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20화 (220/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20)

69. 남부 대전쟁 (3)

이곳 오스리아 대륙에선 없었던 것이 등장했다.

아이언이 있던 현대 세계에서 세계대전을 거치고,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만들어진 탱크란 개념이 오스리아 대륙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멸망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이세계인들에게 조언을 얻고, 부족한 기술은 마법으로 커버하면서 만들어 낸 남부군의 전략 병기.

움직이는 철갑 대포의 돌진에 남부 연합군이 당황했다.

쿵! 쿵! 쿵!

남부군의 비장의 한 수가 등장하자 남부 연합군 역시 아껴두었던 전략 병기를 꺼내 들었다.

철갑 거인들을 무서진 성벽 틈으로 밀어넣었으나, 남부군의 기습에 완벽히 대응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곳곳에 퍼뜨려 두었던 거신들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습적인 공격이라…… 제법 머리를 굴렸어.”

칼로스가 이를 갈면서 남부 사령관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선두에 서서 오는 남부 사령관.

그런 그를 막기 위해 칼로스가 검을 뽑아 들고 나갔다.

그것으로 모자라 칼로스 휘하의 6단계 검사와 기사단까지 모조리 끌고 나왔다.

‘단번에 끝낸다.’

마법사의 약점인 근접전으로 몰고가 남부 사령관을 죽여야 한다.

아이언이라는 괴물은 비장의 한 수로 막아 낸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스터급의 수적 우위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자존심을 전부 버리고 힘을 합쳐 남부 사령관을 죽이려 했다.

다행히 남부 사령관은 마도사급에 이른 것치고 기감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었다.

오직 파괴력 하나만을 갈고닦아 마도사급에 이른 자였기에 자신과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죽인다.’

단번에 못 죽이더라도 휘하 기사들과 함께 몰아붙이면 죽이는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일격에 못 죽이더라도 치명상만 입힌다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칼로스가 온 힘을 다해 검을 찔러 넣었다.

음속을 돌파하며 빠르게 접근해 검을 밀어넣었는데 중간에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아주 잠시 동안 느려진 자신의 움직임.

하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마도사급답게 곧바로 뇌전이 뭉치면서 칼로스를 향해 강력한 마법이 날아들었다.

“역시 음흉한 자답게 기습을 해 오네요?”

“남부 마탑주…….”

칼로스가 이를 갈면서 남부 사령관의 옆에 등장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남부 마탑주인 시에라 레오나르.

젊은 나이에 6단계 대마법사의 반열에 오르고 지금은 거의 마도사에 근접했다고 알려진 여인이었다.

“거신!”

칼로스가 다급하게 말하는 순간 거대한 거신이 검은 창을 남부 사령관과 시에라를 항해 떨어졌다.

하지만 병사도 아니고 마탑주와 남부 사령관이 그걸 맞아 줄 리 없었다.

거신의 공격에 탱크 몇 대가 단숨에 아작이 났지만, 그 대가로 막대한 숫자의 포격을 맞으며 남부 연합군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칼로스와 기사단, 그리고 거신들의 공격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국 남부군과 남부 연합군이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깔짝이면서 버리는 전쟁과 달리 제대로 한판 붙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고통에 신음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지만, 가장 중심에서 싸우는 남부 사령관과 칼로스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남부 마탑주 시에라같은 경우는 오히려 웃고 있었다.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네요.”

시에라가 그렇게 말하면서 하늘을 바라보자 칼로스도 하늘을 올려다봤다.

남부 연합군의 지상 전력 대부분이 제국 남부군과 전투에 임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동부군도 움직였다.

그들 역시 숨겨 둔 한 수를 공개했다.

하늘을 날으는 거대한 크기의 물체가 남부 연합군의 결계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결계에 닿는 순간.

콰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들려왔고, 단번에 몇겹의 결계가 종잇장처럼 찢겨져 나갔다.

동부군 역시 이세계인들의 조언을 받아 현대의 미사일을 참조해 만든 초 장거리 대형 마폭탄이었다.

배에 겨우 한 발 정도 실을 수 있을 만큼 큰 크기를 자랑하는 대형 마폭탄들이 결계를 찢어발겼다.

