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20)
41. 악마의 부대! (3)
트롤 로드가 길게 끌 거 없다는 듯 곧바로 주술을 사용했다.
빨간 뇌전에 온몸이 감기면서 그대로 도끼를 내리쳤다.
쿠웅!
“뇌전이라……. 안타깝네. 나한테 이런 거 안 통해.”
아이언이 짜릿짜릿한 뇌전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트롤 로드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나면서 투기를 뿜어 댔다.
자신의 장기가 고작 주술뿐만이 아니라는 듯 강렬한 투기를 휘감은 도끼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마저 아이언의 검에 손쉽게 가로막혔다.
“제대로 안 하면 바로 죽는다?”
아이언의 경고에 트롤 로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다섯의 로드들.
몬스터 군단을 막고 있는 6단계급 인간들이 넷뿐이라 친히 쥐새끼를 잡으러 왔건만, 실력이 범상치 않았다.
쥐새끼 주제에 자신을 긴장시킬 만큼의 힘을 갖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눈앞에 있는 인간을 꺾어야만 이 전투에 승산이 있음을 깨달은 트롤 로드는 온 힘을 개방했다.
-으오오오!
인간의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느낀 것일까?
곧바로 온 힘을 다해 힘을 뿜어냈다.
오크 챔피언과 같은 투기의 형상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6단계의 그것처럼 완연한 형상이 아닌 일그러진 형상.
거기에 붉은 뇌전이 감돌면서 뇌전을 감은 검은 안개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주술과 투기를 합쳐 자신만의 방법대로 로드의 벽을 뚫어 낸 것이다.
“후…….”
트롤 로드가 긴 숨을 토해 내면서 붉은 안광을 내뿜었다.
그러자 아이언 역시 모든 힘을 끌어모아 온몸을 검게 물들였다.
강철의 마력이 온몸을 감싸는 순간 그의 검이 움직였다.
서걱!
일격에 도끼 날 일부가 잘려 나가는 것을 본 트롤 로드는 뒤로 물러서면서 붉은 뇌전을 뿜어냈다.
하지만 아이언은 그걸 몸으로 받아 내면서 무식하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흡사 오크 로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무식한 돌격.
트롤 로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 무식하게 몸만 믿고 돌격하는 놈들이었다.
그런데 영악한 쥐새끼로 생각했던 인간이 오크 로드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었다.
-인간!
트롤 로드가 거대한 도끼에 투기와 뇌전을 휘감은 채 그대로 내리쳤다.
하지만 도리어 트롤 로드가 튕겨 나가자 근접전을 곧바로 포기하고 거리를 벌렸다.
상성 때문에 뇌전의 힘이 감소되기는 하지만 투기까지 사용하자 아이언의 강철 마력에도 조금씩 흠집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언이 접근하면 거리를 벌리고, 또 접근하면 도망치는 것을 반복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 가려 했다.
그러자 아이언이 귀찮다는 표정과 함께 두 눈에서 빛을 뿜어냈다.
-컥!
배 한쪽에 구멍이 뚫린 트롤 로드가 경악 어린 표정으로 아이언을 바라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기에 투기로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래도 트롤답게 구멍 난 배가 빠른 속도로 치유되고 있었지만 고위급 무인들 사이에서 한순간의 방심이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이런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한번 승기를 잡은 아이언이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밀어붙이자 점점 밀려나면서 몸 이곳저곳이 상처투성이로 변해 갔다.
“재미없다. 오크 챔피언보다 못한 놈이었네.”
아이언이 싱겁다는 표정으로 트롤 로드를 마무리 지으려 할 때였다.
피융!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을 반사적으로 막은 아이언이 그대로 뒤로 밀려났다.
“큭!”
반사적으로 튕겨 낸 화살을 바라본 아이언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화살의 형태.
검은 화살을 바라본 아이언이 황급히 화살이 날아온 쪽을 보다가 바닥을 굴렀다.
그러자 연이어서 화살들이 날아오면서 아이언이 있던 자리에 박혀 들어갔다.
푹! 푹! 푹!
“다크 엘프?”
아이언은 이를 갈면서 화살의 정체를 파악하고선 트롤 로드 쪽을 바라보았다.
그새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녀석이 황급히 도망치려 하자 아이언이 이를 갈면서 두 눈에 신수력을 모았다.
지이잉!
두 빛줄기가 트롤 로드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마력이 담긴 2개의 화살이 빛을 막아 냈다.
그것을 본 아이언은 욕설을 내뱉으면서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부엉아! 저 새끼 좀 막아 봐!”
아이언의 다급한 부름에 작은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부엉이가 두 눈에 빛을 뿜어내면서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화살을 쏘아 대는 다크 엘프를 견제했다.
그러는 동안 아이언은 도망가려는 트롤 로드를 미친 듯이 쫓아갔다.
