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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68화 (268/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68)

83. 마지막을 향하는 싸움 (3)

아이언이 원수가 된 기념으로 열린 축제 기간 동안 마스터급 이상은 훈련을 위해 두문불출했다.

그랜드 마스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직 심상을 담는 데 익숙지 않은 그들을 위해 아이언이 직접 훈련시켜 주었다.

하지만 신성 연합국은 준비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다.

[외부 신을 완전 강림할 진이 가동할 준비를 합니다.]

시스템 음성이 들려오는 순간, 저 멀리 하늘에서 검은 기둥 하나가 솟구쳤다.

“시간을 주진 않겠다는 건가?”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며 혀를 찼다.

“어려운 싸움이 되겠군요.”

어느새 옆에 다가온 아리엘의 말에 아이언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이번 싸움이 아포칼립스 세 번째 스토리의 승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상대도 그것을 알기에 만반의 준비를 해 왔을 게 분명했다.

“신수들은 아직입니까?”

아리엘의 물음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몸도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시간이 좀 더 필요했는데, 외부 신들은 그 시간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싸워야겠지.”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아리엘을 바라보았다.

“움직일 준비 좀 해 줘.”

“명령을 내리시면…….”

아리엘의 말에 아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이제 기동 야전군은 아리엘 사령관의 것이고 그걸 존중해야지.”

비록 아이언이 제국군 총사령관에 올랐다지만 마음대로 명령할 생각은 없었다.

여전히 각 지역의 최고 지휘관은 사령관들이고, 아이언이 생각하는 총사령관의 역할은 그들을 조율하는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아리엘의 지휘권 역시 확실히 보장해 주었다.

아이언의 부탁에 아리엘이 병력을 움직이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고, 연란을 받은 카이든 월 역시 북동부군을 움직일 준비를 했다.

“먼저 움직이겠습니다.”

아이언이 저 멀리 보이는 검은 기둥을 보면서 말하자 모든 사령관이 경례를 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제든 윅스의 말에 아이언이 빙그레 웃으면서 경례를 받아 주고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기동 야전군을 향해 걸어갔다.

“모든 준비 완료했습니다.”

아리엘의 말과 함께 기동 야전군과 북동부군의 지휘관들이 도열해 있었다.

기동 야전군 사령관인 아리엘과 북동부군의 사령관 카이든 월부터 군단장급인 카온, 카드로, 세리덴, 북동부 군단장들인 스카이 랭스, 오스 테리보, 포그 코즈웨이가 아이언의 명령을 기다렸다.

“작전의 핵심은 간단하다. 저 기둥을 부수는 것.”

아이언이 검은 기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는 저 둘과는 작전 방향이 다르다. 나와 외부 신의 싸움을 돕기보다 저것을 파괴하는 데 주력하는 것.”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병력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미숙한 두 그랜드 마스터와 달리 아이언은 신과의 싸움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돕기보다 중심축을 부수는 것에 집중했다.

“최대한 빨리 부수고 다른 곳을 돕는다. 알겠나?”

“예!”

모두의 대답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장선에 탑승했다.

그리고 곧 엄청난 숫자의 비공선들이 일제히 하늘로 떠올랐다.

그런 비공선을 호위하는 비룡들과 아래에는 새로이 개발된 마동차들이 출격 준비를 했다.

방어 마법진과 특수강을 떡칠한 마력을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들이 비공선을 따라 움직이며 아이언이 이끄는 첫 번째 군이 움직이는 순간, 또 다른 곳에 검은 기둥이 만들어졌다.

“우리도 움직일 때가 되었군.”

“그래.”

두 가주가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신의 강림을 위한 진이 완전히 가동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은 완성되어 갈 것이며, 북쪽 중심축 역시 완전 복구될 것입니다. 최대한 빨리 모든 중심축을 파괴하세요!

시스템 음성이 들려오는 순간, 서부 전선에 있던 대부분의 병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있을 습격을 위해 각 지역에서 온 지원 병력을 중심으로 전선을 지킬 병력만을 남겨 두고 제국군 정예 병력 전원이 대륙 서부로 원정을 떠나기 위해 움직였다.

