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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회귀해버렸습니다-71화 (71/161)

71화.  < 고인물은 악마 고문도 고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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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하!”

중간계를 꿀꺽할 생각에 미친 듯 웃음을 터뜨리던 아바돈.

그러나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섬뜩한 감각에 웃음을 그쳐야만 했다.

고개가 돌아간다.

마침내 그의 시선이 불길한 감각의 근원에 닿았고.

“허업?!”

경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면. 어느새 접근한 적빛의 창이 미간을 향해 쇄도하고 있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가 누구인가. 지옥에서도 1개 군단을 다스리는 백작, 고위급의 악마였다. 그런 자신의 이목을 속일 수 있는 창이라니.

쐐애액!

그러나 상념에 빠져 있을 새가 없다.

적빛 창은 이미 미간을 꿰뚫는 중이었다.

대응? 가능할 턱이 있나. 공격을 인지한 그 순간은 피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 상태였다.

휘릭!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간을 향한 궤적에서 조금이나마 몸을 트는 것.

푸욱!

찰나의 순간 판단한 동작으로 인해 미간이 꿰뚫리는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지만, 어깨를 관통한 적빛 창에 의해 오른쪽 팔이 잘려나가고 말았다.

“끄으악!”

본체는 아니나 그 고통은 고스란히 아바돈에게 전해졌다.

아니 그냥 전해진 정도가 아니라 더욱 증폭된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악마의 경우 빙의한 육신이 상처를 입을 때면 기존보다 더욱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그냥 육신이 느낄 고통이 1 이라면 악마가 느끼는 건 100배, 그야말로 영혼에 새겨지는 끔찍한 고통을 받는 것이다.

팔이 통째로 뜯겨져 나갔으니 아바돈이 느낄 고통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범주의 것이었다.

“이, 이럴 수가!”

믿을 수 없었던 그가 눈을 부릅 떴다.

아바돈은 모든 악마가 인정하는 고위급 악마. 대단히 높은 격을 지닌 존재였기에 육신 주변으로 강력한 위엄을 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천상이나 지옥도 아닌 중간계에서 위엄이 뚫리다니.

“더러운 날파리들이로구나!”

퍼뜩 떠오르는 존재. 그건 천상의 날파리들이었다.

부우웅!

잘려나간 팔쪽에 마력을 집중하자 메뚜기 떼가 나타났다.

녹색 기운에 휩싸인 메뚜기 떼는 잘려나간 팔에 달라붙었고, 이내 새로운 팔을 생성했다.

새로운 팔을 얻은 아바돈이 마력을 집중했다.

솨아아-

탐지를 위한 그의 마력이 영역을 넓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상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필멸자?!”

그러나 그건 익숙한 날파리의 것이 아니었다.

분명 강력하긴 하나 천상이나 지옥, 어디에서 소속되지 않은 기운.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한 무렵.

팟!

마치 점멸하는 것처럼 기운이 반짝였다.

“미친 놈처럼 웃어대던 게 너냐?”

공간을 뛰어 넘어 지하 공동에 모습을 드러낸 인간.

고위급 악마인 아바돈과 대면한 상태에서도 한 줄기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은 그는 바로 연우였다.

*

오호라?

과연 고위급 악마다.

비록 전력을 다하진 않았어도 +12 진 궁니르의 공격에서 살아남다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네 녀석의 소행이냐?”

녀석이 바라보는 건 내가 아니라 손에 쥔 궁니르였다.

궁니르의 가장 편리한 능력 중 하나는 투창을 하더라도 반드시 주인의 손에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자신의 팔을 잘라버린 창을 몰라보진 않을 터. 궁니르를 본 녀석의 눈이 사납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로시디스?”

하지만 난 녀석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악마를 찾아왔으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뜻밖의 인물이었다.

일리아스 로시디스.

악마가 빙의한 육신의 본래 주인, 그는 다름이 아니라 베놈이라는 반 인류 집단을 창설한 주인공이었다.

과거 인류의 가장 골칫덩이였던 자. 하지만 수 차례의 대격변을 거치면서 내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를 보고 있자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한 때는 인류의 정점이었던 그가 이제는 악마의 노리개감이라니.

아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가.

그간 녀석들이 벌인 일로 인해 악업이 쌓일 만큼 쌓였을 테고, 그건 곧 악마가 빙의하기에 적합한 먹잇감이 된다는 뜻이었다.

뭐, 선업을 쌓는다 해도 천사의 먹잇감이 될 테니 이거나 저거나 매한가지겠지만 말이다.

