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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회귀해버렸습니다-81화 (81/161)

81화.  < 썩은물은 거점도 쉽게 찾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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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기엔 이르다.

용장勇將의 대표 격인 아몬을 시작으로.

『깨우친 자 아가레스

재능 : 학구열, 혜안, 통달한 자, 지식의 서고

특성 : 지휘 [S], 전략 [S], 무력 [B]』

비록 무력은 낮으나 부대 지휘와 전술에 능한 지장의 대표 격인 아가레스.

『지배공 아이니

재능 : 타고난 지배자, 화려한 언변, 선동의 극치, 냉철함

특성 : 정치 [S+], 지휘 [A]』

영지에 남아 있는 동네 이장님과 비교가 불가능한 특성을 가진 예비 집정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와…"

감탄사 이외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특성을 자랑하는 최고급 인재가 한둘도 아니고 72명이었다.

아, 정정.

아스모데우스도 능히 한 자리 낄 수 있는 자격이 있을 테니 정확히는 73명의 악마라고 해야겠다.

그야말로 밸붕이 아닌가.

삼국지로 예를 들어볼까?

지금 내 휘하에 관우, 여포, 조자룡, 하후돈 등의 유명 장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순욱, 가후, 제갈량 등의 참모진도 싹쓸이한 것과 진배없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기뻐하는 한편.

“혹시 내가 마음에 차지 않는다거나 그런 건 없어?”

부복한 상태의 그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사실 인재라는 건 얼마든지 주군의 위에 설 수도 있는 존재들이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사탄의 후계자로 인정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대단한 인재들이 날 진정으로 모실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경계해야 하는 부분은 녀석들이 악마라는 점이다.

대중적인 악마의 이미지는 교활한 존재로 소개된다.

당장 바알이나 베엘제붑만 봐도 루시페르의 부재와 함께 음모를 꾸며 왕위를 찬탈하려고 하지 않는가.

이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을 것 같은 건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위대한 왕의 명입니다. 우리는 그에 따를 뿐, 어떠한 흑심도 품지 않고 있습니다.”

73의 악마들을 대표해 아이니가 대답했다.

그 말인즉, 충성을 다하는 건 내가 아니라 전대 왕인 루시페르라는 말이다.

단번에 그 말의 요지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리 부정적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실종된 루시페르가 다시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이들은 영원히 내 편에 서겠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다들 이 말에 동의하는 거지?”

"..."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차피 잘됐다.

내가 바라는 것도 녀석들의 충의가 아니었다.

내가 지옥에 온 건 어디까지나 이곳을 접수해 천상을 치려는 의도였다.

이 과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으리라.

[고인물의 권좌에 앉은 템빨 왕의 신도가 10,919 감소했습니다.]

사실 다급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완전히 연락이 끊긴 지구. 그곳에서의 변고가 계속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도가 늘어나기는커녕 급감하고 있었다.

일전에도 겪었던 현상이긴 하나 그때와는 숫자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 많은 이들이 한 번에 제물이 되었을 리는 없을 터.

분명 지구에서 크나큰 변고가 생기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시급한 일. 상당히 힘든 여정에 이들과 같은 인재들이 함께한다면 그 시일은 더욱 앞당겨지게 될 것이다.

“좋아. 그럼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내게 충성을 맹세하는 거겠지?”

마지막 확인을 위해 물었고.

“바포메트 왕자님께 충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바포메트 왕자님께 충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더욱 깊숙이 부복한 그들이 내게 충성을 맹세했다.

[아가레스가 당신의 종이 되기를 요청합니다. 그를 수하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아이니가 당신의 종이 되기를 요청합니다. 그를 수하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아몬이 당신의 종이 되기를 요청합니다. 그를 수하로 받아들이겠습니까?]

...

귓가에 파고드는 수많은 알림.

이미 휘하로 거둔 아스모데우스를 제외한 72의 악마 모두가 내 휘하로 복속되었다.

하지만 모든 인재를 싹쓸이했다는 기쁨은 계속 이어질 수가 없었다.

[황야의 염소 아자젤이 당신의 거점을 공격중입니다.]

자릴 비우기가 무섭게 적이 침공을 해왔다.

“아자젤?"

적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내 말에 반응한 건 아스모데우스.

“지금 아자젤이라고 하셨습니까?”

“응. 이 녀석 알아?”

“아자젤은 북쪽 황야를 다스리는 패자 중 하나로 후작의 위에 봉해진 자입니다.”

응?

후작이나 되는 녀석이 척박한 땅에는 웬일이지?

곧장 떠오른 의문이 머릿속에 각인되기도 전.

[당신의 거점이 황야의 염소 아자젤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

[거점의 소유권을 상실했습니다.]

‘뭣?!’

