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29화 (229/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29)

72. 대수림 (4)

카드로의 명령에 모든 기동 야전군의 공중 병력이 일제히 그를 중심으로 명령을 하달받았다.

그러는 사이 아리엘은 일시적으로 직할대를 이끌면서 아이언을 돕기 위해 움직였다.

세리덴은 후방 병력을 지휘하며 마스터들을 비롯한 각 군의 핵심 전력들이 올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괜한 곳에 힘 빼고 오지 않도록 주변을 장악해 나가면서 지상을 폭격하고, 주위에 병력들을 강습시켜 안전한 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일사불란하군.”

비룡을 타고 지켜보던 신검가주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비록 그가 군인도 아니고 검에만 미쳐 사는 무인이었지만 지금 이 모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잘 알았다.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하고, 실전을 치러야만 이렇게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특히 사령관이 떠난 상황에서 남은 지휘관들이 서로 각 자 맡은 바 임무를 정해서 저렇게 움직이는 게 가능한 걸까?

일반적인 군은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잘 알았다.

그런 게 되었으면 진즉 기동 야전군처럼 성장했을 것이다.

“엄청나군.”

카드로의 명령에 따라 다시 한번 어둠 안개를 뚫고 길을 내었던 초대형 요새포가 빛을 뿜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기동 야전군의 모든 공중 병력들이 좌우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맨 앞에서 길을 뚫던 아이언 역시 상황을 파악했는지 상공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그 순간, 초대형 요새포가 다시금 가동되면서 거대한 빛줄기가 망령수가 있는 방향으로 발사되었다.

끼에에에에엑!

끼아아아아!

악령들의 끔찍한 비명소리와 함께 괴목들이 일제히 불타오르며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길이 뚫렸다!”

두텁게 길을 막고 있던 괴목들의 방어진이 한 방에 뚫렸다.

그러자 아이언이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

그러자 신수들을 데리고 앞서는 그의 뒤를, 아리엘과 기동야전군의 정예 병력이 따라붙었다.

“열린 길을 유지하는 데 집중해라! 우리의 임무는 사령관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카드로가 흥분해 대열을 무너뜨리고 사령관을 뒤따르려는 병력을 제지했다.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명확하게 임무를 알려 주어야 했다.

보상에 눈멀어서 대열을 무너뜨리려는 지휘관들에게 따끔하게 훈계하면서 모두가 자리를 지키도록 명령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기동 야전군을 따라잡은 후방에서 올라온 타 군의 정예 병력을 위해 길을 만들어 주었다.

-고맙네.

“아닙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중앙군 사령관인 레오폴드가 직접 통신을 열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그가 지나가는 방향으로 카드로가 경례를 올리면서 말했다.

“모두 사령관님들과 각 군의 정예 병력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유지해!”

카드로의 말에 22군단을 주축으로 기동 야전군 전체가 사력을 다해 괴목들을 밀어냈다.

그러는 과정에서 큰 피해가 났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쩔 수 없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러날 수는 없었다.

다시금 괴목들이 방어 진형을 갖추지 못하게 육탄 방어를 감내하는 비공선들.

공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이라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작전이었음에도 모두가 그 선택에 대한 희생을 감내했다.

그러는 동안 각 군의 정예 병력들이 괴목들의 방어진을 넘어서 망령수로 향했다.

“세리덴. 너도 넘어가라.”

-아니. 난 여기 후방을 지키지.

“……괜찮겠어?”

카드로가 세리덴의 결정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망령수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것.

그것이 시스템으로부터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경지에 대한 욕심이 있는 세리덴이기에 당연히 따라갈 줄 알았던 카드로 입장에선 상당히 놀랄 일이었다.

-넌 저거 막는 데 집중해. 좀만 버티면 후방에서 병력이 오니까 함께 저 빌어먹을 괴목들을 뚫어 보자고.

“그래.”

카드로가 피식 웃으면서 대답한 후 기동 야전군의 공중 전력을 지휘했다.

그러는 동안 세리덴은 지상 병력을 강하시켜 함께 응전했다.

날아오른 괴목들은 무리더라도, 적어도 지상에서 쏘아 대는 괴목들 정도는 지상 병력으로 지워 버리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기동 야전군이 최전선에서 괴목들과 싸우는 사이, 빠르게 지원하러 온 중앙군의 공중 전력이 돕기 시작했다.

쾅! 쾅!

“남부군도 지척인가?”

어느새 대포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남부군 역시 빠르게 전선을 밀고 오는 듯싶었다.

그 모습에 만족한 표정을 지은 세리덴은 기동 야전군의 지상 병력을 지휘했다.

먼저 간 자신의 사령관과 주력 병력이 망령수를 해결했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이 대군을 이끌고 망령수가 있을 곳까지 가야 했다.

