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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72화 (272/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72)

84. 절대 신의 강림!

교황을 제물삼아 강림을 앞당긴 오딘이 마침내 하늘에서 내려올 준비를 시작했다.

그것을 본 아이언이 다급하게 백색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부족해.

어느새 다시 나타난 흐레스벨그가 아이언을 보면서 말했다.

분명 오딘도 다급하게 강림하는 것이라 힘의 약화가 심각했지만 여전히 아이언이 혼자 상대하기엔 역부족일 정도로 강력했다.

그런 오딘이 전력으로 강림하고자 하는 것이니 아이언이 막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좀 더 약화시켜야 된다는 거야?”

-그래. 지금의 너로선 힘들어.

흐레스벨그의 말에 아이언이 입술을 깨물었다.

바로 그때, 근처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비룡 기사들이 이 대화를 전했고, 곧 세리덴의 음성 증폭으로 지상에 있는 자들까지 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힘을 더 약화시켜야 된다는 말이지?”

김정태의 말에 근처에 있던 다른 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들은 우리가 붙잡고 있을 테니 성물이나 부숴.”

김정태의 오만한 말에 다른 이세계인들의 표정이 찡그려졌지만, 이세계 6인이 추기경을 막아 주겠다고 하자 다들 재빨리 흩어졌다.

이대로 오딘이 강림하면 몰살당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움직였다.

세인트리아 내의 모든 건물을 박살 내면서 성물로 의심되는 모든 것을 부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성물을 파괴하면서 얻을 수 있는 건 적에게 약간의 디버프를 부여하는 것뿐이지만, 분명 효과가 있었다.

세인트리아뿐만 아니라 신성 연합국 동부도 축의 파괴에 들어갔고, 서부와 남부 역시 병력 일부를 돌려 축의 파괴에 들어갔다.

그 덕분일까?

“약해졌어.”

-힘 낭비할 생각 말고 회복하는 데 전념해. 타이밍 왔을 때 초월기로 날려 버려야 한다.

-짹!

흐레스벨그의 말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뱁새 역시 아이언의 머리 위에서 최대한 힘의 회복을 도왔다.

내상이 남아 있는 상태로 티르와 전투를 치른 상태라 이미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오딘과도 싸워야만 하는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확실히…… 다르네.’

아이언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최대한 오딘의 힘이 깎이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완전히 강림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격의 차이는 절망적일 정도였다.

최상위 신이었던 토르나 티르 같은 신들이 저런 식으로 강림한다 해도 절망적인데, 오딘이었다.

신화시대를 이끈 주역이자 한때 주신의 반열에 있던 최강의 신.

그가 내려오고 있었다.

‘위험해.’

검은 기둥이 지상에 가까워질 때마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다.

오딘의 강림이 다가올수록 제국군은 위험을 감수하고 축을 파괴하기 위해 돌격하고, 이세계인들은 지쳐 쓰러질 것 같아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면서 성물을 찾았다.

그런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은 기둥은 조금씩 내려와 결국 중앙 신전으로 이어졌다.

쿠궁!

[오딘의 강림이 진행됩니다.]

마침내 오딘의 강림이 진행되자 하늘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검은 기둥 속에서 무언가가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죽는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존재를 보자마자 이세계인과 제국군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막강한 힘이 천천히 지상에 강림하고 있었다.

“저게…… 절대 신인가?”

-저것도 완벽한 건 아니지.

흐레스벨그가 그렇게 말하면서 혀를 찼다.

지금 이 상태로는 승산이 없었다.

오딘이 지상에 내려오는 순간 인류는 대항조차 하지 못하고 쓸려 나갈 것이 분명했다.

-힘을 더 약화시켜야 돼! 아니면 인류는 멸망이다!

흐레스벨그의 확언에 가까운 말은 아이언과 통신을 통해 세인트리아와 제국군 전체로 퍼져 나갔다.

“헉……헉…… 빨리 부숴!”

