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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199화 (199/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99)

62. 남동부 전쟁의 결말 (3)

마무리를 지으려던 만티코어의 한쪽 다리가 거대한 아가리에 물리면서 그대로 지상으로 추락했다.

치명상을 입은 몸으로 상공에 떠오른 만티코어를 지상으로 끌어내리는 이무기.

발악하듯 날갯짓을 하면서 어떻게든 하늘로 떠오르려 했지만 한번 문 것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이무기는 발버둥 치면서 기어코 만티코어를 지상에 처박는 데 성공했다.

-이…… 이놈!

만티코어가 가시가 달린 꼬리를 휘두르고 공허의 기운이 가득 담긴 날개로 이무기를 두드렸다.

하지만 녀석은 상처를 입으면서도, 끝끝내 거대한 아가리에서 만티코어의 다리를 놓지 않았다.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어깨와 한쪽 날개, 허리 일부분까지 물은 이무기가 끝끝내 만티코어의 공격을 버텨 내면서 뜯어냈다.

콰득!

-크아아아악!

이무기가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으면서 이무기를 향해 분노의 힘을 쏟아 냈다.

한쪽 다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초록 피가 꿀렁거리면서 쏟아졌지만, 지금 죽여야 한다는 듯 만티코어의 모든 걸 건 보랏빛 광선이 아가리에 몰리더니 그대로 발사됐다.

-끼에에에에엑!

이무기의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그의 두터운 외피를 뚫고 관통되었다.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아이언과의 싸움으로 약화된 외피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뚫려 버린 것이다.

이번만큼은 회복력 좋은 이무기도 버티지 못할 만큼의 타격이었는지 그대로 거대한 거체가 지상으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뒤늦게 자이언트 웜들이 몰려들어 봤지만 이무기는 이미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는지 거대한 거체를 꿈틀거리면서 검은 피를 토해 낼 뿐이다.

그 모습을 보며 만티코어는 마침내 끝났다는 듯 괴성을 질렀다.

-끝났다!

승리의 포효를 하면서 마지막 남은 다 죽어 가는 아이언을 죽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낼 때가 왔다!

만티코어가 그렇게 외치며 아이언을 향해 가시를 날리려는 순간이었다. 어느새 도착한 돌격대와 기사단이 만티코어를 향해 달려들었다.

수많은 몬스터들을 베어 내면서 피 칠갑을 한 로뎀과 루뎀이 흉흉한 안광을 내뿜으면서 만티코어를 공격했고, 닉스 콜이 둘에게 시선이 팔린 만티코어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레이븐의 수장인 카온 역시 냉기가 가득 담긴 검을 휘두르며 만티코어를 앞을 막아섰다.

이무기에게 입은 치명상만을 지독하게 노리는 그들의 공격에 만티코어는 괴성을 지르며 저항했다.

하지만 그들은 끈질기게 막아섰다.

어느새 군단장들도 만티코어를 향해 다시 공격했다.

아무리 마스터급에 이른 만티코어라도 이들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무시하고 아이언을 마무리 지을 수는 없었다.

-다 꺼져라!

마스터 특유의 기세를 내뿜으면서 공허의 기운으로 파동의 기운을 퍼뜨렸다.

그러자 부상 입은 곳을 노리던 지휘관들이 일제히 밀려났다.

그 틈을 타서 만티코어가 투기를 끌어 올렸다.

바닥까지 끌어다 쓴 터라 불완전한 투기의 형상이 이루어졌지만 상관없었다.

전심전력을 다한 공격으로 아이언을 죽이고, 후퇴할 수만 있다면 결국 최후의 승자는 자신이 될 것이다.

기동 야전군의 지휘관들의 합격진을 뚫고 가기 위해 그대로 돌진했다.

평소 혐오하던 이무기의 무식한 공격 방법이었지만 지금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었다.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이용한 단순 돌진.

그것을 막기 위해서 이무기에게 상처 입은 곳을 공격하는 지휘관들이었지만 만티코어는 무시했다.

고통으로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도 기어코 아이언이 서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드는 만티코어.

-제발 죽어라!

