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 고인물은 위기에도 의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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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의 창법, 그 오의가 재현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진경급 창법 Lv2가 진경급 창법 Lv3으로 격상되었습니다.]
[‘오의 : 신벌神罰의 창(★★★★★)’을 획득했습니다.]
[창신의 위업 달성까지 50%가 진행되었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
알림을 들으며 정면을 응시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일곱 권주와 휘하 부하들이 자리하고 있었던 그곳에 보이는 건 거대한 크레이터였다.
마치 운석이 떨어진 듯 그려진 파괴의 참상. 재앙과 같은 그 위력을 버틸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버텼어?”
하지만 난 알 수 있었다. 대다수 신장은 죽었지만, 정작 중요한 권주들은 모두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콰앙!
때마침 지면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노옴!”
“용서치 않겠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일곱 권주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러나 분노한 외침과는 달리 녀석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온 몸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양반이요, 팔이나 다리 한쪽을 잃은 이들도 보인다.
당연히 그래야지.
아무리 녀석들이 절대자의 반열에 이르렀다 해도 신벌의 창은 그리 쉽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창신의 오의다. 회창보다 범위는 좁으나 파괴력 면에서는 배나 강력한 스킬인 것.
만약 녀석들이 신벌의 창에서 멀쩡할 수 있다면 그건 나를 뛰어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과 진배 없는 뜻이었다.
“용케 살아 남은 모양인데,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처지는 아니지 않아?”
척척.
내 양옆으로 선 일행이 강렬한 기세를 흘렸다.
신벌의 창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마력을 소모했지만, 아직 내게는 든든한 동료들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일곱 권주는?
없다. 휘하 신장은 모두 소멸했으며, 사도는 전력에서 이탈한 지 오래였다.
"..."
어마어마한 충격으로 인해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아서 왕. 낭패한 몰골의 그가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인정할 수밖에 없구나. 템빨의 왕이여, 그대는 분명 필멸자로서의 우리를 뛰어 넘었다.”
태세 전환 봐라?
조금 전까지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처럼 길길이 날뛰더니 갑작스레 분위기가 바뀌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는 비단 아서 왕만 그런 게 아니었다. 다른 여섯 명의 권주 모두가 차분해진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일 만한 태도는 아니다.
이 녀석들. 분명 뭔갈 꾸미고 있다.
“조져!”
나는 변신할 시간을 기다려주는 착한 악당이 아니다.
무엇을 꾸미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여지를 남길 마음은 없다.
피잉!
명령을 내린 즉시 롱기누스를 투창했다.
찰나지간에 발휘해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더라도 롱기누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신기.
쐐애액!
한 줄기 빛의 선을 남기며 맹렬한 속도로 아서 왕을 향해 쇄도했다.
쾅!
그러나 롱기누스는 내 의지를 실현하지 못했다.
콰콰콰쾅!
“이건?!”
그건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 .
심상치 않은 흐름을 읽은 일행도 각자 펼칠 수 있는 강력한 권능을 발휘했으나 미지의 힘을 넘지 못했다.
웅웅!
반구 형태의 보호막이 권주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기감을 통해 전해지는 기운. 그것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미지의 힘이었다.
“막내야!”
“알겠습니다요, 큰형님!”
보호막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무엇인지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대로 녀석들을 가만히 내버려둬선 안된다는 것.
쿠쿠쿵!
내 의지를 읽은 막내가 막대한 속성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내가 녀석을 영입한 건 사대 속성을 다루는 재능과 더불어 미완성의 절대 마법을 완성시키려는 이유도 있었다.
“화염!’’
화륵!
녀석의 머리 위로 엄청난 열기를 발산하는 화염구가 완성되었다.
“바람!”
휘오오!
연녹색 기운이 몰아치며 화염구를 구성한 불길이 더욱 거세게 반응한다.
“대지!”
드득!
화염구를 보호하는 것처럼 대지의 파편이 모여 겉 껍질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물!”
화악!
대기 중에 떠돌던 수분, 그 알갱이가 세 개 속성이 한 데 모인 그곳으로 뭉치기 시작했고.
쿠쿠쿠쿠!
사대 속성을 다루는 것과 그것을 하나로 합치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이었다.