김정태가 마지막 남은 추기경을 죽이고는 앞서 달려 나간 로바노프를 향해 외쳤다.

그러자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미미르의 샘 앞에 있는 수정구를 부쉈다.

콰창!

거대한 수정구가 그녀의 주먹질 한 번에 산산조각 나면서 떨어져 내렸다.

“……뭐지?”

로바노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시스템은 중앙 신전에 있는 검은 수정을 부수라고 했는데 아무런 알림음이 없었다.

이세계인들이 당혹스러워하는 사이에도 절대 신 오딘은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었다.

“없어!”

“없다고! 하나도 없어!”

“신성력은커녕 타락한 기운이 조금도 안 느껴진다고!”

세인트리아 전역에서 이세계인들이 화를 내면서 부서진 건물 잔해를 뒤졌다.

그건 동부군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인트리아에 성물로 보이는 것을 보이는 족족 부숴 버렸는데도 불구하고 퀘스트 클리어는 되지 않았다.

모두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절대 신을 보면서 절망할 때였다.

“저거 아냐?”

중앙 신전으로 들어온 한 이세계인이 미미르의 샘 근방에 있는 검은 수정들을 가리켰다.

샘 근처에 장식처럼 둘려 있는 수정들을 보면서 잠시 갸웃거릴 때였다.

“저거다!”

“빨리 부숴!”

세인트리아에 마지막 남은 성물의 정체를 파악한 순간 모든 이세계인들은 타락한 기운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해 달라붙어서 검은 수정들을 부쉈다.

마침내 미미르의 샘에 둘려 있던 모든 수정이 부숴졌을 때였다. 그토록 기다리던 알림음이 들려왔다.

[검은 수정을 파괴하셨습니다. 오딘의 힘이 좀 더 약화됩니다.]

[세인트리아의 모든 성물을 파괴하셨습니다!]

-절대 신 오딘의 강림 속도가 좀 더 늦춰집니다.

-오딘의 힘이 좀 더 약화됩니다.

-신성 연합군 전체에 대량의 디버프가 주어집니다.

“됐어!”

“됐다고!”

시스템 음성에 이세계인들과 동부군이 서로 얼싸안으면 퀘스트 클리어에 환호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검은 기둥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그 균열이 간 틈새에서 타락한 힘이 계속 새어 나왔다.

검은 기둥 내부에서 온전히 오딘에게 들어가야 할 힘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동시에 대량의 디버프 때문인지 마지막까지 버티던 신들 역시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라이너와 테리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남쪽 중심축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강림할 오딘의 힘이 5% 줄어듭니다.]

-남쪽의 모든 축이 파괴될 시 최대 5%의 힘이 추가적으로 줄어듭니다.

-오딘의 강림이 조금 늦춰집니다.

[서쪽 중심축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강림할 오딘의 힘이 5% 줄어듭니다.]

-서쪽의 모든 축이 파괴될 시 최대 5%의 힘이 추가적으로 줄어듭니다.

-오딘의 강림이 조금 늦춰집니다.

마침내 모든 진의 중심축이 파괴되었다는 알림음이 들려오고, 미미르의 샘을 중심으로 솟아오른 검은 기둥의 균열이 더 많아지며 엄청난 양의 타락한 기운이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하늘을 가득 메우는 것으로 모자라 세인트리아 전체를 검은 안개로 뒤덮어 버릴 정도였다.

-기다려.

아이언이 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려 할 때였다.

흐레스벨그가 그런 아이언을 제지했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힘이 약화될 때까지 기다려.

“하지만…….”

-네 동료들을 믿어라.

흐레스벨그의 말에 아이언이 검은 기둥을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언이 검은 기둥을 바라보는 동안, 오딘은 천천히 내려왔고, 마침내 상공에 떠 있는 아이언과 눈이 마주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는 동안에도 축이 파괴되면서 꾸준히 오딘의 힘은 약회되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오딘이 미미르의 샘에 다리가 닿으려는 순간.

-지금!

