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134화 (134/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34)

46. 위기의 서부 전선 (2)

아이언의 특수기동단이 짧은 훈련을 끝내고 움직이려 한다.

북동부 유일의 외부 작전 전문 부대.

그 부대가 움직인다는 소식에 다들 기대감을 품었다.

대부분 신입들로 구성되었지만, 북부 대전쟁에서 신입들을 데리고 엄청난 전공을 세운 바 있기에 다들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걱정이 앞섰다.

[서부 전선의 붕괴]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나온 소식을 통해 모든 이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

이 소식에 북부군이 급하게 지원군 파견을 위해 준비를 시작했고, 북부의 영주들 역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움직였다.

서부가 뚫리면 북부도 영향이 있으니 지원을 보내려는 것이다.

북동부 역시 지원을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일단은 아이언이 이끄는 특수기동단부터 보내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곳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 이유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는데, 남부 역시 전황이 힘들다는 것과 동부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중앙에서 몰려왔다고?”

“이게 말이 돼?”

“중앙은 뭘 한 거야?”

제국민들이 분노했다.

가뜩이나 힘든 군부에 중앙의 똥이 몰려와 무너진 것이라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하라고 해도 중앙 관료들은 묵묵무답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관청에 몰려가 대답해 보라고 항의해도 그들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문에 자신들이 모르는 거대한 비밀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 실렸다.

“설명할 수 없겠지.”

아이언이 피식 웃으면서 신문을 곱게 접어 한쪽에 놓았다.

웅~ 웅~.

비공선의 마력 구동음과 함께 서부로 향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여단급 병력을 이동시키기 위해 거대한 비공선들이 구동하면서 날아오를 준비를 했다.

그리고 비룡 부대 역시 마찬가지로 준비를 마쳤다.

“서부 전선에 도착하면 스무 살이 되실 텐데……. 아쉽겠습니다.”

카드로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이언은 곧 스무 살을 앞두고 있었다.

카드로, 아리엘, 카를 전부 곧 스무 살이 된다.

“앞자리가 바뀌는 날에 서부 전선에 있게 생겼네.”

아이언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자 다들 쓴웃음을 지었다.

“후…… 솔직히 스무 살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라 별 상관은 없어. 문제는 적에 대한 정보지.”

아이언의 말에 다들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의 군단’

아이언이 들고 있는 이 정보는 사령부에서 초반에 물어다 준 것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로 계속해서 말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언데드들로 이루어진 부대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쩌면 이 전장이 쉬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순 좀비로 생각했던 놈들이 피를 빨더니 환술을 사용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럼 뱀파이어인가?’

그것도 아니란다.

좀비처럼 독을 내뱉고 시간이 지나면 잘린 팔을 다시 붙일 수도 있단다.

또 피를 먹으면 잘려 나간 살덩이가 재생하기도 한다.

마치 언데드와 뱀파이어의 장점을 합친 것 같은 놈들.

‘그럼 키메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이라 보기도 힘든 게, 키메라 특징인 여러 육체가 결합된 흔적도, 부작용에 따른 시간 제한도 없었다.

그래서 문제였다.

이놈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어떠한 존재들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골치 아프네.”

전생에서 겪어 본 적이 없기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언데드는 많이 싸워 봤지만…… 그놈들과 비슷하다면 서부군이 이 정도로 고전하는 게 말이 안 돼.’

기본적으로 언데드들은 제국 역사상 수백 차례나 나타났기에 그 특징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군에서도 언데드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갖고 있었다.

뱀파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뱀파이어들은 순혈과 아닌 놈들의 힘의 차이가 심하고, 개체마다 천차만별로 특징이 다르다지만 기본적인 약점은 똑같다.

그런데 이렇게 밀린다는 건 그 약점들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다.

“1시간 거리에 몬스터 발견.”

“규모는?”

갑작스러운 보고에 아이언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갔다.

“대대급입니다.”

“보고된 신형 몬스터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비공선 담당인 장교가 급히 마력구를 아이언에게 보여 주었다.

밖이 보이는 마력구에 비친 모습은 정말 순수한 몬스터들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다급하게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

마치 몬스터 웨이브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도망치고 있군. 북쪽 방향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마력구를 바라보았다.

몬스터들이 도망칠 만큼 강력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마력구를 보고 있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중앙을 괴롭히는 놈들인가?’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할 때, 멀리서 검은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리고 지상에서 검은 안개가 퍼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검은 안개 사이사이로 초록빛이 박혀 있는 것을 본 아이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투 준비하라고 해.”

“예!”

아이언의 명령에 장교들은 급하게 움직였다.

아이언은 계속해서 마력구를 바라보았다.

도망치는 몬스터들을 잡기 위해 검은 안개에서 이상한 존재들이 나타났다.

“언데드? 아니야.”

