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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73화 (273/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73)

84. 절대 신의 강림! (2)

절대신이라 추앙받던 오딘이 힘을 드러낸 순간, 빛의 파장이 퍼져 나갔다.

감았던 한쪽 눈이 떠지는 순간 수많은 마법진이 주변을 가득 메웠고,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고대 문자들이 허공을 채워 나갔다.

“막아라!”

동부 사령관이 다급하게 명령하자 기사들이 황급히 오딘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법사가 가장 취약할 때는 대규모 마법을 시전할 때라는 것은 상식.

하지만 오딘은 그 상식을 가볍게 짓밟았다.

쿵!

단순한 발구름.

하지만 그 행동으로 나온 결과는 파멸적이었다.

“쿨럭!”

“이런 미친…….”

단순히 발구름을 한 것뿐인데, 기사급 전력이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갔다.

그러자 비공선에서 요새포를 발사했다.

마스터급은 물론 강림한 신조차 무시하기 쉽지 않은 막강한 위력의 요새포.

하지만 오딘은 허공에 흩어진 수많은 마법진들 중 몇 개를 조합해서 간단하게 막아 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마법사들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게…… 가능한 건가?”

한 마법사가 멍하니 한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수준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마법적 지식.

마법사들이 전의를 상실할 정도로 압도적인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건 마도사인 동부 사령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수준의 지식을 가진 오딘이 몸에서 뿜어내는 투기는 기사가 겁에 질릴 정도로 압도적인 것이었다.

“어째서……?”

한 기사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오딘을 바라보았다.

그건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힘을 갖고 있다면 단번에 자신들을 죽일 수 있을 텐데 오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밖으로 못 나오는구나!”

한 마법사의 말에 다른 이들 역시 오딘이 어째서 자신들을 마무리하지 못했는지 알았다.

오딘을 소환하기 위해 준비한 세 개의 성상이 있던 지역.

그곳 밖으로는 오딘의 힘이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직 세 성상 안에 있는 지역에 한정해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불완전한 강림이란 게 이런 것이었나?”

아이언이 그렇게 중얼거릴 때, 지휘관들이 빠르게 외쳤다.

“물러나라! 포위망만 형성해!”

“앞으로 나서지 마라!”

지휘관들이 황급히 명령을 내리면서 오딘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졌다.

수많은 병력들이 오딘을 중심으로 넓게 포위망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포위망이 의미가 없음을 모든 이들이 알았다.

신을 상대하기 위해선 최소 마스터급, 어쩌면 그랜드 마스터들도 힘들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생각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오딘…….”

아이언이 오딘을 보면서 표정을 굳혔다.

기사들을 피 토하게 만든 충격파와 수많은 마법진은 하나하나가 심상이 가득 담겨 있을 정도의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가볍게 발현한 힘조차 격의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강림한지 몇 분도 안 되어서 동부군과 기동 야전군의 전투 의지를 상실시킬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저게 본래 힘이 아니라고?”

아이언이 흐레스벨그를 보면서 묻자 작은 새가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힘의 절반 이상을 깎고, 강림마저 불완전하게 했음에도 이런 힘을 보인다는 게 믿을 수가 없었다.

-신들의 왕. 그가 오딘이다. 이런 힘을 보이는 건 당연하지.

흐레스벨그가 그렇게 말하면서 오딘을 바라보았다.

최상위 신들 중에는 단순히 힘만 강한 자들이 많았으나, 오딘은 그런 자들과 달랐다.

순수 무력도 최상위 신만큼 강했으며 현명했다.

그렇기에 절대신으로 군림하며 신화시대를 이끈 것이다.

-주신의 사도여…… 겁을 먹은 것이냐?

오딘의 도발에 아이언이 미간을 찌푸렸다.

비웃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바라보는 그 모습을 본 아이언이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서 분노가 솟구쳐 올랐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감정이 통제되지 않았다.

-말려들지 마. 너 혼자선 절대 못 이겨.

흐레스벨그의 말에 정신 차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녀석의 말은 그 자체로 힘이 있기 때문에 심상을 흔들 거다. 절대 넘어가선 안돼.

“……그래.”

-모든 언어에 통달한 놈이야. 언어 그 자체가 녀석의 힘이기도 하다.