그렇게 괴목 군단을 상대로 기동 야전군과 속속 합류하는 중앙군, 남부군 그리고 후방에서 몰려오는 용병 및 모험가들과 함께 대 전투를 벌일 무렵, 앞서 나간 아이언은 또 한 번 막히고 말았다.

“……그래. 쉽게 갈 수 있을 리 없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존재들.

그건 처음 어둠 안개를 뚫고 망령수 근처까지 도달했을 때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존재들이었다.

대수림에 머물며 오랜 시간 동안 영기를 쌓은 대영수, 그리고 신수로 진화한 녀석들을 타락시켜 빙의한 악마들이었다.

“얘들아!”

아이언의 부름에 신수들이 일제히 화답하듯 힘을 끌어냈다.

“뚫어 보자.”

그렇게 말한 아이언은 본인도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면서 적들을 향해 돌진했다.

어느새 증폭시킨 신성력은 주변을 환하게 비추면서 어둠 안개를 밀어냈다.

그러자 보이는 거대한 형상의 동물들.

하지만 그들이 타락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붉게 빛나는 안광에서는 살벌한 기운만이 넘실거렸다.

“돕겠네.”

어느새 비룡을 타고 도우러 온 신검가주를 보면서 아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먼저 가십시오. 길을 열겠습니다.”

아이언은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신검가주를 돕게 하지 말고 망령수로 보내는 게 맞을 듯싶었다.

그랜드 마스터에 가까운 그라면 망령수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악마에 빙의당한 신수와 그에 준하는 대영수들을 상대로 홀로 버티면서 시간을 끌다 보면 뒤에 지원군이 올 터였다.

“그런 거라면 자네가 가는 게 맞지 않겠나?”

“이들을 뚫고 말입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신검가주가 눈살을 찌푸렸다.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둘이서 이들을 뚫고 가는 것도 가능은 할 것 같았다.

문제는 자신들에겐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완성까지 : 93%.

어느새 1%가 올라간 모습에 아이언이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가십쇼.”

“혼자 버틸 수 있겠나?”

“버티는 것 하나는 가주보다 잘할 겁니다.”

아이언의 말에 신검가주가 피식 웃으면서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길을 뚫겠습니다.”

“부탁하지.”

신검가주의 말에 아이언은 온 힘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심상치 않은 힘이라는 걸 느낀 건지 신수와 대영수들이 아이언에게 달려들려 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의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피닉스와 천둥새의 융합기인 불의 폭풍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신성력과 오러 블레이드를 융합시킨 아이언은 그대로 앞으로 참격을 내질렀다.

콰아아아!

감히 막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일격.

압도적인 힘으로 만들어 낸 참격에 신수와 대영수들이 황급히 양쪽으로 피하는 사이 신검가주가 재빨리 비룡을 움직였다.

그런 그를 막아 보려 했지만 아이언은 내버려 두지 않았다.

어느새 신수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육탄전을 벌였고, 아이언 역시 사력을 다해 그들의 움직임을 묶어 두었다.

막대한 신성력을 뿜어내며 실시간으로 악마에 잠식당한 영혼을 정화했고, 주변에서 몰려드는 오염된 기운을 밀어냈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아이언이라고 하더라도 홀로 모든 걸 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어느새 괴목들과 타락한 영수들까지 아이언과 신수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자 천하의 아이언이라도 점차 지쳐 갈 수밖에 없었다.

“헉……헉…….”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새 아이언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마스터에 이른 육체가 이렇게 지칠 정도로 움직였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뜻이었다.

“헉……헉…… 아쉽네.”

급격히 고갈되어 가는 체력을 느끼면서, 아이언은 사라져 버린 칭호 효과가 생각났다.

막대한 육체 능력과 엄청난 양의 마력.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얻은 것이 결코 작지 않지만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이 상태로는 오래 못 버텨.”

-짹!

아이언의 말에 머리에 있는 뱁새가 동의한다는 듯 울었다.

바로 그때, 아이언을 뒤따라온 아리엘과 기동 야전군의 정예부대가 도착했다.

“사령관님을 도와라!”

아리엘의 명령과 함께 직할대의 정예 병력들이 일제히 대영수와 신수들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아리엘 본인 역시 빠르게 움직여 신수 하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정예라도 숫자가 너무 적었다.

대영수와 신수들만이라도 모르겠으나, 어느새 모여든 괴목과 타락한 영수 전원을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무리하지 마.”

아이언을 돕기 위해 무리하게 달려든 아리엘을 구해 준 아이언이 그녀의 옆에 섰다.

“사령관님. 길을 열겠습니다.”

아리엘의 말에 아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빠지면 전부 죽어.”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 상황을 바라보았다.

