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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을 먹는 플레이어-136화 (136/221)

136화.  < 네크로맨서, 무한한 충돌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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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를 순식간에 잠식해버린 강대한 죽음의 힘…….

그 징조를 가장 먼저 눈치챈 이는 의외로 강화도 밖에 있었다.

‘응? 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건 바로 성녀, 에밀리아 뮐러였다.

그녀는 이현욱의 의견대로 라퓨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강화도의 신목, 신단수의 신성함을 감지—교감을 시도했고, 그 결과 은밀하게 움트고 있는 죽음의 힘을 감지해냈다.

'......강화도에서 무언가가 열리고 있잖아?’

그녀는 ‘암흑 계열’의 힘에 예민한 편이었다. 애초에 그녀의 힘의 원천이 그들의 고통에서 비롯되는 만큼, 일종의 먹잇감을 쫓는 사냥꾼과 같은 감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건 죽음의 힘인데……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가 있지?’

하지만 이번에는 되려, 맹수 앞에선 사냥꾼처럼 심장이 떨리는 기분을 느꼈다.

그만큼, 아주 진한 어둠의 기운이 강화도 남부를 노련하게 잠식해나가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이현욱일지라도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그녀는 판단했다.

‘내가 도와줘야 해.’

그녀는 숨을 천천히 내쉬며 눈을 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터, 지금 당장 강화도로 출발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그 말에 피터 클라크의 눈동자가 커졌다.

"네? 그게 갑자기 무슨 말씀입니까?”

그러자 근처에 서 있던 여상민이 끼어들며 손사래를 쳤다.

"저기요, 강화도에서는 지금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서 위험해요.”

"그건 알아요. 하지만 곧 심각한 일이 터져서 다 죽을 수도 있어요.”

그녀의 주장은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근거가 없는, 다소 허황한 주장처럼 느껴졌다. 여상민은 인상을 찌푸리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먼 거리에 떨어진 분신의 시야를 확인한 것이다.

“음, 거기에 제 분신이 있어서 제가 보고 있는데, 어…… 그럴 만한 일은 안 보이는데요?”

그가 보고 있는 건, 이현욱이 미래에서 온 제임스 버나드를 상대하는 장면이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이현욱이 두들겨 패는 만큼, 큰 위기가 감지되지는 않았다.

"에밀리아, 괜찮은 거예요? 어제부터 술도 입에 안 대고……."

이번에는 피터 클라크까지 거들어서 그녀의 의견을 의심하는 듯한 말을 했다.

두 사람 모두 그녀의 말을 쉽사리 믿지 않자, 에밀리아 뮐러 얼굴을 와락 구겼다.

“아— 지금 내가 술을 안 마셔서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예!”

"여기에서 나보다 암흑 계열 힘을 잘 감지하는 사람이 있어요? 응?”

그 말에는, 아무도 반박할 수 없었다.

"그게 아니라 그…… 앞서서 스틸레인도 위험하다고, 기다리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내가 숨어서 살아남더라도 거기에 있는 사람들 싹 뒤져버리면, 어차피 게임 오버라고요. 이현욱이 죽으면, 우리의 미래 계획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져요. 잘 알잖아요?”

그녀가 이렇게 격하게 나선다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뜻이었다.

피터 클라크는 결국, 검과 방패를 집어 들고는 부관에게 이동 준비를 명령했다.

"에밀리아, 그런데 거기까지 가려면, 적어도 30분은 걸릴 겁니다.”

하늘길을 이용해서 직선거리로 날아가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안 돼요, 그때는 늦고 말 거예요.”

"하지만 더 빠른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썹이 거칠게 꿈틀 거렸다.

"젠장…… 벌써 시작되고 있어요.”

신단수가 죽음의 힘에 둘러싸여서 신음하기 시작한 것을,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 정도의 죽음의 권능을 다루는 존재가 있었던가?

뭐가 됐든, 이 죽음의 권능을 상대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겠네요.”

그녀는 품속에서 웬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월드 브리지(특수)

- 효과 : 마나를 불어 넣을 시 ‘등록된 장소’로 가는 초광역 텔레포트를 엽니다.