흐레스벨그가 자신이 알고 있는 오딘에 대한 정보를 말해 주면서 아이언의 정신을 일깨웠다.

-토르를 죽였다길래 기대했는데 겁쟁이였던 것인가?

오딘이 악마 같은 혓바닥을 놀리면서 계속해서 아이언을 도발했다.

-고작 이 정도라니……. 실망이군. 겨우 너 정도가 주신이 가장 믿는 자라는 것이냐?

오딘이 계속해서 아이언을 도발하면서 아이언의 심상을 흔들었다.

바로 그때, 뱁새가 짧게 울면서 힘을 내뿜었다.

-짹!

뱁새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흔들렸던 아이언이 다시금 진정되었다.

그걸 보면서 오딘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래. 네가 있었지.

뱁새를 보면서 오딘이 더 이상 흔들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창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수많은 마법진들이 오딘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교활한 놈. 저걸 위해 시간을 벌려 한 것인가?

흐레스벨그의 말에 아이언이 다급히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딘이 뭘 하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방해해야 했다.

아이언의 명령에 요새포가 쏘아지고, 동부군 역시 마법사들과 정령사들이 선제공격을 날렸다.

그러자 오딘이 만든 몇 개의 마법진들이 합쳐지면서 그것을 막아 냈다.

마치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마법진들.

그리고 그것을 보던 아이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게…… 뭐지?”

마법진 중앙에 있는 글자가 밝게 빛났다.

신기한 건 그 글자에서 각각 다른 힘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느낀 아이언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흐레스벨그가 혀를 차며 말했다.

-최초의 룬어다.

“저게 룬어라고? 하지만 지금이랑은…….”

-변형된 거지. 진짜 룬어는 인간들이 감당할 수 없으니 형태만 따온 거다. 진짜 룬어는 정령과도 같다. 문자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이나 다름없어.

흐레스벨그의 설명에 오딘이 입술을 말아 올렸다.

-그래. 잘 알고 있구나. 하면 그것도 알겠구나, 짐이 룬어를 얻은 곳이 어디인지를…….

오딘의 말에 흐레스벨그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흐레스벨그가 설마 하는 표정을 짓는 순간, 오딘이 디딘 대지 아래에서 망자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본디 룬어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을 수 있는 문자. 즉! 난 망자들과 친구란 뜻이지.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사악하게 웃었다.

죽고 난 후 거대한 흐름에도, 지옥에도 가지 못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선 망자들.

그런 자들과 친구가 된 오딘은 오랜 세월 잊혔던 존재들을 불러냈다.

-내 앞에서 물량공세란 의미 없는 법.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언을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을 이기려면 직접 싸우라고 압박하듯 바라보자 흐레스벨그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오딘이 빙그레 웃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오딘의 물음에 아이언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말에 현혹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돌렸으나 오딘은 상관없다는 듯, 말을 이어 나갔다.

-지옥의 문을 여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과거 신계를 멸망시켰던 지옥. 난 그것을 여기에 소환할 것이다.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재밌다는 듯 웃었다.

-신들이 소환될 가능성이 희박한 이상 멸망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하나밖에 없다. 지옥을 소환해 멸망의 존재와 악마들에게 대항하는 것. 비록 이 대지는 파괴되고, 온갖 오염이 들끓는다 해도 상관없다. 나와 신들이 이곳에 강림하여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언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 어떻게 하겠느냐? 이대로 지원군을 기다리다간 지옥문이 열릴 텐데?

절대신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있는 자답지 않은 비열한 웃음.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닌지, 수천수만 겹으로 겹쳐진 마법진이 공간을 벌리고 있었다.

“……진짜군.”

전생에서 느껴 본 적 있는 지옥의 기운.

그뿐만 아니라 현생에서도 북동부에서 이미 접해 본 적 있는 힘이 주변을 잠식해 들어갔다.

하지만 북동부 때와는 차원이 다른 농도의 지옥의 기운이 새어 나왔다.

“저게 완전히 열리면 어떻게 될까?”

아이언의 물음에 흐레스벨그가 잠시 침묵하다가 마지못해 말했다.

-적어도 이 대륙의 서부 지역은 지옥의 기운에 잠식당하겠지. 그 기운들이 뭉치면 나중에 지옥의 문이 다시 열릴 수도 있을 테고.