“어딜 도망가!”
아이언이 고함을 치면서 도망가는 트롤 로드의 어깨에 검을 박아 넣었다.
그러자 몇몇 트롤들이 로드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미친 듯이 그들을 베어 내면서 끝끝내 트롤 로드를 따라잡았다.
-괴물 같은 놈!
“칭찬이지?”
질렸다는 트롤 로드의 말에 환하게 웃으면서 검을 휘두르는 아이언.
하지만 아이언을 방해하는 건 트롤들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나타난 몇 명의 다크 엘프들이 아이언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캉! 캉! 캉!
낫과 쌍검을 들고 트롤 로드의 앞을 막아서는 다크 엘프들을 보면서 아이언이 이를 악물었다.
다행히 6단계는 없었다.
문제는 이 다크 엘프들의 합격술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단시간에 뚫고 지나가기엔 어려울 정도로 연계가 뛰어나기에 이 상태라면 트롤 로드가 도망쳐 버릴 것 같았다.
“아이언 카터.”
“내 이름을 아나?”
“대계를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인물.”
다크 엘프의 말에 아이언이 흥분을 가라앉히며 기운을 날카롭게 벼렸다.
“우리의 계획을 몇 번이나 방해한 자. 여기서 어떤 피해를 입더라도 너를 죽인다.”
다크 엘프의 말에 멀리서 묘한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고블린들이 다이어 울프에 타고서 멀리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사자성을 공격했던 고블린과 다이어 울프.
숲에서 고블린과 다이어 울프가 보이지 않는다 싶었는데 다른 곳에서 몬스터들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눈앞의 다크 엘프들이 나타났다는 건 몬스터 군단을 만드는 것 자체가 다크 엘프들의 계획일 가능성이 높았다.
“사자성도 너희들 짓인가?”
아이언의 물음에 다크 엘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이 긍정의 의미임을 알기에 아이언은 이를 악물었다.
어느새 회복한 트롤 로드가 승기를 잡은 것 같자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 상태라면 아이언이 죽을 수밖에 없는 흐름.
“사냥을 시작한다.”
다크 엘프의 말에 트롤 로드가 고함을 치면서 먼저 달려들었다.
그러자 다크 엘프들이 화살과 암기를 날리며 아이언을 견제해 트롤 로드가 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버티려면 버틸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은 버틴다고 승기가 굳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멀리서 달려오는 다이어 울프들을 볼 때 이 상태라면 인간들의 필패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크 엘프들이 모조리 자신에게 붙어 있다는 점이다.
실력이 부족한 기사들과 레인저들이 다크 엘프들에게 죽어 나가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자 온 힘을 개방했다.
순식간에 불이 터져 나오면서 접근하던 다크 엘프들을 뒤로 물리면서 하늘에 거대한 피닉스가 나타났다.
부엉이 역시 급격히 몸을 키우면서 거대한 두 눈에서 빛을 뿜어냈다.
“본격적으로 놀아 보자고.”
아이언의 말에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 더 많은 엘프들이 합류했다.
하지만 뱁새까지 나와서 활력을 불어 넣어 주자 그때부터 아이언을 막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될 줄 알았던 다크 엘프들은 생각보다 강한 아이언의 모습에 당황했다.
사자성 때보다도 더 강해진 것 같은 아이언의 무력.
단순히 검술 실력이 6단계에 들어선 것 이상으로 신수들 역시 사자성 때보다 더한 힘을 보여 주고 있었다.
흡사 마스터라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었다.
두 신수의 힘으로 고블린과 다이어 울프들의 합류를 저지하고 아이언의 힘만으로 다크 엘프들과 트롤 로드의 공세를 버텨 냈다.
“아…… 악마 같은 놈! 오지 마라!”
다크 엘프들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 내면서 끈질기게 따라붙은 아이언이 흉흉한 안광을 뿜어내면서 트롤 로드를 공격하자, 트롤 로드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아이언은 온몸이 상처를 입으면서도 한 놈만 패겠다는 일념으로 트롤 로드만 붙잡고 늘어졌다.
아이언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뱁새 덕분이었다.
트롤처럼 실시간으로 치유되고 활력이 몸 안으로 깃들면서 지치지 않는 버서커 같은 모습으로 전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언의 괴물 같은 신위 덕분일까?
기어코 트롤 로드의 목에 검을 박아 넣는 데 성공했다.
“크륵…… 컥! 컥!”
핏물이 가득 찬 입속에서 뭐라고 내뱉는 트롤 로드를 보면서 아이언은 그대로 목을 베어 냈다.
끝끝내 트롤 로드를 처치한 아이언은 피를 뒤집어쓴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냉혹한 암살자 같은 다크 엘프들조차 움찔할 정도로 살기를 뿜어내면서 고함을 질렀다.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쓸어버려라!”
