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고인물은 잭팟이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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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건가?”
조금 전 당황했던 윌리엄 아재는 없다.
날카로운 눈빛의 그는 검왕이라는 이명이 어울리는 절대자로 돌변해 있었다.
“솔직히 말해라.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거지?”
멀린 또한 마찬가지. 물론 그들의 반응은 당연한 거다.
스톤헨지의 비밀은 원탁에 소속된 이들만이 알고 있는 극비. 만약 그 비밀이 누군가에 의해 새어나갔다고 한다면 원탁의 구성원들에 관한 신뢰가 깨질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었다.
어쩌면 괜히 말을 떠벌려 사달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괜찮다. 나는 이 심각한 상황을 간단하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을 알고 있으니까.
“당연히 제가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죠.”
“마, 맙소사! 부름을?!”
“자네가 정말 갤러해드 경의 부름을 받았다고?”
부름. 이 마법의 단어 하나로 상황이 반전되었다.
두 사람을 봐라. 조금 전까지 가득하던 경계심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완전히 의구심을 지운 건 아니지만, 조금 전과는 다른, 조금은 이해하는 얼굴로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굉장한 효과의 부름이란 단어. 사실 이 단어를 알아낼 수 있는 건 윌리엄 아재를 비롯해 선택받은 소수뿐이었다.
애석하게도 나라는 녀석은 선택을 받지 않았다.
다만 나에게는 과거의 기억이 있었다.
과거, 종말의 날이 다가오면서 세계에 존재하던 많은 비밀이 공개되었다.
수많은 비사 중 특히 내 관심을 끈 것 중 하나가 스톤헨지의 비밀이었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전설로만 내려오는 영웅들의 업業이 보관된 비밀의 방 말이다.
“윌리엄 씨나 헨리, 아니 멀린 씨도 저와 같이 부름을 받은 것 아닌가요?”
과거 윌리엄 아재는 말했었다.
자신은 아서 왕의 부름을 받았다고. 그것은 다른 원탁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꿈, 환상, 환청 등 다양한 현상을 통해 스톤헨지가 그들을 이끌었다.
“그게 그렇긴 한데 영국인이 아닌 건 처음이라...”
부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구심이 남은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영국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원탁의 구성원 모두는 영국, 정확히 말하자면 켈트의 피가 선명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동방의 작은 나라에 있는 새파란 애송이 하나가 부름을 받았다고 하니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설마 절 의심하는 건 아니겠죠? 생각해 보세요. 부름이 아니라면 일개 학생에 불과한 제가 어떻게 스톤헨지의 비밀을 알게 됐을까요? 십왕과 랭커들이 단속하는 비밀을 힘으로 알았을까요, 아니면 첩보 활동으로 알았을까요. 답은 너무 뻔한 것 아닌가요?”
“그야 그렇지만...”
멀린 양반, 과연 지능 캐릭터답게 계속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이럴 때는 생각할 만한 시간을 주지 않고 몰아쳐야 한다.
“설혹 부름이 없었다고 해도 십이좌의 후보로 절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요?”
그냥 흘려들었을 거로 생각했겠지만, 조금 전 둘의 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내 독단적인 생각이긴 했지만, 일단은 그렇게 염두에 두고 있었지. 가장 중요한 자리 중 하나인 만큼 언제까지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어서 말이야.”
그건 원탁의 기사들 모두가 동의한 안건은 아니었을 것이다.
윌리엄 아재 또한 어디까지나 한번 지켜보자는 식의 발언을 했을 테지. 하지만 이 여지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수십 년간 공석이었던 자리. 더는 부름을 기다릴 수 없어 후보자를 물색하던 중 유일한 후보자로 염두에 두었던 이가 부름을 받았다? 이건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닐까요?”
운명. 이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웬만한 사람은 넘어갈 수밖에 없는 치트키. 그것을 던지고 난 이후 두 사람의 반응을 살폈다.
윌리엄 아재야 원래 내에 호의를 보이던 양반이니 제대로 먹힌 것 같은데, 멀린은 여전히 의심을 지우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좋아!”
내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윌리엄이 별안간 손뼉을 쳤다.
“윌리엄, 자네 설마...”
“그래. 이번 안건을 위해 원탁회의를 소집해야겠어.”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아직 몇 가지 의심되는 정황이...”