뜻밖의 소식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베히로 인해 복구 중이라고 하지만, 마스터 골렘을 통해 그래도 방어 장치는 꽤 복구된 상태였다.

그런데 공격을 시작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거점이 함락당했다? 불가능한 일이다.

“이 새끼들이...”

곧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아르투를 비롯한 거점 내의 악마들이었다.

척박한 땅을 방문한 후작. 그리고 마치 준비된 것처럼 함락당하는 상황을 보면 녀석들의 배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가만 생각해 보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격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악마들처럼 어떤 맹약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당장의 일꾼이 필요해 들여놓은 그들은 악수惡手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왕자님. 표정이 좋지 않으십니다. 혹 변고라도?”

다급한 내 표정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아스모데우스가 물었다.

“아아, 별거 아니야. 웬 잡것들이 내 거점을 점령한 것 같은데.”

“감히!’’

“어떤 씹어먹을 녀석들이!”

이제 막 주군으로 모신 내 거점이 함락당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분개한다.

“괜찮아. 빼앗긴 건 다시 찾으면 그만이지.”

하지만 괜찮다.

빼앗긴 거점은 다시 찾으면 그만.

“그리고 배신자의 말로가 어떤 건지 톡톡히 보여줘야지.”

촌구석에 있던 놈들 살기 좋게 만들어줬더니 바로 배반을 때려?

너 새끼들은 진짜 뒈졌다.

오늘 제대로 몸이나 풀어봐야겠다.

*

“놀랍군. 놀라워.”

짧은 시간 동안 어느 정도 복구가 이루어진 거점.

그곳 중앙에 선 채로 연신 주변을 둘러보던 염소 인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촌구석에 완벽한 요새가 자리하고 있었을 줄이야!”

염소 인간의 정체는 아자젤. 황야의 염소라는 이명을 가진 지옥의 후작이었다.

그가 이토록 감탄을 금치 못하는 이유는 영지의 규모와 시설 때문이었다.

객관적으로 말해 자신의 영주성보다 낫다.

하물며 완공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그런데 이 모든 게 완벽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겠는가.

이 정도면 공작, 아니 대공의 성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 너, 아르투라고 했던가?”

간이로 마련된 의자에 앉은 그의 시선은 부복한 채 고갤 숙이고 있는 악마에게 향했다.

“그, 그렇습니다. 후작님.”

“듣기로는 네가 이곳에 대한 소식을 전해왔다고 하던데.”

“헤헤.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곳 북쪽 영토는 모두 아자젤 후작님의 것. 이 거점 또한 당연히 후작님의 소유가 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간지러운 말을 잘하는군. 하지만 마음에 들어.”

아르투의 아부에 미소를 짓는다.

사실 처음 거점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확인을 위한 정찰병을 보냈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거점을 발견했다는 것.

그 길로 당장 병력을 이끌고 거점을 향해 달려왔다.

집정관의 권한으로 모든 방어 장치를 풀어버린 아르투로 인해 점령은 순식간이었다.

손쉬운 점령의 배후에는 아르투가 있었던 것.

이 교활한 악마는 연우의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거점을 아자젤에게 넘겨 그의 환심을 사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특별히 너를 내 휘하에 거둬주마. 마땅히 공을 세웠으니 병력 1,000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더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후작 각하!”

감격에 겨워 절을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자젤은 북쪽 영토를 다스리는 패자 중 하나. 비록 척박한 땅을 다스리고 있었지만, 아자젤은 다른 후작들과는 급이 다른, 지옥에서 꽤 영향력을 발휘하는 고위급 악마였다.

그런 이의 휘하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거기에 더불어서 1,000의 병력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이라면 준남작 부럽지 않은 높은 위치였다.

“그런데 이 골렘을 왜 구동이 되질 않는 거지?”

몹시 기분이 좋은 와중에도 심기를 거스르는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황금빛 골렘. 바로 마스터 골렘이었다.

이 놀라운 골렘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거점 복원에 열중이었지만, 거점의 주인이 바뀌는 즉시 배터리가 다한 것처럼 동작을 멈췄다.

“그것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골렘에 관한 사실은 이전 거점의 주인만이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영주의 대리, 집정관으로 임명된 상태였지만, 그래 봐야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아르투가 거점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전 주인이라. 그럼 그 주인이라는 녀석을 사로잡으면 되겠구나.”

사실 골렘이라면 그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마스터 골렘과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이 골렘은 마치 위대한 왕의 도시를 건설했던 마도공학의 극치를 보는 것과 같았다.

골렘의 제조에 관해 욕심을 부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녀석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지?”

이전 주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물었다.

“그 생김새나 기운은 분명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다.

이런 척박한 땅, 촌구석의 악마가 어찌 고위급 귀족을 볼 일이 있을까.

