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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회귀해버렸습니다-86화 (86/161)

86화.  < 썩은물은 웨폰 마스터로 썩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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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리석었다.

지옥을 정복해 그 병력으로 천상을 친다는 계획은 무모하기 그지없는 짓이었다.

힘을 숭상하는 집단이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지금에 와서 새삼 깨달을 뿐이다. 녀석들은 아군이 될 수 없는, 인간과는 전혀 다른 종족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이제이는 개뿔.

그것도 어느 정도 말이 통해야 가능한 거지, 인류를 식량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악마 놈들과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최초의 계획을 수정했다.

굳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곳, 만마전에 나타난 건 내 각오의 증명이었다.

베엘제붑의 계획을 통해 생성된 차원의 문. 그곳에 단 하나의 악마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필사의 각오.

“하찮은 인간 따위가!”

만마전을 채운 수많은 악마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콰콰!

녀석들이 쏟아낸 강대한 마력으로 인해 대기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모든 방위를 차단한 위협적인 합공.

콰앙!

그러나 녀석들의 공격은 내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었다.

파즈즈!

녹색과 황금색이 조화된 가죽 부츠. 푸른 스파크를 발산하고 있는 그건 엘레노어의 신속이라 명명된 방어구였다.

내가 가진 수많은 아이템 중에서 간택(?)된 만큼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시야가 닿는 곳, 그곳이 어디든 의지가 닿는 순간 이동할 수 있는 점멸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아브락사스를 비롯한 고위급 악마를 처치해 얻은 마력의 정수로 효과를 강화한 상태이기도 하다.

특수한 능력을 각성한 이 아이템을 통해 순식간에 녀석들이 펼친 공격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었다.

슉.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뛰어넘는다.

파파팟, 파파파팟!

내게 이빨을 드러냈던 악마들을 향해 궁니르를 찔렀다.

찰나의 순간 수백 번 이루어진 찌르기는 정확히 악마 녀석들의 미간을 관통했다.

피하는 것도, 방어 행위도 소용없다.

절대명중, 그리고 관통이 합쳐진 궁니르는 일단 내 손을 떠난 순간 반드시 적의 육신을 관통하는 특성을 가진 절대의 무기였으니까. “노옴!”

그러나 쓰러진 악마는 만마전에 자리한 악마 중 일부에 불과했다.

쓰러진 녀석들 대신해 사방을 포위한 악마들이 공격을 감행했다.

피피핏!

누군가는 자신의 몸에서 수천의 가시를 뽑아냈고.

꽈득!

또 어떤 녀석은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뼈의 창을 던져내기도 했다.

과연 인간과는 다르다.

내 예상을 벗어나는 괴이한 움직임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키잉, 키잉.

별안간 시간이 정지한 것과 같은 신비한 현상이 일어났다.

알 크레소의 기억. 현재 내가 착용한, 보석이 치장된 황금의 왕관을 말한다.

위대한 전사의 영혼이 깃든 왕관은 적의 공격을 예측해주는 신비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화악!

그리고 그건 투전승불 스킨으로 발휘되는 화안금정과 합쳐져 미래를 예지하는 수준으로 상승한다.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것과도 같은 궤적, 적들의 움직임이 그려졌다.

스윽.

가볍게 한 걸음을 내디딘다.

그것은 정지된 시간 속에서 행해진 움직임.

다른 이들의 시선에 나는 초속의 움직임을 보일 터였다.

파즈!

거기에 더해 엘레노어의 신속을 발현했다.

스스슥.

정지된 시간 속에서도 내 움직임은 쾌속했다.

한층 빨라진 스피드를 이용해 적들 사이를 누볐다.

푸푸푹!

"컥!"

"끄으윽!"

멈춰 있는 적의 미간을 모두 꿰뚫었다.

"크아악!"

"쉬릭, 쉬리릭!"

녀석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전투 종족이었다.

아군의 죽음에도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사방에서 몰아친다.

“두렵지 않다면 두렵게 해 줘야지.”

웅웅!

순식간에 스킨을 스왑한 상태에서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창 롱기누스를 손에 쥐었다.

“쥐에게는 쥐약, 악마에게는 성력이 최고지!”

콰악!

있는 힘을 다해 지면에 내리꽃았다.

쿠쿠쿠쿠쿵!