“아니. 자네야말로 너무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편협한 시선이라니. 나는 좀 더 일을 처리하는 데 확신이 필요한 것뿐이야.”
“그럼 묻지. 우리가 언제 부름을 받은 자를 의심한 적이 있었지? 내가 아는 한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은 예외 상황이지 않나.”
“그게 편협한 시선이란 거야. 왜 그에게 예외 상황을 두는 거지? 영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지! 지금까지 부름을 받은 이들 중 영국이나 웨일스가 아니었던 이가 없었어. 그런데 단 한 번의 예외가 발생했단 말이야. 그 누구라도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 아닌가?”
“물론 의심하는 건 자유의사지. 하지만 자네도 알고 있을 텐데. 부름을 받지 않은 자, 준비되지 않은 자가 어떠한 결말을 맞이할지.”
대화를 멈춘 두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과연 내 예상대로 들어맞았다. 일단 윌리엄 아재만 공략하면 웬만한 문제는 프리 패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는 아서 왕의 부름을 받아 그의 업을 계승 받은 자. 원탁의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입장이라지만, 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멀린 또한 윌리엄 아재의 의견에 점차 수긍하고 있는 듯했다.
“후우. 알겠네. 이번에는 그 고집을 꺾어보나 했는데, 역시 안 되겠군. 이번 안건은 원탁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하지.”
결국, 손을 든 멀린이 윌리엄 아재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멀린을 포기하게 만든 윌리엄 아재는 한결 편해진 미소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 잠시만 대기하고 있거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낄낄.
그렇게 말은 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윌리엄 아재를 꼬드긴 순간 이미 이 게임은 끝났다는 사실을 말이다.
*
휘이잉-
북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초록 들판과 내 머리칼을 가볍게 넘겨준다.
광활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곳. 나는 지금 영국 윌트셔주, 솔즈베리 평원에 와 있다.
“스톤헨지는 처음이겠지?”
내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던 윌리엄 아재가 물었다.
“네. 처음이죠. 이제 18살에 불과한 제가 외국에 나갈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기분 좋은 미소로 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좋다. 기분이 매우 좋다.
모든 일이 내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을까.
원탁회의를 소집한 지 불과 1시간이 지나기도 전, 윌리엄 아재는 회의의 결과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결과? 그야 뻔하지 않은가.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 평원에 온 게 바로 그 답이다.
윌리엄 아재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나를 갤러해드의 자리, 원탁의 십이좌 후보로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거와 달리 대륙을 횡단하는 건 손쉬운 일이었다.
멀린의 공간 이동 마법을 통해 수초가 지나기도 전 나와 윌리엄 아재는 솔즈베리 평원에 도착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는 중이다.
바람은 시원하고 시야는 탁 트여있다.
금방이라도 숲의 정령이 튀어나와 춤을 출 것만 같은 드넓은 평원을 걷는 건 그렇게 따분한 일이 아니었다.
부지런히 걷길 얼마간. 나와 윌리엄 아재는 마침내 목적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바로 스톤헨지. 위대한 영웅들의 무덤이지.”
거석주巨石柱라고도 불리는 석조물.
대격변 이전에는 고대의 태양 신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겼으나 사실 그것의 진정한 정체는 전설로만 치부했던 아서 왕과 휘하 기사들의 무덤이었다.
“그리고 세간에서는 이러한 고대의 유적을 탑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더군.”
탑Tower.
포탈, 던전과 함께 인류를 찾아온 불가사의의 현상. 그러나 포탈이나 던전이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탑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인류에 강력한 힘을 선물하는, 일종의 보물섬과도 같은 곳.
후에야 알려질 사실이지만, 현재 랭킹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부분의 랭커들은 이 탑을 통해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다고 한다.
눈앞에 있는 윌리엄 아재나 원탁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
그들 또한 스톤헨지, 카멜롯의 영웅들이 지닌 업을 계승 받아 지금의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다른 원탁의 멤버들과 달리 내게는 막중한 임무 하나가 더 주어졌지. 혹 그게 뭔지 알고 있나?”
그냥 지나가듯 물었지만, 이것이 그의 시험이라는 걸 안다.
부름을 받은 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항. 윌리엄 아재 생긴 건 호탕하게 보이는데, 음흉하기는.
