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92화 (292/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92)

90. 한 명의 영웅이 가진 힘! (2)

아이언이 게이트에 들어가 있는 동안 오스리아 대륙은 큰 문제 없이 돌아갔다.

100일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큰 문제 없이 게이트 클리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대륙에서 들려왔다.

“현재 동대륙에서 깨어난 신급 존재가 열셋으로 늘어났습니다!”

“늘어나는 몬스터들로 게이트 클리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반군 집단에서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동대륙에서 지옥과 악마의 영역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동대륙의 소식들.

반군 집단을 지원하는 대가로 받기로 한 정보들은 하나같이 최악이었다.

오스리아 대륙처럼 완벽에 가깝게 준비한 상태로도 애먹을 판국에 동대륙은 그러지도 못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악마와 지옥과 동맹을 맺었기 때문인지 게이트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문제는 그마저도 감당을 하지 못해 엄청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치겠네.”

폴덴이 머리를 헝클어뜨리면서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지금 당장은 오스리아 대륙 내에만 신경을 쓰겠지만, 결국은 동대륙과의 전쟁 역시 염두에 둬야 했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대비로 동대륙의 반군을 지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아무리 무기를 지원하고 물자를 지원한다고 한들 병력의 전체적인 숫자가 너무 떨어졌다.

게다가 동대륙의 주축 병력이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으니 제대로 대응이 될 리가 없었다.

“총사령관님은 언제쯤 나오실는지…… 바빠 죽겠는데. 에휴…….”

폴덴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잘하면 욕도 하겠다?”

“형……님?”

폴덴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공중에 떠 있는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창문이나 열어.”

아이언의 말에 폴덴은 황급하게 창문을 열어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뭔데 그렇게 한숨까지 쉬고 있는 거야?”

“동대륙 때문에 골치가……. 그보다 언제 나오신 겁니까?”

“방금. 워프 타고 바로 왔다.”

아이언의 말에 폴덴이 미소를 지었다.

그가 게이트에서 나왔으니 한숨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대륙에 관련된 정보 좀 갖고 와 봐.”

폴덴이 한숨을 쉴 정도라면 동대륙의 지금 상태가 매우 안 좋다는 의미다.

그런 그의 추측처럼 동대륙은 최악이었다.

“동대륙에 지원군을 보냅니까?”

“무리야.”

아이언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대신 반군에 보내는 물자를 더 늘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않을 겁니다.”

폴덴의 말에 아이언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오스리아도 안전하지 못해.”

아이언의 말에 폴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는 100일 이상의 게이트들이야.”

그의 말에 폴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래서 오래 걸리신 겁니까?”

“그래.”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게이트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100일 이상의 게이트에 잠든 신들은 시간이 다 지나지 않아도 깨어날 수 있으며, 비록 게이트 내부에 한해서지만 막강한 힘도 발휘할 수 있었다.

이미 외부 신들을 경험해 본 폴덴이지만, 아이언의 말에 따르면 혼돈의 힘에 과거의 힘을 상당수 사용할 수 있었던 신에 비견된다고 했다.

용신이 토르나 티르에 비견될 순 없고 본래 힘도 많이 깎여 나갔다지만 까다로운 적이었음은 확실했다.

그렇기에 아이언 입장에선 조심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나야 상관없지만 마스터급들은 위험할 수도 있어.”

자신이 상대한 용신을 기준으로 한다면 마스터급이라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100일짜리 이상의 게이트가 몇 개였지?”

“86개였습니다.”

폴덴의 말에 아이언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들은 날 잡고 늘어질 거야. 나 혼자서 제시간에 모든 게이트를 처리하긴 어려워.”

“두 가주도 있지 않습니까?”

“그들까지 포함한 거야. 고작 113일짜리 게이트가 날 보름이나 묶어 뒀어. 그 이상의 게이트들은 더 많은 시간이 소모될 거다.”

아이언의 말에 폴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두 가주 역시 그랜드 마스터였지만 아이언보다 수준이 떨어졌다.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은 더 많이 소모될 터.

거기다 아이언이 만약 200일에 가까운 게이트를 공략하러 들어간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모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는 건, 100일 이상의 게이트 중에서 두 가주와 아이언을 제외하고 자신들만으로 공략해야 할 게이트도 있다는 뜻이 되었다.