아이언이 고함을 내지르면서 마력을 뿜어내자 트롤 로드가 죽은 것을 확인한 기사들과 레인저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사기를 끌어 올렸다.
거기다 뱁새의 치유력과 활력의 힘까지 함께하자 아이언의 군대는 몬스터들이 말한 것처럼 악마의 부대로 변모했다.
미친 듯이 베고 또 베면서 지휘부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다.
계획이 실패했음을 깨닫고 도망치려는 다크 엘프들 역시 아이언에게 하나씩 죽어 나가면서 순식간에 군단의 후방이 완전히 초토화되어 갔다.
“전쟁이란 기세 싸움이다!”
명장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들.
기세가 무너지면 아무리 많은 수의 병력이라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들 한다.
그 말을 증명하듯 숫자가 더 많고 조합 우위에 있던 몬스터 군단이 후방에서 시작된 기세 싸움에서 패배하자 전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번 무너진 전열은 고블린과 다이어 울프의 합류로도 어쩌지 못했다.
-끼익! 아…… 악마들이 쫓아온다!
-췩! 피…… 피해라!
지치지 않는 악마들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벌리다 보니 전열은 점점 무너지고 그렇게 몬스터 군단이 와해되면서 숲으로, 평야 지대로 하나둘 흩어지기 시작했다.
후방이 이렇게 무너지자 로드들도 더 이상의 전투는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후퇴 명령과 함께 각자의 병력을 데리고 흩어졌다.
모든 몬스터들이 물러나자 각 부대의 지휘관들이 하나둘 아이언의 부대를 향해 다가왔다.
“덕분에 이겼소!”
“소문이 오히려 축소된 느낌이에요!”
영지군의 두 수장인 오란 템페트와 케이트 윈스텔의 칭찬.
“후배님. 아니, 이젠 대대장님이라 불러야 하나?”
“좀! 진중할 수 없나? 그보다 아이언 중령의 활약 덕분에 전쟁을 이겼습니다.”
티격태격하는 스카이 랭스와 짐 로저스의 칭찬.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에도 아이언은 쉽게 긴장을 풀지 않으며 말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녀석들이 다시 뭉치기 전에! 아예 끝장을 내야 합니다.”
아이언의 말에 각 군을 이끌던 지휘관들이 표정을 굳혔다.
“사자성에서 녀석들을 놓아준 덕분에 이렇게 큰 전투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녀석들이 뭉치지 않게 하려면 이참에 완전히 끝장내야 합니다.”
“음…… 동의합니다.”
“그대 뜻대로 하시죠.”
오란 템페트와 케이트 윈스텔의 동의에 북동부의 지휘관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 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령관께서 아이언 중령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다 하셨습니다.”
짐 로저스의 말에 아이언은 그제야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몬스터 군단과의 전면전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던 군대였지만, 부상자를 임시 진지에 모아 둔 후 동원 가능한 병력은 다시금 움직였다.
이참에 몬스터들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로 여기저기 도망친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언제나 아이언의 부대가 있었다.
몬스터들에게 악마의 부대라고 불리며 악마의 수장이라 불리는 아이언의 지휘 아래 그들은 최전선을 넘어온 몬스터들을 박멸하듯 죽여 나갔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을 때, 레온하르트령부터 최전선까지의 모든 몬스터 군대가 전멸했다
그 과정에 수차례 다크 엘프들의 방해를 받았으나 그들 모두를 죽이며 마침내 최전선 이남의 모든 몬스터들과 다크 엘프들의 진지를 박살 내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언의 부대는 몬스터들뿐만 아니라 같은 병사들에게마저 악마의 부대라고 불렸다.
전투를 치를 때마다 피 칠갑을 하며 선두에서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아이언을 이렇게 불렀다.
‘악마의 지휘관’
이런 병사들의 별명 때문일까?
몬스터 군단의 주축이던 오크 로드까지 죽이면서 목표했던 것을 완수한 순간 아이언에게 한 가지 업적이 생겼다.
-특수 업적 ‘악마의 지휘관’을 얻었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몬스터 군대는 당신이 이끄는 부대를 만나면 사기가 30% 저하됩니다.
오랜만에 뜨는 업적 알림음과 함께 또 한 가지의 알림음이 들렸다.
-다크 엘프들이 당신은 1급 위험인물로 지정했습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다크 엘프에 한정해 최우선 척살 대상이 됩니다.
-??? 세력이 북동부와 동부, 북부에서의 일을 방해한 당신을 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향후 특급 위험인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별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1. ??? 세력으로 부터 생존.
-2. 다크 엘프 섬멸 및 ??? 세력을 밝혀내기.
-※1번을 선택할 시 메인 퀘스트 생존과 연동됩니다. 2번을 선택할 경우 메인 퀘스트 ‘???? ???’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