아브락사스 공작령에서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정 반경을 뒤덮는 성역이 완성되었다.

“이 힘은?!”

“불쾌하구나!”

본질적인 영역을 건드리는 성역에 악마 녀석들이 광분했다.

그런데 어쩌지? 너희를 위해 준비한 건 이게 끝이 아닌데.

“이것도 먹어라!”

성역의 결계를 형성하는 건 롱기누스만이 아니다.

성검 그람. 마력의 정수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각성한 황금빛 검이 스스로 공중에 떴다.

스스스스-

그람을 중심으로 반구 형태의 결계가 형성되었다.

[찬란한 성검 그람이 성역을 형성합니다.]

[영역 내에 있는 모든 사악한 힘이 대폭 감소합니다.]

마찬가지로 성력을 충만하게 품은 그람이 마찬가지로 성역을 형성했다.

롱기누스에 이은 그람의 성역. 이것으로 성역이 두 번 중첩되었다.

“크으으..."

조금 전까지 광분해 날뛰던 녀석들의 기세가 감소했다.

그런데 어쩌지? 이게 끝이 아닌데?

쨍그랑!

황금빛 물약 병이 지면에 닿은 그 순간.

[성녀의 눈물이 성지聖地를 형성합니다.]

[영역 내에 있는 모든 사악한 힘이 대폭 감소합니다.]

무기를 통한 결계, 그리고 물약 및 마법 스크롤을 이용해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고인물이 괜히 고인물이겠는가.

적의 속성을 꿰뚫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건 고인물의 상식이었다.

“그만 사라져!”

일갈하며 마력의 파동을 실었다.

인벤토리를 나온 건 셀 수 없이 많은 창.

저마다 강렬한 권능을 자랑하는 창이 허공을 장식했고.

파파파팟!

웅크렸던 창이 폭발하듯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크아악!”

“크으악!”

비록 절대명중이나 관통의 권능을 가지고 있진 않으나 영역을 완전히 지배한 그 공격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

레벨이 오른다. 그 말이 무슨 뜻인가.

지금까지 펼친 공격으로 소모했던 마력이 다시금 차오른다는 것이다.

끝이 없는 듯한 악마를 상대함에도 사정을 두지 않고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러한 시스템 덕분이었다.

고위급 악마가 주는 경험치는 상당하다.

이곳에 있는 모든 악마를 처치한다고 가정한다면 레벨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건 당연한 일. 그렇기에 나는 마력의 배분 없이 전력을 펼칠 수 있다.

“떨어져라!”

피우웅!

사방으로 흩어졌던 창이 하나가 되어 지면으로 하강했다.

신벌. 악마에게 내릴 수 있는 나의 은총이었다.

콰콰콰쾅!

사방으로 뻗어 나간 무한궤적에 이은 신벌. 그 엄청난 충격이 만마전을 뒤흔들었다.

"흠."

하지만 기대했던 레벨업 알림은 들을 수 없었다.

“하찮은 인간이라 생각했거늘, 이 정도 힘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던 건 온몸이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악마였다.

독수리의 형상을 한 머리 두 개와 바닥에 끌리는 손톱을 가진 악마. 녀석이 내 레벨업을 막은 원흉이었다.

녀석이 일으킨 기세가 만마전을 덮는 거대한 보호막을 형성했다. 그것은 내 신벌을 막은 권능이자 결계.

[만마의 결계가 생성되었습니다.]

[모든 악의 힘이 샘솟으며 성스러운 기운이 약화됩니다.]

비록 내가 준비한 성역을 파훼한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상쇄시킬 정도의 강력한 결계였다.

“맘몬이로군.”

녀석이 누군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만마전을 완성한 고대의 악마. 새로운 사탄이 탄생하고 나서야 마침내 은거를 깨고 나온 대악마였다.

“호기심이 생기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녀석이 미소를 지은 그 순간.

키잉, 키잉.

알 크레소의 기억이 위험 신호를 전해왔다.

스스슥.

마치 주마등처럼 뇌리에 스치고 지나가는 궤적은 피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사방을 붉게 물들인 피할 수 없는 공격.

콰앙!

파도처럼 밀어닥친 황금빛 기운이 육신을 강타했다. 하지만 고작해야 그게 전부. 내가 입은 피해는 없다.