“다시 묻지. 네 녀석의 짓이냐?”

고오오!

대답을 듣지 못한 것에 분노한 걸까.

공동 안을 가득 채운 건 녀석이 피워내는 살의였다.

“뭘 물어봐. 보면 모르냐?”

손에 쥔 궁니르를 흔들어 보였다.

녀석의 존재감은 내게 위협이 될 수 없었다.

“죽엇!’’

화륵!

놀랍도록 빠른 마법의 발현.

어느새 사방을 가득 장식한 수백 개의 녹색 불덩이가 나를 향해 쇄도했다.

“싫은데?”

아직도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깨닫게 해주는 게 인지상정!

파파파팟!

눈부신 속도의 찌르기.

퍼퍼펑!

그로 인해 녀석이 생성한 불덩이는 허공에서 모두 폭발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건 미끼였다.

팟!

꺼지듯 사라진 녀석이 나타난 건 내 등 뒤, 사각지대였다.

키잉, 키잉!

하지만 예지를 통해 녀석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한 뒤다.

스팟!

돌아보지도 않은 채 창을 찔렀다.

무의식 속에서 펼쳐진 건 궁극의 찌르기인 일섬.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스킬이 발현되는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헙!"

카캉!

놀란 와중에도 단검으로 창의 궤적을 막았다.

하지만 그건 아주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으읍!"

+12 무기에 담긴 거력은 녀석이 감당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녀석이 멀리 튕겨 날아갔다.

놓칠 수 없지 !

탓!

그대로 지면을 박차며 녀석에게 접근했다.

“갉아 먹어라!”

튕겨 날아가는 도중에도 내 움직임을 놓치지 않은 모양.

부우우웅!

기분 나쁜 마력에 의해 생성된 메뚜기 떼가 사방에서 덮쳐오기 시작했다.

이열?

이건 그냥 평범한 메뚜기가 아니다.

하나하나에 깃든 마력, 그것을 모두 파훼해야만 하는 까다로운 권능.

단숨에 권능의 특징은 간파한 후 손을 썼다.

팟.

찌른다.

파팟.

또 찌른다.

파파파팟.

난섬. 반복적인 찌르기를 통해 생성된 무한한 궤적이 메뚜기 떼를 덮쳤다.

파스스.

그리고 사납게 날뛰던 메뚜기 떼가 소멸했다.

셀 수조차 없던 메뚜기 떼가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라진 것.

“어떻게?!”

저렇게 놀라는 모습을 보니 메뚜기가 녀석이 준비한 비장의 수였나보다.

“아직 놀라기엔 이를 텐데?”

하지만 이 정도로 놀라면 쓰나.

핏!

무의식의 도중 펼쳐진 찌르기.

콰앙!

뻗어 나간 창을 용케 막아낸 녀석이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곧바로 지면을 박차며 날아가는 녀석을 추격했다.

“하압!”

기합을 터뜨리며 나선창을 발휘했다.

콰콰콰!

강화된 진 궁니르를 통해 발현된 나선창은 그야말로 재앙이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

쿠콰콰콰쾅!

내 손에서 생성된 용권풍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악마 녀석을 삼켰다.

“크으으...”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녀석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파쇄기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육신이 갈갈이 찢겨 있었다.

뚝뚝.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선혈이 지면을 적신다.

그대로 놔둬도 과다출혈로 사망할 듯한 몰골이다.

“하찮은 필멸자 따위가 어찌 이런 힘을 발휘할 수 있단 말이냐!”

내 칭찬 같긴 한데 별로 기분은 좋지 않다.

이것들은 말 끝마다 하찮은, 하찮은. 지들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그래. 하찮은 필멸자한테 좀 더 맞자.”

일단 녀석을 죽일 생각은 없다.

모처럼 발견한 고위급 악마. 녀석을 생포에 이번 천사와 악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작정이었다.

물론 정보를 얻기 전 정신 교육을 빙자한 구타는 필수 코스다.

"크흐. 필멸자 따위에게 치욕을 당할 순 없지."

“놀고 있네!”

팟!

엉망이 된 녀석을 향해 창을 찔렀다.

콰앙!

하지만 궁니르는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엉망이 된 녀석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건 진한 녹색 보호막이었다.

호오. 아직도 남은 수가 있었나?

어디까지나 내 목적은 정보를 얻는 것. 그렇기에 녀석의 변화는 흥미롭게 지켜봤다.

“내 비록 대가를 받는다 해도 네 녀석만큼은 죽이고 말리라!”

그렇게 말한 녀석의 몸이 부풀기 시작했다.

