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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53화 (253/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53)

79. 전쟁 준비 (3)

비록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모든 세력이 서부에 제국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데 동의했다.

그러자 제국 전체가 서부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물자들이었다.

비공선에 실은 많은 물자들이 서부 사령부로 향했고, 북동부에서 서부로 복귀한 서부군에게 그건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고대종과의 싸움에서 소모된 병력과 물자를 재정비하기 시작하면서 서부 전선이 빠르게 안정화되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중앙과 각 지역의 병력을 조금씩 차출해서 서부로 이동시켰다.

병력 소모가 컸던 서부군에게 그건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그렇게 일차적으로 서부 전선의 안정화를 진행하자 곧바로 다음 계획으로 이어졌다.

“골렘 공장이 먼저요!”

“일단 물자 운송이 먼저라니까!”

마지막까지 서로의 이득을 놓지 못한 공방 연합과 상인 연합이 싸웠지만 그건 사소한 문제였다.

어차피 동시에 진행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도가 완성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대규모 골렘 생성 공장 역시 상당한 시일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정부는 일단 빈 공장, 혹은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좋은 공장들을 사들이거나 임대했다.

또한 제국의 모든 물자를 일단 중앙으로 집결시켰다.

기존에 있던 철도를 보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서부는 대형 철도를 신설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모든 물류를 중앙과 서부에 집중되도록 유도했다.

숱한 전쟁으로 망가진 유통망이 다시금 부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공사에 완성된 골렘들과 중장비들이 투입되면서 모든 공방이 밤낮없이 일했다.

전쟁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중심은 상인 연합과 공방 연합이었지만 다른 쪽도 바삐 움직였다.

“이거 단가가 안 맞는데?”

“뭐야! 감히 인건비를 횡령해?”

총독의 지시로 감찰부의 인력이 대거 충원되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자유 연합 소속이었다.

그들이 매의 눈으로 부정을 저지르는 상인들을 잡아들이고, 부당하게 부려 먹으려는 공방 인력들을 보호했다.

총독의 지시로 만들어진 최저 기준치마저 어기는 상인들과 공방은 그 즉시 엄청난 제재를 받았고, 그것마저 어기면 그 즉시 국가에 모든 재산이 압류되었다.

이런 강한 조치에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군부마저 지지하는 지금의 중앙정부를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이런 상황에 귀족 연합 역시 한 팔 거들었다.

“일하러 왔소.”

“……예?”

갑자기 중앙정부에 찾아온 한 중년.

바빠 죽겠는데 놀리는 것도 아니고 일하러 왔다는 말에 눈을 찌푸렸던 안내원.

하지만 곧 찾아온 상관이 놀란 눈으로 중년을 바라보았다.

한때 중앙 관료 중에 유능하기로 소문났던 남자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귀족을 적대하는 혁명 세력 때문에 신물 난다는 말과 함께 지방으로 떠났던 자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총독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 유능한 자들이 대거 모이면서 전쟁 대비 때문에 바빴음에도 전보다 여유가 생기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귀족 연합의 설득에 유능한 자들이 정부로 몰려들면서 숨통이 트이자 제국의 전쟁 준비는 한층 더 빨라졌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없겠네.”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수도를 보면서 아이언이 말했다.

“그런 듯해 보입니다. 그럼 이제 서부로 움직이는 겁니까?”

폴덴의 말에 아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군인이었다.

이곳의 행정과 정치는 이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본연의 임무를 하러 가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며칠 후, 총독에게 인사를 한 아이언은 곧바로 서부로 떠나기 위해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폴덴이 데려온 정보부 인원들과 함께 워프 게이트로 향하자 제국민들이 그런 그를 배웅하기 위해 워프 게이트로 몰려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언을 향해 인사하며 제국을 지켜 달라고 외쳤다.

그런 그들의 외침에 아이언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거 드릴 테니까 제국을 지켜 주세요! 꼭이요!”

한 소녀가 엉성하게 만든 꽃팔찌를 건네면서 말하자 아이언이 그것을 받아 들며 빙그레 웃었다.

