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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45화 (245/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45)

77. 미래의 위협을 대비하다!

아이언이 흐림르의 심장을 찌르고 얼마 후, 결코 죽을 것 같지 않았던 흐림르가 눈을 감았다.

[메인 퀘스트 ‘서리 거인의 왕 흐림르를 저지하라!’를 성공하셨습니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차등 배분합니다.]

[서브 퀘스트 ‘생존하라!’를 성공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 ‘흐림르를 쓰러뜨려라!’를 성공하셨습니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차등 배분합니다.]

3개의 퀘스트가 연이어서 성공했다는 말과 함께 모든 인간들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빈틈을 노리려던 고대종의 몸이 순간적으로 멈춰졌다.

시스템이 승리한 인간을 공격하려는 고대종을 제어한 것이다.

그렇게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퀘스트를 성공한 인간들에게 보상이 내려지기 시작했다.

[메인 퀘스트 보상으로 강철육체를 업그레이드합니다.]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뱁새의 치유 능력이 증가합니다.]

[히든 퀘스트 보상으로 거인왕의 육체를 회득합니다.]

-거인 왕의 육체를 통해 일시적으로 육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강화 시간은 30분입니다.

아이언의 귓가에 연이어서 들려오는 보상을 알리는 음성과 함께 여기저기서 빛무리가 만들어졌다.

모두가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받으면서 전보다 한층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끝인가?’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하며 죽은 흐림르의 사체를 바라보았다.

눈의 거인을 먹었을 때만 하더라도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흐림르였다.

정말 운 좋게도 흐레스벨그가 제때 도움을 줘서 이길 수 있었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짓이었다.

“음?”

아이언이 승리를 만끽하며 주변에 있는 고대종들을 바라볼 때였다.

갑자기 숨이 끊어진 흐림르의 육체가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쿨럭!”

거인의 몸이 떠오르면서 곧이어 강력한 파장이 만들어지자, 몸 위에 있던 아이언이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 나갔다. 기습적으로 만들어진 그 파장에 아이언이 대응조차 못 하고 눈에 처박혔다.

흐레스벨그를 소환한 대가로 모든 신수력을 소모해 신수들은 역소환되었고, 몸은 뱁새도 고속 치유가 힘들 정도로 망가졌기 때문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 것이다.

“또…… 뭔가 있는 건가?”

아이언이 불안한 표정으로 흐림르의 사체를 바라보았다.

수없이 전투를 치르면서 겨우 만들어 낸 승리 공식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고, 제국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이상 전투를 지속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피를 토하면서도 불안한 눈빛으로 흐림르의 사체를 보던 아이언에게 걱정 말라는 듯,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거인왕의 죽음으로 더 많은 고대종이 깨어납니다. 모든 고대종을 몰아내 봉인하십시오!]

-아포칼립스 두 번째 스토리의 승리가 흐림르의 죽음으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 번째 스토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고대종을 다시 봉인시키십시오!

시스템 음성이 끝나는 순간 흐림르의 몸이 거대한 얼음으로 변하면서 강력한 파장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왕의 심장을 지켜라!

-흐림르의 심장을 지켜!

-고대종의 승리를 위하여!

흐림르가 거대한 얼음으로 변하는 순간 시스템에 의해 움직임을 제약받던 모든 고대종들이 일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 저걸 막아야 합니다!”

아이언이 그렇게 외치는 순간 가장 먼저 테리언이 움직였다.

고속으로 움직이면서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베어 내려 했다.

흐림르의 사체였던 얼음덩어리에서 나오는 파장이 심상치 않은 것임을 그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우웅!

전력을 다한 테리언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 낸 존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화이트 드래곤의 수장이었다.

오만한 드래곤들의 수장이긴 하나 거인 왕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얼음덩어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기에 상처를 입더라도 육체까지 동원해 막은 것이다.

어느새 사자가주까지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대종의 방어는 두터웠다.

“공격해라! 저걸 부숴!”

눈치 빠른 사령관들이 고대종을 향해 총공격을 감행했다.

보상을 확인하던 병사들이 다시 무기를 쥐고 달려들었으며, 이세계인들을 비롯한 용병들도 다시금 전투에 임했다.

흐림르의 죽음으로 잠시 멈췄던 전쟁이 시작되면서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 아이언은 병사들의 도움으로 후방으로 빠졌다.

내상을 입어 비틀거리는 아이언이기에 더 이상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하여 후방으로 빠진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우리에게 맡겨 둬.”

후방에서 포션을 마시고 다시금 일어서려는 아이언의 어깨를 잡은 제든 윅스가 빙그레 웃었다.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입은 내상이 포션 한 방에 치유될 리가 없었다.

경지가 높은 자들일수록 내상의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내상을 잘 입지 않게 되지만 그만큼 한번 내상을 입으면 회복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경지가 높은 무인일수록 포션이나 신성력을 통한 치유가 잘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마스터급쯤 되면 극심한 내상일 경우 온갖 치유를 받아도 보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스터가 그러할진대 그랜드 마스터인 아이언은 더할 수밖에 없었고, 부상의 정도도 뱁새의 치유력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정도로 위중했다.

“자네 할 일은 흐림르를 잡으면서 끝난 거야. 다음 적을 위해 정양에 집중하게.”

그렇게 말한 제든 윅스는 검을 쥐고서 적을 향해 달려갔다.

