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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179화 (179/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79)

58. 이 녀석들이 선 넘네?

완전히 삼 분할 되어 가는 남동부에서 아이언이 정신없이 움직일 무렵, 남부 왕국은 난리가 났다.

이미 웬만한 소국들은 전부 망한 상황에서 남은 왕국들은 연합체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력의 질은 형편없이 떨어진 상황.

마스터는 셋으로 줄고, 병력 역시 준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을 때였다.

대륙 곳곳에서 이세계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제국에 있는 이세계인들까지 모조리 남부로 몰려들었다.

선택받은 자들 → 서쪽 – 성국 연합

이세계인들 → 남부 왕국 연합

그러자 대륙은 제국과 남부 왕국 연합, 성국 연합으로 갈라졌다.

마치 남동부가 셋으로 갈라진 것처럼 오스리아 대륙 전체가 크게 세 부류로 나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국은 가장 안전한 지역이 되어 가는 중이었고, 성국 연합 역시 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매우 강성해지는 중이었다.

“여기서 더 밀리면 안 됩니다!”

“특단의 대책을…….”

왕국 연합의 주요 인사들이 회의해 봤지만 딱히 나오는 대책은 없었다.

“제국에 손을 빌리면…….”

“그 순간 우리 연합은 끝이오. 제국에 먹히게 될 것이란 말이오!”

대륙 최강을 다투는 두 가문의 가주부터, 떠오르는 영웅까지 있는 상황이다.

현시점과 미래까지 꽉 쥐고 있는 제국에 손을 벌리면?

그 순간 남부 연합체는 제국의 속국이 되어 버릴 게 자명한 일이었다.

“이세계인들이 더 성장해 주었으면 좋겠건만…….”

이런 걱정을 할 때, 몇몇 이세계인들이 남부 연합에 찾아왔다.

제국 동부에서 활약하던 김정태.

제국에서 맹활약한 해리 윌리엄스.

중앙 수도의 전투에서 활약한 용사 로바노프.

대륙 서부에서 활약한 제이미.

이들의 합류와 함께 남부에서 명성을 쌓던 히카르두와 남서쪽 사막에서 활약한 알아사드까지 남부 연합에 모여들었다.

이들이 개별적으로 이끄는 길드들까지 모조리 남부 연합에 모여들면서 남부 연합은 이세계인들의 성지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사람들 사이에서 이세계인들을 이끄는 이 6인을 마스터급에 버금간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들 코웃음 쳤다.

마스터가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소문낸다고 마스터라고 인정할 만큼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 후, 그 평가가 달라졌다.

압도적인 위력과 지치지 않는 그들의 육체,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강해져 가는 그들을 보면서 어쩌면 진짜 마스터급에 도달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미 ‘아이언 카터’가 신수라는 명확하지 않은 힘으로 마스터급에 도달한 이상 이들이라고 그렇게 못하리라는 법은 없었다.

이럴 때 확실한 건 다른 마스터들에게 ‘확인’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남부 왕국 연합의 수뇌부는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이세계인들에게 자신들의 실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이세계인들과 남부 왕국 사람들 간의 불화로 번져 간다면 간신히 이룩한 이 평화가 깨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의 판단이 결국 새로운 마스터 6인의 등장을 확실시하고 남부 10강 체제를 확립했다.

남부 연합 소속 마스터 3인

이세계 길드 연합 소속 6인

자유 용병 1인

이들을 통합해 남부 10강이라 칭했다.

제국보다도 많은 마스터 보유 숫자.

당연히 제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자유 용병인 ‘용병왕’조차 제대로 된 마스터라고 인정하지 않는 판국에 이세계인들을 마스터로 인정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제국인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남부 연합은 계속해서 이들을 마스터로 불렀고, 성국 연합 역시 자신들의 추기경급과 일부 선택받은 자들을 마스터로 내세우며 남부 10강을 인정했다.

‘우리도 인정했으니 너희도 우리 인정해!’

성국 연합의 이런 메시지에 남부 연합은 화답해 주었다.

그러면서 제국의 행태를 비난했다.

아이언 카터를 들먹이면서 이미 제국에서도 그렇게 했으면서 왜 자신들은 인정하지 않느냐는 주장이었다.

당연히 이 같은 소식은 제국 전역을 강타했고, 남동부에서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아이언에게로 모든 화살이 쏠렸다.

「아이언 카터, 과연 제국의 영웅 만들기로 탄생한 ‘마스터’인가?」

제국의 신문에서 이런 기사가 나올 정도로 과열된 마스터의 경지.

이 모든 게 아이언 카터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륙 전체가 아이언에게 집중했다.

“정말…… 오러 블레이드 같습니다.”

카를이 남부 연합에서 공개한 영상구를 바라보았다.

알아사드라는 이세계인의 검에 맺힌 선명한 마력은 오러 블레이드의 그것처럼 완벽한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변이 몬스터들 역시 치즈처럼 갈라져 버렸다.

로바노프의 두 주먹에 맺힌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러처럼 보이는 선명한 마력 건틀릿이 변이 몬스터들을 사정없이 부수고 있었다.

이 두 사람만 봐도 정말 마스터처럼 보였다.

“진짜 마스터를 봤던 놈이 겨우 이런 거에 속냐?”

감탄하는 카를을 보면서 아이언이 혀를 쯧쯧 찼다.

“하지만…….”

오러처럼 보이는 선명한 형태의 마나 웨폰은 정말 마스터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이언은 확신했다.

이런 논란은 이미 전생에도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세계인들이 한창 활약할 때, 마스터 논란 역시 수면 위로 올라왔었다.

결과는?

‘진짜 마스터에게 처참하게 발렸지, 뭐…….’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다.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고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패배.