단순한 언데드로 보기엔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다.

게다가 마법까지 사용했다.

그것도 리치나 스켈레톤 메이지가 아닌 전원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수준은 조잡했지만 검은 안개에서 나온 모든 이들이 마법을 사용한다는 건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또한 몬스터들의 반격으로 떨어져나간 신체들을 몬스터들의 피를 빠는 것으로 복구시켰다.

즉, 코어가 파괴되지 않는 이상 죽을 일이 거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죽인 놈들을 일부 부활시키기도 하는 것을 보면 언데드의 특성도 일부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 특성을 활용하면 군대를 계속해서 키워 나갈 수 있었다.

아이언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뱀파이어와 언데드의 특성 모두를 갖고 있는 듯싶었다.

“신성력은 먹히려나?”

확인된 두 가지 특징 모두 신성력에 쥐약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중앙군이 이걸 모를 리가 없다는 것.

저 미지의 군대가 여기까지 왔다는 건 신성력을 이용했음에도 뚫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기에 좀 더 정확한 판단이 필요했다.

“직접 확인해 봐야겠는데?”

아이언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비공선의 문을 향해 다가갔다.

“열어.”

“예? 하지만 너무 높…….”

“상관없으니까 열라고.”

아이언의 명령에 병사가 다급히 비공선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곧 세찬 바람과 함께 아이언의 몸이 비공선에서 떨어졌다.

“부엉아!”

-부우우우!

아이언의 부름에 모습을 드러낸 두 개의 달이 그를 태우고 서서히 활공하기 시작했다.

두근!

비공선에서 뛰어내려 미지의 군대를 향해 다가가자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성흔 역시 빛을 뿜어내면서 당장 신성력을 개방하라는 듯 통증을 일으켰다.

마치 존재해선 안 되는 것을 보는 것처럼 온몸에서 미지의 존재들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건 신수인 두 개의 달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우우!

당장이라도 지워 버리고 싶다는 두 개의 달의 의지가 머리를 울렸다.

“기다려 봐. 알아볼 게 있어.”

아이언이 당장이라도 쓸어버리려는 두 개의 달을 달래면서 신성력을 개방했다.

북부에서 몇 번이나 보여 주었던 성역이 만들어지면서 검은 안개를 실시간으로 정화해 나갔다.

그러자 검은 안개에 숨어 있던 존재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부 검은 기운을 온몸에 두른 채, 초록빛 안광을 내뿜는 존재들.

“저항하는 건가?”

자신의 신성력이라면 전부 정화되어 가루가 되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살아남았다.

사라진 건 검은 안개뿐.

그렇다는 건 신성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흠…… 정말 신성력이 안 통하는 건가?”

아이언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좀 더 강력한 신성력을 뿜어냈다.

그러자 외곽에 있단 녀석들 중 몇몇 녀석에게서 반응이 나타났다.

몇몇 약한 녀석들을 휘감은 검은 안개가 사라지면서 서서히 몸이 부서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 아이언이 눈을 찌푸렸다.

신성력이 통하긴 한다.

하지만 언데드나 뱀파이어처럼 압도적인 느낌은 없었다.

“신성력에 대한 저항이라…….”

몇몇 녀석들이 자신을 향해 독액을 날려 보았으나 두 개의 달의 날렵한 움직임으로 모조리 피해 냈다.

마법들 역시 수준 높은 게 아니라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성역에 의해 뱀파이어의 특기인 현혹 마법은 발현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

확실히 신성력이 저들에게도 먹힌다는 건 확실했다.

“일단 저것들을 잡아서 실험을 좀 해 봐야겠는데…….”

아이언이 혼자서 중얼거린 후 하늘을 나는 대장선에 가서 포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곧, 비공선에서 포탄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카드로가 이끄는 공중 강습부대가 하나둘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비룡 부대가 보호하고, 몇몇 비공선들은 멀찍이 떨어져 착지하면서 부대원들을 하나둘 착륙시켰다.

하지만 첫 실전이라 그런 것일까?

모두들 삐걱대면서 잔실수들을 보였다.

그것을 아이언이 신수들을 소환해서 커버했다.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언의 신수들이 시선을 끌고, 아이언 역시 지상에 내려와 하나둘 베어 내면서 병력이 지상에 내려올 시간과 진형을 짤 시간을 벌어 주었다.

그리고 곧이어 울려 퍼지는 포격음.

쾅! 쾅!

“쯧!”

아이언이 혀를 차면서 아직도 버벅대는 자신의 군대를 바라보았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을지라도 강도 높은 훈련을 했기에 어느 정도 합은 맞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단 따로, 레인저 따로, 강습부대 따로, 하나같이 뭉치지 못하고 자기들 부대원들 챙기기에 여념 없는 지휘관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여단급이라지만 군 전체로 보면 그리 크지 않은 부대.

