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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82화 (79/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82)

26. 기 싸움! (2)

아이언의 말에 알란이 마력을 급격하게 끌어 올렸다.

동시에 바람의 마력이 아이언을 붙잡으면서 바닥으로 끌어내리려 했다.

마력으로 아이언을 바닥에 무릎 꿇리려는 것이다.

“개수작.”

아이언은 알란의 마법을 그렇게 평하면서 마력을 끌어 올려 어떤 대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뚫어 버렸다.

그것을 본 알란이 눈을 크게 떴다.

“애들 장난하지 말고 덤빌 거라면 제대로 덤벼라.”

아이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마력에 살기를 담기 시작했다.

“북동부에서는 애들도 이런 장난 안 해.”

북동부 아카데미의 아가들도 하지 않을 짓을 하고 앉아 있는 알란을 보면서 코웃음 칠 수밖에 없었다.

에이스라고 오냐오냐하면서 큰 것이 딱 보일 정도.

“안 오면 내가 가지.”

아이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마력을 끌어 올려 치고 나갔다.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압축된 마력검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 마법사가 대응하기 힘든 환경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래도 남부 에이스라고, 알란은 곧바로 바람 마법을 만들어 내 대응했다.

자존심 때문인지 정령은 사용하지 않고 끝내려는 것 같았다.

“애들 장난하지 말라고 안 그랬냐?”

뻑!

“컥!”

바람 마법으로 견제하면서 뒤로 빠져 큰 거 한 방 노리는 패턴.

하지만 그딴 거라면 전생에 지독하게 겪어 봤던 아이언이다.

게다가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수많은 실전을 치르면서 다져진 아이언에게 뻔한 패턴은 곧 패배로 직결되는 법.

빡! 빡!

검 등으로 가볍게 다져 주기 시작하는 아이언.

그러자 고통에 정신 못 차리고 처맞던 알란이 다급하게 바람의 정령을 소환했다.

“정령은 제법?”

정령의 빠른 공격으로 아이언을 일시적으로 밀어낸 알란이 큰 마법을 준비했다.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 움직이자 정령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면서 아이언을 막아 내려 했다.

마법사와 정령의 연계에 아이언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건 인정.”

그래도 에이스답게 제법 색다른 공격을 할 줄도 알았다.

정령의 빠른 공격과 파괴력이 큰 마법의 연계 공격으로 아이언의 힘을 빼 놓으려는 알란의 계획이 보였지만 이 정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공격이라면 알고도 통할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상성이다.

그나마 파괴력이 큰 공기 폭탄을 날려 댔지만 아이언의 마력을 뚫기에는 무리였다.

펑! 펑! 펑!

“아쉽네. 화염 마법이었다면 좀 통했을 텐데.”

아이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미친놈처럼 마법을 베어 내며 밀고 들어갔다.

바람 마법의 장점이라면?

유틸성이 좋다.

빛 마법 다음으로 빠르다.

그런데 파괴력은?

바람 마법과 다른 속성 마법이 조합될 시 그 효과가 배가될 순 있어도 바람 마법 자체만으로는 강력한 파괴력을 내기 힘들었다.

강철을 뭉개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가장 확실한 건 큰 한 방이다.

자잘한 공격들?

그냥 버텨 내면서 돌격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지금 아이언은 그걸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쾅! 쾅! 쾅!

“이게 끝?”

어느새 앞에 도달한 아이언이 알란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 등으로 다시금 자근자근 패 주기 시작하자 알란은 이제는 대응조차 못 하고 얻어터졌다.

“북동부가 뭐라고? 응?”

쾅!

“커헉!”

“강철이 구시대의 유물? 근데 그거에 처맞는 넌 뭐냐?”

“죄…… 죄송…….”

퍽! 퍽!

“오냐오냐 컸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안 그래?”

퍽! 퍽! 퍽!

“사…… 살려…….”

“눈치가 없으니까 이렇게 처맞잖아. 응?”

아이언이 은근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면서 미친 듯이 패자 보다 못한 다니엘이 나섰다.

“그만하시죠.”

다니엘의 만류에 아이언은 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왜?”

아이언의 말에 다니엘의 표정이 구겨졌다.

“시비는 너희들이 걸었는데?”

“화풀이는 충분히 하신 것 같습니다.”

“아직이야. 나한테 시비 건 것은 이 녀석만이 아니잖아?”

아이언이 그렇게 말하자 다니엘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검을 뽑아 들었다.

동시에 알란이 당한 것처럼 방심하지는 않겠다는 듯 처음부터 정령을 소환했다.

“너도 합류하지 그래? 한 명씩 덤비다가 처맞지 말고.”

