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71화 (271/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71)

83. 마지막을 향하는 싸움 (6)

남은 3개의 축에서 뿜어지는 막대한 힘을 바탕으로 신성 연합국이 마지막 힘을 짜냈다.

시작은 티르와 아이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티르를 애먹였던 아이언의 초월기와 신수들의 초월기가 티르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티르 역시 자신의 절기를 사용했다.

과거 드높았던 신으로 군림하던 시절의 티르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전력을 다한 신수들의 초월기를 방패를 들어 막아 냈다.

동시에 창으로 아이언의 거대한 검을 맞부딪치면서 소멸시켰다.

쿠우웅!

-피해라!

폭음이 들려오는 순간 흐레스벨그가 다급하게 말했고, 반사적으로 몸을 뒤틀었다.

그 순간 앞으로 지나가는 거대한 도끼.

-피했나? 아쉽군.

막았으면 했던 티르였지만 흐레스벨그의 빠른 판단으로 아이언은 도끼를 막기보다 피했다.

티르의 회심의 한 수였지만 아이언이 피해 내면서 승부는 접전으로 흘러갔다.

아이언은 초월기를 소모했고, 티르는 아주 잠깐 예전의 자신으로 강림해 막대한 힘을 소모했다.

서로가 여력이 없는 상황.

그렇다면 남은 것은 진흙탕 싸움밖에 없었다.

쾅!

“쿨럭!”

푹!

-크으…….

아이언이 티르의 공격에 피를 토하며 날아가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빈틈을 찔러 넣은 아이언의 공격에 티르가 상처를 입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곧바로 자세를 바로 하며 다시금 둘이 충돌했다.

아이언은 뱁새가 곧바로 치유해 주었고, 티르는 넘치는 힘으로 망가진 신체를 복구했기 때문이다.

서로의 힘이 바닥날 때까지 싸울 기세로 부딪치는 바람에, 주변은 사상력이 휘몰아치고 충격파로 엉망이 되어 버렸다.

키이잉!

어느새 신성 연합국의 두 공중 요새 역시 과부하를 하면서 티르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했다.

“크으…….”

아이언이 이를 악물면서 티르의 맹공을 버텨 냈다.

이미 아이언의 오러 블레이드는 신성력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힘이 바닥난 상황이었다.

그나마 백색검에 대한 숙련도가 없었다면 벌써 오러 블레이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패했을 것이다.

-짹…….

막대한 신성력으로 온갖 무기를 만들어 돕던 뱁새도 지치는지 점차 컨트롤되지 않는 신성력이 늘어났다.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다른 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두 개의 달과 피닉스는 온몸에 상처를 입으며 지상으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위험하다!

“감수해야 해!”

흐레스벨그가 갑자기 돌격하려는 아이언을 보면서 만류했다.

지금 티르의 힘은 과부하된 혼돈의 힘으로 인해 잠시 동안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버티면 이겼다.

하지만 아이언은 더 넓게 보았다.

‘시간은 길게 끌어선 안 돼.’

이세계인들이 3개의 석상을 파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외부 신들이 남아 있었다.

거기다 절대 신의 강림의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위험을 감수하고 티르를 처치하고 빨리 세인트리아로 향해야 했다.

그런 아이언의 생각을 읽었는지 흐레스벨그도 힘을 보탰다.

‘이대로 시간을 보낸다면…….’

티르가 이렇게 생각할 때, 갑자기 그의 허를 찌르고 들어오는 아이언의 검.

그것을 어렵사리 막아 낸 순간 아이언이 맹공을 퍼부으면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강철의 길이 펼쳐지면서 티르를 몰아붙였고, 당황하는 틈을 타 흐레스벨그의 혼신을 힘을 다한 바람의 칼날들이 티르의 온몸을 헤집어 놓았다.

-……꼭 성공해라.

흐레스벨그가 그렇게 말하며 역소환되었고, 천둥새 역시 마지막 힘을 쏟아부어 번개를 내리꽂고는 되돌아갔다.

피닉스와 두 개의 달 역시 지상에서 티르를 도우려는 병력들을 마지막까지 막아 주다가 역소환되었다.

남은 건 뱁새와 아이언뿐.

쾅! 쾅! 쾅!

아이언이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티르는 끝끝내 버텨 내고는 다시금 아이언을 향해 공세를 취하려 했다.

힘이 다했는지 강철의 길을 더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려는 순간 티르의 도끼가 아이언의 빈틈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푹!

-쿨럭!

