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218화 (218/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218)

69. 남부 대전쟁

[대륙 남부를 건 전쟁]

[고대 신과 주신의 전쟁]

[제국과 남부 연합의 전쟁]

여러 타이틀로 신문기사가 나왔지만 가장 큰 건 바로 메인 퀘스트였다.

아포칼립스의 첫 번째 스토리를 누가 가져가느냐.

남부 대전쟁의 승리자는 막대한 보상을 누리게 될 것이고, 사실상 이 부분이 남부 연합과의 전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 다른 지역은?

특히 외부 신을 믿는 서부는 어떨까?

그들 역시 불만은 없었다.

외부 신들을 믿는 자들이 더 견고한 체계를 구축하면서 나름대로 후에 있을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대한 보상보다 자신들의 체제 안정과 외부 신들과의 모종의 계획을 이루는 게 더 중요했기에 오히려 지금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남부군이 너무 미적거리네.”

“그러게.”

하루라도 빨리 메인 퀘스트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미적거리는 남부 사령부에 불만을 토했다.

패퇴하는 남부 연합군을 상대로 만족할 만큼 성과를 올리지도 못했고, 전선을 밀어 올려 남부 연합으로 전쟁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부 사령부 입장에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밀려오는 대수림의 몬스터들을 밀고 들어가 중점지에 요새를 구축하고, 남부 연합과의 전쟁을 준비했다.

다만 워낙 많은 숫자의 몬스터들과 연이어 전투를 치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을 뿐이었다.

어느샌가 매일같이 욕먹고 있는 남부군이었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었다.

“드디어 시작인가?”

아이언이 오래 기다렸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남부 연합과 대수림, 제국이 연결된 지역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기동 야전군의 사령부로 날아들었다.

지금 그쪽에 있던 성을 고쳐서 요새화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해 왔다.

“슬슬 준비하라고 해.”

“예.”

아이언의 명령에 카를 슈타인이 대답하며 사령관실을 나섰다.

“전쟁이라…….”

남부 연합과의 결전.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면 자신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바로 그랜드 마스터가 되려나?’

거기까지는 힘들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기대해 보니 가능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나 마스터를 노리는 6단계 무인이라면 대부분 갖고 있는 결전기.

하지만 아이언은 아직 결전기를 완성하지 못했다.

‘운이 좋았어.’

다른 마스터들과 달리 운 좋게 오러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기에 결전기 같은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마스터의 경지에 안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스터가 되고 보니 결전기의 부재가 생각보다 컸다.

버티는 것은 잘할 수 있었으나 강력한 한 방이 부족했다.

그걸 신수와 신성력을 통한 압도적인 무력으로 커버해 왔으나 점점 강해지는 적을 상대하자니 결전기가 필요해졌다.

그랜드 마스터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기에 결전기에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길이 보였다.

지름길로 갈 수 있는 길이 생기니 ‘결전기를 꼭 완성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과 거신을 상대하면서 든 생각을 종합하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은 묵묵히 전진하는 ‘강철의 길’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단단함.’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은 바로 그것이었다.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로 향하는 길은 융합을 통해 모든 힘을 담아내는 것.

그걸 완성한 순간 자신은 그랜드 마스터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거신을 베었을 때 했던 모든 걸 담은 오러 블레이드가 곧 자신을 새로운 길로 안내하는 기술이 될 것이다.

“결전기라 부르긴 뭐하고…….”

마스터들이 사용하는 결전기라 부르기엔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먼 옛날 신과 초월체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인간들.

그런 이들을 초월자라 부르며 존경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기록조차 희미한 신화시대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초월기라 불렀었다.

“초월기…….”

그랜드 마스터 정도 되면 서리 거인 정도는 이길 수 있을 테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이거 괜찮네.”

결전기보다 한 수 위의 기술.

완성은커녕 이제 겨우 감만 잡아 나가는 단계였지만, 강해진다는 느낌은 들었다.

뭔가 막혀 있던 부분이 뚫린 기분이랄까?

막강했던 칭호 효과를 버린 게 아쉽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이다.

칭호 효과가 없는 상태로 남부 연합과 싸우는 것이기에 걱정이 앞섰다.

자신도 모르게 막강했던 육체 능력과 마력을 생각하며 전투에 임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정신없이 싸울 때는 과거의 버릇들이 튀어나오는 법이었다.

짹!

“겁먹지 말라고?”

어느새 뱁새가 나타나서 머리를 콕 하고 찍었다.

“딱히 겁먹은 건 아닌데?”

아이언이 그렇게 말했지만 뱁새는 코웃음 쳤다.

“아직 적응이 다 된 게 아니라서 살짝 걱정되는 것뿐이야.”

-짹! 짹짹짹!

뱁새가 신수들이 있는데도 걱정하는 아이언을 보면서 답답하다는 듯 호되게 야단을 쳤다.

자신감 갖고 저들을 혼내 주자고 말하는 뱁새를 보면서 아이언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확실히 너희들은 더 강해졌으니까.”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지체가 4단계로 오르면서 신수력이 대폭 성장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뱁새의 성장 폭은 가장 컸다.

비록 칭호 효과의 강대한 육체 능력이 사라진 덕분에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신성력의 양도 줄어들었고, 유지력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걸 커버할 만큼 뱁새의 힘이 늘어났다.

게다가 강철 육체 덕분에 빠르게 육체 능력도 성장하는 중이었다.

‘강철 육체가 성장형이었다니…… 거참…….’

아이언이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게다가 자연지체도 4단계가 되면서 성장형으로 바뀌었다.