“그래. 반드시 승리해서 제국을 지켜 주마.”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느새 쭈뼛거리면서 다가온 어머니에게 소녀를 보내 주고는 워프 게이트에 올랐다.

제국을 지켜 달라는 제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함께 워프 게이트에 몸을 맡기는 순간 강렬한 빛무리가 그를 서부로 이동시켰다.

뒤이어 폴덴과 정보부 역시 이동했다.

그렇게 서부 사령부로 이동한 아이언과 폴덴이 가장 먼저 간 곳은 서부 사령관이 있는 중앙 건물이었다.

“어서 오게!”

아이언이 오자 서부 사령관인 게르만이 반갑게 맞이했다.

“서부군이 많이 복구된 것 같습니다.”

“자네 덕분에 요즘 살 만하네.”

게르만이 아이언의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는 통에 요즘 서부군은 그동안 예산이 없어서 미적거렸던 공군의 대대적인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거기다 사령부 역시 확장시키면서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 덕분에 서부 사령부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엄청난 숫자의 비공선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신성 연합국은 어떻습니까?”

“아직 움직임은 없네. 다만 계속해서 이쪽을 향해 병력을 배치하고 있네.”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게르만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10개 군단이네.”

“……예?”

아이언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아직 전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10개 군단을 이쪽으로 배치한다?

“정말 전쟁을 시작할 움직임이 없습니까?”

“그렇네. 저들은 일정 거리에서 움직임이 전혀 없네. 그저 이쪽을 견제하는 것뿐.”

고작 견제하는 데 10군단을 배치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저들의 공중 함대네.”

서부 사령관이 그렇게 말하면서 서부군의 정찰대의 보고서를 아이언에게 보여 주었다.

“이건…….”

“아직 확실하진 않네. 하지만 계속해서 보고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사진으로 봤던 공중 함대가 하나 더 있는 겁니까?”

“그런 것으로 추정되네.”

총독이 준 보고서를 보고 충격 먹었던 신성 연합국의 공중 함대.

그것이 하나 더 있을 것이라는 서부 사령관의 말에 아이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이미 10개 군단이 집결한 상황에서 대규모 공중 함대 역시 움직인다라…….”

“거기다 추가적으로 군단급 병력이 계속해서 이쪽으로 배치되고 있네.”

서부 사령관의 말에 아이언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준비가 된다면 단번에 제국군의 서부 전선을 밀어 버릴 생각이군요.”

“그런 듯싶네.”

이 상태라면 전쟁이 시작되면 필패였다.

제국 각 지역에서 병력이 모이고 있다지만 정예군이라 보기에 힘들었다.

게다가 서부군의 공군으로는 신성 연합국의 공중 함대 하나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아무래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건 위험한 것 같습니다.”

“내 생각도 그렇네.”

서부 사령관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엔 동부군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네.”

“동부군 말입니까?”

“그렇네. 여기 이 지도를 보게.”

지도를 펼친 서부 사령관이 신성 연합국에 속한 바다가 있는 지형을 바라보았다.

“여기 신성 연합국의 수도 세인트리아는 바다와 가깝네. 성국이었을 시절 그들은 제국의 동부군과 남부 왕국들의 해군을 견제하기 위해 이 섬들을 요새화했었네. 부족한 해군을 섬들의 요새화로 메꾸려 했었지.”

게르만의 설명에 아이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지도에 붙어 있는 요새들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어?”

“익숙하지?”

“이건…….”

게르만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자 아이언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공중 함대의 중심은 요새화된 섬. 아마 그것의 정체가 이 섬의 요새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네.”

“아…….”

“추측해 보자면 여기 가장 중요한 두 섬의 요새들이 공중 요새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네.”

게르만이 그렇게 말하면서 정찰대가 찍은 영상과 지도에 있는 사진들을 비교해 주었다.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었다.

“과거 성국 시절 바다를 막기 위해 요새화된 섬에 온갖 성물과 기물을 설치했었지. 아마 그것을 이용해 공중 요새를 만든 듯싶은데……. 우린 그걸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하네.”

“이용이라……. 혹시!”

아이언이 눈을 크게 뜨며 게르만을 바라보았다.

