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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47화 (247/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47)

78. 움직이기 시작하는 신성연합국

폴덴의 보고를 듣자마자 일어선 아이언은 곧바로 사령관들과 마스터들을 소집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아리엘과 에이든부터 남은 사령관들까지 전부 모이자 제든 윅스가 입을 열었다.

“보고는 들었네.”

제든 윅스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서부로 군을 움직일 순 없네. 무리해서 서부로 군을 보낸다면 잘해야 서부군 정도일세.”

“알고 있습니다.”

제든 윅스의 말에 아이언이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신성연합국이 다시 움직이려 하는 이상 난 돌아가야겠소.”

서부 사령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신성 연합국이 움직일 조짐을 보이는 이상 서부군을 이끌 사령관은 돌아가는 게 맞았다.

현재 제국 서부의 국경선은 중앙에서 보낸 병력과 남겨 둔 서부군을 통해 유지되고 있었으나, 신성연합군을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중앙에선 임시로 용병들을 고용해 전선을 보강한다 하지만 역부족일 것 같습니다.”

아이언의 말에 서부 사령관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들로는 공중에 대한 대비가 안 되네. 서부군 전체를 복귀시켜야 할 걸세.”

서부 사령관의 말에 다른 사령관들도 동의했다.

신성연합국도 문제지만 조인족들도 큰 문제인 만큼 그들이 빈틈을 노린다면 현재의 서부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

중앙에서 지원해 준 비공선과 비룡 기사들은 아직 미숙했기에 서부군이라도 가야 했다.

“미안하게 되었소.

서부 사령관의 말에 제든 윅스가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지요.”

“어차피 서리 거인이 빠진 이상 고대종은 별거 없소.”

“맞는 말이오.”

라이너의 말에 옆에 있던 테리언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류의 군대는 성장하고 있었고, 지금도 고대종을 밀어붙이면서 그들의 숫자를 줄여 나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여유가 생겼고, 서부군 하나쯤은 빠져도 문제가 될 수 없을 만큼은 되었다.

무엇보다 라이너와 테리언을 비롯해 벽을 넘으려는 자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중요했다.

고대종과 전투를 치르며 벽을 넘는 자들이 나올수록 인류군의 전력은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다.

“서부군이야 그렇다 치고…… 자네는?”

“아무래도 중앙으로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언의 말에 제든 윅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내상을 입은 이상 아이언이 여기서 할 일은 없었다.

그럴 바에 중앙으로 가서 좀 더 상세하게 서부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었다.

이미 인류 최강인 무력이야 유명하지만, 사실 군부 사이에서 더 유명한 건 바로 아이언의 전술 능력이었다.

아카데미 시절부터 유명했던 아이언의 전술적 역량은 지휘관이 되면서 더 빛을 발했다.

그렇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다.

“혼자서 충분하겠나?”

중앙 사령관의 물음에 다들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현재 중앙 지역에서 군부의 영향력은 제로에 수렴한다.

제국군의 모든 전력과 역량이 북동부에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령관들이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괜히 우리 귀한 영웅이 어디 가서 무시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언은 그런 그들의 걱정에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누가 절 건드리겠습니까?”

아이언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제국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뭣하면 가문에서 기사단 좀 데리고 가라.”

라이너의 말에 아이언이 웃으면서 말했다.

“혼자면 충분합니다.”

“……그래.”

아이언의 대답에 라이너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자가주답지 않게 은근히 아들을 걱정하는 모습에 다들 고개를 돌리며 애써 웃음을 참아 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라이너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할 말 다 끝났으면 회의는 파하는 게 좋겠소.”

라이너의 말에 다들 헛기침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마스터들의 회의가 끝이 났다.

일단 서부군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아이언이 상황을 파악해서 북동부로 정보를 보내는 것으로.

결정에 따라 아이언은 곧바로 워프 게이트로 향할 채비를 했다.

폴덴에게 사전에 자신이 중앙으로 간다는 것을 알린 뒤, 중앙으로 가기 위해 정복으로 갈아입고 워프 게이트로 움직일 때였다.

