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122화 (122/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22)

42. 반격! (2)

아이언이 떠나자 부대 해체 명령과 함께 각 부대에서 특수작전대의 인원들을 하나둘 호출했다.

몬스터들을 섬멸한 일등 공신인 ‘악마부대’의 일원들이기에 서로 모셔 가려는 것이다.

최전선에서 잘 성장한 병력의 가치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렇기에 모든 병력이 곧바로 행선지가 정해지면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리엘이 이끄는 기사단 역시 정식으로 사령부 직속 기사단 소속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기사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개판으로 변했네.”

숲 곳곳이 파헤쳐지고 나무들이 베였으나 그 사이사이로 다크 엘프들에 의해 강제로 변하게 된 괴물 나무들이 늘어진 채 즐비해 있었다.

마녀의 유령 나무와는 다르게 순수하게 마기에 오염되어 변모한 나무들이 베인 밑동에서 기괴하게 뻗어 나와 꿈틀거리고 있었다.

기괴한 나무들이 만들어진 숲 - 다크 엘프 진형

나무를 모조리 베어 내 황폐화된 대지 - 인간 진형

이렇게 두 가지 진형으로 나뉜 대지는 마치 바둑판처럼 묘하게 얽혀서 대치하고 있었다.

숲을 불태워도 그 사이로 기괴한 나무들이 다시 자라나는 통에 인간들의 진형이 진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황폐화된 대지마저도 조금씩 괴상한 나무와 풀들에 의해 먹혀 가고 있어서 인간들의 진형이 후퇴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걸 증명하듯, 기괴한 나무들 사이로 인간들이 만든 목책이나 진지가 남아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비공선을 타고 가면서 그 모든 것을 본 아이언은 앞으로의 싸움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최전선 너머에 있는 병사들이 몬스터와의 싸움은 애들 장난이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쉽지 않겠어.”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의 전장 상황을 가늠할 때였다.

쾅!

아군의 진형으로만 날아가는 비공선 한쪽에 큰 폭발음이 들리면서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다…… 다크 엘프들의 공격이다!”

화살 하나하나가 폭탄보다도 강력하다는 다크 엘프들의 공격.

마력을 사용하기에 포탄보다도 멀리 날리는 다크 엘프의 화살들은 비공선의 둔중한 움직임으로 피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할 수 없이 아이언이 뚫린 구멍으로 나가 다크 엘프의 화살을 쳐 냈다.

몇 번이나 날아오는 화살을 광선과 검으로 막아 냈으나 계속해서 날아오는 통에 결국 비공선의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바로 그때, 멀리서 비공선을 향해 산발적으로 날아오던 화살들이 구멍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아이언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날 노리는 건가?”

아이언은 굳은 표정으로 날아오는 화살들을 쳐 내면서 눈에 마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다크 엘프처럼 타고나지 않는 한 마력의 힘을 빌린다 한들 대상이 보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숲에 숨어 있는 터라 더 찾기 힘들었다.

상공에 떠다니는 비공선과 다르게 숲에 은신한 다크 엘프들은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칫!”

능숙하게 휘둘리는 검에 공격이 막히는 모습에, 다시 비공선을 노리고 날아드는 화살을 본 아이언은 혀를 찼다.

둔중한 몸으로 아무리 회피 기동을 해 봤자 결국 하나둘 맡고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추…… 추락합니다.”

결국 조금씩 추락하는 비공선.

마법의 힘을 빌려 최대한 하락 속도를 늦추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었다.

지상으로 추락할수록 더 매섭게 공격해 오는 다크 엘프들을 막기 위해 아이언이 전력을 드러냈다.

쾅! 쾅!

비공선 위에 올라 화살들을 죄다 쳐 내면서 완파되지 않게끔 사력을 다해 막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공선은 점차 파괴되어서 결국 그들이 원했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숲과 가까운 지형에 떨어져 버렸다.

“난리 났군.”

비공선이 공격받고 있음을 알렸기에 아군에서 구원 병력을 보내긴 할 테지만 아무래도 다크 엘프가 먼저 당도할 게 분명했다.

지상으로 추락했음에도 마법의 힘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기에 황급히 정신을 차린 아이언이 외쳤다.

“기사 있습니까?”