흐레스벨그의 말과 함께 아이언의 백색검에 자연의 기운을 응집했다.

동시에 모든 신수들이 튀어나와 초월기를 사용했다.

투신을 괴롭혔던 두 개의 초월기가 균열로 가득한 검은 기둥을 향해 날아드는 순간.

[절대 신의 강림을 위한 모든 축이 파괴되었습니다. ‘오딘의 완전한 강림’이 ‘불완전한 강림’으로 바뀝니다.]

기적적으로 모든 축이 파괴되면서 검은 기둥이 깨져 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아이언과 신수들의 초월기가 미미르의 샘에 발을 담근 오딘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감겨 있던 오딘의 한쪽 눈이 떠졌다.

“크윽!”

오딘의 하나밖에 없는 눈이 떠지자 세상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정지했다.

“이게 대체……?”

아이언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절대 신의 완전한 강림을 저지하셨습니다. 이세계인으로서 모든 임무를 마치셨습니다.]

[본래 세계로 귀환하시겠습니까?]

아이언의 눈앞에 보이는 믿을 수 없는 창.

본래 세계로 귀환할 것이냐고 묻는 시스템 창을 보면서 멍하니 있을 때, 이세계인들의 몸이 하나둘 빛에 휘감기기 시작했다.

신기한 건 오딘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는 점이다.

이세계인 역시 어디론가 이동은 할 수 없었지만 그 자리에서만큼은 움직임이 허용되는지 퀘스트의 클리어에 환호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지상에 있던 김정태가 고개를 들어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아이언 역시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런 아이언을 향해 김정태가 아주 작게 입술이 움직였다.

‘네가 이정후지?’

그런 그의 물음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오랜 시간 갖고 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들어서 기쁜지 비틀린 미소와 함께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환한 빛과 함께 김정태의 신형이 사라졌다.

“…….”

로바노프, 제이미, 해리 윌리엄스, 히카르두, 알아사드 순으로 빛으로 화해 사라지며 곧, 세인트리아에 있는 모든 이세계인들이 빛에 휘감겨 사라졌다.

이제까지 같이 싸워 왔던 이세계인들이 이곳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남은 것은 오로지 아이언뿐.

‘나만 남은 건가?’

아이언이 홀로 정지된 시간 속에 남아 있는 자신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한 명쯤은 남아 있을 법도 하건만 모든 사람들이 본래세계로 돌아가 버렸다.

아이언이 한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또 한 번의 시스템 창이 나왔다.

[베타테스터 최후의 생존자 전용 히든 퀘스트!]

[멸망을 막고 귀환하시겠습니까?]

※ 세계 간의 경계에 선 당신만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직 자신만이 받을 수 있는 퀘스트.

도중에 넘어온 이세계인들은 불가능한, 오직 자신만이 선택할 수 있는 퀘스트.

어째서 자신만이 남았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이세계인들은 귀환할지 남을지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던 것.

비록 거창한 보상도 없었고,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를 위험으로 가득한 퀘스트였지만 아이언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멸망을 막고 귀환할게.”

아이언이 그렇게 대답한 순간,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정지되었던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신수들과 아이언의 초월기가 오딘에게 작렬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사람들에게 시스템 창이 생겼다.

[메인 퀘스트 ‘홀로서기!’가 생상되었습니다.]

-멸망을 막기 위해 도와주러 왔던 친구들이 본래 세계로 귀환했습니다. 과거의 잔재를 지우고 진정한 멸망과 마주하십시오.

시스템 음성을 듣는 순간 세인트리아에 있던 동부군과 기동 야전군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제야 그 많던 이세계인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이세계인들이 본래 세계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된 제국군이 허전함에 멍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아이언과 신수들의 초월기에 맞은 오딘이 빛을 내뿜었다.

이제는 이세계인들의 도움없이 오직 대륙인들만으로 싸워야 할 강대한 적.

진정한 멸망을 시작하기 위해 없애야 할 절대 신이 빛의 창을 들고 그들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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