한 뒤 불과 이십여 초 만에, 이교준 팀장이 들고 있는 태블릿 PC로 분석 자료가 날아왔다.

그는 그걸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산의 위성 지도 위에 하얀 원이 표시되었다.

"어…… 현재로서 확인된 건 총 4개입니다. 그리고 각 포인트 간의 거리는 꽤 있어서, 모두 하나의 굴로 이어지는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소 위험하겠지만, 특수정찰팀에게 정밀 확인을 요청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나오고 있는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들을 격파한 뒤에는, 결국 마왕성으로 직접 진입해야 할 것이었다.

그때, 길을 잘못 들여서 우왕좌왕한다면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으니, 마왕성으로 도달하기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를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었다.

"예, 한 번 조심스럽게 진입하라고 해보겠습니다.”

이후, 그들은 작전 천막 밖으로 나가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들을 바라보았다.

구—구—구—구——!

그 거대한 놈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으니, 지축이 요란하게 뒤흔들렸다.

저 멀리 있을 때는 기마대가 다가오는 듯했으나 조금 더 가까워지니까 전차 부대가 접근하는 것만 같았다.

“뭐 해! 놈들이 빠르게 가까워지니까, 어서 움직여—”

“전 마법사들, 대규모 광역 마법을 준비해!”

전 병력이 모든 무기를 달구며 방어를 준비했다.

이현욱 역시 저궤도에 떠 있는 워 박스에 동기화하여, 그것들의 머리 위를 조준했다.

‘아직, 모글레이를 올려놓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질량이 큰 탄두를 몇 개 실어두었다.’

그런데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들은, 점차 서로 간의 간격을 벌리며 부채꼴 모양의 진형을 형성했다.

‘내 저궤도 모글레이 투하 공격을 의식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런데.......

"어…… 놈들이 멈췄습니다.”

그것들이 ‘캠프’로부터 약 1km 떨어진 곳에 멈추었다. 그러더니 단 5마리만이 따로 떨어져 나와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아닌가?

“어라, 저건 또 뭘 하려는 수작이야?”

“흠…… 아마도 대화하자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 5마리의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들은 이쪽으로 오면서, 인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까지 했다.

즉, 마치 중세 시대의 회전 전에 양측 지휘관들이 중간에서 모여서 대화를 해보자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걸 다른 말로 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었다.

“……시간을 끌려는 거군요.”

그냥 맞부딪혀서 전투를 치르는 것보다 접촉하고, 대화하고, 신경전 좀 벌이는 게 훨씬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현욱은 그러한 뻔한 의도를 눈치챘다.

그렇다면 응해주지 않는 게 답일 테지만.......

"......일단은 한 번 가보죠.”

이현욱의 말에 우성문과 이교준은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예? 한시가 급하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확인할 게 좀 생겨서요.”

이현욱이 그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놈들을 후긴과 무닌으로 관찰하며 인사이트 렌즈로 상세 정보를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내용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 (LV:134)

* 마왕의 권속

이러한 정보가 현재로서는 당연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종종, 조금 다른 내용이 섞여 있었는데…….

-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 (LV:141)

* 마왕의 식민, 잠재 주문 ‘폭발’ 적용

이렇듯 각 개체의 추가 정보는 ‘마왕의 권속’과 ‘마왕의 식민’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명확했는데, 후자에게만 잠재 주문이라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즉, 아직 전부 마왕에게 충성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몬스터가 마왕에게 복속되었다.

하지만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는 이 땅에서 잘살고 있는 와중에 마왕에게 식민 지배를 당한 셈이 아니던가?

‘그래서, 누군가는 마왕에게 충성했으나 누군가는 굴복하지 않은 거다.’

그리고 지금까지, 웨이브 침식 지역에서 탄생한 대규모 몬스터 집단은 언제나 여러 계파로 나뉘곤 했었다.

‘내가 알기로는, 모든 경우가 그랬다.’

우선 다크 엘프 왕국의 경우는 본디 인류에게 호의적이었으나, 내부의 반란으로 인류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블랙 오크 왕국의 경우는 반대의 사례가 있었으니, 국왕 스토녹스에 반하는 세력이 가디언과 접촉하여 국왕 암살 작전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현생에는 탄생하지 않게 된 4차 웨이브, 서울 침식 지역에서 탄생한 ‘죽음의 교단’에서도 죄의식을 품은 리치라는 특이한 NPC가 존재해서, 서울 수복에 도움을 준 바 있었다.

이러한 한 종족 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갈등 요소는, 게임으로써, 공략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배치된 것인 듯했다.

그건 이곳, 에이션트 레드 드레이크 집단도 마찬가지였으니…....

'……이러면, 길잡이랑 추가 병력을 얻을 수도 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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