아이언의 말에 피터 마르비오의 표정이 구겨졌다.

하지만 처음과 다르게 무시하는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

신수가 없다고 무시하기엔 검술 자체만으로도 지나치게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마력도 끌어 올리지 않는 모습에 아이언은 미소를 지으면서 피터 마르비오에게 돌진했다.

“이런 미친 새끼가!”

콰아앙!

다급하게 뇌전 마법을 날렸지만 아이언은 전혀 타격이 없다는 듯 폭발을 뚫고 검을 휘둘렀다.

“예열도 안 되는데?”

급조한 마법은 그냥 몸으로 때워 버린 후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피터는 빠르게 이동 마법을 사용해서 거리를 벌렸다.

그 후 뇌전의 정령이 소환되면서 녀석의 마법과 정령의 힘이 한데 뭉치기 시작했다.

“융합 마법이라…….”

융합 마법을 만드는 모습은 흥미로웠지만 어디까지나 맞아 주었을 때의 이야기.

아이언은 저걸 맞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마법이 완성되기 전에 죽빵부터 갈겨 줄 생각이었지만 아이언은 생각과 달리 갑자기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속박인가?”

그는 자신의 몸을 속박하고 물의 마법과 정령의 힘으로 감옥을 만들어 버린 다니엘을 바라봤다.

보아하니 뇌전과 정령의 조합으로 감옥 안에서 아이언을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겠다는 생각인 게 분명했다.

자칫 죽을 수도 있는 문제지만 바람 마법사가 처맞고 저리 누워 있으니 아이언이 먼저 시작했다고 거짓 보고를 올리면 해결될 거라 생각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엘리트 놈들이 더 더럽단 말이야?”

아이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못 막을 거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알란을 상대할 때 보여 주었던 아이언의 능력은 이 정도가 아니고서야 절대 막을 수 없기에 자존심이 상하지만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은 자존심이 상한 채로 계속해서 검을 휘둘러, 감옥을 벗어나려는 아이언을 사력을 다해 붙잡았다.

그사이 완성된 피터의 마법이 날아들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감옥이 풀려나기 시작했다.

이 상태만 되어도 아이언은 최소 중상을 입을 거라 확신했다.

바로 그때 알란이 일어나면서 마법을 사용했다.

“죽어!”

폭풍의 마법으로 뇌전과 물의 마법을 회전시키더니 거대한 회오리를 만들어 내 힘을 증폭시켰다.

“아…… 알란! 이게 무슨 짓이오!”

다니엘이 당황한 표정으로 알란을 바라보았다.

“책임지더라도 내가 질 테니까 넌 빠져!”

정신없이 처맞았던 것이 분했는지 이를 악물고 마법을 발동시키는 알란.

정령의 힘까지 더해서 무지막지하게 증폭된 폭풍이 아이언을 중심으로 휘몰아쳤다.

뇌전과 물, 바람의 힘이 뭉쳐서 아이언 하나를 없애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이다.

다니엘이 허망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았다.

“이러려던 게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다니엘이 그렇게 말하면서 동부 사령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할 때였다.

“미친…….”

알란이 눈이 커다랗게 떠지면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다니엘 역시 그의 시선에 따라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거대한 뇌전의 폭풍을 뚫고 나오는 아이언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 건 좀 빡셌다.”

아이언은 그렇게 말하면서 살기를 드러냈다.

대놓고 자신을 죽이려 한 이들을 더 이상 사정 봐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동부에서 단련된 무지막지한 살기가 사방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아이언의 몸에 넘실거리는 마력은 검게 물들어 있었고, 검의 마력은 완벽하게 강철의 마력으로 변해 있었다.

“5…… 5단계…….”

아이언의 강철 마력을 본 다니엘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제부터 이 악물어라.”

살기가 진득하게 풍겨 나오는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이언이 사라졌다.

전력을 다한 돌진에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놓친 것이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어느새 다니엘의 앞에 와 있었다.

아이언이 첫 번째 타깃으로 고른 건 다니엘이었다.

세상 고상한 척은 자기 혼자 다 하면서 뒤에서 비열한 짓 하는 놈들.

전생에서부터 숱하게 당해 온 아이언 입장에서는 가장 혐오하는 종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사정 봐주지 않고 때렸다.

본능적으로 도망치려는 피터 역시 턱주가리를 날려 버리고는 끌고 와서 알란과 다니엘과 함께 모아 두고 밟아 댔다.

솔직히 아이언도 동부 사령관을 생각해서 적당히 하고 싶었지만 자칫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머리가 돌 수밖에 없었다.