이제 제발 죽어 달라는 말과 함께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아이언을 통째로 삼켜 버리려던 만티코어.

아이언이 코앞에 보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환히 웃던 만티코어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어?

갑자기 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의문이 드는 순간 그의 시야가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만티코어가 아이언을 보는 순간, 그의 검에 맺힌 불완전한 오러 블레이드를 바라보았다.

‘아…….’

그제야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한 만티코어.

놈은 마지막에 자신이 패배한 것을 깨달으며 그대로 목이 떨어졌다.

아리엘을 비롯한 지휘관들이 사력을 다해 벌어 준 시간으로 바닥까지 쓴 마력을 모아 억지로 만든 오러 블레이드.

그것으로 만티코어를 마무리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언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모든 신수들이 역소환된 상황에서 극심한 내상까지 입은 아이언이었기에 만티코어의 목을 베는 순간 그 역시 그대로 쓰러졌다.

“사령관님!”

피를 토하던 아리엘이 황급히 아이언을 향해 달려왔다.

다른 지휘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서 사령관님을 모셔라! 어서!”

어느새 상공에서 내려오는 비룡 기사들을 보면서 카드로가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내상마저 사경을 헤맬 정도로 극심했기에 비룡 기사들의 도움으로 재빨리 비공선으로 향했다.

지휘기에 있는 의료 시설로 향해 날아오른 아이언을 보면서 한숨 돌린 카드로가 고개를 돌렸다.

“승리……인가?”

카드로의 말에 지휘관들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격렬했던 흔적들 사이로, 아직도 강력한 마력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현존 최강을 다투는 아이언과 그런 그를 애먹일 정도로 강력했던 두 몬스터.

그들의 격렬했던 전투 흔적은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모두가 침묵한 채로 주변을 바라볼 때였다.

“저기!”

아까부터 거대한 이무기의 사체가 들썩이자 뭔가 이상함을 느낀 로뎀이 이무기가 죽어 있는 곳을 다가가려 할 때였다.

이무기 안에서 그보다 작은 자이언트 웜 하나가 빠져나왔다.

“자…… 자이언트 웜?”

로뎀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새끼로 보이는 자이언트 웜이 갑자기 탈피하기 시작했다.

“설마! 저거 이무기의 힘을 흡수한 건가!”

로뎀의 말에 아리엘이 다급하게 말하면서 달려 나갔다.

“막아! 반드시 죽여야 해!”

이무기의 힘을 흡수한 존재라면 위험했다.

여기서 목숨을 끊지 못하면 커다란 위협이 될 게 분명했기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죽여야 했다.

만티코어를 막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음에도 전력을 다해 달려 나간 아리엘이 쾌검을 펼치며 죽이려 했다.

콱!

바로 그때, 땅속에서 튀어나온 자이언트 웜들이 앞을 막아섰다.

탈피를 하는 새끼 자이언트 웜 대신 자신의 아리엘의 검을 맞으면서 괴성을 질렀다.

그러자 그 괴성에 다른 자이언트 웜들도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아리엘이 입술을 깨물며 다급하게 외쳤다.

“뚫어!”

아리엘의 외침에 기사단이 일제히 자이언트 웜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돌격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이기에 처음과 같이 자이언트 웜들을 뚫는 건 어려웠다.

어느새 다른 지휘관들까지 달려들었지만 그들 전부가 내상을 입은 상황이었다.

기동 야전군 중에 정상은 없었다.

모두가 내상을 입었고, 어떤 이는 치명상까지 입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부상을 입을 것을 각오하며 자이언트 웜들에게 달려들었다.

“이대로 보내선 안 돼!”

그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기동 야전군은 끝내 자이언트 웜들을 뚫지 못했다.

상공에서 비공선이 폭격을 시도했지만 그마저 자이언트 웜들이 육탄 방어를 해서 막아 냈다.

게다가 도망쳤던 몬스터들 일부마저 자이언트 웜들을 도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것을 보면서 아리엘은 후에 저 새끼 자이언트 웜이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감했다.

단순히 자이언트 웜들만 따르는 게 아니었다.

