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67화 (267/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67)

83. 마지막을 향하는 싸움 (2)

제국 유일의 원수.

제국군을 총괄하는 사령관.

이 어마어마한 직책을 고작 20대에 오른 아이언.

모든 제국군에 경례를 받으며 서부 사령부에 내린 아이언이 모든 사령관들의 경례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후…….”

천하의 아이언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담스러운 관심 속에서 중앙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곳에 의외의 인물들이 서 있었다.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눈앞에 있는 남자가 빙그레 웃었다.

제국 최고직에 앉아 있는 총독 체베라가 아이언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제국 유일의 원수가 되실 분인데 직접 와야지요.”

체베라의 말에 아이언이 부담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서부 사령부에 총독만 온 게 아니었다.

제국의 의회에 있어야할 의원들이 전원 참석했다.

물론 참석한 이들 중 아이언이 원수가 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속마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정계에 머무르는 자들 중에서 제국의 첫 원수를 배출하는 이 순간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은 향후 정치적 발걸음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위대한 행보를 보이는 영웅이 제국 최고 반열에 오르는 이 자리에는 반드시 자리해야 했다.

“먼저 카이든 월 북동부 사령관직 임명과 아리엘 파브리스의 기동 야전군 사령직 임명부터 정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서부 사령부에서 진행하는 것인 만큼 게르만이 대표로 행사를 진행했다.

“카이든 월 군단장, 아리엘 파브리스 부사령관. 중앙으로 오십시오.”

게르만의 말에 두 사람이 긴장한 표정으로 중앙에 섰다.

그러자 제국의 모든 사령관들이 카이든 월과 아리엘을 중심으로 빙 둘러섰다.

북부, 남부, 동부, 서부, 중앙, 그리고 기동 야전군 사령관인 아이언까지 각자의 무기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한 명씩 물었다.

신념, 용맹함, 청렴함, 충성심, 그리고 군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는 마음가짐.

사령관들의 이런 물음에 카이든 월과 아리엘은 똑같이 대답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변치 않으며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그렇게 다섯의 사령관들의 질문에 답한 두 사람은 마지막 남은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에 묻겠습니다.”

아이언의 물음에 다른 사령관 때와 달리 긴장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한때는 자신의 부하였던 자가 지금은 가장 제국에서 가장 드높은 곳에 오르게 되었다.

한때는 동료였던 자가 지금은 자신의 상관이자 제국을 짊어진 영웅이 되었다.

그런 이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있을 거대한 위협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겠습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두 사람이 곧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동시에 대답했다.

“예!”

“예!”

두 사람의 대답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으로 되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체베라 총독이 임명장을 가져왔다.

두 사람을 사령관에 임명한다는 임명장을 건네주고 정복에 별을 달아 주었다.

“이것으로 제국에 새로운 두 사령관이 탄생했습니다.”

게르만의 말에 모든 이들이 경례를 하면서 둘을 축복해 주었다.

비록 전쟁 중이지만 앞으로 있을 혹독한 전투를 앞두고 일어난 작은 축제.

모두의 환호 속에서 두 사령관이 자신의 무기를 들고 슬쩍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곧바로 체베라 총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아이언 대장님 앞으로 와 주시겠습니까?”

체베라 총독의 말에 아이언이 굳은 표정으로 그의 앞에 섰다.

그 순간 새로이 사령관이 된 이들을 포함한 모든 마스터들이 아이언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섰다.

여섯의 사령관과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두 가주, 새로이 마스터가 된 스카이 랭스, 카온 템페트, 에이든 레온하르트, 시에라 레오나르 남부 마탑주, 산토스 중앙 마탑주, 콘셀 동부 마탑주.

제국의 모든 마스터들이 만들어 낸 원 밖으로 제국의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의원들이 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뒤이어 고위 관료와 군단장급 이상의 지휘관들이 큰 원을 만들고 그 밖에 있는 병력이 일제히 각을 잡고 무기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그렇게 모든 이들이 아이언을 바라보며 무기를 치켜드는 사이, 남부 사령관과 서부 사령관이 앞으로 나섰다.

“망령수로부터 제국의 남부를 지켜 주어 감사드립니다.”

“신성 연합국의 기습공격에서 서부 전선을 지켜 주어 감사드립니다.”

두 사령관이 감사 인사와 함께 두 손으로 각각의 훈장을 들고 왔다.