북부 사령관까지 다시금 전투에 참여하면서 모든 제국군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깨기 위해서 사력을 다했다.

기동 야전군이 자랑하는 거대 공중 요새포를 발사하고, 강력한 마법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고대종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그 모든 공격을 받아 내었다.

흐림르가 죽은 이상 자신들의 희망은 이것밖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켜라!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켜라!

-이것만이 희망이다!

드래곤들과 거인, 설인, 에이션트 스노우 베어까지 선두에서서 인간들의 진격을 막아 냈다.

그러는 동안에도 거대한 얼음 덩어리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고대종을 깨우기 위한 파장이 뿜어졌고, 미약하게나마 깨어난 고대종들 역시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령관들이나 마스터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어떻게든 고대종의 방어선을 뚫어 보려 했다.

‘여기서 못 막으면 힘들어진다!’

사령관을 비롯한 모든 장교들의 생각이 이러했기에 병사들을 독려해 공격해 보았지만 결국 뚫지 못했다.

고대종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건만 끝내 뚫지 못하고 전쟁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서리 전사, 고위급 드래곤들을 죽였음에도 부수지 못한 채 반쪽짜리 승리를 챙기며 산맥 위의 성으로 돌아왔다.

“……결국 전사했군.”

아이언이 고풍스러운 관에 뉘인 세 명의 무인을 바라보았다.

부상 때문에 가장 먼저 성으로 돌아온 아이언이 후방 부대에 의해 이송된 남부 마스터들의 시신이 관에 들어가는 것까지 전부 보았다.

마지막까지 싸웠는지 온몸이 넝마가 된 몸을 가리기 위해 고풍스러운 천이 덮여 있었다.

“…….”

이세계인들이 전사한 남부 마스터들을 보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때 남부를 지키던 가장 강한 세 명의 마스터가 나란히 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있을 전쟁에서 마스터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 전쟁에서 남부의 마스터들을 전부 잃었다.

그렇다는 건 아직 끝나지 않은 고대종과의 전투도, 다음 전투로 유력시되는 서부의 신성 연합국과의 싸움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투를 마치고 최전선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전사한 남부의 마스터들을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결국…… 이리되었나?”

제든 윅스가 한숨을 쉬면서 남부의 마스터들을 바라보았다.

제국의 마스터들에 비해 다소 처졌던 그들이 보상에서도 차별받으면서 제국의 마스터들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까지 싸워 주었다.

마스터가 될 것이 유력한 후보들을 지키며 서리 전사와 싸웠고, 그 덕에 아이언이 흐림르를 상대로 승리할 때까지 버티는 데 성공했다.

“이분들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하셨습니다.”

스카이 랭스가 남부 마스터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러자 남부 마스터들에게 도움을 받은 이들이 저마다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오랜 시간 묵념했다.

두 가주를 비롯한 사령관들도 묵념을 하면서 남부 마스터들의 죽음을 기렸고, 많은 이들이 크림슨 때처럼 이들의 죽음을 기렸다.

그렇게 전투를 치른 거의 모든 이들이 남부 마스터들의 장례에 참여하여 그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명예롭게 해 주었으며, 이들 역시 크림슨처럼 성의 뒤편에 임시로 안치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많은 전사자들을 성의 뒤편에 대거 안치시키고 다시 다음 전투를 준비했다.

“앞으로 있을 싸움은 더 어려워질 겁니다.”

제든 윅스가 지친 표정으로 일어서서 말했다.

원탁에 모인 모든 마스터들이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새롭게 마스터가 된 아리엘과 에이든이 있었지만, 대신 남부 마스터 셋을 잃었다.

마스터만 보면 오히려 숫자가 줄어든 셈이었다.

하지만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었다.

이번 보상과, 그동안의 경험으로 마스터에 도달하기 직전에 이른 자들이 제법 되었다.

게다가 두 가주 역시 드래곤들의 수장과 격렬한 전투 끝에 마침내 그랜드 마스터의 경계에 다다랐다.

“아이언 사령관은 흐림르와의 전투로 한동안 전투에 참여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만으로 해내야 합니다.”

제든 윅스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부상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아이언이 비틀거리면서 비어 있는 원탁의 한 자리에 주저앉았다.

모두들 그런 아이언을 바라보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해내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성장’해야 합니다. 앞으로 있을 거대한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인류는 더 강해져야 합니다.”

아이언의 말에 다들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고대종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는데 더 강해져야 한다니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 우리의 다음 전투 지역은 대륙 서부가 될 테지요. 그리고 그들은 외부 신들을 강림시키려 합니다. 그러니…… 우린 더 강해져야 합니다.”

아이언의 말에 두 가주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강해질 것이다.”

“반드시.”

두 가주의 말에 마스터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의지를 불태웠다.

“고대종들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십시오. 시스템이 그리해 줄 겁니다.”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마스터들을 바라보았다.

결코 근거 없는 말이 아니었다.

자신 역시 그러했으며, 현재 인류의 군대 역시 시스템으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이뤄 내고 있었으니까.

“여러분들을 믿고 저 역시 다음 전투를 준비하겠습니다.”

아이언의 말에 믿어 달라다는 듯 모든 마스터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다짐을 증명하듯, 모든 제국군이 고대종을 상대로 ‘성장하기’ 위한 전투를 시작했다.

단순히 승리하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다음 위협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모든 제국군이 다음 아포칼립스를 위한 준비를 했고, 아이언 역시 몸을 회복하면서 더 강력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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