육신 주위를 감싼 은빛 보호막. 그것은 페르나의 은총 세트를 통해 생성된 절대의 보호막이었다.

충전된 횟수는 다섯 번. 적어도 다섯 번 동안은 나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엘레노어의 신속을 발휘, 순식간에 공간을 뛰어넘었다.

“흡!”

설마 공격을 받아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맘몬의 눈을 부릅뜬다.

아무리 녀석이 대단한 악마라 해도 공격한 이후에 생기는 짧은 틈마저 없앨 순 없다.

페르나의 은총을 통한 무적 효과를 믿고 있었기에 녀석의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찰나의 틈을 노렸다.

피잉!

극점. 내 모든 마력을 한 점에 폭발시켰다.

콰앙!

어디선가 뿜어져 나온 기운에 의해 창의 궤도가 바뀌었다.

푸욱!

"큽!"

그러나 절대관통의 권능을 통해 맘몬의 옆구리를 꿰뚫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할 수 없다.

자세를 고쳐 잡고 재차 찌르기를 시도하려 했으나.

쉬쉬쉭.

사방에서 내 육신을 노린 암기가 쏟아졌다.

잘못했다간 페르나의 은총이 가진 기회를 모두 날릴 수도 있는 일. 맘몬을 포기한 채 뒤로 몸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더는 두고 볼 수 없구나.”

정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건 파리 인간인 베엘제붑과 거미의 몸, 그리고 두꺼비의 얼굴을 한 바알이었다. 쯧. 소설에서 보면 보스급 녀석들은 팔짱 끼고 구경하다가 부하들이 다 죽은 뒤에야 등장하던데. 요행을 바라는 건 무리였나 보다. 베엘제붑과 바알, 맘몬, 벨리알, 마스테마, 사마엘, 몰레크, 라합. 최고위라 부를 만한 녀석들이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며 나를 옥죄었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강하다. 녀석들은 하나하나가 지금의 내 수준을 상회하는 괴물들이었다. 물론 본신의 능력이 그렇다는 거지, 템빨을 합치면 그래도 내가 최고다.

하지만 나는 하나. 녀석들은 다수. 무조건 질 수밖에 없는 전투다.

“레비, 베히!”

간극을 좁혀 오는 녀석들을 보며 레비와 베히를 소환했다.

“캬아악!”

“뿌우우!”

본체화 상태로 나타난 녀석들은 이미 내 의지를 읽은 상태.

쿠쿵!

곧장 최고위급 악마 녀석들을 향해 달려갔다.

녀석들과 합세해 최고위 악마를 치느냐?

아니.

레비와 베히가 시간을 버는 동안 내가 할 일은 따로 있었다.

“뒈져, 이것들아!”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비교적 약한(?) 악마들이 있는 곳에 난입했다.

서걱!

둥글게 퍼져 나간 회창으로 인해 많은 악마가 소멸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놈들은 어마어마한 경험치를 제공하는 준 보스급 몬스터에 지나지 않는다.

콰광, 콰콰콰광!

내 몸 안에 있는 모든 마력을 남김없이 방출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

오직 파괴만을 위한 마력 방출로 인해 순식간에 마력이 동났지만, 상관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르는 레벨로 인해 금방 마력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족하다. 레비와 베히가 강적들을 상대로 얼마 버티지 못할 터.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배수의 진이었다.

푸욱!

건방지게 앞을 가로막은 악마 녀석의 미간을 꿰뚫은 후,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곳에서 꺼낸 건 불길한 검은 액체가 찰랑대는 물약이었다.

트리플 마스터를 달성한 후 겨우 쓰러뜨릴 수 있는 최악의 적. 녀석이 드롭한 단 하나의 물약.

[검은 사신 흑黑의 피를 복용했습니다.]

[죽음이 당신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10분간 매초 1%의 생명력이 감소하며 생명력이 감소할 때마다 능력치가 2% 증가합니다.]

[이 효과는 당신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지속됩니다.]

흑. 말 그대로 검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의 주인공은 내가 상대했던 그 어떤 적보다 강력한 힘을 자랑했던 괴물이었다.

사실 내가 트리플 마스터까지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도 녀석을 쓰러뜨리기 위해서였다.

