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55화 (255/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55)

80. 시작되는 전쟁

[아포칼립스 두 번째 스토리를 클리어하셨습니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산정합니다.]

-고대종과의 전투에 잠깐이라도 참여했던 자들은 전원 보상을 받습니다.

-아포칼립스 퀘스트 클리어로 인류 전체가 소정의 보상을 받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장에 남은 자들은 보너스 혜택을 받게 됩니다.

고대종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소식과 함께 모든 인간들의 몸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포칼립스 두 번째 스토리의 클리어로 인류 전체가 보상을 받으면서 각자가 갖고 있는 고유 능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들이 보상받기에 여념이 없을 때 아이언 역시 온몸이 빛나면서 보상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포칼립스 두 번째 스토리에서 가장 높은 공헌도를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강철 육체가 4단계로 상승합니다.

-거인왕의 육체 스킬이 보다 강화됩니다. 일시적으로 강화된 육체를 보다 길게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의 정수 일부가 육체에 이식됩니다.

-세계수의 정수와 반응합니다. 그 영향으로 신수들의 힘이 보다 강화됩니다.

-두 개의 달의 힘이 보다 완벽해집니다.

-피닉스의 힘이 보다 완벽해집니다.

-천둥새의 힘이 보다 완벽해집니다.

-흐레스벨그의 소환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집니다.

-뱁새의 숨겨진 일부가 깨어납니다.

아이언의 귓가에 들려오는 엄청난 양의 알림음.

시끄러울 정도의 알림음이 끝나는 순간 몸에 있는 자연의 기운이 반응하면서 사방에 막대한 양의 마나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모…… 못 버틴다.’

한 단계 강화된 강철 육체로도 버티지 못할 만큼 엄청난 양의 마나.

자연의 정수가 세계수의 정수와 시너지를 내면서 끊임없이 마나를 뿜어내었고, 그것은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아이언의 육체로도 버티지 못할 만큼 압도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거인앙의 육체를 사용했다.

그러자 겨우겨우 버티기는 했지만 여전히 뿜어지는 마나의 양이 너무 많았다.

‘밖으로 내보낸다.’

괜히 아깝다고 가둬 두려다간 죽을 수도 있기에 망설임 없이 순도 높은 마나를 몸 밖으로 배출했다.

그러자 어느새 아이언이 있는 집무실 전체가 고농도로 농축된 마나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보이지 않아야 할 마나가 유형화되어서 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가득 차버렸다.

단순히 유형화된 것뿐만 아니라 근방에 있는 자들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였다.

보상을 전부 받고 들어오려던 폴덴이 멈칫거리면서 거리를 벌릴 정도였으니 말 다 한 것이다.

당연히 다른 이들 역시 아이언이 있는 집무실 근처에서 최대한 멀어졌다.

“최대한 물러서!”

“가까이 가면 마나에 중독되어 죽는다!”

“병사들 최대한 물려! 장교급 아니면 건물 10m 내에서 못 버틴다!”

엄청난 농도의 마나에 장교들이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유형화된 마나들이 서서히 건물 전체에 퍼져 나가자 마법사들이 마나들을 강제로 밀어내면서 건물 밖으로 나갈 시간을 벌었다.

그렇게 병사들은 최대한 멀리 물러나고, 장교들을 비롯한 마법사들이 결계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농축된 마나는 건물을 감싸면서 결국 모든 장교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게끔 만들었다.

“이…… 이게 가능한 겁니까?”

“글쎄…… 그랜드 마스터라서 가능한 거 아닐까?”

“아닐걸. 그냥 아이언 사령관님이라 가능한 거야.”

한 장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그랜드 마스터라고 이런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게 잡담을 나누면서도 부하들을 최대한 물리고 건물 주변을 통제했다.

“그런데…… 여기서 수련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음…… 확실히.”

짙은 마나의 농도는 경지가 낮은 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도 같았다.

물론 경지가 높은 자들에게도 나름대로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저 안에 들어가서 수련하는 건 좀…….”

“저기는 사지야.”

“저기 들어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해.”

유형화되어 푸르스름한 물결을 만들어 내고 마나의 흐름을 눈으로 보면서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다들 보상을 받은 직후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아이언이 만든 고농축 마나를 피해 정신없이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정작 이런 혼란을 만든 장본인인 아이언은 몸 안에 차오른 마나 때문에 밖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정신이 없었다.

“후! 후! 후!”

아이언이 열심히 숨을 내뱉으며 반쯤 정신을 놓은 채로 보상받은 힘을 갈무리하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또 한 번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인간들이 거대한 얼음덩어리에 갇힌 흐림르의 잔재를 서리 거인들한테 넘겨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서리 거인은 마지막 스토리에서 인류의 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살아남은 고대종을 인류가 살려 주었습니다. 이는 마지막 스토리에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자비를 보인 인류의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 판단은 후에 있을 마지막 스토리에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알림음에 아이언은 혼란스런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바로 머릿속으로 지울 수밖에 없었다.

보상으로 인해 생성되는 마나와 신수력을 컨트롤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반면에 건물 밖으로 피신한 장교들과 병사들은 달랐다.

“고대종을 살려 줬다고?”

“허…… 이게 좋은 건가?”

“마지막 스토리? 그때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서리 거인이 우리 편이 된다고?”

모두가 알림음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고대종들을 몰살시켜 위협을 제거하고 보상을 받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자들과 후에 있을 위협에 그들이 우리 편이 될 것이니 이게 나을 것이라는 여론이 갈렸다.

하지만 후자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알림음이 이 판단을 좋게 봤다는 것이다.