이는 세계수의 관리자, 도널드 해리가 직접 만들어준 귀환 아이템이었다.

"지금 당장 세인트 돔으로 복귀할 거예요.”

“아, 설마……."

"네, 전 병력 출병 준비하라고 말해두세요.”

그렇게 말하는 에밀리아 뮐러의 등 뒤로 누군가 다가왔다.

"그럼 저희도 같이 데려가 주세요.”

이 목소리는 김세희였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박준모와 이정준이 서 있었다.

***

세상이 게임으로 변한 이후, 이벤트라는 이름의 갑작스러운 재난이 수시로 터졌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들은 예상 밖의 상황을 마주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이들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예측 범주’라는 게 있어야지, 이건 대체 무슨 개 같은 전개야!”

누군가 절규하듯 외쳤다.

전쟁이 끝난 직후, 언데드 군단에게 포위되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 못 했다.

"젠장, 사방이 저 좆 같은 검은 연기로 꽉 막혔잖아!”

신단수, 그 신성한 나무가 내뿜는 백색 아우라가 ‘신성한 그늘’이 형성하고 있었고,

그 안에 87명의 국내외 지원 플레이어들과 91명의 ROKAMT 병력이 모여 있었다.

사방을 에두른 저 검은 연기 ‘심연의 호흡’에 중독되어 막대한 디버프를 입게 된다.

물론, 그것만으로 죽지는 않겠지만, 그 안에 언데드 군단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미친…… 개미 떼처럼 바글바글 끓고 있어요. 이, 이게 말이 되나?”

한 사수 계열 플레이어가 투시 스킬을 사용하여 연기 속 꿰뚫어 보며 말했다.

덜그럭— 덜그럭—

거의 모든 방향에서부터, 언데드 군단이 접근해오고 있었다.

그 그림자들은 일정 거리에서 멈춰 서더니, 로마 군단처럼 대열을 형성했다.

즉, 지성의 통제를 받는 체계적인 군단이라는 뜻이었다.

"젠장, 그래서 총 몇 마리나 됩니까?"

"그게…… 알 수 없어요.”

“음? 그 정도까지는 안 보이는 겁니까?”

"아니, 셀 수 없이 많다고요.”

직전의 전투에서 쓰러졌던 블랙 오크들이 깡그리 언데드가 되어 일어섰다.

이렇게 되면 지상을 통해서 뚫고 나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

제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을 플레이어들일지라도, 지금 이 상황은 공포였다.

"그, 그런데 이 나무, 초월급 오브젝트니까 잘 버텨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글쎄, 세계수도 아니고 이제 막 나타난 건데…… 곧 여기도 정복될 거야.”

그 말이 맞았다. 신목의 그늘은 가라앉는 배 안의 ‘에어 포켓’ 같은 것이었다.

지금은 어찌어찌 숨 쉴 구멍을 제공해주겠지만, 곧 사라지고 말 터…….

"현재 강화도 북부에 대기 중이던 병력이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덜그럭! 덜그럭!

이내 사방에서 뼈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안개 위로 녹색 안광들이 하나둘씩 떠오르며, 점점 더 짙어져 간다.

아무래도…… 외부 지원이 올 때까지 무사하길 바라는 건 헛된 희망인 듯했다.

그때,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

"—전부 정신 차리고 전투 준비나 하세요!”

그렇게 외친 건 강서윤이었다.

그녀는 신단수 위에 떠 있는 프리드웬, 그 위에 올라서 있었다.

“왜 다 얼빠져 있어요? 익숙한 일이잖아요! 탱커는 앞으로 나오고, 프리스트는 뒤로 가요!”

그러자 정신을 차린 듯, 여기저기에서 의기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요, 우리가 아마추어도 아니고 한 번 제대로 붙어 봅시다!”

"하긴 우리가 웬만한 상황에 쫄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앞선 전쟁까지만 해도 개별 활동을 하며 제 몫만을 챙기려고 하던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지금 마주한 위기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자! 사수들은 스킬 준비하고 내 명령을 기다리세요!”