융합 스킬 역시 자신의 활용 여하에 따라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셈이니 엄밀하게 따지면 성장형이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고정된 스텟을 내주고 성장형을 받아 낸 셈이다.

지금 아이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었지만 남부 연합과의 전투가 앞에 있기에 생각을 바꿨다.

‘시간 대신 리스크를 감수하고 보상으로 성장하겠다.’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하며 전투 의지를 다지자 뱁새가 만족한 듯 짧게 울었다.

-짹!

뱁새의 울음소리와 함께 전쟁의 승리를 다짐하는 아이언의 의지 덕분인지 기동 야전군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올라가 있었다.

이미 전쟁의 승리는 확정될 것처럼 구는 이세계인들이나 다른 지역에서 온 자들 때문이다.

패배를 모르는 야전군.

그것이 기동 야전군이 가진 별명 중 하나였다.

제국인들이 아이언이라는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영웅도, 대륙 최강을 다투는 무력도 아니었다.

언제나 승리를 안겨다 주는 자.

그것이 바로 아이언이 가진 가장 큰 이미지였다.

제국의 승리의 아이콘.

그런 존재가 군을 이끌고 있기에 자연스레 기동 야전군도 언제 어디서나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박혀 있었고, 실제로 그것을 거의 증명해 냈다.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패배를 모르는 것처럼 승리를 해 왔다.

“마침내!”

“드디어 움직이는구나.”

남부 사령부로부터 요새를 완성했다는 말이 들려옴과 동시에 기동 야전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사령부 근방에 있는 몬스터는 씨가 마를 정도로 토벌했다.

그렇기에 사령부를 지킬 병력은 최소한으로 남겨 두었고, 그마저도 남부 사령부의 잔여 병력과 남부 쪽 귀족의 병력들을 지원받아 부족한 병력을 채워 넣었다.

“어마어마하구나.”

사령부에서 하늘을 올려다본 한 상인이 감탄을 내뱉었다.

기동 야전군이라는 위명을 갖고 있는 곳답게 각 군단이 수백 척의 비공선을 띄운 채 아이언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 사령부 직할대 역시 전원 비공선에 탑승해 있었다.

“이것이 제국 최강의 공군인가?”

“대단하군.”

“게다가 저걸 보게. 전부 다 신식일세.”

엄청난 숫자의 비공선.

한때 제국 최강의 공군을 자랑했던 서부군을 아득히 압도하는 숫자의 비공선은 그 능력마저도 최강이었다.

비공선에 달린 장비는 전부 신제품들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수많은 경험들과 두 가지 이상의 고유 능력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제국 최강의 능력을 보유했다는 북동부마저 능가하고 있었다.

한때 아이언에게 엎혀 간다는 굴욕적인 소문이 돌았던 기동 야전군은 이제 제국 평균을 넘어 최강군으로 거듭났다.

이제 고작 2년이 좀 넘는 시간에 이뤄 낸 일이었다.

“출발하자.”

“예!”

마침내 대장선에 오른 아이언의 출발 명령을 내리자 모든 장교들이 고개를 숙이면서 출발 명령을 전달했다.

그리고 곧, 사령부의 하늘을 가득 채웠던 비공선들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1천 척에 가까운 비공선들과 그 주변을 빼곡하게 메운 비룡 기사단이 남부 연합을 향해 움직인다는 소식은 영상구로 생중계되어서 제국을 강타했다.

그러자 그에 발맞춰, 동부군 역시 움직였다.

제국 최강의 함대의 주력군이 이번 남부 연합과의 전쟁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는 동부군.

공중은 기동 야전군.

전선은 남부군.

제국의 3군이 연합한 합동작전에 대륙이 요동쳤다.

워낙 막강한 병력이 단번에 쓸어버릴 것이다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남부 연합군의 핵심 병력이 기동 야전군 하나에 막혔는데, 이번엔 3군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남부 연합 쪽에서는 어떤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최후의 한 방만을 준비했다는 듯, 제국 남부군이 남부 연합의 영토에 들어섰음에도 어떠한 저항도 없었다.

모든 물자들은 해안가 있는 남부 연합의 핵심 도시로 옮겨진 지 오래였다.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 싱겁게 남부 연합 측의 영토를 점령하면서 전진했다.

어느새 영토 대부분을 제국에게 점령당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차분한 남부 연합의 반응에 대륙에 있는 모든 이들, 그리고 타 대륙에서 온 상인들까지 남부 연합 쪽을 주시했다.

그리고 곧 그들이 차분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는 소리.

하늘 높이 솟은 거대한 거체.

아이언을 애먹였던 거신보다는 작았지만, 건물이 작아 보일 정도의 거대한 크기의 강철 거인.

그들 수백 기가 선봉에 서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그들보다 조금 작은 기계 거인들이 뒤를 이었다.

제국의 정찰대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거신…… 군단.”

정찰병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은 곧 남부 연합군을 상징하는 별명이 되어 버렸다.

기동 야전군을 비롯한 제국의 3군을 상대하기 위한 남부 연합군의 비장의 한 수가 공개되자 제국군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날 것 같던 전쟁은 묘하게 흘러갔다.

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강철 거인들은 존재감만으로도 전선을 지키는 남부군에게 압박감을 주었다.

만약 때맞춰서 동부군의 주력함대가 바다를 압박하지 않았던 수백의 거신 군단이 남부군을 짓밟았을 것이다.

단번에 밀려 버릴 것 같은 압박감 속에서 끝끝내 전선을 유지시킨 남부군.

그런 그들을 위해 마침내 기동 야전군이 도착했다.

1천 척에 가까운 최신식 비공선 함대와, 이제는 기동 야전군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 거대한 세 신수.

그들의 등장에 남부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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