그것이 ‘가짜 마스터’들의 실력이었다.

그래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영상구에 보이는 이들은 전부 베타 테스트 시절을 겪어 본 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전보다 수준이 확실히 올라갔다.

어설픈 마스터 놀이가 아닌 진짜 마스터에 근접한 몸놀림과 힘을 보여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서 놀고 있었던 건 아니라는 건가?’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런데 이놈들이 자꾸 사령관님을 걸고넘어지는데 어쩝니까?”

카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이언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싸웠던 영상구 하나 공개해.”

“음…… 확실히 그거라면…….”

카를이 그 장면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장면이었다.

카를 개인적으로는 마도사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했다.

“폴덴 녀석한테 대충 던져 주고 신경 꺼. 지금 이딴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야.”

“알겠습니다.”

아이언의 명령에 카를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의 말처럼 이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장에 무시무시하게 성장한 이무기 녀석이 북쪽을 휘젓고 다니고 있었고, 남쪽에는 그에 버금가는 만티코어가 자리 잡고 이쪽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게다가 영악하게 성장한 몬스터들은 쉼 없이 기동 야전군을 괴롭혔다.

마치 진짜 ‘인간’처럼 전술을 사용하면서 인간끼리의 전쟁처럼 남동부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령부는 매일같이 정신없는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언과 기동 야전군은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기에 사방에서 물어 오는 모든 질문과 기자들의 요청을 씹고는 자신들이 할 일에 매진했다.

그러자 몇몇 기자들이 사실상 아이언이 인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그때였다.

남동부에서 한 영상구가 모두에게 공개되었다.

얼마 전 있었던 남동부 최초의 몬스터 웨이브.

그것을 막은 영상이 가감 없이 공개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본 순간 의심했던 기자들은 물론이고, 혼란스러워하던 제국민들 역시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 바빴다.

당연히 이를 이용하려던 몇몇 귀족들 역시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와…….”

“미쳤다.”

“그래! 이게 마스터급이지!”

제국민들이 환호하며 다시 한번 자신들의 영웅을 찬양했고, 비난했던 대륙의 서부와 남부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아이언의 신수들이 보인 융합기.

그로 인해 보이는 지옥 같은 풍경과 녹아내리는 변이 몬스터들.

이 모습에 어떤 이견이 있을 수 있을까?

특히 남부 연합 역시 변이 몬스터들이 있기에 그들의 강력함을 잘 알았다.

그런 그들이 치즈처럼 녹아내리는 걸 보면서 아이언을 비방한다?

그건 양심을 속이는 짓이었다.

그런 말을 했다가는 도리어 비난이나 받을 게 분명했다.

자신들이 보기에도 아이언의 강함이 마스터라는 위명에 걸맞을 정도로 막강했는지, 남부 연합 측은 비방 대신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건 아이언 카터가 성장해서 그런 거잖아.”

“맞아. 남동부로 떠나기 전에는 이 정도로 강하진 않았다고?”

“그렇지!”

남부 연합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이세계인들이 마스터라는 사실을 계속 밀어주었고, 이세계인들 역시 자신들의 길드장을 위해 더 열심히 이 소문을 퍼뜨렸다.

다른 길드의 사람들도 후에 자신의 길드장이 마스터급에 올라갈 수 있도록 이런 사실에 동조해 주었다.

기존의 마스터 기준은 너무 까다롭고 이세계인들에게 맞지 않는 조건이기에 새로운 마스터급 기준이 필요하긴 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마스터인 김정태가 입을 열었다.

“난 지금 당장 아이언 카터와 붙어도 할 만하다고 본다.”

김정태의 이런 말에 한 기자가 물었다.

“그 근거가 뭡니까?”

“과거 동부에서 봤을 때, 나보다 그렇게 강하다고 보진 않았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김정태의 이런 인터뷰가 나가고, 다른 길드장들 역시 자신들의 의견을 내놨다.

“아직 우리는 전력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전력을 발휘하면, 아이언 카터만큼 할 수 있다.”

“아이언 카터! 한번 붙어 보자!”

“가까운 시일 내에 아이언 카터와 싸울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호기롭게 얘기하는 그들의 인터뷰에 로마노프가 방점을 찍었다.

“아이언은 겁쟁이다. 제국의 다른 마스터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인정할 수 없다면 찾아와라! 내가 발라 줄 테니까.”

로마노프의 인터뷰에 모든 제국민들이 분노했다.

그리고 제국의 귀족들 역시 분노했다.

‘까도 우리가 깐다!’

귀족들의 이런 생각처럼 정치적 입장이 달라 사령관들을 깔 순 있어도 그건 같은 제국인이었을 때의 이야기지, 감히 이세계인들 따위가 지껄이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언은 웃어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도발이 수위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아이언의 표정도 조금씩 굳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로바노프가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아이언이 요즘 사령부에 처박혀 있다고 들었다. 그때 그거 하나 찍고 앓아누운 거 아닌가? 소문에 조루라고 하더니 그게 사실인 거 같군.”

로바노프의 이번 도발은 비웃던 아이언에게도 먹혀들어 갔다.

여태까지 큰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긴 했지만, 매번 싸우고 나서 쓰러지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조루라는 소문이 도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닌 척하면서도 그걸 은연중에 마음에 담고 있었는지 아이언의 눈은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하…… 이것들이 선 넘네?”

냉기가 감도는 표정에 앞에 있던 카를은 물론이고, 보고하러 온 폴덴과 카온 역시 굳은 표정으로 각 잡고 섰다.

단순히 싸늘한 표정을 넘어 사령관실 전체가 냉기에 살얼음이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 걸리면 죽는다.’

모두가 이 생각에 얌전히 아이언이 분노가 풀리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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