철벽을 상징하는 성벽과 하늘을 상징하는 두 날개를 표현한 서부 사령부 최고 훈장.

대수림을 상징하는 숲과 평야를 표현한 남부 사령부 최고 훈장.

이 2개의 훈장이 아이언의 가슴팍에 달렸다.

제국의 남부와 서부를 지켜 준 것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롭게 태어난 제국을 지켜 주어 고맙습니다.”

체베라 총독이 그렇게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고는 새롭게 만들어진 제국 최고 훈장을 아이언의 가슴에 달아 주었다.

자유를 상징하는 문양과 개혁과 혁명을 상징하는 빛이 달린 훈장.

수많은 업적을 세운 영웅들에게만 허락되는 최고의 훈장.

그 첫 번째 수여자가 된 아이언을 향해 체베라 총독이 임명장을 가져왔다.

“아이언 카터 대장은 그동안 제국을 지키는 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업적을 써 내려갔다. 이에 대장이라는 계급을 넘어 제국 최초로 원수의 계급을 내려 그에 보답하고자 한다.”

체베라 총독이 그 말을 끝으로 아이언의 임명장을 주면서 그의 양 어깨에 별을 하나씩 더 달아 주었다.

제국군 최초로 다섯 개의 별을 가진 자.

사실상 황제에게 명예직으로만 만들어 두었던 다섯 개의 별을 최초로 수여받은 자가 된 아이언에게 체베라 총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제국의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바, 제국 유일의 원수에게 제국군을 총괄하는 제국군 총사령관의 직을 내린다. 이는 제국 중앙정부와 모든 제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표로 가결되었음을 알리는 바이다.”

그렇게 말한 체베라 총독이 아이언을 향해 웃으며 임명장으로 건네주었다.

“앞으로도 제국군을 잘 부탁드립니다.”

체베라의 말에 사령관들이 웃으면서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아이언의 귓가에 들려오는 시스템 음성.

[제국군 총사령관이 되셨습니다! 제국 최초로 총사령관에 이른 업적으로 향후 퀘스트 클리어 시 보상이 더욱 커집니다!]

[제국군 최초로 원수에 오르셨습니다. 향후 퀘스트 클리어 시 보상이 커집니다!]

[제국의 모든 최고 훈장을 모아 명실상부 제국 최고의 영웅 반열에 오르셨습니다.]

-영웅의 칭호가 사라져 보상이 유예됩니다.

-아포칼립스 세 번째 스토리 클리어까지 보상을 유예시킵니다.

시스템 음성과 함께 아이언을 향해 모든 제국군이 함성을 질렀다.

제국군 최초의 총사령관의 탄생에 모두가 환호하며 축하해 주었다.

그렇게 모두가 축복하는 광경 속에서 라이너가 나직이 말했다.

“힘들면 은퇴해라.”

라이너의 말에 근처에 있던 사령관이 매섭게 그를 노려보았다.

“형, 힘들면 가문으로 돌아와.”

에이든마저 그렇게 말하자 근방에 있던 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사령관들은 물론이고, 군단장들마저 라이너와 에이든을 보면서 표정을 찡그리자 영문을 몰라 의아한 표정을 짓는 아이언에게 아리엘이 쿡쿡 웃으면서 귓속말로 이유를 전해 주었다.

“이제 끝나셨습니다.”

“뭘?”

“강제 복무 기간.”

아리엘의 말에 아이언이 잠시 고민하다 그제야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그거…….”

그동안 숱하게 전쟁터를 돌아다니면서 잊고 있었던 것.

자신이 처음 북동부로 들어갔던 이유.

그것이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났다.

“그게 끝났구나.”

20대 중반에 들어선 아이언.

그러면서 자연스레 끝난 강제 복무 기간.

지금이야 전쟁 중이라 별문제 없지만 이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아이언의 거취 문제가 있었다.

적당한 경지였다면, 혹은 활약이라도 적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아이언은 마스터가 되기 전에도 영웅으로 불릴 만큼 활약했으며, 지금은 대륙 최강이 불릴 만큼 강해졌다.

그런 그가 은퇴하고 가문으로 돌아간다면?

만장일치로 가주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가뜩이나 제국 최고의 검가의 가주들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상황에서 아이언마저 뺏길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모든 사령관들이 아이언을 원수로 만들기를 원했고, 중앙정부 역시 아이언을 일개 가문에 뺏길 수 없기에 만장일치로 이 사안에 찬성했다.

