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고인물은 창왕의 위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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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르...”
본체화를 이룬 레비의 등장과 함께 마물들이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떠는 건 양반이다.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거나 눈을 감은 채 독백이라도 하듯 갸륵, 갸르륵 거린다.
“끼, 끼잉...”
그중 압권은 만티코어였다.
포식자를 만난 강아지처럼 지면에 등을 대고 배를 보인다.
덩치나 생긴 건 괴물인데, 하는 짓거리가 영락없는 개새끼다.
“마, 맙소사!”
녀석의 주인인 조지가 비명을 질렀다.
명색이 마물의 최상위 종, 인육을 즐기는 만티코어가 배를 보이다니.
아이고,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내 새끼 격이 남달라서 말입니다.
녀석은 놀랐겠지만, 저게 당연한 거다.
레비는 마수의 왕. 짐승 계열이라면 녀석의 그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복종을 표시해야만 한다.
최상위 종에 속하는 만티코어만이 그 사실을 깨닫고는 복종을 표하고 있었다. 나머지 떨거지 녀석들은 자신에게 드리운 레비의 공포 앞에 모든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이, 이 무슨...”
“정녕 용이란 말인가?”
놀란 녀석들을 계속 구경하고 싶지만, 사실 시간이 없다.
[레비아탄의 본체화 시간이 51초 남았습니다.]
신화 등급을 자랑하는 레비.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본체도 어마무시하지만, 녀석은 이제 갓 깨어난 상태였다.
본체화를 이룰 수 있는 시간도 고작해야 1분밖에 되지 않는 것.
“그러니까 그만 무게 잡고 좀 가라!”
「캬옹!」
뒤늦게야 너무 똥폼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유연하게 몸을 움직였다.
촤아악!
그 몸체를 움직인 순간 수백 미터에 이르는 육신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전투태세에 들어간 녀석은 용이 아니라 드래곤의 형상으로 변한다.
펄럭!
날개를 펄럭인 순간 녀석은 하나의 점이 되었다.
콰득!
순식간에 공간을 뛰어넘은 레비가 만티코어를 물었다.
“크아아...”
종의 격이 다르다.
레비의 정신 지배를 벗어나지 못한 녀석은 식사 거리로 전락하는 와중에도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했다.
콰득, 콰드득!
어우야.
레비 녀석이 잔인한 생식을 시작하고 있었다.
[레비아탄이 만티코어를 섭취했습니다.]
[본체화 시간이 10초 증가합니다.]
무한한 탐식을 가진 녀석의 특징 중 하나. 짐승 계열의 존재를 섭취하면 본체화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마침 이곳에는 짐승이 수두룩하다.
물론 종마다 증가하는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녀석들이 전멸하기까지 본체화 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놈!”
하지만 훼방꾼이 있었다.
조지. 강력한 마물을 부리는 조련사에서 순식간에 레비의 먹이 제공자로 전락한 녀석이 일갈하며 채찍을 휘둘렀다.
촤악!
비늘이 알알이 박힌 검은 채찍이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레비에게 쇄도했다.
콰앙!
「감히! 주군이 아끼는 애완동물이다. 자중하라!」
거대한 타워 방패를 든 아만이 레비를 보호했다.
나와 같이 마스터의 영역에 이른 녀석의 능력은 놀랍도록 성장한 상태.
“이익!”
촤촤촥!
쾅쾅!
조지의 전력을 다한 채찍질에도 아만은 태산처럼 굳건했다.
눈 깜짝할 사이 이루어진 수백 번의 맹공에 미동도 없다.
명색이 베놈의 의원. 그 막강한 공격을 받아내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있었다.
스으, 스스슥-
잘 보면 녀석의 몸 주위로 피어난 핏빛 안개를 볼 수 있다.
마스터 레벨에 도달한 녀석이 습득한 새로운 능력. 혈기血氣다.
저 핏빛 안개가 있는 이상 아만은 탱킹력은 최상. 물론 그만큼의 공격 능력이 상실되지만, 어차피 녀석의 역할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였다.
“계획을 변경한다. 모두 죽여!”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나를 비롯한 장내의 모두를 적으로 간주한 검둥이(?)가 본격적으로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대기의 입자가 얼어붙었다.
어느새 머리 위를 장식한 뾰족한 고드름.
슈슈슉!
셀 수 없이 많은 고드름의 비가 내렸다.