만티코어가 죽고 그의 친위대와 로드급이 전부 죽은 상황에서 새끼 자이언트 웜만이 자신들의 희망이라는 것을 알기에 모두가 보호하러 나선 것이다.

“아…….”

아리엘이 검을 늘어뜨리며 탄식했다.

모두가 이를 악물면서 전투에 임했지만 끝내 새끼 자이언트 웜에게까지 도달하진 못했다.

어느새 불완전하게나마 탈피를 끝낸 새끼 자이언트 웜은 땅속으로 숨어들었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존재가 무사히 도망치는 것을 확인하자 모두들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

결국 도망친 새끼 자이언트 웜을 보면서 모두가 침묵했다.

미래의 위협이 될 존재가 살아 돌아갔다.

게다가 자신들의 지휘관은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돌아가자.”

모두의 침묵 속에서 아리엘이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그들의 지휘관이 중태에 빠졌음에도 결국 전투에 승리했다.

비록 미래의 위협을 놓쳤어도, 남동부의 위협은 모두 제거되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긴 것이다.

“전쟁은 끝났고, 남은 건 남동부 안정뿐. 사령관님께서 깨어나시기 전에 그분께서 명하신 것을 우리 힘으로 완수하자.”

그녀의 말에 모든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전투에서 승리했고, 비록 중태에 빠졌지만 사령관이 살아남았다.

그것에 만족하며 모든 기동 야전군이 사령부에 집결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남동부의 전투 결과가 제국 전역에 퍼져 나갔다.

[남동부 결국 기동 야전군이 승리를 쟁취하다!]

[야전군 사령관 아이언 카터, 사경을 헤맬 정도로 중태에 빠졌다!]

[제국의 영웅, 과연 살 수 있을까? ‘며칠이 고비’]

야전군의 사령관이 죽음 직전까지 몰리며 사경을 헤맸지만 결국 남동부는 승리했다.

그것에 제국민들은 기뻐하면서 하루빨리 아이언이 깨어나기를 소망했다.

그만 깨어난다면 제국은 멸망의 위기 속에서도 버텨 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두의 관심 속에서 아이언이 고비를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두가 환호했다.

하지만 그 환호는 길지 못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이 몬스터를 이끌고 제국을 침범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보고만 있었다.

어지러운 남동부의 동쪽을 타고 중앙으로 올라오는 정체불명의 무리.

그들이 동부의 일부 요새들을 박살 내면서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자 동부군도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곧, 충격적인 소식이 수도로 날아들었다.

“요…… 용인들이 나타났습니다!”

“현재 동부군 2개 연대를 격파하고 파죽지세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중앙이 위험합니다!”

각지에서 올라오는 보고와 함께 중앙 지역에 거대한 위협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그 보고에 중앙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부 역시 힘든 상황 속에서도 병력을 쥐어짜 내 중앙으로 움직였다.

그러는 사이에도 병력이 차례차례 격파당하며 마침내 스스로 용인이라 밝힌 자들이 제국의 중앙에 들어섰다.

“이곳이 제국의 수도가 있는 곳인가?”

“그렇습니다.”

머리에 뿔이 달린 미남자가 로브를 입은 자에게 묻자 스스로를 용인이라 밝힌 자가 무릎을 한쪽 꿇으며 대답했다.

“벌레들이 많이도 모였구나.”

뿔이 달린 남자가 감흥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긴 세월이었다, 저런 벌레들에게 이 세상을 맡긴 지가…….”

그렇게 말한 미남자가 조용히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저 멀리 보이는 인간들의 군대를 바라보았다.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군대를 막기 위해 모인 벌레들을 보면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용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부 쓸어버려라. 한 놈도 남겨 두어선 안 될 것이야.”

“주인께서 원하시는 대로…….”

“가증스러운 신의 유물이 있는 곳까지 길을 뚫어라. 그리하면 이 땅은 너희들의 것이 될 것이니…….”

뿔 달린 미남자의 명령에 용인은 그저 고개를 숙이며 주인의 명령을 받들었다.

그리고 그날, 용인 군단의 진격에 중앙군 1개 군단이 전멸당했다.

충격적인 건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살아남은 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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