자신과 신수들이 가장 위험한 신수들을 묶어 두고 있기에 그나마 이렇게 버티는 것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빠져 버린다면 아무리 기동 야전군의 정예군이라도 전멸하는 건 순식간일 것이다.

바로 그때, 거대한 섬광이 타락한 신수 한 마리를 날려 버렸다.

그리고 뒤이어 사방에서 몰아치는 뇌전의 폭풍.

“우리가 길을 열어 주겠네.”

어느새 합류한 남부 사령관을 비롯한 주요 전력이 아이언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전투에 합류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세계 6인방 출신인 제이미와 히카르두, 로바노프 등도 합류했다.

그리고 최전방에서 검을 휘두르는 두 검사.

남부 연합의 마스터 무라딘과 중앙 사령관 레오폴드가 아이언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선두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신검가주는 안 보이는군.”

“먼저 망령수로 보냈습니다.”

남부 사령관의 말에 아이언이 답하며 검을 들어 올렸다.

그런 그에게 남부 사령관이 말했다.

“힘을 아끼게. 조금이라도 회복한 상태로 망령수에 보내 주지.”

그의 말에 근방에 있던 주력부대가 고개를 숙인 후 아이언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움직였다.

남부 사령부가 자랑하는 최강의 마법 부대가 오직 아이언에게 길을 열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마력을 끌어 올려 마법을 난사했다.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남부 마탑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자랑하는 최강의 바람 마법을 마탑주인 시에라를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사방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걸리적거리는 건 우리가 치우겠어요.”

시에라가 그렇게 말하면서 대영수와 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괴목들과 타락한 영수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와 남부 마탑에 의해 떨거지들이 정리되고, 남부 사령부의 마법사들과 그들의 사령관의 활약으로 일시적으로 길이 열렸다.

그리고 그것을 무라딘과 레오폴드 사령관이 기사들과 함께 굳건히 유지시켰다.

“먼저 가게나. 뒤따라가지.”

레오폴드의 말에 감사의 표시로 작게 고개를 숙인 아이언은 재빨리 망령수를 향해 뛰어갔다.

어느새 합류한 두 개의 달을 타고 다시금 날아오르자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어둠 안개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 그 사이로 붉은 유령들이 수없이 날아다니며 앞을 가로막았다.

유령으로 만들어진 결계.

‘일격에 벤다.’

결계 전체를 없앨 필요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 들어간 구멍 하나만 필요할 뿐.

그러한 생각으로 일격에 결계 일부를 베어 낸 아이언이 다시금 좁혀 오는 결계 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짹.

-부부!

-삐!

-끼룩!

뱁새가 불쾌하다는 듯 소리내자 다른 신수들 역시 불쾌하다는 표시를 온몸으로 드러냈다.

한눈에 담기 힘든 거대한 나무.

그 주변으로 엄청난 숫자의 붉은 유령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신검가주는…….”

망령수에 도달했음에도 앞에서 한창 싸우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신검가주가 보이지 않자 의이한 표정을 짓던 아이언.

그런데 바로 그때, 멀리서 한 신형이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쿨럭!”

“신검가주? 이게 어찌 된 겁니까?”

피를 토하며 날아온 신검가주를 보며 아이언이 그렇게 물을 때, 멀리서 뭔가가 날아왔다.

-신의 사도인가? 이거 더 재밌어지겠군.

-그러게 말이야.

-역시 격을 희생해서라도 나오길 잘했어.

-캬! 재밌군! 재밌어!

자신의 앞에 나타난 네 명의 악마들.

-명색이 신의 사도니까 저 녀석보단 재밌겠지? 솔직히 넷이 갖고 놀기엔 좀 부족했어.

“비겁하게 다구리 친 새끼들이 말이 많아?”

양머리를 한 악마의 말에 신검가주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그의 말에 악마들이 재밌다는 듯 흉악하게 벌어진 입으로 웃어 댔다.

“저들이 답니까?”

“아니.”

신검가주가 그렇게 말한 순간 망령수에 숨어 있던 다른 악마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하나만 보면 마스터급도 안 되는 존재들.

하지만 그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중에는 마스터에 비견되는 악마들도 존재했으니 신검가주 혼자서 뚫기엔 무리가 있는 게 당연했다.

[악마들의 희생으로 망령수가 지옥 게이트의 힘을 빨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망령수가 완성되는 시점이 더욱 빨라지게 됩니다.]

아이언이 망령수에 도달했기 때문일까?

악마들까지 희생하며 망령수의 완성 시기를 앞당기려 했다.

-완성까지 : 98%.

악마들까지 집어삼킨 망령수가 단숨에 완성에 근접하자 아이언의 표정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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