마지막 스토리에서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말에 다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서부군 내부에서도 말이 많은 만큼 당연히 제국 중앙정부 역시 이 사안을 놓고 격렬한 토론을 이어 갔다.

“미래의 위협이 되지 않겠소?”

“하지만 시스템이 직접 이 사안을 좋다고 판단하지 않았소?”

고대종을 살려 준 것에 반대파들이 말을 해 보았지만 시스템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찬성파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음…… 그렇다고 해도 이제까지 적이었던 자들과 갑자기 손잡으려 하면 군인들의 사기가…….”

“그렇다고 적을 늘릴 수도 없지 않소? 우리는 신성 연합국과의 싸움에 집중하기도 바쁜 상황이오!”

“제국민들과 군인들의 불만을 생각하시오! 그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전쟁이 힘들어질 수도 있소이다.”

“정략적 판단이오! 사람들 역시 이해할 것이오!”

의회 내부에서도 여기저기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논쟁이 더 심화되기도 전에 새로운 알림음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 세 번째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세 번째 스토리 외부 신의 위협을 이겨 내 승리하세요!]

아포칼립스의 세 번째 스토리가 시작되자 혼란에 빠졌던 인간들은 곧바로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고대종들을 살려 준 것?

그것은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예견된 거대한 위협 속에서 인류는 한데 뭉쳐야 했다.

[서브 퀘스트 ‘생존하라!’가 생성됩니다.]

-일정 기간마다 생존한 자들에게 보상이 지급됩니다.

[서브 퀘스트 ‘외부 신을 죽여라!’가 생성됩니다. ]

-외부 신들을 죽일 때마다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서브 퀘스트 ‘현혹된 인간들을 구원하라!’가 생성됩니다.]

-외부 신의 영향으로 현혹된 인간들을 구할 때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후략)

서브 퀘스트들이 연달아 생성되면서 세 번째 스토리가 시작됨을 화려하게 알렸다.

고대종과 싸울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서브 퀘스트 숫자.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번 전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이번 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음을 직감하자 정부에 더 협조적으로 변했다.

당연히 이런 순간에도 이득만 취하려는 자들도 있었다.

“전쟁 물자를 비싸게 팔아 치워야 하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야!”

극한의 이득만을 취하는 상인들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이러한 이들은 상인뿐만이 아니었다.

아포칼립스 세 번째 스토리의 시작으로 혼란에 빠지자 그 틈을 이용해 마약을 팔거나 도박을 종용하는 자들도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들은 제국민들이 알아서 해결해 주었다.

멸망이 코앞에 닥쳐도 마약을 밀반입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 세금을 빼돌리는 상단들을 제국민들이 불매하거나 함께 모여 건물을 파괴하는 등의 일을 벌였다.

그렇게 제국민들이 자체적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세력을 진압하자 정부는 서부에 집중했다.

“철도 완공은 멀었소?”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골렘 생산이 더딘데?”

“최대한 공장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세 번째 스토리가 시작되기 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예정보다 빠르게 신성 연합국과 싸우게 되었다.

그래서 임시로 비공선을 통해 물자를 나르고 있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어떻게든 전쟁 시작 전까지 보다 많은 군인들과 물자를 보충해 주고 했지만 적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것을 기다려 줄 리가 없었다.

아이언은 보상받은 힘을 갈무리하기 바빴고, 북동부에 있는 병력은 아직 서부에 도착하지 못했다.

동부군 역시 이제 막 전략 거점들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즉! 신성 연합국 입장에서 지금이 서부 전선을 돌파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었다.

-적들이 진군을 시작합니다!

“규모는?”

정찰대의 보고에 서부 사령관이 곧바로 물었다.

-1개 공중 함대와 5개 군단이 먼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단 그쪽 지역 정찰대 전부 뒤로 빼! 쓸데없이 병력을 소모해선 안 된다!”

-예!

서부 사령관의 명령에 정찰대가 일제히 뒤로 빠졌다.

-북쪽 지역 공중 함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쪽 지역도 군단들이 움직일 거다. 정찰대 빼.”

-예!

남쪽 지역과 북쪽 지역에 있던 공중 함대가 일제히 움직였고, 10개 군단이 일제히 서부 전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기동 야전군의 레인저들에 의해 포착된 정보로 신성 연합국의 세인트리아에서도 움직임을 보인다고는 전갈이 왔다.

“일단 서부 전선을 무너뜨리고 본격적인 전쟁으로 돌입하려는 생각인가? 완전 올인이군.”

적들이 제국의 서부 전선을 무너뜨리기 위한 의지가 느껴지자 게르만도 더 볼 것 없다는 듯 자신들이 준비한 공중 함대를 움직였다.

그러자 게르만의 명령에 호응하여 기동 야전군의 사령부 직속 공중 함대도 움직였다.

적들이 움직였으니 이쪽도 마땅히 호응해 주어야 했다.

서부군과 기동 야전군의 움직임에 정신없이 전선으로 질주하던 몇 개 군단의 진군이 조금씩 느려졌다.

그동안 준비했던 것이 헛된 짓이 아니었는지 서부군의 공중 함대 규모는 상당했고, 무엇보다 제국 각 지역에서 몰려든 병력의 규모 자체가 컸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정예군이 아닐지라도 시스템에 의해 부여받은 고유 능력 때문에라도 충분히 부담스러운 전력이었다.

결국 선두에서 질주하던 신성 연합국의 군단은 공중 함대를 기다리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마침내 두 개의 공중 함대가 서부 전선 앞에 도착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