“선택의 여지가 없네.”

멸망을 막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지옥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신은 오딘을 막아야 했다.

손에 쥔 철벽에 힘을 주는 순간 거대한 오러 블레이드가 만들어지고, 곧이어 백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오딘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와 함께 비열한 표정이 떠올랐다.

-망자들이여, 생명체들을 죽이고 다시 새 삶을 살 거라. 내가 그걸 허락하겠다.

오딘의 명령에 지상으로 불려온 망자들이 그를 포위한 제국군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저승도, 이승도 갈 수 없어 경계선에 머물던 망자들이 새 삶을 찾기 위해 산 자들을 죽이려 했다.

멸망이 오기 전에 잠깐이라도 생명의 기쁨을 느끼기 위한 망령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오딘을 보면서 아이언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는 포위망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래! 어서 오거라! 와서 장렬히 죽음을 맞이하거라! 멸망이 도래해도 내 너의 이름만큼은 기억해 두겠노라.

오딘의 말이 끝나는 순간, 거대한 백색검이 오딘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이 백색검은 오딘이 만든 광창에 튕겨 나갔다.

너무나도 가볍게 튕겨 나간 백색검은 오딘의 힘을 이기 못한 채 아이언과 함께 저 멀리 튕겨 나갔다.

-조심해!

흐레슬벨그의 경고에 아이언이 황급히 몸을 틀었다.

그러자 어느새 튕겨 나간 아이언을 쫓아오는 빛의 창.

콰앙!

-나의 창은 한번 노린 적을 절대 놓친 적이 없느니라.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아이언을 죽이려 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적을 맞추는 신기인 궁그닐이 아이언을 쫓아오자 황급히 자세를 바로 하고 백색검을 휘둘렀다.

쿠우웅!

“쿨럭!”

-안타깝구나. 본래 힘으로도 나를 상대하기는 어려운 것을…… 그 몸으로 들어오다니…….

오딘이 아이언을 보며 가엾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 오딘을 향해 신수들이 공격을 해 봤지만 오딘의 마법에 전부 가로막혔다.

“방법이…… 없을까?”

아이언의 물음에 흐레스벨그가 침묵했다.

지금 상태로는 어떤 방법이 없었다.

당장 오딘을 상대로 살아남는 것도 희박한 확률이었다.

-한 가지 방법은 있다. 하지만 네가 목숨을 걸어야 할 거다.

“뭐지?”

-신수들과 네가 융합하는 것. 물론…… 시간도 필요하다.

흐레스벨그의 말에 아이언이 침묵했다.

그가 말한 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백색검에 자연의 기운을 불어 넣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정도인데, 거기에 신수들까지 융합한다?

몸이 터져 죽는 게 더 빠를 것이다.

하지만 절대신을 상대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

“그거면 되겠소?”

갑작스럽게 뒤에서 들려온 음성.

그 음성을 들은 아이언이 뒤를 돌아보자 두 가주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뒤로 제국의 모든 마스터들이 모여 있었다.

-재밌구나.

신수들을 몰아붙이며 전진하던 오딘이 빙그레 웃으며 스스로 사지에 걸어 들어온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라이너가 앞으로 걸어 나가며 아이언을 향해 말했다.

“해내거라.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어 주마.”

라이너의 말에 아이언이 그를 바라보았다.

북동부에서 흐림르를 상대할 때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

라이너는 목숨을 걸고 아이언을 위해 시간을 벌어 주었고, 아이언은 기적적으로 그의 희생에 보답했다.

이번에도 같았다.

“이번엔 우리 모두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그러니…… 해내십시오.”

앞으로 나선 아리엘의 말에 그녀의 옆에 선 에이든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형만 믿을게.”

아리엘과 에이든이 아이언의 앞을 막는 순간, 제국의 모든 마스터들이 오딘을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그 모습에 오딘이 재밌다는 듯 궁그닐을 손에 쥐었다.

-재밌구나. 신화시대엔 가축보다 못했던 것들이 이리 성장하다니…… 대견하군.

오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한쪽만 남은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아쉽구나. 이리 성장한 인간들을 내 손으로 지워야 한다는 것이…….

그 말이 끝나는 순간 하늘에 떠 있는 마법진들이 일제히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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