“세인트리아를 지키는 핵심 요새 두 개를 공중 요새로 만들어 이곳을 보냈다? 그럼 바다는 어떨까?”

“확실히…….”

아이언이 일리가 있다는 듯 게르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신성 연합국은 주변 국가들을 집어삼키며 해군을 강화시켰고, 또 지금은 어떤 무기나 해군을 갖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겠지. 그러나 대륙 최강의 해군이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저들의 전력은 분산되지 않겠나?”

게르만의 말에 아이언이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북동부에서 동부군의 힘은 제약되네. 그럴 바에야…….”

“예. 동부군으로 복귀시키는 것, 이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압박이라……. 너무 위험하군요.”

아이언이 지도를 바라보았다.

동부군이 세인트리아를 압박하기 위해선 남부를 빙 돌아서 가야 하는데 거리도 너무 멀었고, 물자 보급도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네.”

“아!”

게르만이 남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생각해 보니 대륙 남부 지역 대부분은 이제 제국의 영토였다.

거기다 대수림 역시 제국의 영역이 되었으니…….

“물자 보급을 위한 전략 기지를 만들 수 있겠군요.”

“그렇네. 물자만 제대로 보급된다면 대륙 최강의 해군을 누가 쉬이 이길 수 있을까?”

게르만의 말에 아이언이 빙그레 웃었다.

“이제 동의하는가?”

“예!”

“그럼 북동부에 연락해도 되겠군.”

“예? 아직 연락 안 하셨습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게르만이 빙그레 웃었다.

“자네의 허락이 필요했네.”

“어째서…….”

“어째서겠나. 북동부에서 합의한 대로 자네가 군부의 중심이니 그렇지.”

“그건 그냥…… 중앙에서 저 기죽지 말라고 한 것 아닙니까?”

아이언의 말에 게르만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사령관들이 바보인가? 고작 기죽지 말라고 자네한테 군부의 모든 힘을 위임하게?”

“음…….”

“자네가 가고 합의했네. 모든 사령관들의 위에 있는 직책, 초대 원수에 자네를 앉히자고.”

“아…….”

서부 사령관의 말에 아이언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몰랐나?”

“……예.”

“허! 이 양반들 정말 입이 무겁군그래.”

게르만이 아직도 몰랐던 아이언을 보면서 진심으로 감탄했다.

솔직히 결정되고 당장이라도 이 소식을 아이언에게 알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령관은 입을 다물었다.

“원수…….”

“난 자네가 수도에 머물 때 사령관들이 총독한테 건의할 거라 생각했네만…… 아무래도 기존안대로 가겠군.”

“기존안이요?”

“그렇네.”

서부 사령관이 아이언의 물음에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다음 아포칼립스가 시작될 때, 그때 자네를 원수로 추대할 걸세.”

게르만이 그렇게 말하자 아이언이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말을 돌렸다.

“그……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시죠.”

“하하! 그러세.”

“후…… 동부군으로 견제한다 치면 남은 건 현재 있는 병력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것뿐이군요.”

이미 무기와 요새를 만드는 것은 정부에서 모든 것을 결정한 상황이다.

그러니 자신이 여기서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각 지역에서 모여든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것.

“제가 할 일은 병력을 훈련시키는 것뿐이겠습니다.”

“자네가? 그런 일은 서부군에 맡기게나. 자네는 몸을 완벽히 회복시키는 데 전념하게.”

게르만의 말에 아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처럼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는 않았지만 그건 병사들을 훈련시키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령관님은 공군을 재건하는 데 전념하십시오. 병사들의 훈련 및 관리는 제가 전담하겠습니다.”

“기동 야전군의 주력들은 전부 북동부에 있을 텐데?”

“남은 병력이 있지 않습니까? 참고로 저희 기동 야전군은 남은 병력도 정예입니다.”

아이언의 자신감에 찬 말에 게르만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하네. 자네 병력은 전부 정예지.”

“그러니 믿고 맡겨 주십쇼.”

“후후…… 알겠네. 필요하면 서부군도 갖다 쓰게나. 자네라면 전부 허락하지.”

게르만이 인심 쓴다는 듯 말하자 아이언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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