“귀찮게 구는 것들은 신경 쓸 거 없다.”

라이너의 말에 아이언이 피식 웃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사령관들을 바라보았다.

“적어도 멸망이 끝나기 전까진 제가 군부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이언의 확답에 사령관들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전쟁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아이언을 붙잡아 둘 순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멸망이 끝나기 전까진 전투는 끊임없이 있을 것이고, 그러면 아이언은 최전선에 싸울 것이지만 군부의 자존심 문제였다.

적어도 대규모 전쟁에서 아이언은 군부 소속으로 싸울 것이고, 그건 군부의 자존심이 될 것이다.

대륙 최강의 무인이 군부 소속이라는 자존심.

“지켜 냈군.”

“그러게.”

사령관들이 아이언을 지켜 냈다는 자부심에 활짝 웃으면서 라이너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라이너와 에이든을 비롯한 사자가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그런 그들의 기 싸움 속에서 제국 총사령관의 탄생을 축하하는 작은 축제가 열렸고, 모두가 오랜만에 환하게 웃으면서 그것을 즐겼다.

하지만 아이언을 비롯한 사령관들은 순수하게 즐길 수가 없었다.

“군을 3개로 나눠야겠습니다.”

모두가 왁자지껄 떠드는 동안 모인 마스터급들.

그들은 향후 있을 전쟁을 위해 회의를 가졌다.

“3개의 축 때문입니까?”

게르만의 물음에 아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적어도 신이 한 명은 강림한다고 가정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중심축에 모여든 힘으로 강림한 토르와 싸운 경험을 얘기해 주었다.

굉장히 강했다는 것과 그랜드 마스터 초입에 이른 테리언과 라이너로는 단독으로 싸우긴 어려울 것이라는 것도 알려 주었다.

그렇기에 준비가 필요했다.

사상력의 폭풍에 휩쓸리지 않도록 병력의 정신을 보호할 무장.

그리고 두 그랜드 마스터를 보조할 무기.

이 두 가지가 필요했다.

“하나는 제 신성력을 무구에 부여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겁니다.”

남동부에서 기동 야전군에게 지급된 막대한 무구에 신성력이 깃들게 한 방법.

거대한 마정석을 통해 신성력을 부여하여 그것을 통해 무구를 제작하거나 힘을 부여하는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강림한 신이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 회의가 이뤄졌다.

신과 그랜드 마스터의 싸움에 마스터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요새포나 다중 결계, 대규모 마법을 통해 도움을 줄 순 없는지 등을 회의했다.

모든 마스터들과 학자들이 아이언의 경험을 토대로 작전을 구축했고, 늦은 밤까지 회의를 계속했다.

“후…… 남들은 놀 때 난 야근이라니…….”

제든 윅스가 피곤한 표정으로 투덜거리자 사령관이 피식 웃었다.

밖에서는 축제가 한창인데 정작 최고 사령관들은 밤낮없이 야근을 해야 하는 처지가 웃긴 것이다.

“보통은 반대 아닌가?”

“어쩌겠나, 원수께서 안 나가시는데…….”

게르만이 아이언을 바라보면서 말하자 다른 사령관들이 웃었다.

“흠흠…… 초안은 마련된 것 같으니 좀 쉴까요?”

아이언의 말에 제든 윅스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쉬겠습니까? 총사령관께서 말씀해 주신 것을 연습하기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요.”

제든 윅스의 말에 다른 사령관들도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언이 직접 이끄는 기동 야전군과 별동대, 북동부 군은 상관없지만 나머지 군은 그랜드 마스터인 두 가주와 함께 신을 상대할 방법을 연습하기도 바빴다.

“아리엘 사령관이 부럽구먼.”

“카이든 사령관도 말이야. 이거야 원…… 나도 진즉 총사령관님 줄을 탔어야 했는데!”

사령관들이 그렇게 말하면서 두 사령관을 부러워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두 가주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꼬우면 사령관들도 그랜드 마스터가 되시오.”

“쯧쯧!”

두 가주의 삐친 모습에 사령관들이 웃으면서 그 둘의 심기를 달래 주었다.

제든 윅스의 장난 덕에 잠시간 피로했던 회의의 분위기가 풀어지자 최종 점검과 함께 회의가 파하고 본격적으로 작전을 위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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