아이언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저었다.

장교 출신 몇 명이 있긴 했지만 군수 쪽이었고, 죄다 의무관, 행정 장교뿐이었다.

전선에서 뛰는 장교들은 극소수뿐.

그렇다면 4단계 이상은 없다고 봐야 했다.

“미치겠네.”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반쯤 뭉개진 비공선 밖으로 나갔다.

‘이미 추락할 때부터 대기하고 있었던 건가?’

아이언이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휘둘렀다.

어디선가 날아든 화살이 아이언의 목덜미를 노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숲이 움직이면서 괴상한 나무들이 비공선 전체를 집어삼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만약 황폐화된 지형이 나무들로 뒤덮여 버린다면 살아 나가기 어려워질 것이다.

-키케에니에.

괴상한 말들을 내뱉으며 나타난 나무 괴물들.

괴로워하는 것 같은 모습 속에서도 다크 엘프의 명령에 따라 비공선 주위를 감싸는 나무 괴물들을 보면서 아이언이 이를 악물었다.

바로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성흔?”

아이언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가슴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의 영역에 닿은 나무 괴물들이 괴로워하면서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사도!”

“사도를 죽여라!”

모습을 드러낸 다크 엘프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아이언을 죽이기 위해 화살을 날려 댔다.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고함치면서 사방에서 아이언을 노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고 말겠다는 다크 엘프들의 의지 때문인지 나무 괴물들이 고통에 울부짖으면서도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왔다.

그러면 그럴수록 아이언의 몸에서 나오는 신성의 기운은 점차 커져 나갔다.

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신성한 힘이 뿜어져 나왔지만 다행히도 동부에서 이미 한번 겪었기 때문에 익숙했다.

-삐이이이~.

-부우우!

-짹!

어느새 나타난 세 신수들.

그들의 몸에 깃든 신성 때문일까?

아이언의 빛의 힘이 그들에게도 깃들면서 사방으로 뿌려지기 시작했다.

신수들을 통해 신성한 힘이 사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집약된 힘을 넓게 퍼뜨리자 주변을 감싸던 나무 괴물들과 괴상한 식물들이 힘을 잃고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특히 뱁새의 신성한 빛 가루가 뿜어질 때마다 괴물 나무들은 괴성을 질러 댔다.

다크 엘프들조차 신음하며 뒤로 물러날 정도였다.

동시에 피닉스의 불길은 하얗게 변했고, 부엉이의 눈빛에서 나온 광선은 부정한 모든 것을 녹여 버렸다.

“사도! 사도오오오오!”

다크 엘프가 아이언을 증오한다는 듯 핏발이 선 채로 불러 댔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애타게 불러 봤자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

딱히 죽이지 않아도, 그들의 부정한 모든 것이 연기가 되어 사라지면서 피부색이 변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빛에 오래 닿으면 점차 본래 모습으로 변해 갔고, 다크 엘프들이 그걸 견디며 아이언에 닿으려 해도 신수들이 가만두지 않았다.

설령 그 모든 걸 뚫고 도달한다 해도 쉽사리 당할 만큼 아이언이 약한 것도 아니었다.

“압도적이네.”

한 장교가 멍하니 아이언의 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다크 엘프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아이언에겐 털끝 하나 다치게 할 수 없었다.

살아남았다면 정화될 뿐이고, 그게 아니라면 죽을 뿐이다.

정화될 바에야 차라리 죽으려 하는 다크 엘프들이지만 그들의 그런 선택 역시 가로막힐 수밖에 없었다.

“저들을 막으세요!”

아이언의 명령에 정신을 차린 장교들이 황급히 다크 엘프들에게 다가갔다.

실시간으로 정화되어 가면서 온몸에서 힘이 빠진 것처럼 축 늘어진 다크 엘프들.

온 힘을 다해 자결하려 했으나 미약한 힘으로는 장교들의 힘을 막을 수 없었다.

하나둘 묶이고, 제압당하며 자결조차 못하게 되자 멀리서 그런 동료들을 죽여 주기 위해 화살을 날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이언에게 가로막혔다.

이미 겨울산에서 겪어 봤기에 그들의 이런 시도를 알고 대비했기 때문이다.

“대충 정리된 것 같은데…….”