“정말 혼자 가시려는 겁니까?”

어느새 뒤에서 나타난 아리엘이 따라오며 물었다.

그러자 그런 그녀를 향해 아이언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갔다 올 동안 더 성장해 있어. 앞으로의 싸움은 더 힘들어질 테니까.”

“……예.”

아리엘의 대답에 아이언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동 야전군도 잘 부탁해, 부사령관.”

부사령관이라는 말에 아리엘이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는 작게 고개를 숙였다.

아이언은 그런 아리엘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어깨를 두드리고는 발길을 돌리려 했다.

“형!”

“에이든?”

그때 아이언을 향해 에이든이 황급히 달려왔다.

“몸은? 괜찮은 거야?”

“뭐, 움직일 정도론 회복되었어.”

에이든의 물음에 아이언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북동부에 와서 몇 번 마주쳤지만 그때마다 급박한 상황이라 제대로 얘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후…… 이제 좀 여유가 생기니까 곧바로 다른 데로 가 버리네.”

에이든이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에이든을 향해 아이언이 웃으면서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 좀 쓸 만해졌네?”

“후…… 따라잡았다 싶으니까 곧바로 다음 단계로 가 버리니……. 천천히 좀 가.”

에이든이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별로 달라지진 않았네.’

아이언이 에이든이 투덜대는 모습에 그렇게 생각했다.

건너 건너 듣기로는 항상 진중한 모습이라 했다.

또, 전투에 임하면 언제나 패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이런 소문들만 들었는데 직접 본 에이든의 모습은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아이언의 앞이기에 그런 것뿐이다.

평소 전투에 임하거나 수련을 할 때면 언제나 진지한 모습이었다.

가끔 백색 사자와 얘기를 나눌 때 빼고는 언제나 진중한 표정을 짓는 에이든이기에 이러한 모습은 굉장히 놀라운 것이었다.

“얼른 뒤따라와. 그래야 나도 좀 편해지지.”

“……알았어.”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에이든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말했다.

아이언이 혼자 고생하는 것쯤은 소문으로 들어서도 알고 있었으며, 북동부에서 그것을 처절하게 느꼈다.

자신이 좀 더 강해져서 아이언의 짐을 덜어 주고자 노력했기에 지금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마스터에 올랐음에도 자만하지 않고 매섭게 수련에 임하는 것이다.

사실 아리엘과 가까워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이야 비슷한 시기에 마스터가 되어서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두 사람의 각오는 아이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었고, 그것을 전사장과 같이 싸우면서 알게 되어 최근 들어 부쩍 친해진 것이다.

“믿을게.”

그렇게 아이언이 회복하자마자 떠난다며 섭섭해하는 에이든을 위로할 때, 뒤에서 한 청년이 쭈뼛거리며 나타났다.

카이덴이었다.

한때는 경쟁 상대로 여겼으나 이제는 바라보는 것도 힘든 높은 경지에 이른 아이언이기에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걱정해서 온 것을 눈빛으로 읽은 아이언이 그의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했다.

“카이덴, 너 곧 세리덴한테 따라잡힐지도 모르겠더라?”

아이언의 놀림에 카이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곧 올라갈 거요.”

“그래그래. 얼른 올라와라.”

아이언의 말에 카이덴은 열정적으로 변한 눈빛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반드시 마스터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카이덴에게도 몇 번 더 격려의 말을 한 아이언은 워프 게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에게 카이덴이 뒤에서 말했다.

“금방 갈 거요. 그러니까 괜히 무리하지 말고 기다리쇼.”

카이덴의 말에 아이언이 뒤돌아 그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워프 게이트로 이동했다.

어느새 소문을 들었는지 워프 게이트로 향하는 아이언에게 북동부 사람들과, 옛 고스트 전우들, 동부군의 장교들이 찾아왔고, 그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마침내 워프 게이트에 올라섰다.