“그런데 태초의 마수 베헤모스를 쓰러뜨렸다?”

“그렇습니다. 분명 베헤모스를 쓰러뜨려 자신의 수족으로 삼았습니다.”

“흐음..."

사실 모든 게 의문투성이다.

바포메트. 들어본 적 없는 악마다.

하지만 그 실력을 얕잡아 볼 수 없는 게 혜성처럼 등장해 이만한 규모의 거점, 그리고 엄청난 골렘을 소유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베헤모스라는 강력한 마수를 쓰러뜨리지 않았는가.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보면 그 주인이 범상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혹. 자취를 감추었다던 아스모데우스공이 아닐까?’

물론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삼공 중 하나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던 중공의 아스모데우스, 바알과 베엘제붑의 권력 양분으로 쫓겨난 그라면 이 모든 일을 설명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더욱 환영할 만한 일이지.’

사실 많은 이들이 바알과 베엘제붑의 편에 선 가운데, 그는 중립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다.

시간을 오래 끌어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건 물론, 결정적으로 승자의 손을 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골렘의 제작법과 아스모데우스를 사로잡아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신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세가 바뀌는, 그야말로 킹 메이커가 될 수 있는 것.

‘권력에 욕심이 없던 아스모데우스라면 휘하 세력도 변변치 않을 터.’

아스모데우스 개인의 무력은 절정에 달했으나 어차피 휘하 세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그것은 자신이 세력을 가질 경우 왕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고지식한 양반.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이 지옥에서 실력만 있다면 능히 왕이 될 수 있거늘.

하찮은 충정. 정말 어리석은 판단이 아닐 수 없다.

“모두 대비를 철저히 해라!”

“알겠습니다. 후작 각하!”

상대가 아스모데우스라고 짐작했기에 방비를 서둘렀다.

애초에 전 병력을 이끌고 온 게 신의 한 수였다.

비록 후작이지만, 그는 북쪽의 폐쇄된 영토를 다스리며 힘을 착실히 키워갔다. 그렇기에 웬만한 후작이 상상할 수 없는 사병을 거느릴 수 있었다.

보통 공작이 군단 10개 이상을 거느리는데, 현재 그 휘하에 있는 건 군단 15개. 그리고 이들을 지휘하는 군단장들의 면모 또한 쟁쟁했다.

“설사 바알과 베엘제붑이 공격해 온다 해도 쉽게 함락당하진 않을 것이다.”

자신감이 넘쳤다.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이 병력이라면 아무리 대단한 바알과 베엘제붑의 병력이라 해도 쉽게 뚫리진 않을 것이다.

이공도 두렵지 않은데 별반 세력도 형성하지 못한 아스모데우스가 두려울 턱이 없었다.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아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맹렬한 고함이 터져 나왔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에 화답하듯 걸쭉한 욕설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누구?"

별안간 들려온 음성에 당황한 것도 잠시.

콰앙!

성벽을 훌쩍 뛰어넘는 그림자가 있었다.

"뿌우우!"

공간을 도약한 그건 베히였다.

특유의 울음과 함께 나타난 녀석의 등 위에서 지면으로 착지하는 이가 있었다.

“아자젤. 오랜만이구나.”

“아스모데우스공!”

그 모습을 확인한 아자젤이 부르짖었다.

과연 예상이 맞았다. 이 완벽한 거점을 건설한 건 아스모데우스였다.

“하하하. 충정을 역설하다 쫓겨난 쥐새끼가 여기는 웬일이십니까?”

예전이었다면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고귀한 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그는 휘하 강력한 부하를 거느린 후작이었고, 그는 기반도 없이 쫓겨난 쥐새끼에 불과했다.

“이 새끼가, 뭐라 지껄이는 거야.”

“감히 누구에게 새끼...헛!”

갑자기 끼어든 상대에게 호통치려던 아자젤은 뒷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나다 이 새끼야.”

지배공 아이니.

아는 악마는 안다.

루시페르를 도와 지옥을 일구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던 절대의 72 악마들을.

“나도 있다 이놈아.”

“아자젤이라고? 그 어린 놈의 새끼가 벌써 이렇게 컸다고?”

“어디 얼마나 성장했나 볼까?”

아이니 뿐만이 아니다.

장내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 모두가 아자젤 따위는 아기 취급할 수 있는 원로 중의 원로.

게다가 단순히 권력이나 나이를 먹은 것뿐만이 아니라 그 무력과 지혜가 하늘에 닿았다고 알려진 절대자들이었다.

아스모데우스 하나만 해도 긴장할 판국에 아이니, 아몬, 아가레스, 바싸고를 비롯한 72 악마의 등장.

“딸꾹!”

악마로 태어나서 생전 처음, 아자젤은 긴장으로 인한 딸꾹질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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