꽈득, 꽈드득!

살점이 부풀어 오르는 건 물론 관절도 제멋대로 꺾였다.

그 끔찍한 변화도 잠시.

「내가 바로 나락의 악마 아바돈이다!」

그곳에 있는 건 인간이 아니었다.

녹색의 비늘이 피부처럼 온 몸을 덮었으며 나선형의 뿔이 이마를 장식하고 있다.

한 눈에 봐도 아, 이 새끼는 악마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모습.

변한 건 외형만이 아니었다.

조금 전보다 배는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짐작하건 대 그건 특정한 대가를 감수해야 하는 본체화일 터.

역시 고위급 악마 정도 되면 비장의 수 하나는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그만 사라져라!」

쩌억!

마치 뱀과 같이 한껏 벌린 녀석의 입에서부터 응집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쿠콰콰콰콰!

절대적인 마력을 응집해 방출한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건 드래곤의 고유 권능인 ‘숨결’과도 흡사했다.

“응. 아니야.”

녀석은 모를 거다.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건 나도 마찬가지. 지금까지의 전투는 탐색을 위한 놀이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후웅!

수평으로 든 진 궁니르와 함께 몸을 한 바퀴 회전시켜 회풍을 발현했다.

스윽.

띠의 형태로 뻗어 나간 회풍은 그대로 녀석의 숨결을 갈라버렸다.

화악!

「크흑!」

숨결은 가른 회풍이 아바돈 녀석의 허릴 베었다.

하지만 본체화를 이루면서 몸뚱이가 꽤 단단해진 듯 두 동강이 나는 일은 없었다.

당연히 나를 단숨에 죽일 줄 알았던 녀석의 눈에 당황이 깃든다.

하지만 내 깜짝 선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웅웅웅!

내 의지와 이어진 진 궁니르가 창명을 토했다.

“고!”

팟!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 궁니르가 붉은 궤적을 그렸다.

쐐액!

창 끝이 향한 곳은 아바돈.

카캉!

손에 마력을 집중한 녀석이 일격을 막아냈으나 그게 끝이 아니다.

카카카카캉!

마치 스스로 의지를 가진 것처럼 요란한 궤적을 그리며 아바돈을 공격한다.

내 의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진 궁니르는 영원히 녀석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입신의 창법, 그 오의가 재현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진경급 창법 Lv 3이 진경급 창법 Lv 4로 격상되었습니다.]

[‘오의 : 추혼창追魂權(★★★★★)’을 획득했습니다.]

추혼창.

의지로 이어진 창은 적의 영혼을 멸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추혼창이 녀석을 괴롭히는 동안 나 또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꽈악!

광명의 창 브류나크를 든 채로 아바돈에게 접근했다.

콰앙, 콰콰쾅!

내 합류와 동시에 손발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고.

「커헉!」

조금 전보다 더욱 형편없이 당한 녀석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아무리 전투 종족인 악마라 해도 압도적인 실력 차이 앞에서는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

「믿을 수 없다. 이 내가 필멸자에게 무릎을 꿇다니...」

녹색 피를 흘려대는 녀석이 허망한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굳이 내가 널 살려둔 이유는 알고 있겠지? 피곤하게 시간 낭비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불어.”

정보는 곧 생명. 하지만 지금 내게는 천사와 악마, 그리고 아마겟돈이라는 전쟁에 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눈앞의 아바돈, 고위급 악마라면 꽤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을 터. 녀석에게서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셈이었다.

「어리석구나, 인간. 이 내가, 나락의 악마 아바돈을 굴복할 수 있을 것 같으냐.」

푸욱!

「크윽!」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고문이었다.

「크흐흐. 어림 없다. 지옥이 어디라고 생각하느냐. 그곳에서 겪은 고통에 비하면 이딴 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 어떤 고통도 나를 굴복시키지 못하리라.」

이 새끼, 아직 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군.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성공하지 못할 일은 애초에 시작도 안한다.

“그으래?”

사악한 미소를 보여주며 준비한 창을 꺼냈다.

「흥! 아무리 내게 고통을 가한다 해도...」

하지만 녀석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치이익!

창이 닿은 순간 매캐한 연기가 피어 올랐고.

「끄으으아아아악!」

지금까지의 비명과는 질적으로 다른 고통이 느껴진다.

녀석의 배때기를 쑤신 창은 성창 롱기누스. 악마형 적에게 어마어마한 고통을 주는 성력이 가득 담긴 신기였다.

「저, 저기, 필요한 정보가 뭐라고 하셨죠?」

롱기누스의 효과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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