주변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자 아이언이 저 멀리까지 물러나고 있는 숲을 바라보았다.

모든 식물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괴상한 숲.

하지만 아이언은 그들을 놔둘 생각이 없었다.

자신을 공격했던 다크 엘프들까지는 모조리 붙잡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부탁해.”

아이언이 신수들에게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몸을 돌려 정화되기 시작하는 다크 엘프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신성한 기운이 잔뜩 둘린 손으로 다크 엘프의 팔을 붙잡았다.

그 순간 몸 안에 있는 모든 삿된 기운이 날아가면서 본래 가져야 할 피부와 머리카락으로 변해 가기 시작했다.

찬란한 금발과 물보다 맑을 것 같은 피부.

서적에 나와 있는 엘프의 모습 그대로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들 신기하다는 듯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완전히 엘프와 똑같지는 않았다.

몸에 새겨진 문양과 일부 피부는 보라색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이건 그들이 엘프와 다르게 살기 위해 스스로 대가를 바친 결과기에 삿된 힘이 아니었다.

“인……간…….”

다크 엘프가 재갈을 풀자마자 침을 뱉으면서 자결하려 하는 것을, 아이언이 황급히 다시 재갈을 물려 막았다.

“후…… 피곤하네.”

아이언이 다크 엘프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신수들이 정리하고 장교들과 함께 포로들을 관리하는 동안 비룡 부대가 하늘에서 나타났다.

“포로들입니다.”

아이언이 비룡 기사단을 향해 말하자 그들이 황급히 다크 엘프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충성! 아이언 카터 중령님. 지금 즉시 사령부로 복귀하시라는 명령입니다. 가는 길은 비룡 기사단이 호위하겠습니다.”

“이들은…….”

아이언이 남은 이들을 바라보면서 묻자 기사가 문제없다는 듯 말했다.

“저희 일부가 남을 것이며, 추가적으로 병력이 파견되고 있습니다.”

“후…… 알겠습니다.”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면서 먼저 비룡을 타고 하늘로 올랐다.

그리고 그 옆을 수십의 비룡 기사들이 지켰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보인 압도적인 힘.

특히 공허의 힘에 손댄 자들을 향해 보여 주었던 상성이, 이 전장에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스터보다 중요할지도…….”

저 멀리 하늘로 사라지는 아이언을 보면서 한 장교가 중얼거렸다.

그런 장교의 중얼거림에 다른 이들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공허 존재들에 한해선 마스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 줄 것이라 생각했다.

“지휘관, 신수, 신성력까지……. 한 사람이 저 많은 걸 다 품고 있는 게 가능한가?”

군수 장교 출신의 중년 사내가 말하자 다들 쓴웃음을 지었다.

‘천재’.

범인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자.

그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재능.

모든 이들이 아이언을 그렇게 생각했다.

정작 본인은 아직도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다는 게 문제였지만.

어쨌든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곧바로 지휘부로 이동하자 비룡 기사단을 향해서도 다크 엘프들의 화살 공격이 간간이 날아왔다.

아이언이 ‘사도’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더 많은 공격이 날아들었다.

여기서 죽이지 못하면 싸움이 힘들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날아다니는 공허충 수천이 비룡 기사단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피닉스와 두 개의 달이 굳건히 옆을 지켰고, 비룡 기사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거대한 나무가 뱉어 내는 독들이 끊임없이 비룡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마치 군대 전체가 아이언을 잡기 위해 몰려오는 것처럼 숲이 움직이면서 거대한 나무가 일어나 비룡들을 향해 보랏빛 독을 뱉어 냈다.

어떻게든 아이언을 죽이기 위한 몰려들었지만 몇 분 후, 그들의 그러한 시도는 의미가 없는 게 되어 버렸다.

일찍이 몇 번이나 보아 왔던 폭풍이 숲 일부를 날려 버리면서 아이언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비룡에 올라선 채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 노장.

가벼운 휘두름에 폭풍이 생겨나고 숲 일부가 박살 나는 압도적인 무위에 비룡 기사들 전원이 노장을 향해 경례했다.

“충성! 사령관님을 뵙습니다!”

아이언을 지키기 위해 직접 나타난 북동부 사령관 크림슨이 빙그레 웃으면서 아이언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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