그런 부대가 하나로 뭉치지 못한다면 이 전장에서 큰 활약하기는 어려웠다.

“고쳐야 될 점이 한 두개가 아니고만.”

아이언이 그렇게 한숨을 쉬면서 검을 휘둘렀다.

일단 적들을 섬멸하는 게 중요했다.

신수들의 활약과 성역이라는 상극의 힘을 통해 적들을 약화시키자 여단으로서는 첫 실전이었음에도 부대원들은 나름 잘해 냈다.

대형을 이뤄 적을 압박하고 기사단이 적의 진형을 붕괴시켰다.

레인저들은 빠져나온 적들을 하나둘 죽여 나가면서 서서히 적의 숫자를 줄여 나갔다.

강습부대는 후방에 모습을 드러내 적들이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게끔 했다.

모두가 각자의 임무에 맞게 적들을 싸워 나갔다.

팔이 잘리고, 몸통의 반을 베어 내도 재생하는 놈들이지만, 성역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어 나갔다.

“성역이 아니었다면 굉장히 까다로웠겠어.”

아리엘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자신을 기습하는 놈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그건 다른 지휘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성력이라는 극상성의 힘 때문에 현저하게 느려진 재생력이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끔 만들고 있었지만 언데드, 뱀파이어와 달리 마지막까지 꿈틀거리는 막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대체 어디서 이런 놈들이…….”

카드로가 얼굴을 찌푸리면서 중얼거리고는 또 한 놈의 몸을 갈라 냈다.

모두가 당황하면서 철저하게 적을 죽여 나갔다.

현혹 마법은 조잡한 수준이고, 그들이 쓰는 어둠 마법은 병사들이 쳐 낼 수 있을 정도로 약했다.

가끔 독액을 뱉어 내는 것 역시 병사들의 방패로 버텨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모두가 성역에 의해 약화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워어…….

“심장 부근인가? 관절 쪽에도 있군. 이 검은 구슬이 원인인 거 같은데……. 강제 시술 흔적도 있는 걸 보면 뭔가 이상해.”

아이언이 한 놈을 붙잡아 몸을 난도질하면서 어떻게 이런 재생력을 갖고 있는지 알아봤다.

그렇게 난도질했음에도 녀석은 살아 있었지만, 결국 머리에 있는 검은 구슬을 박살 내자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아무래도 너희들을 잡아 봐야 알 것 같은데?”

아이언은 어느새 자신을 포위한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녀석들과 귀족처럼 옷을 입은 녀석들은 검은 기운을 줄기줄기 내뿜고 있었다.

아마 저들의 힘이 검은 안개를 만들어 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언에겐 그들의 힘이 미치지 못했다.

명색이 사도답게 성흔에서 뿜어지는 막대한 신성력이 저들의 검은 기운을 순식간에 정화해 나갔다.

-사도…… 사도!

-같이 죽자!

자신들의 힘이 통하지 않을 거란 걸 잘 아는지라 사방에서 달려들면서 힘을 폭주시켰다.

콰아앙!

피의 폭발을 일으키면서 그대로 자폭하는 지휘관들.

하지만 피에 담긴 힘마저 부정하기 때문일까?

대부분이 정화되면서 폭발력에 대폭 약화되어 결국 강철 마력을 뚫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아쉽네.”

피의 폭발에서 살아남은 아이언은 지휘관급이 모조리 죽은 걸 보면서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아이언에겐 아직 죽지 않은 미지의 존재들이 남아 있었다.

얼른 전투를 끝내고 녀석들을 실험할 생각에 아이언이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지식은 곧 힘이다.’

전생에 자신이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해 주었던 기반.

그것을 위해서 아이언이 명령을 내렸다.

“다 죽이지 마라! 사로잡아! 녀석들의 약점을 캐내야 한다!”

아이언의 명령에 거의 섬멸해 가던 병력이 남은 녀석들을 하나둘 사로잡기 시작했다.

지휘관들이 사라지자 힘이 더 약해진 녀석들은 손쉽게 병력에게 사로잡혔다.

그렇게 모든 전투가 마무리되자 아이언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이긴 했지만, 거의 손실 없이 전쟁을 이긴 것이다.

비록 그것이 압도적인 우위 속에서 이뤄진 전투라고 할지라도 사망자가 없다는 건 의미가 깊었다.

그렇게 여단의 첫 승리를 자축하며 임시 진지를 꾸리고, 휴식을 명했다.

모든 병력이 승리를 자축하는 동안 아이언은 일부러 살려 둔 놈들을 찾았다.

“후…… 이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인가?”

아이언이 빙그레 웃으면서 칼을 꺼내 들었다.

“일단 심장부터 시작하자. 과연 심장의 코어를 빼내면 얼마나 약해질지…… 궁금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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