녀석 중에 혹한의 마도사라 불리는 제레미가 포함된 모양이다.
얼음의 마력이라.
빙결이라면 내 부하 중에도 빠지지 않는 녀석이 있는데.
“흥!”
자기가 나설 순간이라고 느낀 젤루가 콧방귀를 뀌었다.
짝.
특유의 손뼉 마주치기.
콰드득!
그리고 우리 머리 위, 불과 1m 상공에 거대한 얼음의 방패가 생성되었다.
콰콰콰콰콱!
그것이 고드름의 비로부터 우릴 보호했다.
“빙결. 폭풍.”
젤루의 몸 주위로 강렬한 마력의 파동이 퍼져 나갔고.
휘오오!
검둥이들이 모인 곳에 재해가 일어났다.
쿠콰콰콰!
단단한 얼음 덩어리와 폭풍의 결합. 그것은 눈 폭풍이었다.
“어림없다!”
그러나 녀석들도 만만치 않다.
일순간 일어난 마력 폭풍 현상과 함께 반투명한 보호막이 녀석들의 주위를 감쌌다.
따다다당!
분명 위협적인 마법이었다.
하지만 돌연 생성된 절대의 보호막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했다.
호오, 결계사인가?
저 정도 보호막을 짧은 순간에 펼칠 정도면 굉장한 녀석이 있는 게 분명하다.
“우 레이?”
에밀리아가 눈을 크게 떴다.
우 레이? 아, 그러고 보니 들은 적 있다.
베놈이 자랑하는 법술사法術士.
자신이 창안한 진법과 결계의 힘을 결합해 절대의 영역을 구축하는 5의원.
녀석까지 동원한 것을 보니 이것들이 날 제거하려고 아주 작정을 한 모양이다.
구구궁!
절대의 영역을 구축한 보호막 안. 그곳에서 강력한 마력의 파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계의 보호 속에서 마음먹고 큰 걸 한 방 먹이려는 거다.
필승의 전략이라 이건가?
“루키, 내가 결계를 뚫겠다. 잠깐만 나를 보호해라!”
“저도 도울게요.”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기운이 안토니의 주위로 흘러나오고 있다.
수백 년 간 이어져 온 육신의 업, 그 정수를 가진 근육몬의 괴력이라면 능히 결계를 뚫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저곳까지 접근하는 데 필요한 견제와 보호였다.
“가까이 가면 다칩니다. 구경이나 하세요.”
하지만 나는 안토니에게 호응하지 않았다.
그는 도움이라고 말하지만, 내게는 방해다.
절대의 보호막? 그런 건 없다.
아무리 단단한 보호막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깨어지는 법이니까.
“콤바인Combine.”
파파팍!
내 육신을 감싸고 있던 갑옷이 파편으로 흩어져 적빛 창의 뼈대를 구성했다.
눈 깜짝할 사이 거대한 랜스의 위용을 갖춘 거신창.
“바포르, 파트로나!”
“오케이!”
“알겠어요. 마스터!”
화르르!
번쩍!
거신창의 주위로 바포르가 전해준 염제의 불씨, 그리고 파트로나의 신성한 힘이 머물렀다.
스스로가 뛰어난 무투가이면서 버퍼이기도 한 바포르.
그리고 두말할 필요도 없이 뛰어난 버퍼인 파트로나의 마스터 버프가 거신창에 깃들었다.
웅웅웅!
어마어마한 힘에 거신창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녀석이 속삭이는 듯하다. 자신을 던지라고. 부딪치는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탓!
녀석의 욕망에 동조하여 지면을 힘차게 박찼다.
지면에서 약 100m가량 솟구치고 나서야 가속의 힘이 사라졌다.
아래를 본다.
개미까지는 아니지만, 조그맣게 변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한 곳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내 시선 너머에 있는 건 보호막 아래서 힘을 모으고 있는 베놈 녀석들이었다.
아우, 저 바퀴벌레 같은 새끼들.
이상한 신념에 사로잡혀서 끝까지 인류에 통수를 친 쓰레기들. 녀석들을 종말의 날까지 살려야 할 이유가 없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인류에 해악을 끼치는 너희를 지구상에서 없애주마.
꽈악!
족히 3m가 넘어가는 거신창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웅웅웅!
그러자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마치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마력을 흡수하며 점차 크기를 불려간다.