“스톤헨지의 문을 관리하는 열쇠 지기. 갤러해드 경이 그렇게 알려줬습니다.”
“그렇지!”
시험을 통과한 게 내심 기쁜 듯 손뼉을 친다.
“아서 왕의 의지는 나에게 스톤헨지를 관리하도록 명했네. 그뿐만 아니라 시련에 들 수 있는 인재를 선별하는 것도 나의 몫이 되었지.”
처음 윌리엄 아재가 운명에 이끌려 스톤헨지를 찾은 이후, 그는 부름을 받은, 혹은 시련을 치를 수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의 결과 현재 공석인 갤러해드의 십이좌를 제외한 모든 원탁의 멤버들을 구성할 수 있었다.
“아서 왕의 의지를 이은 지 벌써 25년. 아직도 공석인 갤러해드 경의 빈 자리가 마음에 걸렸는데, 결국 이날이 오고야 마는군.”
감회가 어린 표정으로 나와 스톤헨지를 번갈아 바라본다.
죄송합니다, 아저씨. 생각하시는 것과는 달리 전 선택받은 놈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약속하겠습니다.
종말의 날까지 누구도 가져가지 못할 갤러해드의 업, 그것을 가져가겠다고.
“부름을 받았으니 갤러해드 경의 의지는 자네에게 호의를 베풀 거야. 자네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위대한 기사의 업을 계승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테지.”
부름을 받았다면 그렇겠지.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제가 부름이란 것을 받지 못해서 말입니다.
장담하는 데 갤러해드의 의지는 날 보는 순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날 것이다. 물론 그에 대한 대비는 착실하게 해 놓은 상태라 문제가 되진 않는다.
“괜한 감상에 젖어 이야기가 길어졌군. 그럼 지금부터 스톤헨지의 문을 열어보지.”
거대한 석조물, 스톤헨지를 향해 다가간다.
마치 문과 같은 형태의 돌 앞에 서 있던 윌리엄 아재가 돌연 기세를 발산했다.
쿠쿠쿵!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어마어마한 여파가 퍼져 나갔다.
그 중심부에 선 윌리엄 아재의 손에는 황금빛 찬란한 검이 쥐어져 있었다.
영광의 검 엑스칼리버야말로 스톤헨지에 감춰져 있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였다.
“갈라져라!”
엄숙함이 깃든 외침과 함께 엑스칼리버를 수직으로 갈랐다.
촤아악!
분명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베었다.
하지만 엑스칼리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직 아서 왕의 업이 깃든 검만이 벨 수 있는 공간을 갈라버렸다.
끼이익-
마치 문이 열리는 듯한 소음과 함께 갈라진 공간의 틈이 나타났다.
“갤러해드 경의 업이 묻힌 층으로 가는 입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도전하겠나? 아무리 자네가 부름을 받았다 해도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윌리엄 아재의 저 말은 그냥 위협이 아니다.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윌리엄 아재는 시련에 도전할 수 있는 수많은 인재를 찾았고, 그들을 시험의 층에 올려 보냈다.
물론 살아남아 업을 계승받은 자도 있지만, 목숨을 잃은 자가 더욱더 많다.
“당연히 해야죠.”
하지만 내게 망설임은 없다.
이 모든 게 다 설계다.
윌리엄 아재와의 결투 이후 스톤헨지의, 갤러해드의 업을 차지하기 위해 돌아가지도 않는 머릴 굴리느라 죽는 줄 알았다.
“자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네.”
자신을 지나치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한다.
“경의는 갤러해드 경의 빈 자리를 차지한 이후에나 받을게요.”
“하하! 진짜 배짱 하나는 대단해. 그것만큼은 젊었을 적 나보다 더 뛰어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
윌리엄 아재의 웃음을 뒤로한 채 갈라진 공간의 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잉-
공간이 바뀔 때 일어나는 이명 현상이 일어났다.
그건 던전과 마찬가지로 탑 또한 현재의 세계와 분리된, 전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표시와도 같다.
빨리감기를 한 것처럼 주변의 사물이 급속도로 바뀌고, 잠시 후 나는 전혀 새로운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석실이었다.
여기가 어딘지 단서 하나 남기고 싶지 않은지 휑한 그 공간의 중앙에 보이는 건 목관이었다.
