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10화 (9/303)

공작가 장남은 군대로 가출한다 (10)

4. 북동부 군사 아카데미로…… (2)

마력 각성 검사를 마지막으로 훈련소에서의 정식 훈련은 끝났다.

그날 이후로 한 명씩 각자 자신의 두 번째 훈련소로 떠났다.

도저히 마력을 개화시킬 눈곱만큼의 재능도 없는 자들은 다시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으며, 대부분은 각자 뽑기로 정한 군단의 훈련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3~4년 동안 추가로 훈련하면서 후방 부대를 지원하다가 최전선으로 이동할 것이다.

제이든과 같이 푸른 불이 들어왔던 아이들은 군사 아카데미로 가게 되는데, 운 좋게도 아카데미의 개학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바로 갈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다른 아이들처럼 훈련소에서 추가적으로 훈련을 받다가 뽑혀서 가게 될 터였다.

“잘 있어. 나중에 꼭 보자.”

“그래.”

조원 중 마지막까지 남았던 아이를 보내고 난 뒤 약간의 쓸쓸함을 느낀 제이든이 홀로 방 안에 앉아 있었다.

가장 먼 곳으로 이동해야 해서 마지막까지 함께 남아 있던 조원이 가 버리자 이젠 정말 혼자 기다리게 된 신세였다.

그렇게 며칠을 혼자 더 기다리자 얼마 후 그 역시도 북동부로 떠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제이든이 도착한 곳에는 삼십여 명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이든과 같은 나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부 제이든보다 나이가 많았는데 그래도 열세 살 정도였지 그 나이를 넘어가는 자는 보이지 않았다.

‘열세 살까지 2단계 언저리에 닿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가?’

밀워키 중령이 했던 말을 기억한 제이든이 나름대로 추측했다.

마력 각성을 이뤘어도 그 안에서 또다시 재능에 따라 나뉘는 만큼 최소한 확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야 비로소 북동부에 지원할 자격 요건이 된다.

그렇기에 열세 살을 기준으로 그 안에 2단계 언저리에 닿은 자들만이 자격을 충족하는 것이다.

“잰 어리네?”

“와, 바로 뽑힌 거야?”

“대박이네.”

모두들 제이든을 보고서 수군거릴 때 기사 한 명이 들어왔다. 푸른 머리칼의 사내였는데, 들어온 순간 아까의 장교는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는 것을 단번에 직감했다. 딱히 일부러 기세를 흘린 것 같지도 않은데 주변 공기가 날카로워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삼십여 명이라……. 나름 많이 모였군. 반갑다. 난 스카이 랭스라고 한다. 북동부 사령부 소속 제2기사단 소속이다. 후배님들을 데리러 오고 싶어서 직접 지원했다.”

‘스카이 랭스라고!’

전생에 마스터에 올랐던 자가 스카이 랭스였다. 북동부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물 중 하나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다.

현시점에서도 엘리트라 불리는 양반이었는데 나중에는 그 재능이 더 폭발한다.

‘현시점에서도 5단계는 가뿐히 넘을 텐데 왜……?’

굳이 이런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얌전히 있었다. 막내 녀석만큼 사기적인 재능을 가진 자라서 굳이 밉보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최전선으로 갈 예정인데 겸사겸사 이런 임무까지 맡게 되었다. 다들 긴장되겠지만 북동부도 사람 사는 곳이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네.”

스카이 랭스가 사람 좋은 표정으로 말하면서 훈련생 등을 데리고 곧바로 비룡의 탑으로 향했다.

다른 곳은 워프 게이트로 이동하거나 마동차로 이동하는 것과 다르게 북동부는 비룡을 타고 이동했다.

그 이유는 보안 사항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움직이는 비공선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곳이 북동부였기 때문에 비룡을 타고 움직여야 했다.

“으어어어…….”

비룡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몇 명의 아이들이 무서워서 울먹이거나 세찬 바람에 정신을 못 차렸다.

마력을 사용하면 되는데도 중간중간 나오는 공중형 몬스터들 때문에 그럴 정신이 없었다. 작은 몬스터도 아니고, 대형 몬스터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렇게 겁먹은 상태로 비룡을 타고 북동부의 비룡의 탑에 도착하자 스카이 랭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정식으로 소개한다. 너희들을 아카데미까지 인솔할 스카이 랭스이며 또한 아카데미에 입학할 자격이 있는지 시험할 시험관이다.”

스카이 랭스의 말에 모두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미리 어느 정도 정보를 알고 있던 제이든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사람 좋아 보이는 스카이 랭스의 날카로워진 눈빛에 적응하지 못했다.

“시험은 이 비룡의 탑에서 저 능선 너머에 있을 아카데미까지 가는 것이다. 위험한 몬스터들은 내가 직접 처리해 주겠지만 나머진 막지 않을 거다.”

스카이 랭스의 말에 모두들 눈빛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실전 경험을 겪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제일 나이 많은 열세 살짜리 아이 정도?

그마저도 애들 장난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제대로 된 실전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다들 눈가가 떨리는 것이다.

“살아서 아카데미까지 올라가는 것. 그것이 여러분이 겪을 시험이다.”

그 말을 끝으로 스카이 랭스가 앞장서서 탑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병사들이 경례를 하는 것이 보였다.

“여러분들이 훈련소에서 같이 훈련했던 병사들 중 재능 있는 자들은 이곳에 배치받기도 하는데 다들 봤다시피 기사 못지않지?”

“그렇습니다.”

제이든의 대답에 스카이 랭스가 빙그레 웃었다.

“다들 전역할 때쯤 되면 정예 부사관이 되어 있더라고. 그러니 혹시라도 장교가 된 후 부사관과 병사를 무시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초짜가 아니라면 다들 베테랑이니까 말이야.”