아이언이 이끄는 제1군.

라이너가 이끄는 제2군.

테리언이 이끄는 제3군.

이렇게 3개의 원정군이 중심축을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자, 얼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서부 사령부가 텅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어졌다.

“꽉 들어찼던 서부 사령부가…….”

한 병사가 성벽 위에서 서부 사령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각 지역에서 몰려온 지원군이 서부 사령부의 방어를 맡고 있지만, 그 숫자는 얼마 전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제국군도 거의 모든 것을 걸고 전쟁에 임했다.

“제발…….”

“승리하기를…….”

성벽에 선 병사들이 하나둘 검은 기둥을 향해 떠난 군대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

이번 위기만 견디면 인류는 더 견고해질 것이고, 더 강력해질 것이다.

그것을 모든 제국민들이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번 싸움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중앙에서 공사 중인 새로운 철도가 기존의 철도 물량에 몇 배나 되는 물량을 보급할 것이고, 대규모 워프 게이트, 공군기지 등이 신설될 예정이기에 많은 업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서부 전선의 주요 요새들은 견고해질 것이며, 미친듯이 발전하는 공업력과 마도 과학이 인류의 무력을 한 차원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것을 위해 중앙정부는 이미 막대한 양의 공사를 위해 제국 전역에서 가난한 자들이 공사판으로 몰려들게끔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위기만 넘기면 되었다.

서부 전선에 남은 병력은 저 멀리 보이는 검은 기둥을 보면서 승리를 간절히 염원했다.

얼마 뒤, 그 원정군의 총사령관인 아이언을 필두로 한 1군은 마침내 가장 가까운 동쪽의 검은 기둥에 도착했다.

“……어마어마하군요.”

아리엘이 엄청난 숫자의 조인족들을 보면서 질린 표정을 지었다.

서부 전선을 뚫기 위해 왔던 공중 요새들이 자리했고, 선두에는 아이언을 귀찮게 했던 이단 심문관들이, 그 뒤로 성기사들이 자리해 있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미쳤군.”

“허…….”

“저게 다 화신체라고?”

지휘관들이 비공선에서 보이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공중 요새를 호위하는 수많은 조인족들 중 다수가 갑자기 빛을 뿜더니 거대한 화신체로 변해 갔다.

그런데 그런 현상은 지상에서도 일어났다.

선두에 서 있었던 이단 심문관들이 빛을 뿜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화신체와 강신을 한 이단 심문관들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제국군의 모든 병력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투준비.”

아이언이 당황하는 지휘관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순간, 흔들리던 눈빛들이 진정되었다.

“모두 전투준비!”

“포문 개방!”

“요새포 준비해!”

“지상 부대에 연락해!”

아이언이 명령을 내린 순간 대장선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전투준비를 시작했다.

공중의 기동 야전군과 지상의 북동부군이 적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자 검은 기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그 현상을 한번 보았던 아이언은 저곳에서 어떤 신이 나올지 궁금했다.

수많은 외부 신들 중 아이언을 이길 만한 신이 저 검은 기둥을 통해 강림할 것이 분명했다.

“누굴까…….”

아이언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완벽한 몸 상태로도 이기기 힘든 상대일 게 분명한데, 부상도 완벽히 회복되지 못했고 무엇보다 신수들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후…….”

이번엔 진짜로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부하들 앞에선 흔들림 없는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손은 땀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요새포 준비.”

“준비!”

아이언의 명령에 곧바로 초거대 요새포가 준비되었다.

“목표는 검은 기둥.”

“검은 기둥!”

초거대 요새포가 준비되는 것을 보자마자 아이언은 아리엘을 바라보았다.

“전장을 부탁한다.”

“……예!”

아이언의 부탁에 아리엘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것을 본 아이언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곧바로 대장선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얼마 후, 검은 기둥 안에서 요동치며 나오려는 신을 향해 초거대 요새포가 날아들었다.

콰아아아!