“신수들을 불러모을 거야.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 된다.”

아이언의 말에 폴덴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게이트에 집중할 거야. 두 가주 역시 마찬가지겠지. 사령관을 비롯한 모든 마스터들과 각 사령부의 고위급 전력도 게이트 공략에만 집중할 거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예.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폴덴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아이언은 별걱정 하지 않았다.

멸망이 시작되기 전이었다면 전생처럼 몬스터 웨이브에 전선이 밀려 많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력과 마법은 신무기들을 계속해서 찍어 내고 있었다.

거의 모든 물자를 무기를 찍어 내는 데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모든 힘을 게이트 클리어에 집중할 거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할 테니 군부도 오스리아 대륙 정도는 빠르게 안정화시켜야 할 거야.”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모든 게이트 중 가장 위험할 걸로 보이는 666일짜리의 게이트를 손가락으로 찍었다.

“오스리아를 안정화시키고 저걸 대비해야 한다.”

“……예.”

그의 명령에 폴덴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얼마 후, 모든 군부에 총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지금부터 각 사령부의 특수부대와 마스터들은 게이트 공략에만 집중할 것.

전선 유지와 몬스터 토벌은 일반 부대에서 전담한다.

또한 각 가문의 기사단들 또한 신검가와 사자 가문을 중심으로 뭉쳐 게이트 공략에 투입된다.

이는 총사령관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다.

어렵다는 건 알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명령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총사령관이 직접 하달한 명령서.

그건 군부에 상당히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제껏 각 사령부에 자율권을 부여했던 아이언이 이번엔 빼도 박도 못하게 따를 것을 종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듣고선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언이 직접 100일 이상의 A급 게이트를 토벌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아이언이 게이트를 나와 처음 내린 명령이 이것이라면, 그만큼 100일 이상의 게이트가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총사령관께선 안에 계신가?”

“이미 게이트로 떠나셨습니다.”

황급히 찾아온 중앙군 사령관을 보면서 폴덴이 말했다.

“후…… 우린 어떡해야 한다는 말은 없었나?”

중앙군 사령관의 말에 폴덴이 고개를 저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중앙 지역은 100일 이상 되는 게이트가 없었다.

그렇기에 총사령관이 직접 어떤 지역으로 지원을 가라고 찍어 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게 없었기에 중앙군 사령관이 찾아온 것이다.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사령관의 자율에 맡긴다는 뜻일 겁니다.”

폴덴의 말에 중앙군 사령관이 한숨을 쉬었다.

“그게 더 부담스럽네.”

중앙군 사령관이 그렇게 말하면서 품속에서 종이를 몇 장 꺼내 들었다.

“각 지역의 사령관들이 보내온 지원군 요청서일세.”

“음…….”

폴덴도 이건 생각지 못했다는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묘안을 떠올려 냈다.

“마스터 중에 한 명쯤 몬스터를 막기 위해 남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말 그대롭니다. 사령관님과 중앙군 특수부대는 혹시라도 밀리는 전선이 있을 시 그곳으로 파견 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폴덴의 말에 중앙군 사령관이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엔 ‘나를 무시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국의 사령관들 중에서 약한 축에 속했기에 폴덴이 자신을 무시하는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한번 망가진 중앙군의 특수 전력은 전부 신무기를 장착해 제국에서 가장 신식 군대로 거듭났다.

대신 전체적인 수준은 좀 떨어졌다.

즉, 강한 전력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다수의 약한 적을 상대하는 데 특화되어 있는 군이었다.

“총사령관께서 그대에게 권한을 위임하셨으니 그대의 판단이 옳겠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폴덴이 고개를 숙이면서 말하자 레오폴드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러났다.

그렇게 중앙군 사령관이 본래 자리로 돌아갔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각 사령부에서 주요 인사를 보내 지원을 요청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통에 폴덴은 한층 바빠졌다.

하지만 바쁜 건 중앙만이 아니었다.

각 사령부의 주요 전력이 게이트의 공략을 위해 빠지자 전선이 급격하게 후퇴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요새를 중심으로 거점 방어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았다.