웃긴 건 뚜껑이 닫힌 목관 위에 반듯하게 누운 시체가 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체가 밖으로 나와 있는 섬뜩한 광경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단순한 시체가 아니라는 걸 안다.
반곱슬의 금발, 웬만한 미녀 뺨치는 미모(?)의 소유자. 각을 맞춰 포개진 손 위를 덮고 있는 건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방패였다.
“갤러해드.”
당연하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은 갤러해드의 시련을 치를 수 있는 층. 당연히 나를 반기는 저 시체(?) 또한 갤러해드일 수밖에 없다.
「경고한다. 부름을 받지 못한 침입자여. 지금 당장 돌아가라. 그리하면 그대의 목숨을 취하진 않을 것이다.」
확성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석실 사방에서 갤러해드의 의지가 전해진다.
부름을 받지 못한 자는 호의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혹독한 영웅의 시련을 받아야만 한다.
특히 갤러해드는 가장 고결한, 그리고 완벽한 기사라는 이명을 가진 존재. 그 시련의 난이도야 말하면 입만 아프다.
하지만 나는 갤러해드의 1차 경고에도 자리를 지켰다.
움직이는 대신 선택한 건 인벤토리를 열어 준비해둔 아이템을 꺼냈다.
그것은 완드Wand였다.
상아로 깎은 대의 머리에는 푸른색 보석이 홀로 떠 있다.
푸른 현자의 돌. 절대 방어의 마법진을 발휘하게 하는 전설 급의 아이템.
비록 그리 넓진 않지만, 완드의 영역 내 아군은 쉽게 깨지지 않는 강력한 보호막 효과를 받게 된다.
[푸른 현자의 돌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붉은 현자의 돌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초록 현자의 돌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노랑 현자의 돌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하얀 현자의 돌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내 주위로 떠다니는 색색의 완드.
푸른 현자의 돌이 보호막을 제공한다면 이것은 각기 공격, 민첩, 생명력, 그리고 마력을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고 마는 소모성 아이템. 그것도 무려 전설급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물건이었다.
지금까지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섣불리 사용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와 갤러해드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는 각종 강력한 아이템을 사용하는 거에 아무런 부담감이 없다는 소리다.
「어리석은 이여, 돌아가라. 이대로 헛되이 목숨을 잃고 싶은가?」
갤러해드의 의지가 다시금 전해진다.
웃기고 자빠졌네. 내가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겠냐.
[‘공간의 문’을 사용하겠습니까?]
[Yes / No]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 탑에 출입할 수 있는 건 단 일인이다.
물론 층이 나뉘어 있는 스톤헨지의 경우에는 복수의 인원이 출입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각 층에 하나씩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상식을 거부할 것이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공간의 문. 바로 이 아이템을 사용해서 말이다.
“마스터!”
“주군의 부름에 대령했습니다.”
“킁킁. 뭔가 재밌는 모험의 냄새가 나는 곳인걸?”
“...”
과연 내 부름에 답한 가디언들이 공간의 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의 문은 양방향 형태.
나머지 하나가 설치되어 있던 곳은 바빌론, 가디언들의 방이었다.
“푸하하!”
일인을 제외한 누구도 발을 들이지 못했던 탑의 규칙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충고다. 돌아가라. 이 이상의 경고는 없을...」
핏!
내 대답은 하나였다.
갤러해드의 의지가 다 전해지기도 전 뻗어낸 신창이 갤러해드에게 쇄도했다.
콰앙!
그러나 괜히 최고의 기사겠는가.
눈을 뜬 그가 붉은 십자 방패를 들어 신창을 막아냈다.
「무례한 자여. 더는 그대의 오만을 용납할 수 없구나!」
구구궁!
무서운 기세를 발산한다. 그러나 갤러해드의 위협이 위협으로 들리지 않는다.
[위대한 영웅의 의지를 공격했습니다]
[최상급 창법(Lv 5)의 숙련도가 2% 상승합니다.]
[가장 고결하고 완벽한 기사 갤러해드의 의지를 공격해 숙련도 보너스를 얻었습니다.]
[모든 숙련도가 500% 상승합니다.]
[보너스가 더해져 최상급 창법(Lv 5)의 숙련도가 10% 상승합니다.]
[‘일섬(★★★★☆)’의 숙련도가 5% 상승합니다.]
바로 잭팟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