쑤욱쑤욱.
끝없이 들어갈 것만 같던 마력이 어느 순간 막힌 것처럼 더는 주입되지 않는다.
3m에 달하던 거신창은 어느새 10m가 넘는 크기로 몸집을 불린 상태였다.
딱히 쥐고 있지 않으나 내 손을 떠나지 않는다.
“쓰레기는 다 뒈져버려!”
일갈과 함께 힘껏 투창했다.
콰아아아!
염제의 불씨, 파트로나의 축복, 그리고 내 마력을 전부 흡수한 파괴의 창.
재앙의 힘을 담은 거신창이 바퀴벌레들을 향해 하강했다.
“이, 이런!”
“어서 저것을!”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녀석들이 목표를 변경했다.
콰콰콰!
분출되듯이 뿜어져 나온 색색의 기운, 그들의 권능이 한데 뭉쳐 거신창과 충돌했다.
쿠콰콰쾅!
상공에 있던 내게도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의 어마어마한 폭발이었다.
하지만 나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충격파로 인해 다시금 위로 올라가는 중에도 끝까지 거신창의 궤적을 주시했다.
비록 처음 기세만큼은 아니나 여전히 거력을 담은 거신창이 매섭게 쇄도하는 중이다.
“제길!”
콰앙!
결계와 충돌한 그 순간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쿠웅!
아직 결과가 드러나지 않은, 자욱한 흙먼지로 가득한 공간에 착지했다.
「주군!」
“마스터!”
내 안위를 살피기 위해 가디언들이 다가왔다.
“아직 안 끝났어.”
하지만 손을 들어 녀석들을 제지했다.
마지막 순간 나는 볼 수 있었다.
우 레이. 녀석이 마력을 겹겹이 쌓아 그야말로 절대의 영역을 형성한 것을.
“이놈들!”
“찢어 죽이리라!”
과연 예상과 다르지 않다.
분노한 녀석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져 쇄도해온다.
“쿨럭!”
우 레이 녀석은 내 거신창을 막아내느라 이미 전투 불가 상태. 아마 필승의 전략이 막혀 각개격파를 하려는 것 같다.
쩝. 아쉽다.
전력을 쏟아붓고도 고작 이런 바퀴벌레 다섯을 처리하지 못하다니.
그나마 다행한 사실은 그 상대가 우 레이였다는 점이다.
베놈의 5의원. 그가 펼치는 진법과 결계의 힘은 너무도 막강해서 십왕조차도 쉽게 파훼하지 못했다.
전력을 쏟은 일격으로 그것을 파괴한 것, 그리고 결계 안에 있던 녀석들에게 꽤 타격을 준 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뭐, 종말을 막고자 하는 내 목표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그 누구도 주군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흩어진 녀석들을 향해 가디언들이 마주 달려갔다.
“조지!”
울분의 외침을 토한 안토니가 조지에게 접근했다.
쾅, 콰쾅!
상대와 마주한 순산 폭음이 터져 나왔다.
레비는 여전히 자신의 식욕을 채우는 데 여념이 없고, 가디언은 나를 보호, 그리고 안토니와 에밀리아는 원한을 갚기 위해 분주하다.
“도울까요?”
지금껏 손을 쓰지 않았던 임수아가 물었다.
“아뇨. 수아 씨까지 나설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상태가...”
조금 전 거신의 창을 펼치기 위해 모든 마력을 소모하고 말았다. 그 상태를 짐작한 임수아가 물었지만, 그건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없어진 마력은 채우면 그만이죠.”
마력이 무슨 동네 우물도 아니고.
누가 들었으면 무슨 미친 소리냐고 했을 법한 말.
그러나 나는 그것이 가능한 인간이었다.
“신성한 잔을!”
그것은 마력과는 관계없는, 내게 주어진 계승의 힘이었다.
지이잉-
분명 아무것도 없던 오른손. 그곳에 황금으로 만들어진 잔이 생성되었다.
잔 안에 찰랑대고 있는 건 달큼한 향을 풍기는 포도주.
꿀꺽!
그것을 단숨에 마셨다.
[성배에 담긴 포도주를 복용했습니다.]
[치명적인 부상을 제외한 모든 상처가 회복되고, 소모했던 모든 마력이 차오릅니다.]
갤러해드를 쓰러뜨려 얻은 계승의 힘, 성배.