“이걸…… 우리보고 막으라고?”

“가능할까?”

병사들이 새까맣게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바라보았다.

오염된 기운을 줄기줄기 뿜어내면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은 마치 바다와 같은 정도로 많았다.

바로 그때, 제국의 신무기들이 빛을 뿜었다.

한층 더 강력해진 마도포가 빛을 뿜고, 하늘에 날린 탄환들이 수천 개로 나뉘어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탄환 하나당 수백 개로 분리되어 떨어진 마법 폭탄들은 지상을 초토화시켰다.

콰과과과광!

지옥이 강림한다면 이런 풍경일까?

타락한 몬스터들은 몸의 반쪽이 날아갔음에도 꾸역꾸역 재생하며 인간들을 향해 기어오고, 몇몇 거대종들은 상처입은 몸을 동족을 먹어 회복시켰다.

끔찍한 풍경 속에 질릴 만도 하건만, 제국의 병력은 겁먹기보다 마탄을 쏘아 냈다.

어떻게든 버텨 내면 지원군이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가장 심각한 북부의 경우 끝끝내 요새에서 항전한 결과 중앙에서 파견한 지원군 덕에 살아남았다.

중앙군 사령관이 직접 와서 그들을 구원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남부, 동부, 서부도 마찬가지였다.

고작 마스터 한 명이 이끄는 특수부대였지만 그들로 인해서 무너져 가는 전선이 구원받았다.

집중 공략당한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게이트들은 더욱더 강력한 몬스터들을 밖으로 내뱉었지만 인류는 끝까지 항전하며 버텨 냈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각 군의 특수부대들은 훌륭히 게이트들을 격파해 나갔다.

엄청난 사상자를 내면서도 기어코 게이트를 하나씩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신검가와 사자 가문이 이끄는 각 가문들의 정예 병력 역시 훌륭하게 일을 수행했다.

최정예 기사들을 모은 덕분인지 몇 개의 상위 게이트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두 가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무려 200일에 가까운 게이트를 하나씩 클리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혼자서 이들 모두가 클리어한 것보다 많은 상위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데 성공한 존재가 있었다.

쿠우웅!

“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온몸에 피 칠갑을 한 남자가 곧바로 다음 작전지역을 알려 달라고 하자 장교가 황급히 다음 게이트를 말해 주었다.

“예! 300일짜리 이상은 325일짜리 1개와 666일짜리 1개만 남았습니다만, 그건 전부 사막 지역에 있습니다.”

장교의 설명에, 제국의 총사령관이자 대륙 최강의 무인인 아이언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100일 이상의 A급 게이트는 얼마나 남았지?”

“현재 20개 정도만이 남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중 16개는 각 사령부의 특수부대와 두 가문에 의해 공략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현재 280일짜리와 295일짜리 게이트들은 두 가주께서 공략 중입니다.”

장교의 설명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사막 지역으로 먼저 이동한다.”

“예!”

“신수들한테 현재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을 알려 줘. 지원해 줄 테니까.”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신수들을 바라보았다.

“게이트 들어가기 전에 놀다 와라.”

그의 말에 신수들이 울음소리를 터뜨리면서 아이언에게 머리를 비비적거렸다.

그리고 얼마 후, 각자 향할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아이언이 게이트를 클리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얼마 후, 제국의 각 지역에서 신수들의 활약상이 또다시 들려오면서 밀려 가던 전선이 다시금 안정화되었다는 소식이 퍼졌다.

“아…….”

수도에 사는 한 노인이 믿을 수 없는 소식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 명의 영웅이 가장 위험한 게이트 다수를 클리어하고 밀려 가는 전선마저 안정화시켰다.

과연 오스리아 대륙의 유구한 역사 속에도 이런 존재가 또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목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과 함께 노인이 일어서서 광장에 만들어진 아이언의 석상에 허리를 굽혀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런 노인을 보면서 지나가던 자들 역시 따라서 아이언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한 명의 영웅이 가지는 가치.

혹자는 군단 혹은 한 나라에 버금간다 말한다.

하지만 제국 내에서만큼은…… 아니, 오스리아 대륙 내에서만큼은 아이언이라는 영웅이 가진 위상은 그야말로 신에 버금갈 만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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