진짜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 주겠다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때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세 명의 신성들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다져 놓던 아이언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마력의 흐름에 하던 걸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당신도 덤빌 생각이야?”

“저렇게까지 맞고 싶진 않은데?”

“그럼 꺼져.”

“그냥 가긴 아쉬워서 말이지.”

아이언의 말에 김정태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직도 뭘 숨기고 있나 궁금해서 밤에 잠이 안 올 것 같아.”

김정태가 미소를 지으면서 아이언을 바라봤다.

“아까도 느낀 거지만 진짜 누군가와 닮았네.”

김정태의 말에 아이언은 눈살을 찌푸렸다.

“힘을 숨기는 거 좋아하고 위급한 상황에 하나씩 풀어놓는 거부터 머리 굴리는 거까지.”

김정태의 말에 아이언은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세력 이용하는 걸 보면 예전에 날 엿 먹인 누군가와 너무 똑같은데…….”

김정태의 말에 아이언은 살기를 더욱 진하게 뿜어냈다.

“덤빌 거라면 얼른 덤벼. 아니면 꺼지고.”

“쯧! 유령섬에 가면 더 알게 되겠지. 그땐 신수가 깨어 있었으면 좋겠수다. 그때 거하게 한판 붙어 보자고.”

김정태가 그렇게 말하면서 순순히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언은 살짝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참에 흠씬 두들겨 주고 싶었지만 명분이 약했다.

“뭐, 나중에 기회가 있을 테니까.”

시간이 지나면 김정태도 더욱 강해지겠지만 그때쯤이면 믿음직한 두 개의 달도 깨어날 테니, 시비 걸면 아주 그냥 피떡이 되도록 밟아 줄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김정태도, 아이언도 서로 아쉬워하면서 피떡이 되도록 밟힌 신성들을 두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두 인영이 등장했다.

“저 나이에 5단계라……. 괴물입니다.”

“그래, 괴물이지. 그러니 북동부가 안 놔주려 하는 거 아니겠나?”

동부 사령관의 말에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서 아까 말리신 겁니까?”

동부 최강의 기사단을 이끄는 요르크가 사령관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리처드 버튼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5단계도 방심하면 위험할 법한 마법이긴 했습니다.”

“저 친구의 힘은 저거뿐만이 아닐세.”

동부 사령관이 그렇게 말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더는 말해 주지 못한다는 듯.

하지만 불만은 없었다.

저 정도 되는 인물이 고스트 소속이라면 능력들이 죄다 기밀 처리로 묶여 있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사실 아까 신성들이 융합 마법을 사용해 공격할 때쯤 나서려던 요르크를 막아선 게 사령관이었다.

처음엔 왜 막았나 싶었지만 끝나고 보니 나설 일이 아니었다.

신성들의 마법을 막고도 여유가 있어 보이는 아이언의 모습은 숱한 전장을 떠돈 경험 많은 자의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렇게 어려도 고스트일세. 기본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뜻이겠지.”

리처드 버튼이 그렇게 말하면서 쓰러져 있는 신성들을 바라보았다.

그중에서도 그의 관심사는 다니엘 세바요르였다.

잘만 키우면 차기 위스퍼로 키울 수 있겠다 싶어 눈여겨본 아이였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엘리트 코스를 밟는 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자만심을 갖게 되었고, 특권 의식이 알게 모르게 다니엘을 좀먹었다.

그걸 막기 위해 팀을 구성하고 다른 엘리트들도 불러 모았으며, 차기 차원 균열을 막을 인재들로 키워 낼 심산이었다.

대규모 비공선 함대를 호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위스퍼는 최대한 냉철한 이가 맡아야 했다.

그렇기에 동부에도 딱 두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부로 사령관은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을 위스퍼의 후보에서 탈락시키게.”

“……예.”

사령관의 결정에 요르크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안타깝다는 듯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아이언에게 싸움을 건 것은 괜찮았다.

비록 공훈에 눈멀었다 해도 거기까지만이었다면, 어떻게든 사령관도 끌고 가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비겁한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피터와 같이 싸웠다면 이해라도 했을 것이다.

“아쉽군.”

어느새 사령관이 사라지고 홀로 남은 요르크가 기절한 다니엘을 보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처음 동부군에 들어왔을 때의 모습은 사라지고 탐욕만 남은 다니엘.

자신이 가진 걸 포기하고 명예만을 위해 동부군에 지원했던 그 풋풋함은 사라지고 비겁하고 공훈에 눈먼 자만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 동부군의 미래가 또 하나 사라지는군.”

그렇게 말하면서 요르크는 부하들에게 상황을 정리시키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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