도끼에 맞은 것은 아이언이었지만 피를 토한 것은 티르 쪽이었다.

뱁새가 신성력으로 만든 방패로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치명상은 피한 반면, 몸을 내주면서까지 공격한 아이언이 검을 티르의 배에 찔러 넣었기 때문이다.

-……위험을 감수하겠단 것인가?

티르의 물음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하듯 서로의 무기를 동시에 뽑아내며 다시금 전투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몸을 돌보지 않고 공격하기 시작한 아이언의 공격에 티르의 굳건했던 방어가 점차 무너져 내렸다.

-내 패배군.

티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굳건했던 방패가 튕겨 나가고, 아이언의 백색검이 그의 심장을 찔렀다.

아이언이 남은 오러를 쥐어짜 내 유지한 오러 블레이드에 온 정신을 집중해서 구축한 심상은 티르의 온몸에 퍼져 나갔다.

심상으로 구현된 것이나 다름없는 티르의 몸에 아이언의 심상이 섞여 들어가자 드높았던 시절의 모습이 점차 붕괴되며 늙은이의 모습으로 변해 갔다.

-……주신의 사도여.

티르의 부름에 아이언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의 승리다.

그의 말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전사의 예우를 다해 티르의 심장에서 검을 뽑아내려 할 때였다.

늙은 손이 검을 붙잡았다.

마치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는 듯, 아이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검을 붙잡은 티르.

-부디 나의 이름을 기억해 주겠나?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진 기억하겠소.”

-……고맙군.

아이언의 약속에 티르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티르의 소멸.

하지만 신성 연합군은 예상했다는 듯, 수많은 화신체들이 아이언의 앞을 가로막았다.

“사령관님!”

“난 먼저 세인트리아로 가야겠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아리엘을 보면서 말하자 카온과 스카이 랭스, 카이든 월이 아이언을 중심으로 섰다.

“길을 열겠습니다.”

카이든 월의 말에 아리엘, 스카이 랭스, 카온이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면서 돌격할 준비를 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기동 야전군의 기사단과 북동부군의 기사단들도 모여들었다.

모두가 길을 뚫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힘을 회복하십시오. 길은 저희가 뚫겠습니다.”

“부탁한다.”

아리엘의 말에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고는 머리에 있는 뱁새에게 말했다.

“너도 쉬고 있어.”

-……째액…….

뱁새가 힘없는 목소리로 역소환되자, 아이언은 자신을 태우러 온 비룡에 올라탔다.

“총사령관님을 위해 길을 뚫어라!”

“모든 기동 야전군은 공중길을 만들어라!”

두 사령관의 명령에 모든 병력들이 일제히 화신체들을 향해 돌진하면서 아이언을 위해 길을 만들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수많은 화신체들이 달려들었지만, 21군단과 22군단이 사력을 다해 그것을 막아 냈고, 지상에서 북동부군 역시 신성 연합군을 박살 내면서 뒤따랐다.

“세리덴, 사령관님을 보좌해라.”

-예!

아리엘의 명령에 세리덴이 23군단 공중 병력과 함께 세인트리아까지 아이언을 보좌하기 위해 움직였다.

세리덴이 답하는 순간 비룡에 탄 아리엘이 선두에 서서 결전기를 사용해 길을 텄다.

그녀의 유성과도 같은 참격에 앞을 막아섰던 화신체들이 찢어발겨지고, 뒤이어 카온의 막대한 냉기가 주변을 꽁꽁 얼리면서 일시적으로 길을 텄다.

그리고 그 길을 카이든 월의 오러를 이용한 영역 구축을 통해 일시적이나마 길을 지켜 낼 수 있었다.

몇몇 화신체들이 오러의 벽을 뚫고 넘어오려 했으나, 그들의 그런 시도 역시 완전히 막아 냈다.

“폭풍검…….”

스카이 랭스의 폭풍검.

북동부에서 스스로를 희생했던 크림슨을 보는 듯한 오러 폭풍이 화신체들을 찢어발기면서 완전히 길을 열었고, 그 틈을 타 아이언과 세리덴의 23군단 정예 공군이 세인트리아로 향했다.

[동쪽 중심축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강림할 오딘의 힘이 5% 줄어듭니다.]

-동쪽의 모든 축이 파괴될 시 최대 5%의 힘이 추가적으로 줄어듭니다.

-오딘의 축복이 좀 더 감소하게 됩니다.

-세인트리아의 중심 결계가 좀 더 약화됩니다.