강렬한 빛과 함께 북동부 사령부로 이동한 아이언.

거기서 초장거리 워프 게이트에 올라 단번에 수도로 향했다.

북동부 최전선에 설치된 워프 게이트와는 규모 자체가 다른 거대한 워프 게이트의 힘으로 단번에 수도에 온 아이언이 도착하자마자 비틀거렸다.

“우욱!”

아직 내상이 다 낫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속이 뒤틀리는 느낌에 헛구역질을 한 아이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마법진에서 내려왔다.

-짹!

어느새 나타난 뱁새가 아이언에게 미련하다는 말과 함께 치유의 힘을 불어 넣었다.

내상을 입은 몸으로 강력한 마력의 소용돌이를 고스란히 받아 냈으니 당연히 속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짹짹짹!

천천히 가면 될 것을 굳이 한 방에 갈 생각을 하냐고 호되게 혼낸 뱁새가 머리를 콕콕 쪼면서도 치유력을 계속 불어 넣어 주었다.

뱁새의 야단에 아이언이 머쓱한 표정을 짓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기동 야전군 사령관을 뵙습니다!”

한 늙은 마법사가 가슴에 손을 올리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이제 좀 괜찮아졌습니다.”

“내상을 입으셨다 들었는데 초장거리 워프 게이트가 몸에 무리를 준 것은 아닌지…….”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아이언이 늙은 마법사에게 괜찮다고 말하자 그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아이언의 모습에 뱁새는 뭐가 괜찮냐며 다시금 머리를 콕 찍었다.

“음!”

아픈 머리를 애써 참아 내며 괜찮은 척 하는 아이언을 늙은 마법사가 못 본 척하면서 물었다.

“혹시 괜찮으시면 짧은 이동 마법을 한 번 더 하셔도 괜찮을는지요.”

“예?”

늙은 마법사의 말에 아이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그런 아이언에게 늙은 마법사가 대답 대신 워프 게이트 아래에 설치된 작은 마법진으로 안내했다.

“텔레포트형 간이 워프 마법진입니다.”

“어…….”

처음 보는 형태의 워프 마법진에 아이언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람 하나 들어갈 크기의 작은 워프 마법진.

워프 게이트처럼 구조물조차 없는 그 마법진에 아이언을 세운 늙은 마법사가 다른 마법사들과 함께 스펠을 읊기 시작했다.

마치 마법사들의 텔레포트 마법처럼 스펠을 읊는 순간 마력이 아이언을 휘감았고, 아래에 있는 워프 마법진이 빛을 발하며 순식간에 아이언을 수도의 중앙 건물로 이동시켰다.

“제국의 의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 젊은 마법사의 환영 인사에 벙 찐 표정으로 인사를 받은 아이언.

단숨에 의회에 도착한 아이언이 잠깐 멍하니 있는 사이 한 사내가 아이언을 향해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제국 정보부 차장 리암 말디니입니다.”

“말디니…….”

“아! 오해 말아 주십시오. 말디니 가문과는 관계없습니다. 사생아 출신이라서요.”

젊은 청년의 말에 아이언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중앙 정치를 썩게 만든 원흉 중 하나인 말디니 가문.

여전히 중앙 정계에서 힘 좀 쓰는 가문이었지만 눈앞의 청년은 말디니 가문을 혐오하는 듯 했다.

“전 총독부 라인입니다.”

“……그렇군요.”

총독부 라인이라 말하는 리암의 말에 중앙 정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아이언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리암이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흠흠…… 총독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바쁘실 테지만 일단 총독부터 만나시는 것이…….”

“아! 그러시죠.”

“예! 시간 아까우시지 않게, 가면서 서부에 대한 것을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좋습니다.”

“혜헤! 예! 그럼 먼저…….”

그렇게 아이언은 넉살 좋은 리암 말디니의 설명을 들으며 총독부로 향했다.

그랬기에 그는 한발 늦게 당도한 의회파 소속의 귀족들이 그 뒷모습을 허망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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