과거 막내는 무신 할배를 쓰러뜨리기 위해 이러한 시도를 생각했지만, 시간에 쫓겨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속성 합체라는 발상을 알고 있는 나와 그것을 실현시켜줄 아이템의 도움으로 마침내 궁극의 마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
번쩍!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안한 기운을 흘리던 속성은 마침내 하나가 되었다.
“키르켄 Circen!”
속성 고유의 색을 지닌 네 개의 고리가 회전하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지나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던 그것은 고리라는 뜻을 지닌 궁극의 마법 키르켄.
“가랏!”
막내의 손을 떠난 궁극의 마법이 미지의 기운으로 뭉쳐진 보호막을 향해 날아갔고.
콰콰쾅!
충돌 즉시 어마어마한 폭발을 일으켰다.
드드드드.
폭발의 후폭풍. 그 충격파로 인해 대지가 들썩였다.
여러 번 실험을 통해 위력을 예상하긴 했지만, 진심을 다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궁극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강력한 마법. 하지만 최초로 선보인 키르켄에 기뻐할 수가 없었다.
“미친!”
막내의 전력이 담긴 키르켄은 미지의 힘을 뚫지 못했다.
변화가 없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옅은 갈색을 띠고 있던 보호막이 어느새 검게 변해 있었다.
콰챠챵!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보호막이 부서졌다.
외부의 힘에 의한 게 아니다.
더는 보호막이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강제로 그것을 파괴한 것.
산산이 조각난 보호막 파편이 흩어지고.
「필멸자의 틀에서 벗어난 우릴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습을 드러낸 일곱 권주.
“이건 또 뭐야?!”
“괴물?”
그 모습을 확인한 나와 일행 모두가 경악하고 말았다.
고대의 존재라고 해도 분명 그들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곳에 있는 건 인간이 아닌 괴물이었다.
상반신 아래쪽만 보면 인간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상반신 위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의 것이었다.
문어, 오징어, 두꺼비, 혹은 거대한 눈알 하나만이 자리한 괴물들이 그곳에 있었다.
[일곱 권주가 필멸자의 틀에서 벗어났습니다.]
[관리자 Z가 자신의 권한으로 일곱 권주의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최후의 권주로 선정되었습니다.]
[‘위업 : 최후의 권주’를 획득했습니다.]
[지구의 유일한 권주가 되어 권좌의 격이 대폭 상승합니다.]
[신도가 보내는 믿음이 더욱 강화됩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아 레벨이 상승합니다.]
[능력치 포인트 8개를 획득했습니다.]
[관리자 Y가 부재 중인 틈을 타 관리자 Z가 당신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부여합니다.]
[인벤토리를 열어 관리자 Z의 선물을 확인해 보십시오.]
상황이 급변했다. 그런데 지금의 흐름은 내가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괴물이 되었지만, 여전히 권주는 생존해 있는 상태다. 그런데 뜻밖에도 최후의 권주로 선정되었다.
도대체 이 막장 전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사육장을 얻을 수 없겠지만, 이 치욕만은 반드시 갚으리라.」
아서 왕으로 짐작되는 개구리 왕이 살벌한 기세를 발산했다.
찌릿!
와. 조금 전 그 아서 왕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강렬한 기세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건 미쳤다.
파팟!
움직임을 감지한 그 순간.
콰앙!
"큭!"
복부를 노린 아서 왕의 주먹을 간신히 막을 수 있었다.
레벨업을 통해 모든 마력과 기운이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가 아니었다면 위험할 뻔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슈륵!
벌린 입에서 튀어 나온 건 보랏빛의 혀였다.
키잉, 키잉!
위험 신호를 보내오는 예지를 통해 미리 그 움직임을 예측하고 고갤 틀었다.
핏!
말랑한 혀가 뺨을 스치며 혈흔을 남겼다.
“여의!”
꽈악!
반응은 기민하게!
여의금고봉과 긴고, 그리고 투전승불의 법의를 통해 손오공의 권능을 일으켰다.
화악!
화안금정. 감당할 수 없는 녀석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손오공의 강력한 권능을 일으켰다.
세상이 금빛으로 물들고.