하지만 결계가 깨지고 나서도 몇 발의 대형 마폭탄들이 떨어졌고, 남부 연합의 수도는 순식간에 거대한 폭발에 휘말렸다.

“사, 살려 줘!”

“4포병부대가 박살 났습니다!”

“철갑 거인 두 대 다운!”

“공중 정찰부대 일부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무라딘을 향해 보고를 해 왔다.

피해 상황을 보고하는 그들을 보면서 무라딘이 명령을 내리려 할 때였다.

멀리서 기다렸다는 듯, 기동 야전군이 움직였다.

천여 척에 가까운 비공선들이 움직이며 공중 폭격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라딘이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막아라! 저들이 오게 해선 안 된다!”

무라딘이 다급하게 포병과 공중 병력들에게 명령을 내려보았지만 동부군의 충격적인 한 수에 정신이 나간 상황이었다.

여기서 공중폭격을 맞으면 남부 연합군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마치 지금까지 때를 기다렸다는 듯, 새벽을 틈타 공격해 들어오는 강력한 한 방에 무라딘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동 야전군이 방점을 찍으려 했다.

‘길게 갈 생각이 없단 뜻인가?’

제국군이 전력으로 먼저 쳐들어왔다.

자신들이 마지막까지 숨겨 놓은 한 수를 알아낼 생각 따윈 없다는 뜻이다.

‘철갑 거인의 비밀을 너무 빨리 밝혀졌다.’

거신의 힘은 끝까지 숨겼지만 철갑 거인은 단순한 골램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저 안에서 조종을 해서 좀 더 능숙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뿐.

그걸 알게된 이상 제국군은 자신들의 승리가 보다 확실해졌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거신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대다수는 철갑 거인들뿐이었고, 그 정도는 압도적인 병력으로 밀어 버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신과 숨겨 둔 한 수가 있지만…… 힘들어졌군.”

무라딘이 그렇게 말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남부 연합군의 공군은 기동 야전군의 압도적인 공군력을 이겨 내지 못하고 쉼없이 밀리고 있었다.

거기다 어느새 정비를 마친 지상군이 포병부대를 중심으로 반격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거신 투입해. 힘을 개방해서 저들을 막는다.”

“예!”

무라딘의 말에 한 장교가 다급하게 통신장교에게 뛰어갔다.

여기서 밀리기 시작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무라딘 역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한 수를 사용했다.

지금 남부 연합군에 있는 거신은 남동부에서 보여 주었던 압도적인 힘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다.

거기다가 거신 안에 들어간 사람들의 힘을 일부 발휘할 수도 있다.

그걸 증명하듯 몇몇 거신들의 뒤에 날개가 생기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으로 기동 야전군의 공군을 돌격해 들어가자 밀리기만 했던 남부 연합군의 공군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해안가를 지키는 거신들과 제국 남부군을 막고 있던 거신들도 숨겨 둔 힘을 발휘했다.

저마다 다른 힘을 발휘하는 거신들.

“화신체들과 비슷한 것 같은데?”

아이언이 대장선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거신들이 힘을 사용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유심히 지켜본 결과 거신 안에서 화신체 특유의 마력이 아닌 특이한 힘이 감지되었다.

남동부 때처럼 막강한 위력이 아닌 이유는 그 땐 수십의 화신체들이 힘을 합쳤다면 지금은 개개인의 힘이기에 차이가 많이 난 것이다.

거신의 정체도 파악한 이상 아이언은 더 머뭇거리지 않았다.

“저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지?”

-예!

기동 야전군 최강의 공군을 키워 낸 카드로가 믿음직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아이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직할대의 비공선을 한데 모았다.

“우리도 비장의 한 수를 공개한다.”

“예!”

아이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직할대가 일제히 대장선에 가까이 붙었다.

그러자 지상에서 그것을 보고 있던 무라딘이 다급하게 말았다.

“저걸 막아! 저건 막아야 해!”

무라딘의 말에 하늘을 나는 거신들이 다급하게 기동 야전군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그걸 가만히 두고 볼 카드로가 아니었다.

기동 야전군 최강의 공군을 가진 카드로답게 능숙하게 아이언이 준비한 것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었다.