신성한 포도주를 생성해 자잘한 상처와 소모한 마력을 모두 회복하는 회복의 권능이다.
물론 한 번 사용하고 나며 다시금 사용하는 데 오래 걸리긴 하지만, 재차 전투에 가담할 때는 이만한 게 없다.
딱!
손가락을 튕겼다.
[평화 모드에서 봉쇄 모드로 전환합니다.]
[침묵의 완드가 강력한 힘을 발휘해 일대의 공간 이동을 모두 차단합니다.]
마력을 회복한 즉시 봉쇄 모드로 전환, 혹시 있을지 모를 녀석들의 도주를 막았다.
주위를 돌아본다.
콰콰쾅!
각자의 상대를 맞아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흠. 현재 가디언의 능력을 보면 베놈의 의원과 거의 대등하거나 조금 높은 정도인가 보다.
하긴. 지금 나와 같이 슈퍼 노비스인 것도 아니고, 사기적인 템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노력하고 또 노력해 절대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한다.
“물론 쓰레기는 정리해야겠지.”
그리 중얼거리며 마력을 일으켰다.
슈슈슉!
거미줄과도 같이 뻗어 나간 마력에 연결된 수백 자루의 창이 인벤토리에서 빠져나왔다.
일전, 크로노스를 상대했을 때보다 배는 증가했다.
그럴 수밖에. 100레벨이 되면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창의 개수가 늘어났으니 말이다.
특히 100레벨 제한의 창만 수백 자루다.
거의 천 자루에 육박하는 창이 내 마력에 감응해 일대를 뒤덮었다.
내 레벨이 오를 수록,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창의 수가 많아질 수록 나는 더욱더 강해진다.
“잘 가라.”
그것 말고는 해줄 말이 없다.
파파파팟!
내 살의에 반응한 수백 자루의 창이 적을 향해 쇄도했고.
“으아아아!”
무한한 궤적에 저항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그건 의미 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거력이 담긴 창 수백 자루였다.
우 레이의 결계가 있었다면 모를까, 아니 상태라도 멀쩡했다면 충분히 그 궤적을 떨쳐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상태는 전력이 담긴 수백 자루 창을 막아낼 정도는 아니었다.
퍼억, 퍼퍼퍼퍽!
미세한 균열 사이로 파고든 창이 하나, 둘, 그리고 수십.
살의가 담긴 창은 적들의 육신을 무참하게 유린하고 나서야 마침내 움직임을 멈췄다.
터엉!
스스로 의지를 가진 것처럼 궤적을 그리던 창이 지면에 떨어졌다.
“마, 맙소사...”
“믿을 수 없어...”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안토니와 에밀리아가 중얼거렸다.
하긴 믿을 수 있겠는가.
수십 자루 창에 꿰뚫린 시체. 그들이 악명 높은 베놈의 의원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캬오옹!」
경악의 감정과 함께 침묵에 잠긴 장내에 들리는 건 여전히 마물을 먹기 바쁜 레비의 울음뿐이었다.
*
거실에 자리한 TV.
누군가 깜빡했는지 여전히 전원이 켜진 상태의 화면에 나오는 건 미국의 초인 협회 본부에 마련된 홀이었다.
수많은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앞.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수십 개의 마이크와 세팅이 된 자리에는 아직 주인이 없었다.
찰칵찰칵!
정적만이 흐르던 장내에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뚜벅뚜벅.
그 걸음에 담긴 무거운 업을 느낄 수 있다.
말끔한 흰색 정장을 차려입은 노신사.
단정하게 길러놓은 멋들어진 수염과 왼쪽 눈을 장식한 외눈 안경이 상당히 독특하다.
특유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노신사야말로 초인의 정점, 미국 초인 본부를 이끄는 협회장 닉 드레이크였다.
오랜만에 공식 선상에 모습을 보인 그가 준비된 자리에 착석했다.
“여러분들의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순 없죠. 해서 긴말 하지는 않겠습니다.”
잠시 침묵으로 일관하던 협회장인 마침내 무거운 입을 뗐다.
“대한민국의 이연우. 그를 랭킹 12위로 십왕, 아니 이제는 십일왕이 된 십일좌의 말석, 창왕槍王으로 공표하는 바입니다.”
소문만 무성했던 괴물 루키 이연우의 랭킹이 정해지는 순간, 세계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