"썅!"
내 공간이 붉은색 궤적으로 가득찼다.
녀석의 공격 궤적은 예측한다고 해서 방어할 수 있을 만한 영역이 아니었다.
“커져라!”
막을 수 없다면 깨부순다.
부웅!
웬만한 아파트 정도의 크기로 변한 여의금고봉을 휘둘렀다.
콰콰쾅!
그러나 녀석은 범위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스슥.
녀석을 대신해서 좌우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문어와 오징어 괴물이었다.
상반신 아래쪽을 봐서는 제우스와 오딘이 분명하다.
「죽어라!」
녀석들에게서 뿜어져 나온 기운이 유형화되어 수천 개의 촉수를 만들었다.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 틈 없이 공간을 지배한 촉수가 이내 가시처럼 내게 쇄도했다.
“근두운!”
초속기 근두운의 발현.
느릿하게 흘러가는 세계의 시간 속에서 나만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팟!
꺼지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 오딘의 등 뒤로 돌아갔다.
“흡!"
일섬. 일직선의 궤적이 정확히 녀석의 뒤통수를 노렸지만.
텅!
녀석의 몸체 주변을 감싸고 있던 젤리와 같은 기운이 여의금고봉을 튕겨냈다.
콰콰콰콰콰!
지면. 그곳에서 솟아 오르는 촉수를 피해 내달렸다.
“커헉!”
"악!"
촉수를 피해 달리는 중 들리는 건 고통에 찬 신음이었다.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찰나의 틈을 내어 주변을 살폈다.
퍼퍽!
나를 견제하는 셋을 제외한 다섯 권주가 일행을 향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전황이 불리하다는 걸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기로 무장한 나를 몰아세우는 녀석들이다. 비록 지금은 간신히 버티고 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나는 아직도 최선이란 것을 다해 본 적이 없다.
“뒈져!”
지면 위로 솟구치는 촉수를 피한 후 곧바로 마력의 파동을 발산했다.
파파파팟!
인벤토리라는 작은 감옥에서 자유를 얻은 수천 개의 창이 공간을 지배했다.
무한한 궤적을 그려라!
쐐애애액!
각자의 궤적을 그린 수천 개 창이 내 의지에 반응하며 일곱 귀주들을 향해 날아갔다.
「소용없는 짓!」
지이잉!
그러나 예전의 놈들이 아니다.
따다다다당!
마치 특별한 힘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과 같다.
지금껏 수많은 적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수천 개의 창이 그 보호막을 넘지 못한 채 추락하고 있었다.
“위엄?!”
알 수 없는 그 힘은 일곱 죄악의 군주와 같은 형태의 위엄이 분명했다.
「한낱 필멸자에 불과한 네 녀석이 불멸자인 우릴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지금 여기서 소멸하라!」
무한궤적이 아주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닌 모양이다.
녀석들도 내 힘에 위협을 느꼈는지 일행을 향한 공격을 중단한 채 막강한 기운을 발산했다.
드드드드.
공간이, 아니 차원이 그 막강한 힘에 의해 떨리고 있었다.
망할.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이건 마치 노말 난이도에서 하드 난이도로 변경이 된 것만 같은, 아주 엿같은 상황이다.
감당하기 힘든 기운을 느낀 창졸지간.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생각을 짜내던 내게 불현 듯 떠오르는 게 있었다.
인벤토리를 열어 조금 전 내게 주어진 관리자 Z의 선물을 확인했다.
오색의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티켓. 그것을 본 순간 미소지을 수 있었다.
[아이템 복원권을 ‘부서진 신인神人의 창’에 사용하겠습니까?]
[Yes /No]
스토리상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창신의 유품.
이벤트 성으로 단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었던 스승님의 유품을 마침내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콰아아아아!
창이 복원된 그 순간 괴물이 된 일곱 권주의 권능이 광선과도 같은 형태로 내게 쏟아졌다.
분명 엄청난 파괴력이다.
조금 전의 나였다면 막는 것조차 벅찰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위력.
그러나 지금은 두렵지 않다.
“공간을 꿰뚫어라, 신살神殺!”
내 손에서 뿜어져 나온 일곱 개 섬광이 공간을 장악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