스카이 랭스가 자신의 경험을 말해 주면서 후에 실수할 후배들을 위해 금과옥조 같은 조언을 해 주었다.

다들 정신없이 걷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이렇게 흘러나온 조언들이 나중에 장교 생활하면서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다른 데도 마찬가지겠지만 북동부 군사 아카데미는 기사가 아닌 레인저를 선택하는 자들도 많아. 질 좋은 병기가 지원되니 굳이 앞장서서 칼을 휘두를 필요가 없는 거지. 덕분에 기사 충원은 매번 애를 먹지.”

스카이 랭스가 그렇게 말하면서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후배님들 중에서 기사가 나오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렇게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면서 좀 더 빠르게 걸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탑에서 빠져나와 산악 지형에 들어섰다.

길조차 나지 않은 곳을 요령껏 길을 만들어 내면서 일자 대형으로 숲을 걸어 나갔다.

가볍게 검으로 툭툭 베어 내는데, 높게 자란 풀들이 팍팍 잘라 내지면서 순식간에 길이 만들어졌다.

“헉……헉…….”

“후…… 후…….”

다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마력을 사용했다.

‘벌써부터 마력을 사용하면 힘들 텐데…….’

제이든 역시도 힘들었지만 아직까진 견딜 만했기에 마력을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때우고 있었다.

자신보다 서너 살을 더 먹은 자들 역시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마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제이든의 판단은 옳았다.

-키약!

“살쾡이? 아니 뭐 저렇게 커!”

“기사님은 어디 갔어!”

“우리가 상대하라는 건가?”

한두 마리가 아닌 듯 몇 마리가 아이들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리고 스카이 랭스는 은근슬쩍 빠져서 아이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그런 시험관의 관찰 속에서 제이든이 조용히 철검을 뽑아 들었다.

날이 무디긴 하지만 강화된 체력이라면 때려죽이면 되었다. 그렇게 제이든이 철검을 뽑아 들자 너도나도 철검을 뽑아 들기 시작했다.

변종 살쾡이라지만 이쪽 역시 전원 마력 각성자들이었다.

고작 몇 마리에 쫄기엔 인원수가 너무 많았다.

-캬앙!

살쾡이답게 겁먹은 아이 하나를 노리자 제이든이 먼저 달려 나갔다. 그러자 평정심을 찾은 다른 녀석들 역시 공을 뺏길까 봐 달려 나갔다.

이것이 시험이라면,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 하나하나가 점수로 반영된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모두들 그것을 눈치챘는지 두려움보다 조금이라도 더 점수를 얻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작 야생동물 몇 마리에 겁먹기엔 이곳에 모인 이들의 재능이 너무 뛰어났다.

하지만 이건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이 앞에서부턴 변종 야생동물 따윈 애들 장난인 몬스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제이든은 처음 한 마리를 잡은 이후 힘을 아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제이든이 먼저 나서면서 두려움을 이긴 아이들이 저마다 검을 뽑아 들고 야생동물을 쥐어 패기 시작했다.

다수가 사방에서 쥐어 패자 순식간에 살쾡이의 목숨이 끊어졌다.

그렇게 몇 마리의 살쾡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스카이 랭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럭저럭 괜찮았어, 후배님들.”

그렇게 말하면서 가장 먼저 움직인 제이든에게 잠시 눈길을 준 스카이 랭스가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또다시 어김없이 변종 동물이 나타났으나 신속하게 처리되었다.

한번 경험했다고 아이들의 눈에 여유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끝나길 기다렸다가 가는 게 아니라 멀찍이 떨어져서 천천히 걷고 있었다.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면 스카이 랭스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제이든은 대충 자신에게 달려드는 야생동물만 처리하면서 스카이 랭스를 따라갔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완벽하게 처리하려 하기보다 동료들을 따라가는 데 주력했다.

“헉……헉…….”

“후우! 후우!”

아무리 마력 각성자라도 신체가 여물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천천히 걸어가는 스카이 랭스와 달리 공격해 오는 야생동물들을 처리하면서 걸어가는 아이들은 점점 지쳐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사태는 점차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소형 몬스터들이 아이들을 노리고 공격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변종 새 떼가 아이들을 공격해 오자 제이든이 가장 먼저 나무를 밟고 공중에 뛰어올라 몇 마리를 떨어뜨렸다.

그러자 다른 녀석들도 그것을 따라 하면서 마냥 검을 휘두르기보다 새를 공격하기 위해 움직였다.

돌팔매질을 하는 녀석도 있었고 모여서 대응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고, 결국 몇몇은 자잘한 부상을 입기까지 했다.

체력은 떨어지고 자잘하지만 부상까지 입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천천히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스카이 랭스를 따라가기 어려워졌다.

‘의지를 보는 건가?’

극기 훈련이라도 하는 것처럼 점차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듯하자 제이든 역시 이를 악물고 움직였다.

이 정도 힘듦이야 전생에 겪을 대로 겪은 상황이라 크게 힘들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산을 타고 오를수록 습격하는 변종 동물은 많아지고 수준 역시 확연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력 안개에 취해 강력해진 변종 동물들의 가죽은 몬스터처럼 질기고 단단해서 쉽사리 죽지도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몬스터라고 불릴 만한 녀석이 나타났다.

“놀……인가?”

개처럼 생긴 녀석인데 이족 보행을 하는 것을 보니 놀이 맞았다. 그리고 녀석의 특성상 한 마리만 돌아다닐 리가 없었다.

십수 마리의 놀이 나타나자 제이든이 손에 검을 꽉 쥐고 뽑아 들었다.

그러자 겁먹은 아이들 역시 검을 뽑아 들고 손에 힘을 꽉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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