아이언을 먼저 세인트리아로 보내고 난 후, 요새포를 통해 힘을 잃은 중심축을 파괴한 순간 연이어서 나오는 알림음.

시스템이 오딘의 힘이 감소하고 있다는 걸 알려 주면서 명확하게 다음 목표까지 알려 주자, 제국군 제1군은 곧바로 다음 움직임을 가져갔다.

“동부에 있는 모든 축을 파괴한다.”

“서둘러! 최대한 빨리 모든 축을 파괴해야 한다!”

카이든 월과 아리엘의 명령에 모든 병력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남은 신성 연합군이 제국군에게 달려들었다.

투신의 죽음과 중심축 파괴로 이후 제1군과 신성 연합군간의 2차전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신성 연합국의 동부 전역이 초토화될 무렵, 다른 지역들 역시 사력을 다해 중심축을 파괴하기 위해 움직였다. 자신들이 파괴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강림할 오딘의 힘이 더욱 약화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제국군이 사력을 다해 중심축과 진의 축들을 무너뜨리는 동안, 세인트리아는 점점 더 지옥으로 변모해 나갔다.

“좀비와 다를 바 없군.”

동부 사령관이 하늘에서 세인트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표정을 구겼다.

오딘을 믿는 모든 신자들이 이지를 상실한 채, 동부군과 이세계인들을 공격했다.

신의 권능 일부를 받은 대가로 모든 이지를 상실한 채 신의 노예가 된 인간들.

과연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생존이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던 동부 사령관은 신의 인형이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에 괴로운 것처럼 표정을 일그러뜨린 성국의 국민들을 향해 마법을 퍼부었다.

자신의 명령을 받고 성물을 파괴하는 데 집중하는 동부군을 위해 직접 오딘의 신도들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세인트리아의 모든 성물을 파괴하세요. 강림할 오딘의 힘이 줄어듭니다.]

시스템은 동부군에게 이런 퀘스트를 내렸다.

반면 이세계인에게는.

[중앙 신전을 뚫고 미미르의 샘 앞에 있는 타락한 수정을 파괴하세요.]

서로 다른 퀘스트.

시스템이 명확하게 두 집단의 목표를 정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동부 사령관은 그에 따랐다.

사실 하늘로 날아올라 중심부에 있는 결계에 자신의 마법을 퍼부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신이 직접 만든 결계라 그런지 무려 마도사의 전력을 다한 마법을 퍼부었음에도 균열 하나 가지 않았다.

그 이후 동부 사령관은 시스템이 부여한 퀘스트에 따랐다.

“위험한데…….”

중앙 신전 쪽에서 갑자기 솟구치기 시작하는 타락한 힘.

그것을 느끼면서 동부 사령관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라도 나서서 결계를 두드려 볼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약화된 결계이기에 자신이 전력을 다하면 부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콰득!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백색검.

그 한 방에 동부 사령관이 그렇게 공격해도 변화 하나 없던 결계에 균열이 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빛줄기가 결계를 때리는 순간, 이세계인들의 앞을 막았던 결계가 유리처럼 깨져 나갔다.

“막아라!”

“버텨라! 신께서 강림하실 때까…… 컥!”

성기사들이 악을 쓰면서 이지를 상실한 신도들을 앞으로 내밀었지만 이세계인들이 그걸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거기다 시작된 세리덴의 공중폭격.

쾅! 쾅! 쾅!

결계가 사라진 이상 공중폭격을 막을 수단이 없는 중앙 신전은 무차별적인 폭격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던 수단을 사용했다.

성국 최강의 신관들인 추기경들이 나선 것이다.

“미친놈들.”

십여 명의 추기경들이 신들의 성물을 몸에 박아 넣으며 신의 힘을 각성했다.

자신의 생명력을 불태워 사용하는 일시적인 힘.

하지만 그 막강한 힘은 잠시 동안이나마 이세계 6인을 중심으로 돌격해 오는 이세계인 군대를 막기에 충분했다.

“……결국 이리되는가.”

교황이 미미르의 샘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져 보았지만 결국은 뚫려 버리고 말았다.

“신이시여…… 부디 당신의 계획은 성공하시길…….”

교황은 저 멀리 상공에서 맹렬한 속도로 날아오는 주신의 사도를 보며 대항할 의지를 잃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제물로 삼아 미미르의 샘물에 몸을 던졌다.

쿠구궁!

검은 샘이 교황을 완전히 집어삼킨 그 순간, 하늘에서 검은 기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