트리플 마스터가 되고서도 수십 번의 도전을 지나서야만 겨우 공략에 성공할 수 있었던 최후의 흑막 중 하나. 녀석이 드롭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물약이었다.

초마다 생명력이 1%씩 감소한다.

쉽게 말해 100초가 지나면 나는 무조건 죽는다.

회복 물약? 소용없다. 죽음이 뒤쫓는 상태 이상이 적용되는 순간 어떠한 회복 효과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정정한다. 단 하나의 회복 효과는 소용이 있다.

“흐압!”

파파파팟!

적빛의 궤적이 쉴새 없이 그림을 그렸고.

털썩.

궤적이 그려질 때면 어김없이 다수의 악마가 쓰러졌다.

“크으...”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파고들었다.

물약을 복용한 대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생명력은 바닥을 보인다.

하지만 괜찮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과 함께 내 생명력과 마력이 다시금 차올랐다.

모든 회복 효과가 소용이 없지만, 레벨업으로 인한 생명력 회복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한순간도 방심을 놓을 수 없다.

혹여 레벨업의 순간을 놓치게 된다면 나는 죽는다.

지금 내가 할 일은 어떻게든 많은 악마를 죽여 제때 레벨업을 이루는 것이었다.

스팟.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대기를 가로지르는 창의 소리, 적의 비명, 마력의 충돌로 인한 폭발. 그 어떤 소리도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물아일체. 지금 나는 나와 적, 아니 그 어떤 경계도 잊은 채 숱하게 펼쳐왔던 동작을 행할 뿐이었다.

그건 신비한 경험이었다.

분명 내가 동작을 펼치고 있었지만, 마치 내가 아니라 타인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

아, 저 때는 저렇게 움직이면 안 되는데.

어? 저기선 저렇게 하면 빈틈이 많이 보이는데.

객관적으로 내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기에 거기서 발생하는 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신기한 건 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단 점이었다.

단점을 인지한 순간 단숨에 그것을 고쳐 완벽한 동작으로 만들었다.

푸욱!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치가 상승하는 건 물론 완벽한 동작을 선보인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들었던 깨달음의 순간이구나.

그제야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벽을 허무는 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축하합니다. 깨달음을 얻어 진경급 창법이 입신入神급 창법으로 격상되었습니다.]

꽤 오래동안 답보 상태였던 창법이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다.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졌기에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나도 모르겠다.

한참이 지난 후,

물아일체의 순간을 벗어났을 때야 볼 수 있었다.

주위를 장식한 시체. 어마어마한 숫자의 악마가 쓰러져 있는 광경을 말이다.

“으아아.”

두려움이란 존재치 않았던 악마 녀석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쐐액!

의지가 움직인 순간 뻗어 나간 궁니르가 적을 관통했고,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알림. 하지만 이번 레벨업은 지금까지의 흔한 레벨업과는 달랐다.

[축하합니다. 30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트리플 마스터가 되어 새로운 특성이 해금됩니다.]

[각성 웨폰 마스터Weapon Master가 오픈되었습니다.]

[웨폰 마스터로 각성합니다.]

[만류귀종萬流歸宗.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하는 법. 창술의 끝에 다다른 당신은 지금부터 모든 무기의 극의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시스템이 오픈되었다는 알림도 있었으나 지금 내 귀에는 그런 사소한 게 들리지 않았다.

마침내 오랜 시간을 지나 트리플 마스터, 그 절대의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건방진!”

“키리릭!”

마치 짜놓기라도 한 듯 레비와 베히가 역소환되었다.

태초의 마수를 쓰러뜨린 최고위 악마를 비롯해 사방을 포위한 악마들이 달려들었다.

불과 조금 전만 해도 그 광경이 두려웠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잘 가.”

그건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인사였다.

솨아아-

그와 동시에 마력의 파장을 실었고, 내 의지에 반응한 아이템이 인벤토리를 빠져나왔다.

“헙?!”

“으어?”

검, 도, 창, 부, 봉, 곤, 편, 궁 등 인벤토리에 잠자고 있던 모든 무기가 영역을 지배했다.

조금 전까지야 창에 한해서만 다스릴 수 있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웨폰 마스터. 각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만큼 그 특성이 주는 혜택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파파파팟!

그리고 의지가 움직인 그 순간, 사방으로 쏘아져 나간 무기가 포위망을 구축한 악마들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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