그리고 그 유명한 폭시, 강서윤이 라면 믿을만한 지휘자임은 분명했다.

그녀는 대한민국 플레이어 랭킹 4위이자 <즈믄나래>길드의 마스터였다.

또한, 4차 웨이브 대응 본부의 최고 책임자라는 전력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덜그럭! 덜그럭!

언데드 군단의 인기척이 지척으로 다가왔음에도 그녀는 사격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심지어 제 활의 시위조차 당기지 않았고…… 플레이어들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져 갔다.

"이봐요, 대체 뭘 기다리는 겁니까?”

결국, 누군가 조바심을 내고 물었다.

그러자 탱커 대열에 서 있던 덩치 큰 남자가 고개를 홱 돌리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아— 눈치가 없으면 그냥 입 다물고 기다리지, 좀?”

그는 한태산이었다.

"......."

사실상 세계 최강의 브루져로 뽑히는 인물…… 플레이어들은 감히 반론하지 못했다.

한편, 한태산은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서 어딘가를 힐끗 보았다.

그제야 그가 말한 기다려야만 하는 게 무엇인지, 몇몇 플레이어들은 알아챌 수 있었다.

"아…… 스틸레인이다! 그가 크게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하늘, 스텔레인 무기들이 마치 정어리 떼를 발견한 바닷새 무리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의 왼손이 지상으로 향하는 순간, 강철 무기들이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그래, 쏟아진다!”

쉬—쉬—쉬—쉬—쉬——!

그 순간, 언데드 군단의 머리 위로 검은 돔이 형성되었다.

“어?”

“아!”

제주도 국제공항에서 악마의 군단을 상대해본 이들은 저게 뭔지 알았다.

죽음의 사제들이 자아내는 저 광역 방어막 스킬은 웬만해서는 뚫리지 않는다.

즉, 막무가내로 퍼부었다가는, 화력 대부분 저 방어막에 흡수되었을 터—

하지만 ‘아르게틀람’에 이해서 무려 3단계의 신성력이 담긴 무기들이 선두에 선다면.......

쩌—저—저—저—정——!

검은 돔이, 초당 수십 번을 두들겨 맞더니 기어코 박살 나 버렸다.

즉, 화력을 집어넣을 ‘틈’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바로 그때, 강서윤이 시위를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쏴——!”

그녀의 고함에 모든 플레이어가 장전해두었던 스킬을 쏘아냈다.

온갖 스킬이 한 대 뒤엉키며 하늘이 오묘한 색깔로 물들었다.

그것들이 서로 다른 궤도를 그리며, 돔 안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쿵—쿵—쿵—쿵—쿵——!

그 엄청난 폭압이 일어나며 심연의 호흡이 밀려나며 시야가 확보되었다.

그러자 수백 마리의 언데드가 휩쓸리며 고꾸라지고 박살이 나는 게 보였다.

이어서 이현욱의 강철 무기가 돔 안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단 몇십 초 만에 근처로 접근했던 언데드를 완전히 쓸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크…… 진짜, 화력 하나는 스틸레인이다!”

“좋아, 강철비라면 언데드 군단을 쓸어버릴 만도 해!”

어느새 플레이어들의 얼굴 위로 활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거, 가능하다 싶은 것이었다.

하지만…….

츠츠츠츠——

마치 악령의 속삭임 같은 기묘한 소리가 나지막이 울리더니.......

덜그럭— 덜그럭—

사방에서 녹색 빛이 피어나며 바스러졌던 언드데의 몸뚱이가 재조립되기 시작했다.

"어? 저거 전부 다 신성력이 담긴 무기들 아니었어?”

"마, 맞아요! 저 같은 프리스트의 눈에는 그게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 신성한 힘이 어둠의 힘을 무력화한다는 것이었다.

'그건 사실이다. 두 속성은 불과 물의 관계와 같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강한 불이라면 오히려 물을 증발시켜버리고 다시 피어난다.