그러는 동안 직할대의 비공선들의 아래에 뭔가가 빠져나와 공중에서 조립되기 시작했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조립되는 것을 보면서 누구나 저것이 기동 야전군이 준비한 한 수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요새포……인가?”

대장선급의 비공선에 달린 요새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한 마력 요새포.

그것이 공중에서 조립되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거대한 크기의 구조물이 공중에서 완성된 순간, 무라딘은 자신이 막을 수 있는 범위가 넘어섰다고 느꼈다.

이젠 남부 연합이 결정을 내릴 때였다.

‘아직 준비가 미진하지만…….’

무라딘이 생각하기에 남부 연합에서 준비한 비장의 한 수는 준비가 완벽하진 않았다.

자신이 직접 겪어 본 아이언의 괴물같은 신위, 그리고 3군의 압도적인 군세를 밀어내려면 더 강력해야 했다.

단번에 저들을 쓸어 버릴 정도의 힘.

그게 필요했다.

지금도 거신들이 힘을 개방하기까지 했는데 물량에 밀려서 조금씩 전선이 뒤로 후퇴했다.

“저걸 막아야 하는데…….”

무라딘이 그렇게 중얼거려 봤지만 의미 없었다.

이미 완전히 조립된 물체는 강력한 마력 파장을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할대의 비공선들이 모여 공중 요새를 만들고 그 가운데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초 거대 요새포.

그곳에 모인 마력입자들은 멀리서 느끼는 것만으로도 일격에 온갖 방어 마법으로 떡칠한 이 도시를 단번에 날려 버릴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마스터조차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의 힘에 멀리서 싸우던 마스터인 칼로스와 욜크조차 공중을 바라보게 했다.

심지어 같은 편인 동부 사령관과 남부 사령관 역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어마어마한 걸 준비했군.”

동부 사령관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건 남부 사령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격에 날려 버리겠다는건가?”

막강한 마력 폭풍이 만들어지면서 근방에 있는 모든 마나가 일제히 초 거대 요새포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요새포에서 빛이 뭉치기 시작했다.

요새포를 많이 본 인물들이라면 지금 이게 발사하기 직전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긴장된 표정으로 기동 야전군이 준비한 한 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요새포가 발사되려는 순간.

쿠궁!

갑자기 남부 연합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검은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면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규모의 거대한 차원 게이트가 만들어졌다.

“중심부 조준해.”

“예!”

한계까지 집적시킨 요새포를 재조준해서 검은 기둥의 중심부를 조준한 순간, 거대한 차원 게이트에서 그런 아이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뭔가가 나왔다.

그러든지 말든지 아이언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발사.”

아이언이 명령을 내린 순간, 거대한 검은 거인이 나타나 자신이 대신해서 거대한 빛줄기를 맞았다.

“한 마리가 아닌가?”

그렇게 중얼거린 아이언이 몸 대부분이 녹아내린 검은 거인과 뒤이어 나타난 존재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공허의 기운에 타락한 존재들.

동부에서, 그리고 북부에서 보았던 타락한 신들의 사도.

그들의 거대한 몸뚱이가 보였다.

한가지 신기한 건 그들의 몸에서 고대 신의 화신체의 신격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타락한 신의 힘과 고대 신의 신격이 동시에 느껴지는 괴 생물체.

그것이 거대한 차원 게이트를 뚫고 나타난 존재들의 정체였다.

“다시 준비해.”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고는 대장선의 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남부 연합이 준비한 마지막 한 수.

그건 타락한 존재들과 고대 신들이 손을 잡는 것이었다.

무얼 대가로 내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타락한 존재의 사도의 몸을 기반으로 고대 신들이 본래 힘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듯싶었다.

“그래 봤자 불완전하지.”

완전했으면 자신들은 지금 고대 신들을 감당하지 못해 패퇴해야 했을 것이다.

과거에 드높았던 격을 오랜 세월 죄다 깎아먹은 지금 사도의 몸을 차지해 힘의 대부분을 발휘할 수 있다한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인가?”

아이언이 그렇게 말한 순간 카드로를 비롯한 군단들이 비공선에서 강습을 시도하고, 남부 연합의 도시에 제국 님부군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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