수십 개의 비공선이 모여 만든 초거대 요새포의 위력에 검은 기둥이 일부나마 깨져 나갔고, 그 순간 아이언의 거대한 백색검이 하늘을 가르며 검은 기둥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제국군 제1군과 동쪽의 중심축을 지키는 신성 연합군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총사령관님을 보좌하라!”

“축을 보조하는 장치부터 찾아!”

“공중 요새가 동쪽 중심축과 공명한다. 공중 요새를 공략해!”

지휘관들이 각자 얻은 정보들을 재빠르게 취합해 전군에 날렸고, 각 지휘관들이 그것을 토대로 빠르게 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아이언의 백색검과 초거대 요새포에 타격을 입은 검은 기둥이 조금씩 깨져 나갔다.

처음엔 ‘신의 강림을 막은 것인가?’라고 생각했던 아이언이 이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다시 보는군.

“투신…….”

-이번엔 그때와 달리 도망칠 수 없을 거다.

다시 본 투신이 살기 어린 눈빛으로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농락하고 사라졌던 아이언을 죽이기 위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생각으로 무구를 꺼내 들었다.

축 하나를 희생해서 얻었던 것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형태의 무구가 그의 두 손에 들리는 것을 본 순간 아이언은 이번 싸움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쿠우웅!

“큭!”

투신과 아이언이 격돌하는 순간 폭풍이 일어났다.

-내상을 입은 것인가? 쯧! 이런 식으로 이기고 싶진 않았건만…….

첫 격돌로 아이언의 상태를 눈치챈 투신이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전쟁이란 본래 그런 법.

투신은 자신의 우위를 철저하게 이용하며 아이언을 공격했다.

-짹!

“뱁새야?”

형편없이 밀리던 아이언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뱁새를 보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느새 다른 신수들까지 밖으로 나와 몰아붙이는 투신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신수들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아이언이 위기에 처하자 채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해서 나온 것뿐이다.

‘불리한 싸움이 되겠어.’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투신을 바라보자 그가 빙그레 웃었다.

숨겨 둔 한 수인 신수까지 꺼냈음에도 아이언이 불리하다는 것이 명확해지자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아이언만이 아니었다.

서쪽과 남쪽 중심축을 공략하러 간 라이너와 테리언 역시 어려운 싸움을 했다.

미리 연습한 대로 마스터들과 연합해서 신을 공략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형편없이 밀렸다.

“……쉽지 않군.”

라이너가 자신을 몰아붙인 창을 든 여인을 바라보았다.

혹한처럼 차가운 기운도 무섭지만 가장 무서운 건 그녀의 창술 솜씨였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리면 날아드는 화살 역시 강력했다.

기술 하나하나가 심상이 담긴 오의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나를 사냥하려는 것 같군.”

사자형상을 두르고 있는 라이너가 검을 들어 올렸다.

-맹수라…….사냥할 맛이 나는 인간이로구나. 겨울과 사냥꾼의 신인 나 스카디의 적으로 딱 알맞겠어.

스스로를 스카디라 밝힌 여인이 밝게 웃었다.

반면에 라이너의 표정은 썩어 들어갔다.

자신을 동물 취급하는 것도 불쾌한데,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스카디를 보며 치욕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반박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그녀와 라이너의 차이는 컸다.

그리고 그건 테리언 쪽도 마찬가지였다.

마법의 신이라 밝힌 여인이 테리언을 갖고 놀듯 수많은 마법으로 몰아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이 믿고 있는 세 명의 그랜드 마스터가 강림한 신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고, 이것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제국민들의 속마음은 타들어 갔다.

“지는…… 걸까?”

“제발…….”

“부디…….”

제국민들이 점점 불리해져 가는 전황을 보면서 간절히 기도할 때였다.

그들의 마음에 응답이라도 하듯, 동부군의 함대가 세이크리아 코앞까지 당도했다.

그리고 동시에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이세계인들이 세이크리아에 들어섰습니다. 퀘스트 달성으로 막대한 보상을 드립니다. 또한 모든 인류에 약간의 버프가 주어집니다.

-추가 퀘스트 달성 시 신성 연합국 측에 디버프가 부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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