그것처럼, 아무리 신성력이라고 할지라도 어둠의 힘이 강대하다면 이겨내지 못한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거듭된다면 언젠가는 사체 자체가 완전히 정화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도대체 몇 번을 리타이어 시켜야만 하는 건지는, 미지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주변에는 시체가 너무 많다.’

한 차례 격한 전투가 벌어지며 시체가 쌓인 전장은 네크로맨서에게 최적의 환경이다.

속히 말해서 계속해서 시체가 ‘리필’되면서, 그의 군세가 마르지 않게 된다.

즉, 전쟁터의 네크로맨서는 웬만해서는 힘 싸움으로는 공략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략하는 게 가장 좋을까?

이현욱은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저기 있다.’

바로 그 순간— 후긴의 감각에 무언가 잡혔다.

한바탕 퍼부어서 상당수의 언데드 군단을 리타이어 시켰던 순간—

저 멀리 어디에서인가 강력한 죽음 마법이 발동하는 걸 감지했다.

그건 등장 직후, 뒤로 숨어버렸던 ‘죽음의 사제’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저것들밖에 없는 건가?’

그러나 이현욱이 찾는 건 그것들이 아니었다.

그는 다시금 감각을 증폭하여 일대를 훑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설마, 여기에 네크로맨서가 없는 거야?’

저 언데드 군단을 끝장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문의 주체’를 죽이는 것이다.

즉, 네크로맨서…… 그 자식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면, 언데드 군단은 되살아나지 못한다.

'그걸 위해서, 저 드높은 하늘에 4발의 모글레이를 띄워놨다.’

놈의 머리통 위에, 4방을 모조리 꽂아 넣기 위해서…….

하지만 정작 그놈은 이 자리에 없는 듯했다.

‘벌써 자신의 권능을 휘하 장군들에게 전이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뜻인데…….'

만약 여러 권속에게 힘을 분산시켜두었다면, 주문 주체를 노리는 방식은 상쇄되고 만다.

펑! 펑! 펑! 펑!

그때 심연의 호흡 속 어디에선가 검은 구체들이 쏘아져 오른다.

후긴의 감각으로 살피니, 트롤 스켈레톤들이 웬 대포를 쏘아대고 있었다.

그것들이 하늘— AD-2 사이에서 폭발했다.

'젠장.......'

이현욱이 급히 반응했지만, AD-2 7대가 그 공격에 휘말리며 녹아내렸다.

치이이이——

'……우선은 화력으로 맞대응해야 한다.’

앞서 판단을 내렸듯, 지금은 주문 주체를 선별해내서 제거할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신중하게 대응하다가는, 결국 신목의 그늘이 장악당하고 말 것이었다.

이 승부…… 너무나 불리했다. 이현욱으로서는 지켜야 할 게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에는 나보다 신단수를 노리고 온 걸 거다.’

여기에서 신단수가 등장한 걸 안 이상, 조기에 뿌리 뽑아 버리려는 것이었다.

이현욱이 신성함까지 품게 된다면 훨씬 더 큰 골칫거리가 될 테니 말이다.

‘그래, 반드시 그렇게 되어 주마…….'

이현욱은 양손을 뻗어서, 하늘에 띄워둔 모든 금속을 일제히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것들을 파도처럼 움직이며 언데드 군단과 정면으로 충돌시켰다.

콰—과—과—과—과—과——!

사방, 모든 곳에서 거친 충돌음이 울리고 불똥이 번뜩거렸다.

네크로맨서의 언데드 군단은 찢기고 바스러지더라도 녹색 연기에 휩싸이며 다시 일어났다.

이현욱의 강철 무기는 깨지고 꺾이더라도 융해되더니 다시 하나로 뭉쳐서 날아올랐다.

시체에서 풍기는 피비린내와 썩은 내, 쇠가 타는 메케한 냄새가 뒤섞이며 전장을 뒤덮었다.

콰—과—과—과—과—과——!

그렇게, 맹렬한 충돌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처럼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건…… 무한대 무한의 싸움이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절대 꺼지지 않는 불과 무한히 공급되는 물의 충돌처럼,

어느 한쪽도 굽히지 않는 힘대 힘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영원한 대칭이란 없다.

결국,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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